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6. 15. 선고 2023구합206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는 관광홍보(중국어) 분야에 지방행정 6급 임기제공무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2021. 1. 26. ‘2021년 1회 B시 임기제공무원 임용시험’(이하 ‘이 사건 임용시험’이라고 한다)을 공고하였으나, 응시인원이 임용예정인원(1명)과 동일하여 2021. 2. 18. 임용시험계획을 재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고 한다)하였다. 이 사건 공고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나.

원고는 2021. 3. 3.경 이 사건 임용시험에 지원하면서, 이 사건 공고에 따른 응시자격 중 ‘1. 학사학위 취득 후 3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재한 응시원서와 함께 아래와 같은 응시자격(경력사항․학위)을 기재한 이력서, 해당 경력에 관한 경력증명서를 제출하였다.

다.

원고는 2021. 3. 10.경 이 사건 임용시험 업무를 담당하였던 공무원으로부터 원고가 제출한 이력서 상 경력이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3년의 재직기간을 충족시키지 못하니 경력증명서를 추가로 제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2021. 3. 11.경 H연구원의 경력증명서(이하 ‘이 사건 경력증명서’라고 한다)를 추가로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21. 3. 10. 1차 시험(서류전형)과 2021. 3. 15.부터 2021. 3. 17.까지 2차 시험(면접시험)을 거쳐 2021. 3. 18. 원고를 최종합격자로 공고하고, 2021. 4. 5. 원고를 I 관광홍보과의 행정 6급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였다.

마.

감사원은 2021. 11. 15.부터 2021. 12. 3.까지 2021년 B시 기관운영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2022. 8. 2. B시에 대하여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경력증명서의 경력은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하여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65조(이하 ‘이 사건 조치 규정’이라고 한다) 제1항에 따라 적절한 조치방안을 마련할 것과 원고의 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공무원들에 대하여는 지방공무원법 제72조에 따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 내지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구하였다.

바.

피고는 2022. 8. 30. 원고에게 2022. 10. 5.자 당연퇴직 처분을 사전 통지하고, 2022. 11. 15.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임용시험 합격결정 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과 함께 5년간 공무원 임용을 위한 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의 위헌․무효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은 각 호에서 열거된 부정행위의 행위태양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합격 결정을 취소하고 5년간 공무원 임용을 위한 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모법인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의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여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되어 무효이다.

2)

처분사유 부존재

원고는 H연구원으로부터 구체적인 근로시간, 근로장소, 근로내용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실제로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가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H연구원에서 근무한 기간을 그대로 기재한 이 사건 경력증명서는 허위가 아니다.

또한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65조 제1항 제5호의 취지는 해당 지원자가 고의로 허위사항을 기재한 경우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임용시험에 응시할 무렵 2021년 서울특별시 일반임기제 8급(국제홍보 전문요원), 2021년 인천광역시 임기제공무원(시간선택제 임기제, 중국어 전문 통번역)에도 응시하여 같은 내용의 이력서를 기재하여 제출하는 등, 허위이력을 기재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설령 이 사건 경력증명서가 허위이고 원고에 대하여 인정되는 실무경력이 이 사건 임용시험에서 요구하는 경력기간에 다소 미달한다고 하더라도, 면접시험에 응시한 8명 중 원고의 실무경력이나 언어구사능력이 뛰어났으므로, 이 사건 경력증명서가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공고 중 ‘분야별 자격요건’란의 위법

지방공무원법 제35조 제1항,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62조 제1항은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사전에 공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공고 중 ‘분야별 자격요건’란은 응시 자격요건이 되는 경력의 구체적 근무형태, 근무월수․근무주수 산정의 구체적 기준과 방법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이 사건 공고와 별도로 첨부파일로 게시된 ‘응시자 제출서류 서식’에 기재된 내용이 이 사건 공고에 포함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고는 원고를 포함한 지원자들로 하여금 응시 자격요건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중대하게 침해하였으므로 위 규정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4)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1. 3. 19. 임기제공무원 합격 결정을 하고, 2021. 4. 5. 임기제공무원 임용을 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임용시험 지원 시 제출한 관련 분야 실무경력 증명이 진실하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하였고, 원고는 귀책사유 없이 이를 신뢰하고 임기제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성실하게 근무하였음에도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그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의 위헌 주장에 대한 판단

