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전문대학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고(故) D이 1967. 8. 14. 설립한 학교법인으로서 수익사업체로 C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와 E은 설립자 D의 아들들로서 장남인 E은 1975년 D의 사망 이후 피고의 이사장으로 부임하였고<1>, 1986년부터 2000년까지는 C병원의 병원장을 겸임하였다. 원고는 D의 5남으로서 1984년부터 C병원의 외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고, 2004년부터 C병원의 병원장을, 2015. 9. 10.부터 피고의 이사를 겸임하였다.
피고는 2021. 2. 18. 원고를 C병원 병원장에서 직위해제하였다. 그 사유는 원고가 2017년 피고의 이사회에 보고 및 이사회 심의를 받지 않고 C병원이 F 주식회사(이하 ‘F’라고 한다)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여 그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련된 문제를 발생시켰고, 피고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함에 따라 법인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며, G 주식회사(이하 ‘G’라고 한다) 주식을 피고가 소유하게 된 사실관계 및 경위에 대한 사실 조사가 필요하고, H과의 거래가 적정한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피고는 2021. 2. 22. 제459회 이사회를 개최하였다. 안건은 ‘C병원 현안 협의 및 경영 전반에 대한 감사 개시와 관련된 일’이었고, 위 이사회에서 당시 이사장이던 E은 ‘2021. 2. 18.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통보하였는데, 직위해제는 특별한 사전절차를 거침이 없이 일시적으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보직의 해제로서 사전 법률적 검토 후 진행한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위 이사회에서는 C병원에 대한 감사를 위한 감사위원회 구성 및 병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임명을 이사장인 E에게 일임할 것을 결의하였다.
부산지방법원은 2021. 10. 21. ‘원고와 E은 공모하여 교육부장관의 허가를 받거나 교육부장관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피고 명의로 2016. 5. 16.부터 2016. 11. 15.까지 9회에 걸쳐 18억 7,285만 원을 차용함으로써 피고로 하여금 의무의 부담을 하게 하였다’는 내용의 업무상횡령죄 및 사립학교법위반죄로 E에게 벌금 1,500만 원, 원고에게 벌금 800만 원을 각 선고하였고(2020노2706호),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도15173 판결로 상고기각되어 위 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3. 4. 20. 제474회 이사회에서 E을 C병원의 병원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고, 2023. 6. 9. 제476회 이사회에서 재차 E을 C병원의 병원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으며, 2023. 8. 7. 제477회 이사회에서 원고를 C병원 병원장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2023. 11. 4. 제479회 이사회에서 I를 병원장으로 임명하는 결의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8, 23, 43, 49, 53, 54호증, 을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C병원의 병원장이었던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1. 2. 18.자 직위해제 및 2023. 8. 7.자 병원장 해임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오로지 원고를 피고 이사회 및 C병원의 운영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는 피고의 재량권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고, 아무런 이유 없이 이루어진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은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한 것이자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여전히 C병원의 병원장 지위에 있고, 피고가 이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그 지위의 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원고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에게 위자료로 2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포괄적인 업무집행 권한을 가지고 C병원을 관리․운영하여 왔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병원장 지위는 원고의 기본적 지위인 일반외과 과장으로서의 신분 관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 보직 개념이고, 병원장 임면은 위임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법률관계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직위해제나 병원장 교체는 모두 피고의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다. 직위해제 기간이 길어진 것은 오히려 원고 측의 감사 진행 방해 및 비협조 때문이고, 피고가 C병원에 대한 감사를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방치할 하등의 이유나 동기가 없으며, C병원에 대한 감사 사유도 존재한다.
병원장 지위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이 부분 확인의 이익 존부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제출한 2024. 12. 6.자 참고서면에서 원고의 병원장 지위 확인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 유무는 직권조사사항으로 당사자의 주장 여부에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참조), 이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현재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다216271 판결).
