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1. 2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2, 3,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1980년 생)는 2024. 2.경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건설현장의 업무보조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4. 4. 11.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취임 등기를 하고 2025. 1. 14. 사임 등기를 하였다.
원고는 2024. 10. 21. 14:00경 부산 기장군 D 소재 B의 공사현장에서 하차 작업을 하던 중 B 소속 직원 E이 운행하던 포크레인에 왼쪽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하여 '엄지를 제외한 4개의 손가락 압궤손상'의 부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고,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2024. 11. 14.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에 따른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4. 11. 29.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조 및 법 제5조에 따른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로 B에서 시공 중인 기장 소재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없으며, C의 사업주로서 법 제124조에 따른 중소기업사업주 등에 대한 특례에 적용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경우 비록 형식적으로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실질에 있어서는 F가 B에 종속적인 지위에 있는 등 원고가 B에 입사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해왔던 것인 만큼 B의 근로자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C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고를 C의 사업주로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동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외에 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오로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가름 나는 것이고, 그 해당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그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대법원 1999. 2. 24. 선고 98두2201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498 판결 등 참조), 법인등기부에 임원으로 등기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4429 판결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자라고 하더라도 대표이사로서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회사의 대내적인 업무집행권이 없을 뿐 아니라 대외적인 업무집행에 있어서도 등기 명의에 기인하여 그 명의로 집행되는 것일 뿐 그 의사결정권자인 실제 경영자가 따로 있으며, 자신은 단지 실제 경영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경영성과나 업무성적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지급받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두144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와 갑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경우B 및 그 실제 경영자의 의사에 따라 형식적·명목적으로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상태에서 B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해 왔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을4, 7, 8, 12호증을 비롯하여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자료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B은 2001. 7.경 '토목, 건축공사업, 조경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림된 건설회사로 그 실제 경영주는 G이다. G은 B의 영업 및 매출을 확장, 보조하기 위하여 2022. 7. 13. B의 자회사 격인 C를 동종 영업의 목적으로 설립하였다. C는 주주명부상H(G의 동생이자 B의 사내이사), I(B의 본부장)이 주주로 되어 있지만 그 주식 출자금은 B 내지 G이 마련한 것이고 실제 경영주도 G이다. C는 B의 건설공사현장에 자재를 납품하는 것으로 그 업무나 매출이 모두 B의 필요에 따라 결정되고, 매출의 거의100%를 B에 의존하는 종속적 관계에 있다. C에 등록된 임직원들은 B의 필요에 따라 직원 등록을 하거나 퇴사처리가 되기도 하였으며, C의 영업, 관리업무 등 모든 업무는 B에서 진행하였을 뿐 C에는 이러한 업무를 담당할 부서나 인원도 없는 상태였다.
원고는 애초에 B과의 근로계약 하에 그 소속 과장의 직함으로 보조업무를 수행오던 중 2024. 4.경 당시 C의 대표이사로 있던 J의 사임으로 인하여 새로 대표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게 되자 G 등 B 경영진의 지시 내지 요청에 따라 형식상 B에서 퇴사 처리되고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실제로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거나 C의 경영에 관여한 바는 없다.
원고는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이후에도 B 과장의 직함으로 B 임직원의 지시에 따라 B의 본사(김해시 소재)나 여러 공사현장에 출근하여 현장 근로자 식사 제공등의 업무지원, 자재 납품 및 운반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원고는 B에 입사할 당시 급여로 월 295만 원 정도를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이후에도 매월 기본급 290만 원에서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260여만 원을 지급받았고, 다만 원고가 외형상 C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관계로, 급여명세서 및 급여이체거래내역서상 C에서 위 급여를 지급하고 이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을 작성하였는데, 위 급여는 B 측(C 포함)에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지급받은 것이지, C의 대표이사로서의 경영성과 등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를 근로자가 아니라 C의 사업주라고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