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의 점 H단체(이하 ‘H’이라 한다) I노동조합 J본부 K지부 산하 L지회(이하 ‘L지회’라 한다)의 조합원들인 레미콘 지입차주 겸 운송기사(이하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라 한다)들은 M, N 지역의 레미콘 생산·납품 업무를 담당하는 47개 레미콘 제조회사(이하 ‘피해회사들’이라 한다)와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들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주도하여 2020. 5.경 및 2022. 5.경 피해회사들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진 레미콘 차량의 운송 거부 등 행위(이하 시간순으로 ‘이 사건 제1차 파업’ 및 ‘이 사건 제2차 파업’이라 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파업’이라 한다)는 L지회 간부들의 급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한 복지기금(이하 ‘이 사건 복지기금’이라 한다)의 지급 또는 증액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자들의 권리 향상이 아닌 피고인들의 사적 이익을 위한 행위이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법상 절차 또는 이와 유사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는바, 이 사건 각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형법상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회사들을 협박하여 사적이익을 취득한 공갈행위에 해당한다.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집단적 운송거부 행위는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고, 불법한 수단이 활용되었으며, 그로 인해 피해회사들의 업무가 중단되었으므로 이는 위력으로 피해회사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파업을 통해 피해회사들 소속 대표들을 압박하여 피해회사들로부터 복지기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은 것은 근로자의 적법한 쟁의행위 및 그 결과이며, 피고인들이 주도한 이 사건 각 파업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타인과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해당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또는 무명계약 등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 달리, 헌법상 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통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등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0다267491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1557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이와 같이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쟁의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요구사항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야 하고,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한다. 그리고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도3566 판결, 대법원 2022. 12. 16. 선고 2015도8190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의 시기 및 절차에 노동조합법 등 관련 법률의 규정을 위반한 점이 있더라도 이것만으로 바로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것이 아니라 그 위반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생활의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의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을 살펴서 그 정당성 유무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참조).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케 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고 그 점거의 범위가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의 방법으로 인정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13591 판결 등 참조).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심의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새로이 드러난 것도 없다. 여기에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회사들은 레미콘 제조‧납품 회사들로서 공장에서 레미콘을 제조하고 이를 레미콘 운송 차량으로 건설현장 등 공사현장에 운반하여 납품한다. 피해회사들이 레미콘을 운반할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은 직영제와 지입제 방식이 있고, 직영제 방식은 보통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이 피해회사들에 직접 고용되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월급을 지급받는 형태이며, 지입제 방식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과 같이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이 차량을 구입한 후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해회사들에 차량을 지입한 뒤 피해회사들과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운송 횟수 등에 따라 운반비를 지급받는 형태이다.
피해회사들은 통상 약 80~90%의 비율로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과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10~20%의 비율로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을 직접 고용한다. 피해회사들이 이와 같이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대부분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이유는 레미콘 제조회사들의 규모 자체가 소규모로 영세한 경우가 많아 레미콘 운송 차량을 대량으로 직접 보유하며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회사들 소유의 레미콘 차량으로 레미콘 운반업무를 수행하는 직영제 운송기사들 역시 H 산하 L지회에 가입되어 있고, 피해회사들과 사이에 작성하는 계약서의 형식이 주로 근로계약서이기는 하나, 임금 지급방식을 제외하고는 그 주요 내용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체결하는 운반도급계약과 대부분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도 과거에 피해회사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자신들이 직접 레미콘 차량을 마련하고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나 레미콘 차량에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피해회사들의 상호와 로고가 나타나도록 도색하여야 하고, 피해회사들의 레미콘 출하에 지장이 없도록 항상 차량을 운행 가능한 상태로 대기하여야 한다. 