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1,181,192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9,347,15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인정사실
피고는 부산시 영도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선박수리업을 하였다. 원고는 2006. 6. 12.부터 2021. 6. 3.까지 D에서 근무하면서 엔진조립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원고의 퇴직 전 3개월(2021. 3. 4.부터 6. 3.까지)에 해당하는 1일 평균임금은 109,740원(= 10,096,129원 / 92일, 이하 원 미만 버림)이었다.
피고는 2021. 11. 18.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선박수리업을 하는 사업주로서 근로자인 원고에게 임금 3,680,000원과 퇴직금 49,347,159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부산지방법원 2021고약8400호로 약식기소되었고, 2022. 1. 19.경 벌금 4,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2011. 7. 25.) 제8조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2010. 12. 1.부터 퇴직급여가 시행된 것으로 보고,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의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의 100분의 50 이상, 2013. 1. 1. 이후의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으로 정하고 있다.
피고가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근로기 간 중 2010. 11. 30.까지의 퇴직금은 발생하지 않고,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의 퇴직금은 3,436,515원(= 109,740원 × 30일 × 762/365일 × 50%)이고, 2013. 1. 1.부터 2021. 6. 3.까지의 퇴직금은 27,744,677원(= 109,740원 × 30일 × 3076/365일)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1,181,192원(= 3,436,515원 + 27,744,67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6.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유효하게 지급하였다. 그 퇴직금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그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원인채권과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을 제2호증의 1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2018. 8.
‘퇴직금은 연봉 내역에 포함된다’라고 약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약정은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인 점, 위 약정에는 퇴직금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하거나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민석
각주1)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 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 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이 2021. 10. 20.경 피고가 상시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였다고 판단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후 검찰이 피고가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였음을 전제로 피고를 약식기소하고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점, 검찰이 피고를 기소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상시 근로자의 수를 달리 판단하였다고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였다는 위 약식명령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