원고는 근로자임을 전제로 원고에 대한 피고의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이 무효이므로 병원장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원고의 병원장으로서의 지위 존부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한 상태이다. 또한 원고의 병원장으로서의 지위는 C병원을 총괄하는 단체법․ 조직법적 관계에서의 권리․권한에도 관련이 있는데,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서는 병원장으로서의 지위를 확인하는 청구도 필요하고, 이러한 확인판결이 분쟁 해결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병원장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이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ㆍ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법인이 경영하는 병원의 원장은 그 법인의 피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1070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3,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정관에서는 수익사업을 경영하기 위하여 관리인을 ‘둔다’는 취지로 규정하면서(제39조 제1항), 이사회에서 수익사업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거나(제31조 제3항 제7호) 관리인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거나(제39조 제2항) 회계를 집행 또는 감독하는 등(제9조 제3항, 제31조 제3항 제1호) 일반적․간접적인 방법으로만 경영에 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장기간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외적으로는 C병원을 대표하여 앞서 본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거나 외부에 공문을 보내는 등 활동을 하였으며, 대내적으로는 C병원 소속 직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행사하여 온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갑14호증의 1, 2, 갑15~17호증, 갑18호증의 1, 2, 갑59, 60호증, 을43호증의 1~45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C병원은 피고의 수익사업체인 점, ② 피고의 이사장이었던 E이 C병원의 경영진 회의에 참석하거나 병원 직원의 임명 등 인사권에 관여하기도 하였던 점, ③ 원고는 병원장을 하면서도 C병원의 의사로서 진료업무를 그대로 하였고, 병원장임을 이유로 피고와 병원장으로서 별도의 위임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수 또는 수당을 책정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병원장이 직위가 아닌 직책의 하나였음을 뒷받침할 사정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C병원을 대표하는 병원장이라고 하더라도 C병원을 경영하는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피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병원장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또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위에서 본 직위해제의 성질 및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사실에 더하여 갑3~5, 25~41호증, 을1, 5, 8~2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무효 사유가 존재한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는 임면권자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또는 교원으로서 근무태도가 심히 불성실한 자에 해당하는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교원이 아닌 수익사업체인 C병원의 임직원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에 관한 규정은 없고, 달리 C병원의 취업규칙 등에서 직위해제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거나 이를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직위해제는 피고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보다 넓은 재량권이 인정된다.
원고는 갑22호증의 1, 2를 들어 이사회에 영향력을 가진 E이 병원장인 원고를 해임하기 위해 C병원에 대하여 부당하게 감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산지방법원 2021. 6. 9. 선고 2020가합49870 판결에 ‘E의 주도 아래 원고를 C병원의 병원장에서 직위해제하였고, 이는 궁극적으로 E의 의도가 원고를 C병원에서 축출하고자 한 것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취지의 설시가 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사건은 원고가 E을 상대로 2020. 8. 7.자 피고의 이사회에서 2020. 8. 4. 작성한 합의서 내용에 반한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이유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으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한다. 2021. 2. 6. 제458회 이사회(갑19호증의 1, 2)에서 C병원에 대한 경영현안에 대한 보고 및 조사 관련 결의가 이루어졌고, 2021. 2. 22. 제459회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가 보고되고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여 C병원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건이 의결되었는데, 이는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이자 C병원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 할 것이다. 