또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과 레미콘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기간을 대게 1~2년 단위로 체결하나 위 계약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상 자동으로 갱신되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길게는 30년 이상까지도 장기간 한 개의 레미콘 회사에 전속되어 지속적으로 레미콘 운반업무를 수행하였다.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근무일별 레미콘의 운반 장소와 운반 횟수, 출하시간(피해회사들의 출하시간은 통상 오전 7~8시부터 오후 4~5시까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운반해야 할 레미콘의 종류와 양 등을 결정하였다. 특히 피해회사들 측 담당자가 레미콘 운반 전날 미리 작성된 배차표를 카카오톡 등에 게시함으로써 시간대별 출근조를 정하였고,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이 지시하는 시간, 즉 통상적으로 평일 아침 7시에 피해회사들의 공장으로 출근하여 차량에 레미콘을 싣고 출하실에서 송장을 받은 뒤 위 송장에 따라 레미콘을 배송하고 오후 운송까지 완료한 후 공장으로 돌아와 차량운행일보를 작성하여 출하실에 제출하고 퇴근함으로써 피해회사들이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해회사들은 레미콘을 납품하는 건설현장 등 공사현장에서도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에게 작업지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로부터 차량 운송에 관한 안전교육을 받아야 했으며, 피해회사들이 정한 안전수칙 등을 준수해야 했다. 나아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 중 일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레미콘 제조회사의 관리부서나 출하팀에 휴가계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업무 내용, 레미콘 운반이 이루어지는 시간, 레미콘 운반 수행에 필요한 시간, 레미콘 시장의 구조, 레미콘 차량에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특정 레미콘 회사의 상호와 로고가 나타나도록 도색되어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복수의 레미콘 제조회사와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거나 피해회사들과 같은 업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레미콘 운송업을 하는 등 다른 영업활동을 통해 수입을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도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특정 피해회사들에게만 소속되어 레미콘 운반업무만을 수행하고, 특정 피해회사들로부터 받게 되는 운반비가 주된 소득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회사들에 직접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는 직영제 방식의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과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근로형태는 임금 지급방식을 제외하고 대부분 유사하였는바,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비추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사실상 피해회사들에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고,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지급받는 운반비는 운송 횟수(회전수)에 따라 변동되지만(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1회전당 운송단가에 월 총 운송 횟수를 곱한 운반비와 시간외수당 등을 지급받는다) 이는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제공하는 노무의 양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서 피해회사들이 지급하는 운반비는 결국 ‘노무 제공의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1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대부분 피해회사들이 미리 마련한 정형화된 형식으로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2 피해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O 발전협의회(이하 ‘회사발전협의회’라 한다) 전무 P는 수사기관에서 ‘원칙적으로 레미콘 지입차주별로 지급되는 운반비가 다르기는 하나, 레미콘 제조회사는 지입차주들을 상대로 비슷하게 운송 횟수를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운송지 입차주들에게 지급되는 운반비 액수는 비슷할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3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집단적 합의에 의하여 피해회사들을 상대로 운송단가의 인상을 요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소득은 상당 부분 피해회사들에 의하여 결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회사들은 불특정‧다수의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을 상대로 미리 마련한 정형화된 형식의 운반도급계약서를 사용하여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운반도급계약서에는 피교육의무와 같은 내용뿐만 아니라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지켜야하는 준수사항이나 금기사항 등과 같이 주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의무사항을 위주로 정하고 있고, 운반비 등 핵심적인 계약조건은 사실상 피해회사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운반업무는 피해회사들의 레미콘 제조‧판매 사업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이라 평가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의 사업 과정에 편입되어 피해회사들이 생산한 레미콘 운반이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노무 제공 없이는 피해회사들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는 없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의 사업 조직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해회사들은 운송 장소, 운반 횟수, 출하시간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운송 