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B 주식회사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59,554,4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6. 14.부터 2023. 6.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항소와 피고 B 주식회사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의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와 피고 C노동조합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제4면 제14행의 ‘44,222,340원’을 ‘42,222,340원’으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중 해당 부분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B 부분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에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는 경우, 사용자는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0다7301 판결 등 참조), 근로자공급사업에 있어서 근로자와 공급을 받는 자 간에는 사용관계<1>가 있으며(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도1779 판결, 1985. 6. 11. 선고 84도2858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공급을 받는 자인 피고 B은 크레인 기사와 하역 근로자들을 모두 지휘·감독하여 하역작업을 하는 지위에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B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2>.
이 사건 사고 당시 구체적인 하역 작업은 피고 B 소속의 현장관리자(F)가 하역 근로자들에게 작업량과 작업 내용을 고지한 후, 크레인 기사와 하역 근로자들을 무전기 등을 사용하여 지휘·감독하면서 진행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현장관리자(F)가 수시로 작업 현장을 비움으로써 원고가 안전모와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치 난간에 걸터앉아 크레인 기사에게 신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적절히 감독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 B은 위와 같은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C노조 부분
원고는 피고 C노조에 대한 청구원인으로, 피고 C노조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현장에 안전관리자를 두고 안전관리상태를 점검하여야 할 의무 등이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C노조는 그와 같은 고용계약상의 안전배려의무위반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어떠한 노무제공 및 이용관계가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는 근로계약관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나 관계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하므로(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그 조합원과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은 조합원에 대한 근로계약상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구 직업안정법(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7호는 ‘근로자공급사업’을 ‘공급계약에 따라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으로 정의하고 있었는데, 1998. 2. 20.「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제정되면서 직업안정법이 개정되어, 근로자파견사업은 근로자공급사업에서 제외되었다(제2조의2 제7호). 그 결과 공급사업자와 공급근로자 간에 고용관계가 성립되어 있는 형태의 근로자공급사업은 ‘근로자파견사업’으로 분류되어 파견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고, 공급사업자가 고용관계 없이 사실상 공급근로자를 지배하는 형태의 근로자공급사업만이 직업안정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157 판결 참조). 근로자공급사업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와 이를 실제 이용하는 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고용형태로서,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중간착취의 위험을 야기하기 때문에 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 제3항은 근로자공급사업을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사항으로 규정하면서, 노동조합은 근로자 자신의 손에 의하여 자신을 공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간착취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노동조합만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이처럼 우리 법제는 노동조합이 근로자공급사업을 행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노동조합과 조합원 사이에는 반드시 고용관계가 존재하지 않아도 됨을 예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C노조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근로자공급사업을 하는 노동조합의 이와 같은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4)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피고 B 등 하역회사들이 피고 C노조에 작업내용과 필요한 근로자의 수를 통보하고, 피고 C노조는 소속 작업반에 작업량을 할당하여 피고 B에 작업반 단위로 근로자를 공급한 후, 피고 B로부터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일괄적으로 지급받은 다음, 근로자들에게 조합비(2%)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분배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C노조는 작업현장에 안전관리자를 둘 수 있고, 안전관리자의 지시명령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으며, 정년규정이 존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등 피고 C노조와 조합원 사이의 관계는 직업안정법이 예상하고 있는 전형적인 근로자공급사업의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 및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직업안정법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유일하게 노동조합에게만 허용하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은 사용자의 개입이 법적으로 차단된 근로자들만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결합체이기 때문에 그 요건에 따라 적정하게 운영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없기 때문이므로, 노동조합이 