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나42355 판결

물품대금

주문

1.

제1심판결 중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8,964,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1.부터 2025. 12. 18.까지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의류 제조업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택시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20년 동복(점퍼 132벌) 5,808,000원, 2021년 하복(상의104벌, 하의 104벌) 4,576,000원, 2021년 동복(점퍼 100벌) 4,400,000원, 2022년 하복(상의 95벌, 하의 95벌) 4,180,000원 합계 18,964,000원(이하 '이 사건 물품대금'이라 한다) 상당의 택시 작업복을 공급하였다.

다.

피고가 조합원으로 가입된 C조합(이하 'C조합'이라 한다)과 D노동조합 E본부(이하 'D조합 E본부'라 한다) 사이에 합의된 2019년 단체협약(이하 '201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2021년 단체협약(이하 '2021년 단체협약'이라 하고, 2019년 및 2021년 단체협약을 합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조항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작업복 대금으로 2018. 4. 30. 5,445,000원, 2018. 7. 2.6,171,000원, 2018. 11. 30. 7,260,000원, 2019. 4. 30. 6,820,000원을 전자어음으로 지급하였다.

마.

피고는 2020. 9. 1., 2020. 10. 7. 피고 회사 소속 노동조합인 D조합 피고 회사분회에 '운전종사자 운전복은 2020년 동복부터는 회사에서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된 공문을 보냈다.

[인정근거] 갑 제2 내지 5, 8 내지 1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는 C조합 소속이고 피고 회사의 근로자 단체는 D조합 E본부 소속이며,2019년 및 2021년 단체협약에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1년에 2회 통일된 복장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 회사의 근로자 단체가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원고에게 작업복을 주문하고 공급을 받는 이 사건 계약은 사용자인 피고의 동의나 별도의 수권을 받지 않더라도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가 직접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수 있거나, 피고는 2020. 8.경까지 피고 회사의 근로자 단체가 주문한 작업복에 대하여 원고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등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근로자 단체에 작업복 구매에 관한 권리를 위임하였음을 표시하였고, 달리 원고에게 대리권 소멸 사실이나 발주를 한 적이 없다는 통지를 한 바 없으므로 상법 제48조, 민법 제114, 115조에 의하여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다.

나.

설령 피고가 2020. 9.경부터 D조합 E본부에 대하여 작업복 구매 대리권을 위임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까지 피고 회사의 근로자 단체는 원고에게 작업복을 주문할 수 있는 기본대리권이 존재하였고, 그 후 대리권이 소멸하였음을 원고에게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민법 제129조의 표현대리에 의하여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 대하여

갑 제10, 11,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는 1972. 5. 1.부터 2022. 9. 26.까지 C조합에 가입되어 있고, C조합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따라 매년 피고 회사를 포함한 조합원 회사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아 D조합 E본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해 온 점, ②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그 사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효력을 가지는바(대법원 2005. 3.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은 근로조건을 비롯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취업규칙의 효력을 부정하고, 그에 관하여는 단체협약을 따르도록 정함으로써 규범적 효력을 규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는 2020. 9.경 이후에는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과 개별교섭을 체결하기 위하여 C조합에 단체협약에 관한 체결 권한을 위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 시기 이후에는 개별교섭을 통한 노사협약이 체결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관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고, 오히려 피고가단체협약을 대신하여 체결하였다는 근거로 제출한 노사상생협약서 내지 합의서(을 제5호증)의 기재 내용을 보면, ㉠ 이는 피고가 개별교섭을 하였다는 2020. 9.경 이전부터 작성된 것인 점, ㉡ 합의의 당사자가 C조합과 D조합 E본부인 점, ㉢ 그 내용들은 C조합과 D조합 E본부와의 단체협약을 전제로 단체협약과 그 내용이 충돌할 경우 위 노사상생협약서 내지 합의서를 우선 적용한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2020.9.경 이후에도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한 체결 권한을 C조합에 위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 ④ 위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은 노사간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므로 피고가 단체협약 조항 중 작업복 지급의무 조항의 이행만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고, 피고가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인 D조합 E본부가 아닌 그 하부 조직인 피고 회사 분회에 대하여 작업복 지급을 거절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 중 작업복 지급에 관한 규정에 대한 적법한 위임 철회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C조합에 그 체결 권한을 위임한 피고를 구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대리권에 기한 물품대금청구 주장에 대하여

1)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9년 단체협약 제66조 제1항에는 '회사는 택시서비스 향상을 위한 방안에 따라 연 2회 통일된 복장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제2항에는 '작업복의 모형 및 색상, 업체 선정은 D조합 E본부에서 결정(4만원 이하)하고, 각 회사는 제복인수 후 1개월 이내에 대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는 피고는 D조합 E본부에 작업복 구매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점, ② 2021년 단체협약에서는 위 2019년 단체협약 제66조 제2항 규정이 삭제되었으나, 2021년 단체협약 제66조 제1항에 의하면 여전히 피고의 작업복 지급의무는 인정되고 2021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 D조합 E본부가 각 회사의 노동조합원들로부터 조합원 수와 작업복 치수 등을 취합하여 한꺼번에 원고에게 발주해 온 관행이 변경되었다거나 C조합이나 피고 등 사측에서 별도로 다른 공급업체와 작업복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③ 피고가 2018. 4. 30.부터 2019. 4.30.까지 4차례에 걸쳐 D조합 E본부가 피고를 대리하여 체결한 작업복 매매계약에 대하여 원고에게 작업복 대금을 지급해 온 점, ④ 피고는 2020. 8. 이전까지는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과 상의하여 작업복을 주문하였고 대금지급 방법 등에 대하여도 원고 회사의 직원이 피고 회사에 찾아와 논의하거나 유선상으로 논의하여 어음발행의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⑤ 피고가 2020. 9. 1. D조합 피고 회사 분회에 작업복을 더 이상 지급하지 아니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 구속되고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D조합 E본부에 2020년 동복, 2021년 하복, 2021년 동복, 2022년 하복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피고가 2020. 9. 1. D조합 피고 회사 분회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기본대리권이 소멸되었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조합 E본부는 2018년부터 피고를 대리하여 원고에게 작업복을 주문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그 대금을 지급해 왔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여 D조합 E본부에 작업복 매매계약에 대한 기본 대리권이 존재하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점, ② 피고는 2020년경 이전부터 원고 회사의 직원이 피고 회사에 방문하였을 때 위 직원에게 원고와 의류 등 납품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발주할 계획이 없다고 명백히 통보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D조합 피고 분회에 공문을 보낸 것 외에 원고에게 이와 같은 취지로 통보하는 등 원고에 대하여 대리권 소멸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로부터 기본대리권에 해당하는 작업복 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한을 부여받은 D조합 E본부가 그 부여된 대리권한이 소멸된 이후 피고를 대리하여 작업복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하여 원고가 D조합 E본부에게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대리권한이 있었다고 믿은 점에 대하여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대리권 소멸 후의 표현대리로서 이 사건 물품대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작업복 매매계약으로 인한 물품대금 18,964,000원(= 2020년 동복 5,808,000원 + 2021년 하복 4,576,000원 + 2021년 동복 4,400,000원 + 2022년 하복 4,18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물품을 마지막으로 공급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12.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18.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오지영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