전날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시간대별 출근조를 지정한 점, 2 이에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통상 정해진 시간에 회사 공장으로 출근하여 배차 지시에 따라 레미콘을 운송하고 업무 종료 후에는 공장으로 복귀하여 차량 운행일보를 작성하고 제출한 뒤 퇴근하는 점, 3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운행하는 차량에 회사의 상호와 로고가 나타나도록 도색을 하게 한 점, 4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 중 일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레미콘 제조회사의 관리부서나 출하팀에 휴가계를 제출한 점, 5 운반도급계약의 내용에 의하면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조기 출하 및 잔업 대기 지시를 비롯하여 출하 요청에 불응하거나 이를 거부하는 경우 출하 제재나 계약해지를 하는 것이 가능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회사들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행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피해회사들과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용 이외의 계약 유형에 의한 노무제공자까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노동조합법의 근로자 정의 규정과 대등한 교섭력의 확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피해회사들의 사업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피해회사들과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음에도 피해회사들에 비해 현저히 약한 교섭력을 가진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에게 일정한 경우 집단적으로 단결함으로써 그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피해회사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노무제공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권리 등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헌법 제33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이 사건 각 파업이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파업을 통해 피해회사들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복지기금은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고, 가사 이 사건 복지기금이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파업의 주된 목적이 L지회 조합원들로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에 있었던 이상 이 사건 각 파업은 그 주체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전체적으로 수단과 방법의 적정성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법 제29조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고, 이는 크게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과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자에는 임금, 근로시간, 복지후생, 안전과 보건, 재해보상‧부조, 해고‧전직‧징계 등 인사의 기준이나 절차 등이 포함되고, 후자에는 노동조합의 활동, 단체교섭의 절차와 방식 등이 포함된다.
1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비록 운반도급계약에 따라 레미콘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점, 2 그럼에도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피해회사들과 개별적으로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노동조합을 따로 조직하지 못하고 있었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서 법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있었던 점, 3 이 사건 복지기금은 2019. 5.경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L지회가 설립된 이후 2020년도 임금·단체협약 논의 과정에서 ‘노조 발전기금’, ‘노사 상생기금’ 등의 명칭으로 불리며 “레미콘산업 발전 및 조합원들의 고충 처리, 산업안전활동, 임단협 교섭 등을 위한 노조의 활동을 위한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L지회의 상부조직인 K지부 측으로 지급된 금원인 점, 4 실제로 이 사건 복지기금은 L지회 간부들의 급여, 상여금, 휴가비, 렌트 차량 보증금, 수련회 버스비 및 식대 등으로 사용된 점, 5 L지회 상근 간부들은 레미콘 제조회사들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회사 측과 배차 및 증차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노사교섭, 산업안전 교육 및 고충처리 업무를 수행한 점, 6 피해회사들 측인 회사발전협의회 전무 P도 원심법정에서 ‘H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레미콘 운송기사들의 처우개선이 상당히 되었고, 임금도 많이 올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복지기금은 단순히 L지회 간부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급부로 보기는 어렵고,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필요한 노동조합의 활동 내지 단체교섭의 여건 형성에 필요한 금원으로 충분히 볼 수 있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어 시행된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의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급여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하였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 종사할 수 있고(제24조 제1항), 이에 따라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근로자(근로시간면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노동조합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24조 제2항). 위와 같이 현행 노동조합법이 구 노동조합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달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급여지급 금지 규정 등을 삭제하고 근로시간면제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은 이를 통해 ‘근로자의 단결권 보장의 범위를 확대’함에 있다. 