1)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시험실시기관의 장은 임용시험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정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시험의 정지․무효 또는 합격 취소 처분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처분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이 사건 조치규정 제1항은 임용시험에서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변조하여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한 사람(제5호) 등 각 호가 정한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는 그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 결정을 취소하고, 그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간 위 영에 따른 시험과 그 밖에 공무원 임용을 위한 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먼저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위법령인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은 그 문언상 재량행위로 정하고 있음에도 하위법령인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은 기속행위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법률 하위의 법규명령은 법률에 의한 위임이 없으면 개인의 권리․의무에 관한 내용을 변경․보충하거나 법률이 규정하지 아니한 새로운 내용을 정할 수는 없지만, 법률의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의 내용이 모법의 입법 취지와 관련 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살펴보아 모법의 해석상 가능한 것을 명시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거나 모법 조항의 취지에 근거하여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인 때에는 모법의 규율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특히 임용시험에 있어서 부정행위자에 대한 조치로 이 사건 조치규정은, 1971. 4. 14. 대통령령 제5594호로 전부 개정될 때부터 부정행위자에 대하여 당해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고 5년간 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한다고 규정하고, 2002. 12. 31. 대통령령 제17866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부정행위자에 대한 합격결정을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반면 지방공무원법은 2015. 5. 18. 법률 제13292호로 개정되면서 비로소 제43조의2를 신설하여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조치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와 같은 지방공무원법과 이 사건 조치규정의 취지와 규정 내용, 개정 연혁 등을 고려할 때, 지방공무원법의 위임을 받은 이 사건 조치규정 제1항에서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부정행위자에 대하여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 결정을 취소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응시자격 정지 기간을 5년으로 규정하였다고 하여, 상위법령에서 위임받은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3)

또한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가)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은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있어서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 또한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에서 정한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수단을 통하여 부정행위가 감소될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지방공무원 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 또한 담보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조치 규정은 그 목적 달성에 적정한 수단이다.

나)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에 따라 부정행위자에 대하여 당해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을 취소하는 것은 당해 시험을 통한 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에 해당한다. 또한 부정행위자는 이 사건 조치규정 제1항에 따라 당해 시험이 정지 또는 무효가 되거나 합격이 취소되더라도 이후 시행되는 임용시험(응시 자격이 정지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지기간이 도과 후 시행되는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아가 이 사건 조치 규정은, 제1항에서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본인의 답안지를 보여주는 행위’, ‘대리시험을 의뢰하거나 대리로 시험에 응시하는 행위’, ‘통신기기, 그 밖의 신호 등을 이용하여 해당 시험 내용에 관하여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 행위’, ‘부정한 자료를 가지고 있거나 이용하는 행위’, ‘임용시험에서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변조하여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 ‘그 밖에 부정한 수단으로 본인 또는 다른 사람의 시험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당해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을 취소하고 5년간 임용시험의 응시 자격을 정지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제2항에서 ‘시험 시작 전에 시험문제를 열람하는 행위’, ‘시험 시작 전이나 시험 종료 후에 답안을 작성하는 행위’, ‘허용되지 않은 통신기기 또는 전자계산기기를 가지고 있는 행위’, ‘그 밖에 시험의 공정한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시험실시기관의 장이 시험의 정지 또는 무효 처리기준으로 정하여 공고한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당해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부정행위의 구체적 태양 및 경중에 따라 그 제재의 정도를 달리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이 보호하려고 하는 지방공무원 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공익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그로 인하여 부정행위자가 당해 시험이 정지 또는 무효로 되거나 합격이 취소되고 5년간 임용시험의 응시 자격이 정지됨으로써 제한받는 사익이 위 공익에 비해 더 중대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조치규정 제1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4)

결국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이 법률유보의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처분사유 존부에 대한 판단

1)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H연구원에서 근무한 기간이 기재된 이 사건 경력증명서는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에 반하는 갑 제14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기 어려우며, 갑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경력증명서에는 “근무기간 : 2017. 9. 1. ~ 2018. 10. 31. (주 5일제, 주 25시간 근무)”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와 H연구원은 위 기간에 관하여 근로계약서 내지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위 기간 동안 H연구원으로부터 지급받은 돈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내지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 역시 발급된 사실이 없다.

