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8. 26. 선고 2020나47526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8,903,6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0.부터 2017. 1. 2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을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가지급물반환신청비용은 제외)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가지급물반환신청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 각종 사업 등을 시행함으로써 산업재해근로자의 보건향상과 근로자의 복지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공법인이자 사용자이고, 원고는 1995. 5. 1. 피고에 입사하여 2012. 12. 31.까지 일하다가 정년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기본급 이외에 (정기)상여금, 장기근속수당(장기근속가산금포함), 급식보조비, 교통보조비, 직급보조비, 직책수행경비(이하 위 각 수당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와 맞춤형 복지포인트(이하 '이 사건 복지포인트'라 한다) 등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과 이 사건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기본급만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한 다음, 그에 따라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관련 규정은 별지1 관련 규정 기재와 같고, 시간외근로수당은 (월급 통상 임금×1.5/209×시간수)와 같은 산식에 따라 산정된다.

라.

원고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는 2012. 12. 17. 2012년 임금은 3.9%(호봉승급분 포함) 인상하는 것으로 단체협약(임금협정,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할 경우(다만 아래 4.가.항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 제외) 통 상임금 재산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퇴직할 당시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은 시간외근로수당 4,684,680원, 퇴직금 5,255,030원 등 합계 9,939,710원이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이 사건 각 수당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할 경우(다만 아래 4.가.항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 제외) 통상임금 재산정으로 인하여 원고가 퇴직할 당시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은 시간외근로수당 4,266,900원, 퇴직금 4,636,760원 등 합계 8,903,66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5, 6, 7, 8호증, 을 3, 4, 5, 6, 1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소송의 경과 및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소송의 경과

1)

원고는, 이 사건 각 수당과 이 사건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시간 외 수당과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다.

2)

환송전당심은, 이 사건 각 수당과 이 사건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전제한 후 시간외근로수당 중 일부는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였다.

3)

이에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과 이 사건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을 이유로 상고를 제기하였는데, 환송심은 이 사건 복지포인트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 복지포인트 관련 상고이유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상고이유는 모두 배척하였다.

4)

피고는 환송판결 선고 후 이 법원에서 이 사건 각 수당 중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주장을 추가하였다.

5)

상고법원의 원심판결 파기에 따라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다시 변론을 거쳐 재판하되,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되므로(민사소송법 제436조 제1항, 제2항),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입증이 제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아니하는 한 이에 기속을 받는다(대법원 1988. 3. 8. 선고 87다카1396 판결, 1997. 2. 28. 선고 95다49233 판결, 1997. 7. 11. 선고 97다14934 판결, 대법원 2001. 3. 15. 선고 98두155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각 수당 중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주장은 환송 후 심리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주장이므로 환송판결의 기속력이 미칠 수 없다.

나.

이 법원의 심판범위

환송전당심에서의 청구(13,048,34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중 환송전당심이 인용한 부분(10,713,08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0.부터 2017. 1. 2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피고 패소 부분만을 파기하는 환송판결에의하여 이미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따라서 환송후당심의 심판범위는 환송전당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에 한정된다.

3.

이 사건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여러 가지 복지항목 중에서 근로자 자신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복지혜택을 받는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면서, 직원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한 경우, 이러한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통상임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22. 선고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사용자인 피고는 복지후생관리규정(을 제3호증)과 맞춤형 복지제도 운영지침(을 제6호증)에서 이 사건 복지포인트의 지급 방식 등을 정하고 있다.

②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의 복리후생을 증진시키고자 이 사건 복지포인트를 지급해 왔다.

③

이 사건 복지포인트는 매년 1월 1일에 배정되어 매년 11월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배정받은 복지포인트 중 정해진 연도에 사용되지 아니한 부분은 다음 연도로 이월되거나 금전으로 청구할 수 없다.

④

이 사건 복지포인트의 용도 또한 "건강검진, 건강관리, 자기계발, 가족친화, 문화/레저, 생활안정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4.

