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춘천)판결

서울고등법원(춘천) 2023. 1. 20. 선고 2022나291 판결

(춘천)2022나291 임금

판결요지

소외 회사와 그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2012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합의는 새로운 합의에 해당하여 소외 회사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2012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로 볼 수 없다.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1. 기초사실”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피고는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던 H의 영업을 양수함으로써 H와 그 소속 택시근로자들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주 40시간, 1일 8시간)를 포함한 근로관계를 승계하였고, 그후 I 노동조합과의 2012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임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따라서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종전과 같이 1일 8시간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원고들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연장‧휴일근로수당 포함),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 표 ‘합계’란 기재 미달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2012.4.20. 설립되어 2012.5.3.부터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한 신설회사로서, H로부터 그 소유 택시들과 택시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하였을 뿐 H의 영업 자체를 양수한 사실이 없으므로, H와 그 소속 택시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설립 후 체결한 2012년 임금협정은 종전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아니라 새로운 임금협정으로 보아야 한다.

2)

설령 2012년 임금협정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라고 하더라도, 이는 택시요금 인상 등에 따른 원고들의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의 변경에 의한 것이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합의로 볼 수 없다.

3)

2012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대해서 원고들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위 소정근로시간은 기준운송수입금(=사납금)과의 관계에서 합리적으로 정한 것이고, 그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가 되는 경우 원고들은 예견하지 못한 이익을 얻고, 피고는 예견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되므로, 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를 무효로 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서 용인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구 근로기준법(2018.3.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제1항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4.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영업의 양도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이를 일체로 이전하는 것이어서 영업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2.5.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2012년 이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가 H가 보유하던 택시들과 H의 택시운송사업면허를 양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H에서 근무하던 택시운전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H에서 퇴직한 후 곧바로 피고에 입사한 사실은 인정되나, 영업양도계약서 또는 그 밖에 H의 인적·물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피고에게 이전되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여,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H의 택시영업을 양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H와 그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와 I 노동조합 사이의 2012년 임금협정상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은 새로운 합의에 해당하므로 H와 그 소속근로자들 사이에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설령 H와 피고 사이에 영업양도에 따른 근로승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H가 그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어떠한 내용으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를 하였는지, H의 소정근로시간 합의시점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후 피고가 2012년 임금협정을 체결하기까지 소정근로시간이 어떻게 정해지고 어떠한 변경과정을 거쳤는지를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갑 제8, 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H가 원고 C에 대한 고용보험 신고를 하면서 주 소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신고한 사실은 인정되나, 고용보험 신고내역을 H와 그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단체협약, 임금협정 등과 동일시 할 수는 없는 점, 원고들은 3일 근무 1일 휴무의 형태로 근로하고 있으므로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이 곧바로 1일 8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의미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피고는 2012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합의한 이후인 2018.경까지도 여전히 고용보험 신고를 하면서 원고들의 주 소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신고하였던 바 고용보험 신고내역상 주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과 관계없이 형식적으로 기재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H가 그 소속 근로자들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으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2012년 이후의 임금협정이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인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기존의 취업규칙이나 임금협정을 그대로 승계한 것인지 여부도 알 수가 없다.

3)

택시운전근로자들의 택시 운행시간 중에는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 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4)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합의된 1일 소정근로시간은 2012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1일 3시간으로 정해진 이후 단축된 바 없고, 2015년, 2016년 월 소정근로일수가 종전의 20일에서 23일로 늘어나면서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월 기본급이 당초 420,000원에서 460,000원, 520,000원으로 증가하기도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 중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일부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견종철

판사 이배근

판사 이은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