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B노동조합연맹 산하 단체로서 부산지역에서 하역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자, 동시에 직업안정법 제33조에서 정한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하역업체에 하역근로자를 공급하는 근로자공급사업자이다.
피고보조참가인 D 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E조합법에 근거한 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서 어류하역업체들의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단체이다.
원고는 2011. 4. 29.부터 2015. 12. 10.까지 피고 산하 F지부에 소속된 조합원이었던 자로서, 참가인 소속 하역업체들의 사업장 등에서 일용직으로 G작업 등에 종사하였다.
한편 참가인 소속 각 하역업체는 수시로 변동하는 다수의 하역근로자 개인과 그 때마다 일일이 근로조건에 관하여 협의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피고와 참가인이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를 정하여 왔는데, 피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서는 참가인의 작업장에서 취업하는 G반 등에 적용되고(제2조), 노임 관련은 별도의 노임협약에 의하여 결정하되(제12조), 노임지불은 참가인이 매월 5회 이상 행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위 단체협약서에 따라 피고와 참가인은 노임협약을 맺으면서, 퇴직충당금은 총 노임에서 G반 10%, H반 10%를 어대금에서 공제하여 별도 예치하고, 퇴직충당금 운영의 세부사항은 퇴직금관리규정에 의하기로 약정하였으며, 이러한 퇴직충당금을 운영·관리하기 위한 퇴직금관리규정을 두었다(이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이라 한다).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의 퇴직금은 별지 기재와 같이 11,203,819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2호증, 을가 제1, 5, 6,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1. 4. 29.부터 2015. 12. 10.까지 4년 7개월 12일간 피고의 조합원으로 근무하다 탈퇴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채권(약정퇴직금 채권)을 취득한다. 원고의 근무기간에 따른 퇴직금은 11,203,819원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노임협약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퇴직적립금의 운영 및 지급절차를 규정한 세부규정인데, 노임협약과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그 어디에도 피고가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는 조항이 없다.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오히려 참가인이고 원고는 참가인에 대해서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 조합원이 일시에 다수 퇴직하여 재원이 고갈되었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11조에 따라서 지급을 유예할 수 있고 재원이 마련될 때까지 원고는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참가인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퇴직금의 재원을 투명하게 관리, 운영하고 그 집행 과정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할 것인지를 규정한 것일 뿐, 조합원들과의 관계에서 그 퇴직금 지급의무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내용이 아니고 그 어디에서도 조합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참가인에게 있다는 취지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오히려 개별적 근로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판단
피고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
피고와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노임협약이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퇴직금 지급의무의 주체가 명시된 것은 아니나, 앞서 든 증거와 을가 제13, 15,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피고와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를 공동으로 부담하는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원고와 같은 피고 산하 F지부의 조합원들이 근로기준법에 의한 퇴직금 지급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퇴직 후 생계보장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수 있음에 대비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퇴직금 지급책임을 지는 사용자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원고와의 개별적 근로관계에서는 사용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2조 ③항에서 퇴직금의 발생 요건을 조합원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의 종료가 아닌 피고와의 관계에서 조합원의 자격상실로 정하고 있고, 제4조 ①항은 퇴직적립금은 참가인 회장과 피고 위원장 공동 명의로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다만 실제로는 위 공동 명의가 아닌 피고 단독 명의로 예치되어 있다), 특히 제9조 ①항에서 퇴직금의 지급은 피고 위원장이 참가인 회장과 협의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전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체불과 관련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 및 고소하였는데, 그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고 소속 F지부 지부장은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피고 산하 F지부의 조합원들에 대한 노임은 참가인이 피고에게 노임협약에 근거한 노임을 지급하면 이를 피고가 조합원 개인별로 노임을 계산하여 지급하였는바, 퇴직금의 경우에만 지급주체를 달리 볼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퇴직금의 지급은 피고가 퇴직한 조합원으로부터 퇴직금 지급 신청을 받으면, 이를 계산하여 필요한 서류들과 함께 퇴직금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을 보내 그 결의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조합원의 근로내역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가진 피고의 요청금액에 따라 사실상 그대로 퇴직금의 지급이 이루어졌다.
한편 피고는 조합원이 퇴직금의 지급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계산하여 퇴직금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을 보내거나 또는 퇴직적립금 재원 부족을 이유로 이를 사실상 유예하여 왔다. 그런데 피고가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을 유예하는 것은 피고가 퇴직금지급의무를 실질적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서, 피고가 퇴직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퇴직 조합원의 신청에 따라 관리위원회에 지급요청공문만 보내면 되는 것이고 지급의 유예여부는 오히려 참가인이 결정하였을 것이다.
퇴직적립금이 예치된 계좌에 대한 접근매체인 통장과 도장을 참가인이 소지하고 있다는 사정과 소득세법상 참가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피고 조합원들의 퇴직소득 징수의무자가 참가인이라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의 지급유예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은 피고와 참가인 사이의 단체협약 및 노임협약에 의한 것으로 피고의 조합원인 원고에게도 그 규범적 효력이 미친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 제11조에서 정한 지급유예 규정도 원고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
다만 이러한 지급유예의 규정에 따른 지급유예사실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채무자인 피고가 부담하는바, 을가 제15,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2021. 2. 8. 기준으로 퇴직적립금을 보관하고 있는 계좌잔액이 652,011,650원인 점, F지부 G반 퇴직금 통장 출금내역 비교(을가 제17호증) 중 순번 8번의 퇴직자들의 퇴직년도가 2006년의 오기라고 보더라도 2008년 이후 피고 조합에서 퇴직한 조합원의 수 및 그에 따른 미지급한 퇴직금의 총액수 등에 관한 주장·증명이 전혀 없는 점, 피고 조합원들과 피고 사이에 먼저 퇴직한 조합원 순서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합의나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문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조합원이 일시에 다수 퇴직하거나 조합해산 등의 사유로 인하여 피고의 퇴직금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관리규정에 기한 퇴직금 11,203,819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9. 8.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재판장) 신민석 양우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