나)

원고는 H연구원으로부터, 위 기간 중 2017. 9.부터 2018. 3.까지는 아무런 돈도 지급받지 않았고, 그 이후인 2018. 4.부터 2018. 10.까지는 매월 16만 원, 2018. 11.에는 12만 원 합계 124만 원을 각 지급받았다. 이에 관하여 이 사건 경력증명서의 발급자인 J(위 기간 중 H연구원에서 소장으로 근무)은, ‘원고는 예산이 없던 처음에는 사업에 대한 경험을 얻는 목적으로 업무를 돕는 서포터의 형태로 업무를 하였고, 2018년 예산이 편성된 이후부터는 파트타임 형태로 근무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갑 제4호증)를 작성하여 감사원에 제출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기간 중 2017. 9.부터 2018. 3.까지의 기간은 원고가 H연구원으로부터 정식으로 채용되어 근무한 기간이 아님이 분명하다(원고가 H연구원에서 재직하면서 번역한 결과물 목록과 요약내용이라며 제출한 갑 제10호증에도 해당 기간의 자료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주로 H연구원의 사업장이 아닌 집에서 업무 지시를 받아 처리한 뒤 그 결과를 SNS를 통해 J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실제로 원고가 처리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된 바 없고, J은 원고가 처리한 업무의 성격과 원고가 제출한 자료의 분량 등을 토대로 원고가 매주 30시간 이상 업무를 처리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에 따라 이 사건 경력증명서에 “주 5일제, 주 25시간 근무”라고 기재하였을 뿐이며, 해당 기간 동안 H연구원은 원고에 대한 근무시간 관리는 따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8. 4.부터 2018. 10.까지 7개월 동안 지급받은 돈은 합계 124만 원에 불과한데, 이를 당시 최저임금(시급 7,530원)으로 환산하면 약 164시간, 월 평균 약 23.5시간의 임금에 해당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7개월 동안 H연구원에서 주 5일제(주 25시간) 형태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경력증명서에 허위이력을 기재한다는 고의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부정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규정한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과 그 위임에 따른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의 문언과 그 취지, 이 사건 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달성하기 위한 이 사건 각 공고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부정행위’란 이 사건 시험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시험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3284 판결,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부정행위에 반드시 고의 또는 목적이 필요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나아가 을 제4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임용시험의 1차 시험(서류전형)에서 응시자 10명 중 원고를 포함한 8명이 합격하였고, 2차 시험(면접시험)에서는 위 8명 중 6명이 점수에 따른 순위를 부여받고 나머지 2명은 탈락한 사실, 원고는 2차 시험(면접시험)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1순위를 부여받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만약 원고가 이 사건 경력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 응시 자격요건 미달로 이 사건 임용시험의 1차 시험(서류전형)에서 합격하지 못하였더라면 2차 시험(면접시험)에서 2순위를 부여받은 다른 응시자가 원고를 대신하여 최종 합격자로 결정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경력증명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임용시험의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4)

결국 이 사건 경력증명서는 허위이고 이를 제출한 행위는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 제5호가 정하는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 사실을 적어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공고 중 ‘분야별 자격요건’란의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의 사유는 ‘이 사건 임용시험 지원 당시 허위 경력증빙자료 제출’이고 처분의 근거는 지방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 및 이 사건 조치 규정 제1항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처럼 이 사건 처분이 원고가 이 사건 임용시험의 응시 자격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한 합격결정 취소 처분이 아니라 원고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그에 대한 제재로서의 합격결정 취소 처분인 이상,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공고 중 ‘분야별 자격요건’란의 내용이 응시자들의 예측가능성을 중대하게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러한 위법이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바.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1)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하는바(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0두8684 판결 등 참조), 둘째 요건에서 말하는 귀책사유라 함은 행정청의 견해표명의 하자가 상대방 등 관계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거나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귀책사유의 유무는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1512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가 2021. 3. 18. 원고를 이 사건 임용시험의 최종합격자로 공고하고 나아가 2021. 4. 5. 원고를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와 같은 피고의 최종합격자 공고와 지방공무원 임용은 원고가 이 사건 임용시험 과정에서 제출한 이 사건 경력증명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므로, 원고가 이를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공고 제10항(기타사항)을 통하여 “제출서류에 허위사실이 있을 때에는 합격 결정 후에도 합격을 취소할 수 있음”이라고 공고하였으므로, 피고의 최종합격자 공고와 지방공무원 임용을 신뢰한 원고의 이익이 크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으로써 보호하려고 하는 지방공무원 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공익의 중대성이 원고의 이익보다 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금덕희

판사 김승현 강현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