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1. 8. 27. 선고 2020나40525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B노동조합연맹 산하 단체로서 F지역에서 하역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자, 동시에 직업안정법 제33조에서 정한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하역업체에 하역근로자를 공급하는 근로자공급사업자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 E 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수산업협동조합법에 근거한 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서 D하역업체들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단체이다.

다.

원고는 1990. 6. 25.부터 2011. 2. 27.까지 피고 산하 D지부에 소속된 조합원으로 항만하역작업 등에 종사하다가 탈퇴하였다.

라.

한편 참가인 소속 각 하역업체는 수시로 변동하는 다수의 하역근로자 개인과 그 때마다 일일이 근로조건에 관하여 협의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피고와 참가인이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를 정하여 왔는데, 피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서는 참가인의 작업장에서 취업하는 양배반 등에 적용되고(제2조), 노임 관련은 별도의 노임협약에 의하여 결정하되(제12조), 노임지불은 참가인이 매월 5회 이상 행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3조).

마.

위 단체협약서에 따라 피고와 참가인은 노임협약을 맺으면서, 퇴직충당금은 총노임에서 양륙·배열반 10%, 본선반 10%를 어대금에서 공제하여 별도 예치하고, 퇴직충당금 운영의 세부사항은 퇴직금관리규정에 의하기로 약정하였으며, 이러한 퇴직충당금을 운영·관리하기 위한 퇴직금관리규정을 두었다(이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이라 한다).

바.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원고의 퇴직금은 51,791,67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5,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0. 6. 25.부터 2011. 2. 27.까지 피고의 조합원으로 근무하다가 탈퇴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채권(약정퇴직금 채권)을 취득하고, 원고의 근무일수에 따른 퇴직금은 51,791,670원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노임협약에 의한 것으로 퇴직적립금의 운영 및 지급절차를 규정한 세부규정인데, 노임협약과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는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조항이 없다. 오히려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참가인이므로, 원고는 참가인에게 퇴직금 청구를 하여야 한다. 설령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조합원이 일시에 다수 퇴직하여 재원이 고갈되었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11조에 따라서 지급을 유예할 수 있고 재원이 마련될 때까지 원고는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다.

참가인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퇴직금의 재원을 투명하게 관리, 운영하고 그 집행 과정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할 것인지를 규정한 것일 뿐, 조합원들과의 관계에서 그 퇴직금 지급의무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내용이 아니고 그 어디에서도 조합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참가인에게 있다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개별적 근로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다.

3.

판단

가.

피고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

피고와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노임협약이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퇴직금 지급의무의 주체가 명시된 것은 아니나, 앞서 든 증거와 을 제3, 6, 16 내지 21호증, 을나 제1, 2 내지 4, 6,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피고와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된다.

①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원고와 같은 피고 산하 D지부의 조합원들이 근로기준법에 의한 퇴직금 지급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퇴직 후 생계보장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수 있음에 대비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이 사건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이 아닌 약정금이므로 피고가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라가 아니라는 점은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무자를 판단할 때에 고려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피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퇴직금 지급책임을 지는 사용자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원고와의 개별적 근로관계에서는 사용자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2조 제3항에서 퇴직금의 발생 요건을 조합원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종료가 아니라 피고와의 관계에서 조합원의 자격상실로 정하고 있고, 제4조 제1항은 퇴직적립금은 참가인 회장과 피고 위원장 공동 명의로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다만 실제로는 위 공동 명의가 아닌 피고 단독 명의로 예치되어 있다), 특히 제9조 제1항에서 퇴직금의 지급은 피고 위원장이 참가인 회장과 협의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③

피고 소속 조합원이던 G가 2018. 7. 20. 퇴직금 체불과 관련하여 부산지방고용 노동청에 피고를 진정 및 고소하였는데, 그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고 소속 D지부 지부장은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라 피고가 G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④

피고 산하 D지부의 조합원들에 대한 노임은 참가인이 피고에게 노임협약에 근거한 노임을 지급하면 이를 피고가 조합원 개인별로 노임을 계산하여 지급하였는데, 퇴직금도 총노임에서 일정 부분을 예치하였다가 지급하는 것이어서 퇴직금만 지급주체를 달리 볼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⑤

퇴직금의 지급은 피고가 퇴직한 조합원으로부터 퇴직금 지급 신청을 받으면, 이를 계산하여 필요한 서류들과 함께 퇴직금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을 보내 그 결의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조합원의 근로내역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가진 피고의 요청금액에 따라 사실상 그대로 퇴직금의 지급이 이루어졌다.

⑥

한편 피고는 조합원이 퇴직금의 지급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계산하여 퇴직금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을 보내거나 또는 퇴직적립금 재원 부족을 이유로 이를 사실상 유예하여 왔다. 그런데 피고가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을 유예하는 것은 피고가 퇴직금지급의무를 실질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서, 피고가 퇴직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퇴직 조합원의 신청에 따라 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만 보내면 되는 것이고 지급의 유예여부는 오히려 참가인이 결정하였을 것이다.

⑦

퇴직적립금이 예치된 계좌에 대한 접근매체인 통장과 도장을 참가인이 소지하고 있다는 사정과 소득세법상 참가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피고 조합원들의 퇴직소득 징수의무자가 참가인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피고의 지급유예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피고와 참가인 사이의 단체협약 및 노임협약에 의한 것으로 피고의 조합원인 원고에게도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친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11조에서 정한 지급유예 규정도 원고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다만 이러한 지급유예의 규정에 따른 지급유예사실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채무자인 피고가 부담하므로 그에 관하여 본다.

2)

피고의 주장은, 피고와 조합원 사이에 먼저 퇴직한 조합원 순서대로 퇴직금 지급해야 하는 합의나 관행이 성립되어 있고, 2020. 12. 8. 기준으로 퇴직적립금을 보관하고 있는 계좌잔액이 533,612,375원인 반면, 가장 최근에 지급한 퇴직금은 2007년 퇴직한 조합원들에 대한 것이므로 위 합의나 관행에 의하면 2008년에 퇴직한 조합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 총액이 피고가 보관하고 있는 위 퇴직적립금을 초과하므로, 2011년도에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피고와 조합원들 사이에 이러한 합의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퇴직적립금을 보관하고 있는 계좌 잔액이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피고의 퇴직금을 상회하고 있으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조합원이 일시에 다수 퇴직하거나 조합해산 등의 사유로 인하여 퇴직금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51,791,67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8. 5. 15.부터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12.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현영(재판장) 조윤정 홍준서

각주1) 피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피고가 참가인과 공동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참가인이 공동피고인 관련소송에서와 같은 증거자료 등이 이 사건에서 모두 현출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참가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2) B노동조합연맹 산하 단위노동조합과의 조합원은 단위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등록함으로써 단위노동조합과 사이에 조합의 지시·감독 아래 각 하역업체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사용종속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6. 3. 9. 선고 94누15639 판결, 대법원 1998. 1. 20. 선고 96나56313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