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1노413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1>

피고인과 E는 2020년 E의 회사 복귀시점에 미지급 급여 정산에 관하여 논의하기로 합의를 하였는데, E가 2020. 1. 10. 갑작스럽게 퇴사요청을 하면서 위 합의는 해제되었다. 한편, E의 실제 근무시간을 고려하면 그의 기본급여가 하위직 직원의 급여보다 적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다른 직원들과 달리 E에게 출퇴근 기록카드로 출퇴근을 기록하지 않도록 한 것이 아니라 E가 출퇴근 기록을 하지 않은 것이며, 피고인이 2019. 8. 16. E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면서 편의상 표기를 ‘7월 급여’라고 한 것일 뿐 위 돈은 2019. 6.부터 2019. 8.까지의 급여이고, 이후 E는 2019. 9.분과 2019. 10.분 급여 합계 6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하였는데 그 때에도 피고인은 무노동무임금원칙에 따라 근무일수에 따라 급여정산을 해 주겠다고 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은 E가 월 300만 원으로 계산한 미지급 급여를 청구하여 피고인이 무노동무임금원칙에 따라 E가 근무한 날을 정산하여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급여산정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현재까지 E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피고인과 E는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에 미지급 급여 지급기일 연장 합의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B, C호에서 D이라는 상호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6. 4.부터 2019. 12. 31.까지 근로한 E의 2019. 6. 임금 1,620,000원, 2019. 8. 내지 2019. 12. 임금 각 3,000,000원 등 임금 합계 16,6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사실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및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는 D의 연구소장으로 근무하였는데, D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G’라는 별도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피고인도 E가 별도의 업체를 운영하는 것을 알면서 D의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도록 하였으며, 그에 따라 E의 급여는 E의 하위직 직원의 급여보다도 적었던 점, ② 피고인은 E가 출근한 날만 급여를 주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지만, E에게 월 3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속하면서 다른 직원들과 달리 출퇴근 기록카드로 출퇴근을 기록하게 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E와 같이 근무한 F에게도 E<2>가 매일 출근하기는 어려우니 메신저 등으로 연락해서 업무를 수행하라고 말하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은 E에게 7월 급여 300만 원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였고, 지급 당시 출근 일수를 따지지 않았던 점, ④ 피고인은 임금 지급을 요구하던 E에게 2개월분 월급 600만 원의 지급을 약속하기도 하였던 점, ⑤ E가 피고인과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600만 원을 지급받으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것처럼 이야기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합의는 피고인이 해당 금원을 성실히 지급할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인데, 피고인은 위 금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의 미지급 임금이 600만 원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법리

민사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사실은 다른 민사, 형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법원이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될 수는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등 참조).

2)

12,000,000원에 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가 피고인에 대하여 2019년 6월, 8월 내지 12월 미지급 임금 합계 16,6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가소308333 임금 청구사건에서 2022. 1. 27. 청구 전부 인용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항소한 부산지방법원 2022나45739 사건에서 2023. 5. 18. 항소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2023. 6. 3. 그대로 확정되었는데(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관련 민사판결에 ‘E가 2019. 6. 4.부터 2019. 11. 30.경까지 피고인의 근로자로 근무하였으나, E는 피고인으로부터 2019. 7.분 임금을 이미 지급받았고, E와 피고인 사이에 사후적으로 2019. 6.분 임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으로 하여금 E에게 2019. 8.분 내지 2019. 11.분 임금 합계 12,000,000원(= 3,000,000원 × 4개월)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내용이 판시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피고인 역시 당심에 들어 미지급 임금이 12,0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인은 E와의 사이에 미지급 임금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관련 민사판결에서 피고인은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모두 배척된 점, ② 피고인은 2019. 8. 16. E에게 1차례 월급 30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인데, 이에 대하여 2019. 6.부터 2019. 8.까지의 급여를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한 2019. 6.분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것이 상식에 반하고, 아직 2019. 8.의 근무기간이 다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8월 급여까지 함께 산정하여 지급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을 믿을 수 없는 점, ③ 피고인과 E 사이에 미지급 임금 금액에 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E에게 임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생겼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임금의 액수는 근로계약서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은 E가 매일 출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E가 퇴사할 때까지 근무시간이나 근무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으며, 출퇴근 기록카드로 출퇴근을 기록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특별히 항의하지도 않았다고 보이는바, E의 정확한 근무시간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⑥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E에게 지급할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다투는 것 역시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이는 점, ⑦ 피고인과 E 사이에 명시적으로 임금 지급 기일 연장 합의를 한 사실을 찾아 볼 수 없고, E의 태도에 비추어보더라도 묵시적으로 위와 같은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점, ⑧ 피고인의 변호인은 관련 민사판결이 ‘피고(피고인)가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미지급 임금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한 경우(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해당하므로 위 기간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 20%의 지연이자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관련 민사판결의 항소심 법원이 E의 청구를 일부 기각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이고, 위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부분에 대하여도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 및 특별한 사정으로 인하여 미지급 임금의 지급 기일 연장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도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4,620,000원에 대하여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관련 민사판결에는 피고인과 E 사이에 2019. 6.분 임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사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고, E는 2019. 11. 30.까지 피고인의 회사에서 일하였으므로 2019. 8.분 내지 2019. 11.분 임금 합계 12,000,000원에 대하여만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위 판결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는 “피진정인(피고인)에게 2019. 6.분 임금 지급을 요구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근로감독관의 질문에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안줘도 된다고 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98쪽), ② E는 원심 법정에서도 2019. 6. 내지 2019. 7. 사이 7월부터 급여가 지급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피고인에게 6월 급여는 받지 않겠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51쪽), ③ E가 그 이후에 특별히 피고인에게 2019. 6.분 임금을 청구한 사실을 찾아 볼 수 없는 점, ④ E의 차량이 피고인 사무실 건물에 출입한 내역을 보면 2019. 7.부터 2019. 11.까지는 월 평균 13일 출입하였는데, 2019. 12.에는 5일밖에 출입하지 않아 현저한 차이가 있고, 이마저도 스터디를 위하여 피고인의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64, 65쪽), ⑤ 2019. 11.까지는 E가 채용박람회, 아이티 엑스포 등을 위하여 카카오톡 메시지나 메일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관련 민사판결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뒤집기는 어렵다 할 것이며, 달리 피고인이 E에게 2019. 6.분 및 2019. 12.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