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3가합46483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3,002,009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부산광역시로부터 C복지관(이하 이 사건 복지관이라고 한다)의 운영을 위탁받아 이 사건 복지관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나.

원고(D생)는 2019. 4. 2. 피고와 2019. 4. 2.부터 계약내용 변경 시까지, 월 급여 3,985,000원을 받고 피고의 총무·기획 업무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3. 1.경 기간 2023. 1. 1.부터 2023. 12. 31.까지, 월 급여 4,822,900원, 상여금 120%(설 50%, 추석 50%, 하계휴가 20%, 정근수당/복지관규정에 준함)를 받고 이 사건 복지관 업무를 총괄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복지관 운영규정 및 인사규칙(이하 운영규정, 인사규칙이라고 한다)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피고는 2023. 7. 12. 인사규칙 제33조에서 정한 정년 만 62세를 만 60세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개정(이하 위 개정된 인사규칙 제33조 제1항을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이라고 한다)하면서 피고의 직원 20명의 개별 서명·날인, 피고의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대표자 F의 서명·날인을 받고, 2023. 7. 28.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에 따라 2023. 9. 30. 정년도달을 원인으로 한 면직사유가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4, 11, 을3~5,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 및 복지관규정에 의한다’고 정하였고, 당시 시행 중이던 인사규칙의 정년은 만 62세이므로 개별근로계약상 정년을 만 62세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에서 정한 정년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복지관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조합이 존재하지 않고 개별 근로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유로운 의사 교환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동의를 받았으므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 노동조합을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본다 하더라도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인 F가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에 관한 동의 의사를 철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무효이다.

다.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을 잠탈하여 원고를 해고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이다.

라.

운영규정 제16조 제1항, 제9조에 의하면 인사규칙 개정시 부산광역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피고는 2023. 12. 21. 부산광역시로부터 이 사건 운영규칙 개정에 승인을 받았다. 이 사건 정년단축에 따른 원고의 정년 도래일은 2023. 9. 30.이므로 이후 계속 근로가 예정되어 있던 원고에게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을 소급적용 할 수 없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아래 4의 바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3. 12. 22. 원고의 정년이 도달되어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 8. 22.에는 원고의 정년만료로 인한 당연면직 사유가 발생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설령 해고무효확인의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만,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3. 9. 30.자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는 원고의 미지급 임금청구의 전제가 되므로, 이하에서는 그 범위에서 살펴본다.

4.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적용의 적법여부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반대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2)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인사규칙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승진, 징계, 해고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사규칙은 근로조건에 관하여 정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정년을 만 62세에서 만 60세로 단축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정년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고,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령 및 복지관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개별 근로계약 체결 당시 시행 중이던 복지관규정에서 정한 내용대로 개별 협의하여 근로조건을 명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보다 유리한 정년을 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한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고,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31753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46841 판결 등).

2)

판단

갑1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은 26명인 사실, 피고 노동조합의 2023. 7. 12. 기준 조합원수가 18명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었다(갑1호증에는 조합원수가 14명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에 의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노동조합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사실은 변함이 없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 F가 2023. 7. 12. 피고와 ‘인사규칙(취업규칙) 제3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년 만 62세를 만 60세로 변경하는데 설명을 듣고 이에 동의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규정에 따라 이 동의서에 서명 또는 날인합니다’는 내용이 포함된 동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규칙 개정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개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복지관 외에도 장학회, 노동권익 119본부, 사하구 노동자종합복지관 등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칙 개정에 이 사건 복지관 종사 근로자 뿐만 아니라 위 기관의 근로자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대표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10호증, 을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노동권익 119본부는 이 사건 복지관의 하부조직으로 이 사건 복지관 근무인원에 이미 포함되어 있고, 장학회, 사하구 노동자종합복지관은 이 사건 복지관과 별개의 조직으로 별도의 정관 또는 관리운영규칙에 의하여 운영되어 이 사건 복지관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으므로 장학회, 사하구 노동종합복지관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복지관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을 거치지 않고 과반수 동의를 받았으므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이 무효라고도 주장하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의 동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취업규칙 변경은 유효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노동조합 대표자의 동의의사 철회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 대표자 F가 피고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착오에 빠져 이 사건 정년단축에 동의하였다가 다음 날 동의의사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F가 착오에 빠져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당사자 일방의 철회 의사만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 조항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해고제한 규정 잠탈 목적이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해고제한 규정을 잠탈하여 원고 개인을 해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개인을 해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6, 7,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부산광역시는 2023. 12. 11. 수탁기관인 피고에게 예산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아 개선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하였고, B단체(이하 B단체이라고 한다) 사무총국 규정 제51조는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도입 이전에도 수탁기관 선정과 관련하여 부산광역시로부터 인건비 감축 요청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상위기관인 B단체에서 정한 정년규정과 통일할 필요성 등에 의하여 이 사건 정년감축 조항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마.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적용시점에 관한 판단

1)

인사규칙 개정에 부산광역시의 승인이 필요한지 여부

가)

피고는 운영규정을 개정하는 경우 부산광역시의 승인 후 시행한다는 운영규정 제9조와 달리 인사규칙에는 그와 같은 내용이 없으므로 부산광역시의 승인은 인사규칙 개정의 효력 요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인사규칙을 개정하는 경우에도 부산광역시의 승인 후 시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부산광역시 노동자복지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2021. 7. 14. 시행, 부산광역시 조례 제6447호) 제13조 제3항은 ‘수탁자는 노동자복지시설의 관리·운영에 필요한 규정을 마련하여 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변경하려는 때에도 또한 같다’고 정하고 있고, 운영규정 제16조 제1항은 ‘인사는 복지관 인사규칙에 준한다’고 정하고 있다.

②

근로복지법 제29조 제2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근로복지시설의 운영을 위탁한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에서 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운영규정 제18조는 회계는 매년 복지관 관리·운영 민간위탁사업운영계획에 의한 부산시 보조금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복지관은 노동 권익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하여 설치되었고 시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탁기관인 부산광역시의 지도·감독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취업규칙 변경에 부산광역시의 승인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취업규칙 변경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③

피고는 2023. 7. 12.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하면서 첨부한 인사규칙 부칙에 ‘본 규칙은 부산시로부터 승인된 날부터 시행한다’고 기재하였다.

2)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의 시행일

을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부산광역시는 2023. 12. 21.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을 승인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인사규칙(2023. 7. 12. 개정) 부칙에서 ‘본 규칙은 2023년 7월 12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한 것과 무관하게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피고가 부산광역시로부터 승인을 받은 다음 날인 2023. 12. 22.부터 시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개정된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을 원고에게 소급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유효하고, 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바.

소결론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은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개정되었고,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시행일인 2023. 12. 22. 원고의 정년이 도달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시행 이전인 2023. 9. 30. 원고의 정년도달로 인한 면직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본 것은 무효이다.

5.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2023. 9. 30.자 해고는 무효이고,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시행일은 2023. 12. 22.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3. 10. 1.부터 이 사건 정년단축 조항 시행일 전날인 2023. 12. 21.까지의 임금 13,002,009원(= 57,874,800원<1> × 82/365)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임금 지급청구 부분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박정미 길선미

각주1) 월 급여 4,822,900원 × 12개월, 해당 기간 지급될 성과급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 청구와 달리 성과급은 제외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