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8. 1. 원고에 대하여 한 처분 중 6,492,960원의 추가징수처분을 취소 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함)은 원고 회사에 2020. 4. 1.경 입사하여 2021. 7.경까지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21. 8. 24. 피고에게 '원고 회사에 근무하다가 2021. 7.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하였다'는 사유로 고용보험 수급자격 인정을 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함)하여 이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는 피고로부터 아래와 같이 총 36일분의 구직급여 합계 2,164,32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1. 10. 5.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자가 사실은 자진 퇴사한 것임에도 이 사건 근로자의 구직급여 수급을 위해 퇴사 사유를 허위로 신고했다는 취지로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함)하였다.
피고는 2022. 1. 18. 이 사건 근로자의 구직급여 수령 과정에서 이직사유 신고가 허위로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원고의 대표자 C에게 이 사건 근로자와 연대하여 합계 8,657,280원(부정수급액 2,164,320원 및 추가징수금액 6,492,960원)을 반환 및 납부할 것을 통지하였다(이하 '종전 처분'이라 함).
C은 종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C이 이 사건 근로자와 관련하여 고용보험법 제62조 제3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종전처분을 취소하는 판결(부산지방법원 2023. 5. 4. 선고 2022구합23488 판결)이 선고되고 확정되었다. 이에 피고는 2023. 8. 1. 위 판결에서 사업주라고 판단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와 연대하여 위 부정수급액 2,164,320원의 반환(이하 '이 사건 반환명령'이라 함) 및 추가징수금 6,492,960원의 납부(이하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이라 함, 이 사건 반환명령과 합쳐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함)를 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내지 갑제4호증 및 을제1호증, 을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각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에 관하여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5조 제4항 제1호는 사업주가 신고한 경우 사업자의 책임도 면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0 고용보험 부정수급 업무매뉴얼'(이하 '이 사건 업무매뉴얼'이라 함)에는 사업주가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자진 신고한 경우 '사업주의 반환금액에 대한 연대책임 여부는 사업주의 자진신고 동기, 책임 정도 등을 감안하여 결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위 내용은 추가징수결정에 관해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신고를 한 점을 감안하여, 위 규정 및 이 사건 업무매뉴얼 등을 근거로 추가징수금에 대한 원고의 연대책임은 면제되어야 한다.
원고는 실업급여 부정수급 자진 신고 시 추가징수금을 면제한다는 고용노동부의 공적 견해를 이를 신뢰하여 이 사건 신고를 하였다. 그러므로 그에 반하여 내려진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의 고용보험 수급 자격 허위 신고에 원고가 주도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취득한 이익이 없었다. 그 밖에 이 사건 신고의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근로자와 동일한 액수의 추가징수금을 원고에게 부과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한다.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한다.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어떠한 행정처분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한편,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 개인의 귀책사유라 함은 행정청의 견해표명의 하자가 상대방 등 관계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 등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거나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더라도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귀책사유의 유무는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두10931 판결 등 참조).
한편,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이 추가징수를 할 것인지의 여부를 행정청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취지와 더불어, 구직급여 부정수급의 경우 부정행위의 형태, 방법, 정도 등이 매우 다양하다. 추가징수는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받은 자에 대한 징벌적인 처분이다. 다만 경미한 부정수급의 경우에도 부정수급된 보험급여의 반환 이외에 추가징수까지 하게 된다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하여 경제·사회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고용보험법의 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다. 통상적으로는 부정수급된 보험급여의 반환만으로도 보험재정상의 손실은 회복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추가징수권을 행사하는 것이 부정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제재에 해당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부정행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무거운 추가징수권을 행사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 등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추가징수처분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두2270 판결 등 참조).
판단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갑제5호증, 갑제6호증, 갑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된다.
