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토목, 조경 등의 공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6. 11. 21.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다가 2017. 9. 11.에 퇴사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는 2017. 6. 21.까지 C이었다가, 2017. 6. 22.에 D으로 변경되었다.
주식회사 E(이하 주식회사 표시는 생략한다)은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위 C이 2015. 10. 23.부터 대표이사 내지 유일한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6,970,467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2,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① 토요일 근무수당 5,728,428원을 체불하였고, 피고가 E과 실질적으로 단일한 사업장을 이루고 있어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하 ‘5인 이상 사업장’이라 한다)에 해당하므로 ② 토요일 근무에 관한 연장 및 휴일수당 2,862,207원, ③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1,229,832원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2017년 설날 상여금(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 2,600,000원 및 해고예고수당 4,550,000원도 체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체불임금 합계 16,970,467원(= 5,728,428원 + 2,862,207원 + 1,229,832원 + 2,600,000원 + 4,5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위 토요일 근무수당에 대한 지급의무는 인정하나, 피고는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아 위 ②, ③항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2017. 1. 13. 이 사건 상여금 중 2,300,000원을 변제하였으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자진퇴사 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피고는 원고에게 전도금 987,140원 및 기본급여 3,343,170원을 과다지급 하였고, 원고가 2017. 5. 및 2017. 7.에 받은 교육의 비용 920,000원을 대납하였는바, 원고로부터 합계 5,250,310원(= 987,140원 + 3,343,170원 + 920,000원)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위 채권들로써 원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피고가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
살피건대, 관련 형사판결(창원지방법원 2019노2618호)에서 “피고만으로는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와 E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위 ②, ③항 임금의 체불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결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의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인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84479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각종 제 수당이나 퇴직금은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를 제공한 때에 발생하고, 이때 사용종속관계라고 함은 당해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느 형태이든 상관없이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지휘․감독관계의 여부, 보수의 노무대가성 여부, 노무의 성질과 내용 등 그 노무의 실질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다20910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의 사용종속관계는 하나 또는 복수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사용종속관계의 연속성이나 사업장의 동일성 여부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가사 어느 회사가 여러 곳에 공장 또는 지점사무소 등을 두고 있다거나, 혹은 경영진의 사정이나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2개 이상의 단위로 인적, 물적 설비를 서로 독립시키고 회계를 분리하여 경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경영주체가 동일하고 근로자 역시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경영주체와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를 제공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동일 노무를 제공한 이상 이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와 E이 별개의 독립된 법인이기는 하지만,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 12, 14 내지 23, 29 내지 3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F협회장, 장승포우체국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IBK기업은행에 대한 제출명령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E은 실질적으로 단일한 사업장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같이 볼 경우 피고가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
㉠ 피고의 대표이사가 C이었다가 2017. 6. 22. D으로 변경되었으나 실질적인 대표자는 여전히 C이었고, C은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한 2016. 11.경부터 퇴사한 2017. 9.경까지 E의 대표이사였다. 한편 D은 위 기간 동안 E의 감사로 재직하였으므로, 피고와 E의 주요 경영진이 동일하였다고 할 것이다.
㉡ 피고와 E은 모두 주된 사업목적이 건설 관련업으로 유사하고, 피고는 상․하수도설비공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E은 토공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거제시 G 하수관거 정비사업”에서 같이 하수급인이 되었다. 한편 C은 2017. 1.경 E이 피고를 흡수합병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하였다.
㉢ 피고와 E의 각 기업은행계좌 사이에서 수시로 금원이 오갔고, E의 위 계좌에서 2016. 12. 10.과 2017. 1. 26.에 각 원고의 급여 명목으로 출금이 이뤄지기도 하였으며, 위 기간 중에 E 소속이었던 H, I 등의 직원들이 피고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
㉣ 원고는 피고 뿐만 아니라 E의 경영관리 업무까지 담당하였다. 한편 E의 직원이었던 H(건설재료 시험기사 특급)는 2017. 5. 31. 퇴사하고 그 다음날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며, 피고의 직원이었던 J(굴삭기운전 기능사 초급)는 2017. 7. 25. 퇴사하고 그 다음날 E에 입사하였는데, 두 회사 경영진의 동일성에 비추어 위 근로자들이 자의에 의하여 퇴사하고 입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건설업종의 모든 관리직 기술자는 F협회에 등록되어 경력이 관리되고 있어 복수의 회사에 중복하여 재직할 수 없는바, 두 회사의 상황에 맞는 법정 필요기술자를 보유하기 위하여 행해진 조치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피고와 E의 본점 소재지는 모두 ‘창원시 의창구 K’으로 동일하였으나, 피고는 2017. 7.경 본점을 ‘거제시 L아파트, M호’로 이전하였다는 등기를 마쳤고, E은 2018. 4.경 본점을 ‘거제시 N’로 이전하였다는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2016. 11.경 이전부터 2017. 9.경 이후까지, 두 회사는 함께 하도급 받은 위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거제시 L아파트, M․O호’를 임차하여 사무실로 사용하였고, 그 무렵 위 K 사무실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으며, 위 L아파트 외에 다른 근거지가 없었다. 두 회사의 직원들은 위 L아파트 사무실을 같이 사용하면서 위 정비사업 현장에서 근무하였고, 거제시 P주택 Q호를 함께 숙소로 사용하였다.
피고의 변제항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을 제6,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7. 1. 13. 원고에게 230만 원을 계좌이체의 방법으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와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위 계좌이체 메모에 ‘전도금’이라고 기재한 점, ② 원고는 R공제조합에 2016. 12. 27. 156,410원, 2017. 1. 12. 989,220원을, 창원지방검찰청에 2016. 12. 28. C의 과태료 등 1,000,000원을 각 송금하는 등 피고를 위하여 합계 2,145,630원을 지출하였는바, 이는 ‘전도금’의 지급원인인 실비지출에 해당하고, 그 합계금액도 위 230만 원에 거의 근접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위 이체금원이 이 사건 상여금의 변제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변제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고당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C이 유죄판결(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9고정147호)을 받고 확정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145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자진퇴사 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을 제5호증은 피고 직원이었던 S의 사실확인서에 불과하여 그 기재만으로는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을 뒤집기 어렵고, 달리 위 범죄사실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상황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이나 구상금채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체불임금 16,970,46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17. 9. 1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7. 9.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재판장) 나재영 엄지아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나43371
판결선고
2021. 6. 11.
부산지방법원
제1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