나아가 현행 노동조합법은 사용자가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하여 급여를 지급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면서도,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그 밖에 재해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 및 그 밖에 이에 준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의 운영비 원조행위는 예외로 하고 있다(제81조 제1항 제4호).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허용한 노동조합법의 개정이유,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를 허용한 규정의 취지, 그리고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노동조합법의 목적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복지기금이 비록 노동조합법 제24조에서 정한 근로시간면 제자 내지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로 볼 수 없더라도 L지회의 간부들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을 위하여 노사교섭, 산업안전 교육 및 고충처리 업무 등을 실제 수행한 점을 고려할 때 피해회사들이 이 사건 복지기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 혹은 이 사건 복지기금을 교섭사항으로 하는 이 사건 각 파업이 곧바로 위법,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가사 이 사건 복지기금이 직접적으로 근로자의 대우 및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당한 단체교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1 L지회의 2020년도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은 주로 운송단가 내지 기본급 인상, 수당 및 휴일의 지정 등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및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필요에 따라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 L지회의 2022년도 임금·단체협약 요구안 역시 운송단가 및 기본급, OT 수당의 인상, 피해회사들간 수당 통일 등이 그 주된 내용을 이루었던 점, 3 그 밖에 2020년도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공동쟁의대책위원회 결의문에는 “단체교섭을 통해 운송단가를 현실화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을 것이다.”라는 단체교섭의 목적이 명시되어 있었던 점, 4 이 사건 제1차 파업 당시 조합원들이 들고 있던 현수막에는 “레미콘 납품단가 현실화하고 부실공사 추방하자”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던 점, 5 피해회사들 측 관계자 또한 수사기관이나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각 파업 당시 레미콘 차량 운송기사들이 운송단가를 인상해 달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고, 이 사건 각 파업으로 인하여 피해회사들 개별 업체당 증액되는 운송비에 비해 복지기금의 액수는 큰 금액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P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1차 파업으로 인하여 25인 사업장 기준으로 운송비는 월 2,250만 원이 증액되었고, 복지기금은 월 30만 원을 지급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파업의 직접적 또는 주된 목적은 운송단가 인상 등 L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또는 근로환경을 협상하는 데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파업을 통해 관철하고자 하였던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주장에 이 사건 복지기금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파업이 목적의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L지회가 이 사건 각 파업의 결정 과정에서 노동조합법 제45조 제2항 전단의 조정 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1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전치의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무조건 정당성이 결여된 쟁의행위라고 볼 것은 아닌 점(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도4812 판결 참조), 2 K지부 및 L지회는 이 사건 각 파업 전 수개월에 걸쳐 회사발전협의회 및 피해회사들과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교섭과 협상을 진행하다가 결렬되자 이 사건 각 파업에 나아갔고 사전에 파업을 통보하기도 한 점, 3 이 사건 각 파업 과정에서 이루어진 집회의 경우 분회 단위로 각 피해회사들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수십 명의 근로자들이 1시간 이내의 시간동안 피해회사들의 사업부지에서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를 제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다른 직원들의 출입을 막거나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나 폭력 등 파괴적인 행위는 수반되지 않았던 점 등 이 사건 각 파업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 사건 각 파업의 방식, 규모, 전후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파업 개시의 절차와 관련하여 관련 법규에 정한 요건에 다소 미비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절차 위반으로 인하여 사회‧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는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여 이 사건 각 파업의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까지 볼 수는 없다.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L지회 소속 조합원들과 행한 파업은 ‘위력’에 해당하지 않거나 ‘근로자의 쟁의행위로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그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여서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으로 볼 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근로자에게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 있으므로, 이러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것은 아니며,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등의 사정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 비로소 그러한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도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1도46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심의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새로이 드러난 것도 없다. 여기에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H단체 I노동조합 J본부 본부장인 피고인 A, K지부 지부장인 피고인 D가 2019. 12. 20.경 회사발전협의회의 회장 Q과 전무 P를 만나고, K지부(지부장 피고인 D)가 2020. 2. 27.
