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B을 벌금 2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C을 벌금 1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사다리와 엔진톱을 사용하여 가지치기를 하게 한 사실이 없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주체는 근로자인 피고인이 아니라 사업주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이며, 설령 근로자에게 그러한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아닌 관리과장인 피해자가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원심은 업무상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주식회사 C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사업주가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험한 작업기계·기구 등 설비로부터 위험이 발생하여 근로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 성립하는 것으로, 이 사건과 같이 엔진톱을 사용하던 근로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지며 사다리를 잡고 있던 피해자가 다친 경우에는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거나 이 사건 사고가 위 죄의 보호법익 범위 밖에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선고한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들에 대한 적용법조에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신청서 기재 ’2019. 1. 5.‘은 오기임이 명백하다)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본문’을 각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여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그러나 이는 누락된 적용법조를 추가하여 기존 공소장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는 공소장변경이 아닌 공소장정정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지는 않는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피고인들)
피고인 B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의 업무상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전부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공동주택관리법 제64조 소정의 E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서 관리사무소 업무를 지휘·총괄할 의무를 부담하는 총책임자의 지위에 있었고, 피해자는 관리과장으로서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은 민원을 받고 피해자 등에게 담장을 넘어간 벚나무 가지들을 잘라내도록 지시하였고, 피해자가 굵은 나뭇가지를 전지톱으로 자르려는 것을 보고 ‘일을 힘들게 한다, 엔진톱을 사용하라’고 말하여 피해자를 통해 A에게 엔진톱을 이 사건 현장으로 가져오게끔 하였으며, A과 피해자가 이 사건 현장에서 엔진톱을 사용하려는 것을 보고서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였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는 위험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사업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한 위 법 제71조<1>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자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자나 사업자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어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자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자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행위자인 피고인 역시 사업주와 함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피고인에게 전문지식이 없어 직접 엔진톱의 사용법을 숙지시키거나 작업방법을 지시할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관리사무소 업무를 지휘·총괄하는 피고인으로서는 먼저 A이나 피해자가 엔진톱의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을 경우 작업에 앞서 엔진톱의 사용방법을 알고 있는 J 등으로 하여금 A 등에게 엔진톱의 사용방법을 숙지시키고 작업방법을 지시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이 위 법 소정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안전관리자의 지위에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 법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게 산업재해 예방계획의 수립, 안전보건관리규정의 작성 등 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제71조의 처벌대상을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내지 안전관리자’로 한정하지 않고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라고 널리 규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법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안전관리자를 지정하도록 한 취지는 규모가 크고 안전사고의 발생 위험이 높은 사업체나 사업분야에 있어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책임자로 임명하고 구체적인 의무를 부과하여 사고 발생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일 뿐, 해당 직위에 있지 않은 사람을 안전조치의무로부터 면책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회사
경사진 지대의 A형 사다리 위에서 엔진톱으로 전지작업을 하는 작업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보조자가 부상을 당할 위험은 A형 사다리 및 엔진톱의 설비 자체에 내재하는 위험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사업주인 피고인으로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여 A형 사다리가 아닌 사다리차를 이용하도록 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하여 근로자 및 보조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지거나 엔진톱에 의해 부상을 당할 위험을 예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고로부터의 피해자 신체의 안전은 산업안전보건법 보호법익 범위 내의 것으로서, 피고인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피고인 및 검사)
피해자가 14주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상완골부 심부 열상이라는 상해를 입고 노동능력의 40%를 상실하는 심각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B은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는 적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피고인들의 과실뿐 아니라 관리과장으로서 이 사건 작업을 주도한 피해자 본인의 과실, 부주의하게 엔진톱을 사용한 원심 공동피고인 A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인데, 피고인들의 과실보다는 피해자 본인 및 A의 과실이 훨씬 크다고 보인다. A이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 회사가 피해자를 위해 9,600여만 원을 공탁하였으며, 피해자 회사가 위 금액을 공탁한 사정은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을 받는 피고인 B에 대하여도 참작할 수밖에 없다. 피고인 B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그 밖에 변론 과정에 나타난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각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각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