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16,730,74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3.부터 2023. 12. 7.까지 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 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사고의 경위
피고는 부산 사하구 D 소재 서부산공장(공장장 E)을 운영하고 있고 위 공장을 출입하는 레미콘 등 차량들로 인한 비산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위 공장 정문에 차량 세륜기를 설치·가동해 왔는데, 차량이 세륜기를 통과한 후 도로에 진입할 경우 바퀴 등 차체에 묻은 물기가 그대로 노면에 떨어지는 결과,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는 위 공장 정문 앞 노면이 결빙되었다.
그러함에도 피고는 세륜기 통과 차량의 물기를 제거하거나 도로에 모래, 염화칼슘 등을 살포하는 등 결빙 방지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사고의 발생
㈜F 소속 근로자인 원고(G생, 남)는 2021. 2. 3. 08:27경 (차량번호 1 생략) 포터 화물차(이하 '원고 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여 위 공장 앞 편도 3차로의 2차로를 두송터널 쪽에서 감천항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위와 같은 이유로 도로가 결빙되어 있어 원고 차량이 균형을 잃고 미끄러져 회전하는 바람에, 원고 차량 우측 앞범퍼 부분으로 반대차로 1차로를 주행하던 (차량번호 2 생략) 트라고 화물차의 좌측 앞범퍼 부
분을 들이받고, 계속하여 원고 차량 앞범퍼
부분으로 같은 방향 1차로에서 진행하던 (차
량번호 3 생략) 그랜드스타렉스 승합차의 앞
범퍼 부분을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원고는 '급성경막하혈종, 외
상성 지주막하출혈, 외상성 뇌실출혈, 미만성
뇌신경축삭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사고의 구체적인 상황은 위 약도
와 같다. 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관련 형사사건
위 사고에 관하여, E은 2021. 8. 20. 업무상과실치상등 혐의로 기소(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고단1598)되었다.
위 법원은 2022. 7. 22. E에게 금고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고 후의 경과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현재까지 계속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지마비, 인지기능저하'(맥브라이드장해평가표 두부, 뇌, 척수-Ⅸ-B-4)로 인한 영구적인 장해(노동능력상실률 100%)가 남았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판정하고, 2023. 8. 31.까지의 요양(치료)에 대하여, 원고에게 요양급여로 281,811,070원(그 중 간병료 57,401,490원), 휴업급여로 70,533,2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9호증, 을제1 내지 11,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감정인 H에 대한 신체감정 촉탁 결과, 변론의 전취지]
주장 및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1453 판결).
위 인정사실에, E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노면의 물기를 제거하거나 도로에 모래, 염화칼슘 등을 살포하여 결빙을 방지하는 등의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이 인정되어 유죄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판결에 오류가 있음을 인정할 다른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점, 피고는 E의 사용자로서 E의 위 업무상 불법행위에 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E의 사용자로서 선임·감독상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피할 수 없었으므로 민법 제75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면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아래와 같고, 그 계산 근거는 별지 '손해배상계산표'의 기재와 같다(다만, 아래에서 인용하거나 별도로 판단하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각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극적 손해(따로 주장하지 않았다)
적극적 손해
개호비
의사의 감정결과에 개호의 요부 및 정도에 관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전문가로서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할 뿐이고 법원이 반드시 그 의견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8다46747 판결).
개호의 필요성과 상당성은 피해자의 상해 또는 후유장해의 부위·정도·연령·치료기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인신사고의 피해자가 치료종결 후에도 개호가 필요한지 여부 및 그 정도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의 감정을 통하여 밝혀진 후유장해의 내용에 터잡아 피해자의 연령, 정신상태, 교육정도, 사회적·경제적 조건 등 모든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규범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75574 판결).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사지마비 상태로서 계속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보았고, 감정인 H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감정인 H는 원고에 대하여 입원 후 2주간은 1일 보통인부 3인의, 이후에는 1일 보통인부 2인의 개호가 필요하다는 소견인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① 입원치료기간 중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침상에 누운 상태로 안정하게 되므로 상시적으로 간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체위변경, 대소변, 식사 등의 경우에만 간헐적으로 필요한 점, ② 이에 따라 많은 병원의 병실에서는 1인의 간병인이 여러 환자를 함께 간병하는 사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전담하는 간병인이라도 도시일용 노임 정도의 보수를 지급하면 24시간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상해 내용이나 상해 정도,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2. 3.부터 여명까지 1일 보통인부 1인의 개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함이 상당하다.
계산 249,772,189원(구체적인 계산근거는 아래 표의 기재와 같다)
기왕, 향후 치료비(따로 주장하지 않았다)
보조구 비용 2,958,938원(H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아래 표 기재의 각 보조구 비용을 감정기준일인 2023. 8. 1.부터 여명까지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현가하였다. 구체적인 계산 근거는 별지 계산표의 기재와 같다)
공적보험의 선 공제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0조 제1항, 제2항 전문, 제3항 본문, 제87조 제1항 본문, 제2항 규정의 취지는 산업재해로 인하여 손실 또는 손해를 입은 근로자는 재해보상 청구권과 산재보험급여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아울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사용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이들 청구권 상호 간의 관계와 손실의 이중전보를 방지하기 위한 보상 또는 배상액의 조정문제를 규율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에서 말하는 '동일한 사유'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손해와 근로기준법 또는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전되는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산재보험급여와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724 판결).
요양급여(간병급여 제외 부분)
원고는 기왕치료비 손해를 주장하지 않고 있으므로, 공제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휴업급여
원고는 일실수입 손해를 구하지 않고 있으므로, 공제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간병급여
원고의 개호비 손해 249,772,189원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간병급여 57,401,490원(2023. 8. 31.까지 원고에게 발생한 개호비 손해는 위 간병급여액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을 공제하면, 개호비 손해는 192,370,699원이 남는다.
책임제한
다만, 원고도 이 사건 사고 당시 노면 상태에 주의하지 않은 채 다소 과속으로 주행함으로써 사고 발생에 기여하거나 제동·조향장치에 대한 적절한 조작이 미흡하여 피해를 확대시킨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는 점[한편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 관계에 있는 (차량번호 2 생략) 트라고 화물차, (차량번호 3 생략) 그랜드스타렉스 운전자의 과실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해자가 공동불법행위자 중의 일부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과실상계를 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할 쌍방의 과실은 피해자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의 과실과 피해자의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에 대한 과실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하고 공동불법행위자 간의 과실의 경중이나 구상권행사의 가능 여부 등은 고려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다14423 판결)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측 책임을 70%(원고측 과실 3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책임제한 후 잔액 136,730,746원[(192,370,699원 + 2,958,938원) × (1- 30%)]
공제
피고가 원고에게 일부 보험금(기왕 치료비, 일실소득 부분)을 지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일실소득 및 치료비 손해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으므로, 공제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신적 손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중한 상해를 입어 사지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여명조차 크게 단축된 점, 이로 인해 원고가 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위자료로 원고에게 8,000만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216,730,746원(136,730,746원 + 8,0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1. 2. 3.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2023. 12. 7.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