아래 다)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C병원에 대한 감사의 필요성도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주장과 같이 E이 이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표결권이 동일한 이사들이 모인 이사회에서의 위 결의가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의 직위해제 사유로 삼은 것은 ‘C병원의 컨설팅계약과 G 주식 보유 관련 경위 및 J과의 거래 적정성 등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피고 명의로 2017. 2. 1. F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F에 대하여 6,410,595,568원(= 고정보수 660,000,000원 + 성과보수 5,750,595,568원)이라는 거액의 보수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데, 그 계약 체결 과정에서 피고의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2015. 12. 22. 이사회를 개최하여 G에 대한 출자 건을 의결하였으나, 실제로 G는 그 전인 2015. 11. 23. 자본금을 5억 원으로 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였고, 원고의 아들 K가 위 회사에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2015. 12. 28. 사임하였으며, C병원은 2018. 2.경 H과 거래를 시작하였음에도 2018년도 및 2019년도 전체 약품, 진료재료의 절반 이상을 H로부터 매입하였는바, 통상적인 거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C병원의 경영자이자 관리감독권자인 피고로서는 위 컨설팅 계약 등 업무의 진행이 적정하였는지에 관하여 감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고, 원고가 당시 위 사안들을 당시 이사장인 E에게 보고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차원의 감사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감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는 C병원에 대한 감사가 종료될 때까지 위와 같은 업무의 최종책임자였던 원고를 일시적으로 병원장의 지위에서 해제할 필요성도 있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고의 감사가 부당히 지연되었고 감사 종료 후에도 원고의 직위해제를 유지한 것은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⑴ 전체 감사 진행의 경과, 즉 ① 피고의 감사위원회가 요청한 자료에 관하여 원고의 아들이자 C병원의 사무국장이었던 K가 감사대상의 특정, 감사의 개시 및 종료일시의 특정, 비밀유지 규정 준수 등의 조건을 들어 감사자료의 제출을 연기하였고, 이에 C병원 병원장 직무대행자 L은 2021. 5. 26.자로 K를 대기발령하였던 사실, ② 2021. 10.에야 C병원으로부터 일부 자료들이 감사위원회에 제출되었던 점, ③ 2022년 1월 및 2월에 감사 M, N이 각 사임하여 피고로서는 후임 감사의 선임을 하여야 했고, 2022. 4. 28.경 교육부장관으로부터 그 후임 감사로 O, P에 대한 취임 승인을 받아 그 사이에는 감사가 이뤄지기 어려웠던 점, ④ 그 후 관련 감사보고서가 2022. 10. 12.자로 작성된 점 등의 일련의 과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C병원에 대한 감사절차 자체가 부당히 지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⑵ 감사보고서가 2022. 10. 12.자로 작성되었음에도 피고는 원고를 병원장으로 바로 복직시키지 않기는 하였다. 그런데 ① 감사보고서가 작성된 후 2022. 12. 15. 피고의 이사회에 감사보고서가 보고되었고(갑63호증의 1), 피고가 2023. 4. 20. 이사회에서 E을 병원장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절차에 나아간 것이라 할 것이므로(새로운 병원장 선임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병원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고, 이후 2023. 8. 7.까지의 병원장 선임 및 원고의 해임 관련 각 이사회 결의는 2023. 4. 20.자 이사회 결의의 하자 등을 치유하기 위해 이뤄진 절차로 보인다), 감사보고서 작성 후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을 결정하기까지 소요된 실질적인 기간은 6개월 정도인 점, ② 감사보고서에는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 여러 부분 지적된 이상 감사보고서 작성 완료 사실만으로 곧바로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필요성이 소멸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게다가 피고의 정관 제39조 제2항에 따라 C병원의 병원장 임용 등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고, 당시 원고와 피고, E 등은 이사회 의결의 효력에 관하여 다수의 법적 분쟁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직위해제 상태인 원고를 병원장으로 복직시키는 것에도 이사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병원장으로서의 업무를 하지 못하였을 뿐 C병원의 외과 과장으로서의 업무수행까지 금지된 것은 아니었던 점, ⑤ 피고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의 병원장 해임 사유가 직위해제 사유와는 다르고, 직위해제 사유와 별개의 사유로 해임 처분된 경우 해임 처분을 받음으로써 병원장의 신분을 상실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위해제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대법원 1998. 8. 21. 선고 96다25401 판결의 취지 참조)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 절차(조치)가 감사보고서 작성 후 약 6개월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을 두고 피고가 부당히 장기간 직위해제라는 잠정처분을 유지한 것으로써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거나 그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C병원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피고의 감사가 아닌 직원 Q이 단독으로 작성하였으므로 C병원에 대한 감사는 사립학교법 및 피고의 정관에 반하여 위법하고 이는 원고를 병원장에서 해임하기 위한 표적․부당감사라고 주장하는바, 이를 C병원에 대한 감사가 위법하므로 직위해제 역시 위법하다는 취지로 이해하여 살펴본다.