피고의 소관 부서인 고용노동부는 2021. 9. 9. 실업급여 부정수급 자진 신고기간을 2021. 9. 10.부터 2021. 10. 8.까지 운영하고, 위 기간 내 신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가징수를 면제한다는 취지의 공적 견해를 표명하였다. 이 사건 신고가 위 신고기간 내에 이루어졌고, 신고 내용이나 절차에 별다른 하자가 발견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공적 견해 표명에 반하여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이 내려짐으로써 원고가 상당한 경제적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근로자가 원고 회사에 고용되었을 당시 가입한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관련하여 이 사건 신청과 같이 고용계약기간 만료로 인하여 퇴사한 경우 수급 자격이 없는 것임에도 퇴사 후 이를 수급한 것이 문제되었고, 그 뒤 이 사건 신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청년내일채움공제 부정수급에 따라 원고에게 예상되는 불이익이 구직급여 부정수급으로 인해 원고에게 예상되는 불이익보다 월등하게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한 이상, 위와 같은 신고 경위를 들어 위와 같은 공적 견해 표명에 관한 원고의 신뢰에 귀책사유가 인정된다거나, 이 사건 신고가 위 견해 표명에 대한 신뢰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나아가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재량권의 한계 역시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 사건 근로자의 퇴사 경위에 비추어, 그 퇴사 사유가 권고사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고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가 사실은 권고사직으로 퇴사한 것임에도 원고 회사에 예상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퇴사 사유를 계약기간 만료로 신고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 사건 근로자가 원하는 바대로 그로 하여금 구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위와 같이 신고한 것이었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의 구직급여 부정수급과 관련하여 원고가 가담한 동기 및 가담 정도와 책임이 그리 무겁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고가 단지 청년내일채움공제 부정수급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예상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신고로 인하여 관련 조사 및 수사가 이루어져 종전 처분 및 이 사건 각 처분이 내려지게 되었고, 고용보험재정의 손실 회복은 이 사건 반환명령만으로도 상당 부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인다. 이에 더하여 원고의 대표자 C은 고용보험법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받기도 하는 등 이미 상당한 정도의 불이익을 부과받았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5조 제4항 제1호는 추가징수 면제의 대상을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한 사람'으로만 정하였을 뿐 구직급여를 직접 지급받은 피보험자(근로자)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이 점에서 반환명령에 관한 같은 규칙 제104조와 다르다). 추가징수금의 제재적 성격 및 자진 신고의 의미와 위 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아도, 위 규정의 적용 대상을 피보험자로 한정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한편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 제3항의 문언 및 그 해석에 비추어 반환금 또는 추가징수금에 대한 사업주의 연대책임의 범위가 피보험자의 그것과 반드시 일치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사업주의 자진 신고 시 사업주에 관해서는 반환금 또는 추가징수금의 범위를 피보험자와 달리 정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 경우 피고의 주장처럼 자진 신고를 하지 않은 피보험자가 사업주의 자진 신고로 이득을 얻을 여지도 없게 된다. 이 사건 업무매뉴얼의 내용 역시 그 전체적인 맥락과 취지 등에 비추어 추가징수금과 관련해서도 사업주의 자진 신고 시 그 동기와 책임 정도 등을 감안하여 사업주의 연대책임에 관하여 결정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위 (가), (나)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제재적 처분에 관한 피고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은 위법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하고,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반환명령에 관하여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의 퇴사 사유에 관한 허위 신고로 인하여 아무런 이익을 얻은 바 없는 점 및 이 사건 신고의 경위와 결과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업무매뉴얼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가 부정수급한 구직급여의 반환에 관한 원고의 연대책임 또한 면제되어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신고 후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구직급여 지급 중단을 요청하는 등 구직급여 부정수급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아무런 조치 없이 2021. 10. 5.에도 이 사건 근로자에게 구직급여를 지급하였다. 이는 피고의 불성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통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된 구직급여 전액의 반환을 원고에게 명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
관련 법리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주었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그러한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그리고 일반 행정법률관계에서 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합법성의 원칙을 희생하여서라도 처분의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함이 정의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두11233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반환명령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피고의 재량권 행사가 일탈·남용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
앞서 본 기초사실과 같이, 이 사건 신고 다음날에도 이 사건 근로자에게 구직급여가 지급되기는 하였다. 또한 원고 대표자 C이 이 사건 신고 당일 피고 담당 직원에게 이 사건 근로자가 현재도 구직급여를 부정수급하고 있으므로 그 지급을 일단 보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신청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에게 구직급여가 지급된 시기 및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신고가 이루어진 시점과 원고의 조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와 같은 점들만으로 이 사건 반환명령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정도로 원고에게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부여되었다거나 이 사건 처분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의 실제 퇴사 사유가 권고사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이 없었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하지만 원고로서는 적어도 이 사건 근로자로 하여금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구직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이 사건 근로자와의 분쟁 발생의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고는 이를 위하여 당초 근로계약기간 정함이 없는 것으로 기재된 근로계약서 대신에 근로계약기간의 종기가 2021. 7. 31.까지로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피고 측에 제출하는 등 이 사건 근로자의 구직급여 부정수급에 가담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고와 관련하여 원고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는 볼 것이지만, 이 사건 추가징수결정과는 달리 이 사건 반환명령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 신고만으로 원고의 연대책임이 전부 또는 일부 면제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원고의 공모 경위와 책임, 이 사건 신고의 경위와 그 한계 등을 고용보험재정상의 손실 방지라는 공익과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반환명령과 관련하여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반환명령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종호(재판장) 강태규 우희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