이 사건 각 수당의 통상임금성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에서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등의 산정 기준 및 평균임금의 최저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여기서 소정근로의 대가라 함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한다.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해서 '정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임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통상임금에 속하기 위한 성질을 갖춘 임금이 1개월을 넘는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경우, 이는 노사간의 합의 등에 따라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가 1개월을 넘는 기간마다 분할 지급되고 있는 것일 뿐, 그러한 사정 때문에 갑자기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성질을 상실하거나 정기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되는데, 이때의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은 통상임금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평가한 개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작업 내용이나 기술, 경력 등과 같이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관련된 조건이라야 한다.

고정성을 갖춘 임금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될 것이 사전에 예정된 임금이다. 사전에 통상임금이 정해져 있어야 사용자와 근로자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제공되는 연장근로 등에 대한 비용 또는 보상의 정도를 예측하여 연장근로 등의 제공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실제 연장근로 등이 제공된 때에는 사전에 정해진 통상임금을 기초로 하여 가산임금을 곧바로 산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임금 판단기준으로서의 고정성의 의미는 그 임금(항목)이 지급될 것이라는 점과 지급될 금액이 통상적으로 예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실제로 지급할 때에 변동의 여지를 전혀 남겨두지 아니할 정도로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 할 것이다(그 이유는 별지 2 기재와 같다).

2)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문언상 통상임금이란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의미하는 점, 통상임금의 주된 목적이 연장근로 등에 대 가산임금 등을 산정함으로써 연장근로 등을 억제하는데 있으므로 이러한 목적에 배치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사후적 개념인 평균임금과 달리 임의의 근로를 제공하기 이전에 연장근로 등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장근로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인 점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한편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각 해당 근로에 대한 임금산정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통상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을 일부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도록 노사 간에 합의한 경우 그 노사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위 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합의는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을 제외한 이 사건 각 수당 등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및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8호증, 을 1, 3, 4, 5, 6, 1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을 제외한 이 사건 각 수당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임을 전제로 재산정된 시간외근로수당과 퇴직금의 합산액에서 이미 지급한 시간외근로수당과 퇴직금 합산액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1)

피고는 상여금을 직원 기본급의 600%로 정한 다음, 위 상여금을 기본급 50%씩 분할하여 매월 보수지급일에 지급하였으며, 퇴직 등의 경우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 계산하여 지급하였고, 이처럼 지급된 상여금 중 일부(기본급 100% 상당)는 성과판단에 따라 일부 환급여부가 결정되는 내부평가급에 해당하는데, 그 내부평가급 또한 전년도 근무실적 및 평가 자료에 따라 지급될 것임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2)

장기근속수당과 그 가산금은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보수규정에 따라 정해진 금액이 지급되었다.

3)

피고는 예산의 범위에서 일정한 금액을 매월 급식보조비, 교통보조비 등으로 지급하였고(근무기간 1월 미만인 직원에게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 교통보조비는 전용 차량이 제공되지 않는 직원에게 지급되었지만, 이를 일률적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는 지출예산 운영관리지침에 따라 일정 직급의 직원들에게 직급보조비, 직책수행경비 일정 금액을 매월 지급하였는데, 직책 변동 시에는 일할 계산하였고, 위직급보조비 등은 지침에 정해진 바와는 달리 청구서나 영수증 제출 없이 지급되었다.

다.

이 사건 각 수당 중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수당 중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적용되는 부분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1)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부분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사전에 그 지급이 예정된 임금이 아니다.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에 비로소 소급 적용을 할 것인지, 얼마를 지급할 것인지 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상임금성 판단기준 중 사전예정성 즉 고정성을 흠결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와 같이 사전에 예정이 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수당을 기초로 연장근로 등에 대한 가산임금을 미리 산정할 수가 없다. 즉,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소급 적용되는 수당은 노사가 연장근로 등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아무런 자료가 될 수 없으므로 통상임금으로서의 기능을 가지지 못한다.