⑴ 을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1. 3. 15. 감사인으로 당시 감사인 N과 법인사무국 사무담당 Q을 지정하였고, 2021. 8. 6. 감사인 N, M과 위 Q을 감사인으로 지정하였으며, 2022. 2. 4. N과 M이 감사직위를 사임하기 이전까지는 C병원에 대한 감사절차에 관여하였으므로, 위 기간까지의 감사의 절차 진행에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사유가 존재하지 않았음은 분명하고, C병원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할 사유가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감사의 개시와 위 기간의 감사 진행 자체가 원고에 대한 표적감사라고 보기 어렵다.
⑵ 2022. 2. 4. 이후 기간에 관하여 보건대, 감사인으로 지정된 자가 사임하여 추후 적법한 감사인이 선임되기까지 감사절차가 중단되는지, 위 기간의 감사 진행이 위법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추후 적법한 감사인 선정까지 부당히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원고의 직위해제 상태를 즉시 해소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아니하고, 갑19호증의 1, 2, 갑61호증만으로는 감사절차가 원고의 축출을 목적으로 E의 지휘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해임이 감사결과에 따른 것이 아닌 이상 감사보고서 작성이 위법하다고 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가 위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결의 존부 및 효력에 관한 판단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 존부
원고는 2023. 8. 7.자 제477회 이사회에 출석하였던 R이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결의를 한 적이 없고 이사회회의록에 서명한 적도 없다고 하였음을 들어 이사회회의록 기재대로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사회회의록 기재와 같은 결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도 2023. 8. 7.자 이사회 개최 사실에 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고, 이사회회의록 말미의 R 서명 자체도 다투지 않으며, 이사회회의록에 간(間)서명된 S, T, U의 서명에 관하여도 다투지 않고 있다.
을31호증의 1~6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23. 8. 7.자 이사회는 R을 포함한 참석 대상 이사들 전원의 이사회 개최 요구에 따라 소집된 것인데 위 요구서의 안건에는 ‘수익사업체(C병원) 전 관리인(병원장) 해임의 일’ 및 ‘수익사업체(C병원) 관리인(병원장) 선임 재의결’이 안건으로 기재되어 있다. 위 이사회회의록의 논의 내용은 위 이사회 개최 요구서에 기재된 안건과 모두 일치한다. 달리 위 안건들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사립학교법 제18조의2는 이사회의 회의록 작성의무를 규정하면서 이사회 개최 당일에 회의록을 작성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에는 안건별로 심의․의결결과를 기록한 회의조서를 작성할 수 있고(제1항), 회의록에는 출석 임원 모두가 그 성명을 알 수 있도록 자필로 서명하되 2장 이상인 경우 각 장 사이에 걸쳐서 서명하여야 하고 다만 이사회는 출석 임원 중 3명을 호선하여 대표로 회의록 각 장 사이에 걸쳐서 서명하게 하거나 간인하게 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립학교법은 이사회회의록이 회의 개최 당일에 바로 작성될 것을 원칙적인 모습으로 하고 있고, 간인 역시 출석임원 전원의 간(間)서명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출석임원 중 호선된 3인이 간(間)서명 또는 간(間)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R이 회의록 작성 후에 서명한 적이 없다면 이사회회의록이 회의 당일 작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이사회회의록 작성의 절차 위반 및 사후작성 가능성만으로는 이사회회의록이 사후에 위조 또는 변조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해임결의의 적법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인사권자로서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해 인사발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근로계약관계의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 처분은 해고가 아닌 보직의 해제에 해당하고 인사권자인 피고의 정당한 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보직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직급과 직류 또는 자격과 경력 등을 고려하여 특정 직위를 부여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특정 직위가 부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직은 결과적으로는 직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드러나지만 직위 자체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그 직급과 경력 등에 걸맞는 특정 업무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는 병원장이라는 C병원의 관리인 지위에 있으면서도 C병원 의사로서의 업무 역시 수행하였고, 병원장 임명으로 피고와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도 없었다. 