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심의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새로이 드러난 것도 없다. 여기에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H단체 I노동조합 J본부 본부장인 피고인 A, K지부 지부장인 피고인 D가 2019. 12. 20.경 회사발전협의회의 회장 Q과 전무 P를 만나고, K지부(지부장 피고인 D)가 2020. 2. 27. 회사발전협의회에 2020년도 레미콘 임금‧단체협약 교섭 요청에 관한 공문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K지부 및 L지회는 회사발전협의회 및 피해회사들과 여러 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교섭과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2 K지부(지부장 피고인 D)는 피해회사들의 대표들에게 2020. 4. 6. ‘2020년도 레미콘 임단협 교섭 성실 참가 요청 건’의 공문을, 2020. 4. 16. 회사발전협의회가 2020. 4. 교섭에 응하지 않음을 이유로 ‘2020년도 레미콘 임단협 개별교섭 전환 통보 건’의 공문을, 2020. 4. 21. 구체적인 운송단가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2020년도 레미콘 임단협 요구안 최종안 통보 건’의 공문을, 2020. 5. 8. 개별교섭 결렬에 대한 책임을 통보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발송한 점(K지부 및 L지회가 2020년 요구한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의 약정기간 시기는 2020. 5. 1.부터이다), 3 이후 K지부(지부장 피고인 D)는 2020. 5. 12. 피해회사들의 대표들에게 교섭결렬로 인한 총 파업을 통보하고 2020. 5. 14.부터 파업에 돌입한 점, 4 피해자 R(주)의 영업팀장인 S은 원심법정에서 ‘파업을 하기 전 사전에 연락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5 이 사건 제1차 파업을 통해 K지부와 회사발전협의회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의 약정기간 종기는 2022. 4. 30.까지였던바, 이에 K지부 및 L지회는 위 기간 만료 전인 2022. 1.경부터 회사발전협의회 측과 여러 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교섭과 협상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2020년도 임금‧단체협약 교섭과 마찬가지로 결렬되자 이 사건 제2차 파업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파업이 사용자인 피해회사들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1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으로서 피해자 (주)T의 대표이기도 하였던 Q은 수사기관과 원심법정에서 ‘2020. 5.경 집회는 사업장 내 마당에서 앰프로 음악을 틀어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방식이었고, 피고인들을 비롯한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시위를 할 때 차량 진입을 막는 등의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법정에서도 ‘2020년도 앞마당 집회로 물건이 부서지거나 다른 손해가 발생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2 피해자 R(주)의 영업팀장인 S은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제1차 파업에 관하여 ‘당시 집회는 와서 노래 부르고 험악한 행동은 없었고 20~30분 정도 한 것 같다. 매일 집회를 한 것은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했다. 조합원들이 다른 직원이나 차량의 통행을 몸으로 막거나 시설을 부수거나 폭력을 쓴 일은 없다. 집회는 아침 7시에 20~30분 정도 하고 끝냈고, 그리고 나서 바로 출하가 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파업기간에는 M 전체가 파업을 하였기 때문에 파업기간 중 납품을 하지 못한 물량 대부분은 파업 종료 후 납품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3 당심에 이르기까지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을 비롯한 L지회 조합원들이 이 사건 각 파업을 진행하면서 폭력행위 등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 점, 4 위 Q은 수사기관에서 ‘15일만 영업을 못해도 부도 위기에 처한다. 피해회사들은 1차 부도 위기 직전에 이를 막고자 합의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이는 레미콘 산업이 생산 즉시 운송해야 하는 특성상 재고를 보유하기 어렵고 레미콘 제조회사들의 영세한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고 할 것인바,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따른 쟁의행위에 대한 형사 책임을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손해를 헌법상 보장하는 근로자들의 행위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파업은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집단적으로 레미콘 운송업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뿐, 사업장 무기한 점거나 시설파괴, 다른 근로자들의 조업 방해 등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행위는 수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파업으로 인하여 피해회사들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로 피해회사들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각 파업의 기간이 약 2주에 그쳐 무기한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과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각 파업 과정에서 집회가 이루어진 장소는 피해회사들의 사업장 내로서 이는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로 이들이 조합활동을 하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고 또한 종국적으로 피해회사들이 이들의 근로제공결과를 향유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피해회사들에게는 그의 업무에 특별한 방해를 초래하지 않는 범위라면 이 사건 레미콘 지입차주들의 조합활동을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희(재판장) 계훈영 이경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