3)

물론 피고 노사가 매년 말에 그 해의 임금 인상률을 협의하여 소급 적용하는 관행이 있었을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그러한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러한 관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소급 적용 여부, 소급 적용되는 임금의 폭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매년 말 단체 협약(임금협정)을 체결해야 비로소 정해진다면 그러한 관행이 있음을 들어 통상임금 판단기준으로서의 고정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소는 2013. 12. 26. 제기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년 이전인 2010. 1.부터 2010. 12.까지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채권은 임금채권의 성격을 가지므로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시효기간은 3년이고, 2010. 1.부터 2010. 12.까지의 미지급시간외근로수당 채권(합계: 2,335,260원)의 이행기는 보수지급시기인 매월 25일이고 그날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 전일이며, 특히 2010. 12.분 보수의 지급일은 공휴일인 크리스마스 전일인 2010. 12. 24.이고(을 제4호증), 이 사건 소는 그 이행기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13. 12. 26. 제기되었으므로, 2010. 1.부터 2010. 12.까지의 미지급 시간 외근로수당 채권 2,335,260원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에 관하여 2012. 12. 28. 그 지급을 최고하였고 이후 피고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였지만, 고정 상여금에 대한 통상임금 여부가 쟁점인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 중이어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 다음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으므로, 위 임금채권은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최고 이후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을 하지 아니한 이상 위 최고로 인한 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는데(민법 제174조), 원고가 2012. 12. 28. 최고한 이후 6개월이 지난 다음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위 최고는 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다. 또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렸다는 사정만으로 위 2010. 1.부터 2010. 12.까지의 임금채권 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재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신의칙 항변에 대한 판단

1)

피고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각 수당 중 (정기)상여금 부분은, 피고가 수행하는 공적 사업의 특수성, 국민의 부담 증가, 피고 예산에 관한 엄격한 법적 통제, 공기업·준정부기관예산편성지침에서 제시되는 총 인건비 인상률에 의한 피고 임금에 관한 제한, 그러한 제한에 대한 피고 소속 근로자의 인식,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진 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 합의, 미지급 수당 등 지급의무의 현실적 이행불가능성,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 등에 비추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항변한다.

2)

관련 법리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모두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신의칙을 적용하여 그와 같은 실정법상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개별적인 사안의 특수성 때문에 법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야기되는 경우에 비로소 허용되는 최후 수단이라는 점,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강행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나 성격이므로 신의칙 적용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면 회피되어야 하는 점,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이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하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하였는데 근로자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사용자로 하여금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신뢰를 유발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용자의 위 신뢰가 계속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현저한 기업 외부 환경의 변화가 이루어진 이후에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한다면 사용자 기업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리라고 명백하게 예견되는 경우가 아닌 한, 신의칙을 내세워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배척할 수 없다.

3)

검토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①

노사합의 당시에, 근로자인 원고 또는 원고가 소속한 노동조합이 피고에게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노사 쌍방 모두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착오(동기의 착오)를 하고 그러한 착오에 기초하여 노사합의를 하였을 뿐이다.

②

대법원은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그 성질상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위 판결 이후에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이에 반한 노사합의가 무효임을 알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사용자인 피고의 신뢰가 계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판결의 선고 이후에도 계속하여 기존의 노사합의를 이유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이 사건 각 수당의 추가 지급을 거절해 왔다.

③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현저한 기업 외부 환경의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없다.

④

준정부기관이라는 피고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라 이 사건 각 수당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하여 피고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리라고 명백하게 예견된다고 볼 수도 없다.

바.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8,903,660원(= 시간외근로수당 4,266,900원 + 퇴직금 4,636,76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4. 1.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환송전당심에서 인용한 지연손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환송판결에 의하여 분리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8,903,660원(= 시간외근로수당 4,266,900원 + 퇴직금 4,636,7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0.부터 2017. 1. 2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가집행의 원상회복신청)에 대한 판단

가집행선고가 붙은 본안판결을 선고받은 피고(가집행채무자)가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에 기초하여 하는 가집행의 원상회복신청 즉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소송 중의 소에 해당하므로 변론종결 전에 제기되어야 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다5001 판결,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3다8800, 881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가지급물반환신청은 당심 변론종결인인 2020. 7. 22. 이후인 2020. 8. 12.에서야 제기되었으므로 부적법하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여 피고에게 위 인정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한다.

판사 임상민(재판장) 신민석 양우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