원고는 병원장 직위해제 처분 후에도 C병원의 외과과장 직책에 따른 업무는 계속 수행하였고, 이는 병원장 해임 처분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원고에게 C병원 병원장으로서 부여되는 보직은 환자를 진료하는 본연의 의사로서의 업무 외에 C병원의 운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에 종사하는 부차적인 지위라 할 것이고, 비록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에 따라 원고가 병원장으로서의 업무를 하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만으로 이를 해고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제재로서 징벌과 동일하게 볼 수 없으며 보직의 해임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보직의 해임은 인사자율권의 한 부분으로서 피고의 규정에 특별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피고에게 보다 넓은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를 강등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을3, 45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C병원의 직급과 직책에 관한 별다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그 주장만으로 병원장의 해임이 강등과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를 강등이라고 해석한다면, 병원장의 임기도 달리 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그 보직의 해임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서는 전혀 할 수 없다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하다.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C병원과 관련한 거액의 컨설팅 보수를 발생시키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한 사전 검토 회의록이나 자료를 구비하여 두지도 않아 원고가 이를 단독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이고, C병원의 계좌로부터 주금이 납입된 피고 명의의 G의 주식 보유과정도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C병원에 제반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C병원 내부전산망에 접속하여 관리할 수 있는 아이디를 직접 부여받아 데이터를 입력, 수정, 삭제해 왔던 사실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C병원의 경영자이자 감독권자라 할 수 있는 피고가 C병원의 위와 같은 운영에 관하여 감사를 진행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이와 같이 C병원의 운영방식에 관한 문제점이 제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E 및 피고와 지속적인 법적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C병원의 노동조합 지부장 V가 2022. 7. 19.자 대자보를 통해 원고와 E의 사립학교법위반죄 및 업무상횡령죄 유죄 판결을 이유로 피고의 이사장과 C 병원의 병원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갑7호증).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로서는 원고를 그대로 병원장 지위에 있게 하는 경우 C병원의 운영에 차질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원고를 병원장에서 해임하고 제3자를 병원장으로 선임할 업무상 필요 또한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병원장 지위에 있으면서 별도의 수당을 받지 않았으므로, 병원장 지위 상실로 인하여 어떠한 경제적 불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외 병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수긍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C병원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된 후 실질적인 원고에 대한 해임절차에 나아가기까지 6개월이 소요되었고, 원고에 대한 별도의 해임결의까지는 더 장기간이 소요되었으나, 이러한 기간이 부당히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움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설령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이 감사들이 사임한 2022. 2. 4. 이후부터 또는 감사보고서 작성 이후부터는 위법하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그 기간에 의사로서의 업무는 그대로 수행하여 왔던 점, 원고의 2024. 10. 7.자 참고서면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병원장 보직만을 추가로 부여받아 병원장으로서의 업무가 추가되는 형태였는데 애초 C병원의 병원장으로서의 업무가 과중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원고의 본질적 근로 제공은 병원장이 아니라 기존 C병원의 외과의사라고 할 것인 점, 병원장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C병원 외과의사로서의 본질적 근로 제공이 침해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병원장 해임으로 인해 원고에게 근로자로서의 수인한도를 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병원장 해임결의가 위법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에 대하여 피고의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박정미 길선미
각주1) 교육부장관은 2022. 10. 25. E에 대하여 임원취임취소처분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