그 구성과 활동에 있어 이러한 자주성과 민주성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이 그 실질에 있어 조합원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만을 수행하는 것인지, 더 나아가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까지 가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피고 C노조의 규약에 따르면 조합 임원과 대의원은 조합원의 직·간접적인 선거로 선출되고, 조합원은 투표 등을 통해 조합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점, ② 피고 C노조가 소속 작업반에 작업량을 할당하여 피고 B에 작업반 단위로 근로자를 공급하기는 하지만, 작업의 내용과 작업환경은 항만운송업체에 의해 정해지고, 항만운송업체도 작업지시권을 보유하며(후생협약서 제22조 제3, 4항 참조), 작업장에 대한 전체적인 감독은 항만운송업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이고, 조합원들의 임금은 항만운송업체와 피고 C노조가 체결하는 후생협약서에 따라 정해지는 점, ③ 근로자공급사업에서도 공급사업자가 근로자공급의 대가를 사용사업자로부터 직접 받아 공급근로자에게 배분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이 아닌 이상 피고 C노조가 항만운송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아 조합원들에게 분배한 것이 근로자공급사업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 점, ④ 피고 C노조는 조합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조합원의 권익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바, 조합원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해 피고 C노조가 작업현장에 안전관리자를 두거나 안전관리자의 지시명령에 따르지 않는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 C노조가 노동조합법에서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고, 작업지시나 임금결정 등이 피고 C노조에 의해 배타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기도 어려워 원고가 피고 C노조에 사용․종속된 상태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 C노조가 원고와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거나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C노조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 C노조에 대한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것도 없이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원고는 당심에서 제1심판결과 같이 파견법을 유추적용한다면, 피고 C노조는 파견사업주의 지위에 있으므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으나 파견법을 유추적용하지 않는 이상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책임의 제한
한편, 원고로서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모는 물론이고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전발판을 사용하지 않고 해치 난간에 앉아 신호수 업무를 수행한 잘못이 있고, 원고의 이러한 행위 또한 이 사건 사고발생 또는 손해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손해액에서 참작하기로 하되, 그 과실은 60%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다음 사실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법원에 현저한 사실 포함)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해당 항목 기재와 같다. 다만,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과 원 미만은 버리며,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인적사항, 가동연한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해당란 기재와 같다[2019. 5. 1.부터 C노조 정년인 62세(2020. 1. 31.)까지는 종전 소득 금액(월 4,422,915원)을 기준으로, 그 다음날부터 가동기한(2023. 1. 17.)까지는 일용근로자임을 전제로 계산].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해당란 기재와 같다(발기부전으로 인한 장해 제외, 배뇨장애에 대한 기왕증은 30%).
이에 대하여 원고는 ‘발기부전으로 인한 후유장해도 노동능력상실율 평가에 합산하여 계산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뒤에서 보는바와 같이, 발기부전 치료비용을 적극적 손해로 인정하는 이상 별도로 이에 관한 노동능력상실을 인정하지 아니함.
계산 : 현가로 환산하면,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이 77,576,276원
치료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77,576,276원에서 장해급여 42,222,340원을 공제하면, 35,353,936원이 됨은 계산상 명백하다.
적극적 손해
기왕치료비 : 6,684,220원
향후치료비 : 56,323,222원(정형외과 치료비 1,080만 원 + 성형외과 치료비 18,196,120원 + 비뇨기과 발기부전 치료비 46,342,594원 합계 75,338,714원을 지출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으므로, 당심 변론종결일인 2023. 3. 15. 지출한 것으로 보고 현가함)
기왕개호비
원고는 입원치료기간 366일간 기왕개호비로 36,556,812원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가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였거나 가족 등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보조구 구입비 : 529,850원(의료용 지팡이 1개당 10만 원, 2년 주기, 지출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으므로, 당심 변론종결일인 2023. 3. 15.부터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현가함)
책임의 제한
(35,353,936원 + 6,684,220원 + 56,323,222원 + 529,850원) X 40% = 39,554,491원
위자료
원고가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골반 등에 영구적인 장해를 입은 점, 그러함에도 피고 B이 원고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 B과의 관계, 원고의 연령, 지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59,554,491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6. 6. 14.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23. 6.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 B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B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와 피고 B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호원(재판장) 이효신 유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