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들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에서 G승무원으로 근무 중인 근로자들이고, 피고는 부산시내G 운수종사자들로 구성된 부산지역·산업별 노동조합으로 F을 사업장으로 설립된 E노동조합 부산지부(이하 ‘부산지부’라 한다)는 피고에 소속되어 있다. 피고는 유니온숍(union-shop)형태의 노동조합이다.
원고들은 피고 부산지부 소속 조합원으로 활동하였으나, 원고 A이 2018. 11.경 부산지부 지부장 선거에 낙선한 직후인 2018. 12. 28.경 원고 A, 원고 C, H(원고 B와 동명이인이다) 등은 피고 노조에서 탈퇴하고 I단체 산하 J노조 부산지부를 결성하여 원고 A이 지회장으로 취임하였고, 이후 원고 B, K, L, M 등도 피고를 탈퇴하여 위 J노조에 추가로 가입하였다.
원고들과 N, M(이하 ‘원고들 등’이라 한다)는 위 J노조를 탈퇴하고, 2022. 5.초순 피고 부산지부에 피고의 조합가입원서를 교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피고 부산지부는 2022. 5. 12. 상무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 등의 재가입건을 부결하였다. 이에 원고들 등은 2022. 5. 17. 피고에게 재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피고 부산지부에 원고들 등의 피고 재가입 승인여부에 대한 의결을 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 부산지부는 2022. 5. 24. 부산지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 등의 재가입건을 부결하였다. 피고 부산지부는 2022. 5. 25. 위 부결사실을 원고들 등에게 통지하였다.
본 사건과 관련된 피고 규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와 O조합은 2021. 6.경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협약 유효기간은 2021. 2. 1.부터 2023. 1. 31.까지이다), 위 단체협약은 조합원의 범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에게 조합가입 결격사유가 없고 그밖에 피고가 원고들의 조합가입승인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조합가입신청을 함으로써 원고들은 피고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음에도 피고가 원고들의 가입을 거부하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 위반되고,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 제33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조합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
피고
피고 규약 제9조는 ‘탈퇴 후 재가입’의 경우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들은 피고를 탈퇴하고 경쟁노조인 J노조의 가입을 독려하는 등 반조직적 행위를 한 사실이 있어 원고들에 대한 재가입 허용은 피고의 단결권을 해하는 경우이고, 전별금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의 가입의도 역시 불순한 것이 분명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재가입거부는 정당하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5조에 의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일종으로 보장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8899 판결 참조).
그러나, 노동조합의 조직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치에 관한 사항이고, 노동조합이 조직을 유지·확대하거나 운영할 수 있는 권리, 즉 집단적 단결권 역시 노동조합의 존립 자체와 활동에 관하여 헌법 및 노동조합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집단적 단결권의 주체로서 그 본래의 목적 달성과 기능 유지를 위해 노동조합의 설립취지에 반하는 조합원의 가입과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노동조합 가입 신청인에게 조합규약상 정해진 자격요건의 흠결 또는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이 그 가입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을 제 2, 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재가입 거부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 조합원 지위에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규약 제9조는 단서에서 일반 가입과 구분하여 ’탈퇴후 재가입 및 집단가입 등은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헌법과 노동조합법 등에 따라 노동조합의 가입, 탈퇴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노조의 단결권을 약화시키는 행위, 즉 제명처분을 명하기 위한 일시적 탈퇴행위나 집단적 탈퇴 및 조직적 재가입 신청 등의 경우 이를 심사하여 가입여부를 승인하겠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으로 보이고, 그 취지의 합리성이 인정되며 규정 자체로 노동조합법 등에 규정된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피고는 위 규약에 따라 탈퇴 후 재가입 신청을 한 원고들에 대해 심사를 하여 재가입 안을 부결(승인을 거부) 하였다.
원고 A은 피고 부산지부 지부장 선거에 출마하였다가 패배하자 피고를 탈퇴하여 I단체 산하 J노조 부산지부를 결성하고 지회장으로 활동하였고, 원고 B, C도 위 J노조에 가입하여 원고 A과 함께 노조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위 J노조 부산지부는 그 성격상 피고와 경쟁관계에 있어 여러 가지 이슈에서 피고와의 갈등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J노조 부산지부(원고들)가 피고를 비난한 사정도 확인된다. 특히, J노조는 유인물을 통해 월 배차와 관련한 휴무일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피고(교섭노동조합)를 비난하고, 전별금 제도에 대해 ’기약이 없이 납부하는 실체 없는 전별금‘ 등의 내용으로 기재하며 ’P노조는 전별금이 없습니다.‘라고 우회적으로 피고를 비난하였다. 이러한 원고들의 행위는 피고 규약 제74조 제12호에서 규정한 징계 사유인 ’본 조합과 다른 노조에 동조 및 참여한 자와 가입하여 유인물 배포 및 조직을 이원화 시킨 자‘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회사의 사원은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어야 한다.”고 하여 유니온숍(union-shop) 규정을 두고 있으나, 노동조합법의 개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것)에 따라 2011. 7. 1.부터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이 허용되어 근로자는 해당 노동조합에 대한 가입신청이 거부되더라도 새로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단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유니온숍 협정에 따라 사용자로부터 불이익한 처분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제1조 제3항)도 회사는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 또는 노동조합가입 후 탈퇴하여 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의 요구에 의해 즉시 해고하여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들의 사업장인 F에 이미 복수노조로 J노조가 존재하므로 원고들이 피고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다고 하여도 이로 인해 원고들이 해고 될 우려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원고들은 이미 피고 노조에서 탈퇴하였다가 J노조에 가입하였었고, 원고들과 함께 피고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던 M, N은 피고로부터 가입신청이 부결되자 다시 J노조에 가입하였다.
피고 부산지부 노조원 137명(J노조 부산지부에서 작성한 유인물에 ‘현재 총원 145명‘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는 F 승무원 혹은 피고 부산지부 조합원 숫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바, 위 137명은 피고 부산지부 노조원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각된다)은 원고들의 피고 재가입은 노조의 단결권을 저해시키는 행위이고 전별금 등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의도된 것이므로 이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원고들의 피고 가입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행위는 일종의 계약으로서 근로자의 가입 청약과 노동조합의 승낙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원칙적으로 원고들의 이 사건 신청을 피고가 무조건 받아들여야만 하고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노동조합 역시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단결권을 보장받고 있으므로 조직의 목적달성과 단결강화를 고려하여 조합원의 가입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이 사건 신청을 거부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어 근로자의 단결권을 해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조직의 단결 및 유지를 위해 이에 위해가 되는 근로자의 재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행위 역시 노조의 단결된 행사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가치임이 분명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위은숙 서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