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6. 7.경 서울지방노동청장에게 1995년도(1995. 7. 1.부터 1995. 12. 31.까지) 고용보험법에 의한 확정보험료 3,091,860원을 보고 · 납부하였다.
이에 서울지방노동청장은 1998. 12. 31. 합명회사인 원고의 대표사원 1명을 제외한 사원 55명(지사장 포함)을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1995년도 확정보험료를 30,698,240원으로 산정한 다음, 여기에서 원고가 자진 보고· 납부한 보험료를 차감하여 27,606,380원(가산금 별도)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서울지방노동청장의 권한이 1999. 10. 1. 피고에게 승계되었다.
[증거] 갑 제1호증 및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합명회사의 사원은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사원 55명을 근로자로 보고 고용보험료를 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관계 법령
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의 시행을 통하여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 · 향상을 도모하고, 국가의 직업지도 · 직업소개기능을 강화하며,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의 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하여 경제 ·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피보험자라 함은 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를, 임금이라 함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임금을 말하며(제2조 제1, 4호), 사업주와 근로자는 당연히 보험의 가입자가 되고(제9조 제1항), 실업급여는 구직급여와 취직촉진수당(조기재취직수당, 직업능력개발수당, 광역구직활동비, 이주비)으로 구분하며(제28조), 노동부장관은 보험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사업주와 피보험자인 근로자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고(제56조 제1항),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보험료는 당해 사업에 종사하는 피보험자인 근로자의 임금의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제56조 제3항) 규정하고 있다.
인정 사실
원고는 1991. 7. 5.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이하 '지가공시법'이라 한다) 제19조의 규정에 의하여 감정평가업을 영위하고자 감정평가사 45명이 사원이 되어 1,000만 원씩을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상법상의 합명회사이다.
원고의 정관에 의하면, 사원은 지가공시법에 의한 감정평가사이어야 하고(제5조), 사원의 출자는 현금 또는 현물로 하고(제6조), 사원은 그 출자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총 사원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고(제7조), 사원총회는 전 사원으로 구성하고(제9조), 사원총회는 정관의 변경 기타 법인의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의결하고(제11조), 각 사원은 평등한 의결권을 가지고(제13조), 원고의 제반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임원을 포함한 2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두고(제15조), 임원으로 본사에 대표사원 1인, 지사에 지사장 1인을 두고 임원만을 업무집행사원으로 하고(제16조), 임원은 사원총회에서 선출하되 지사장은 지사 소속 사원총회에서 추천한 사원 중에서 선출하고(제17조),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하되 사원총회의 결의로 연임할 수 있고(제18조), 대표사원은 원고를 대표하고 일체의 업무를 통할하고, 원고가 감정평가업무를 행함에 있어 임원은 그 업무를 담당할 사원인 감정평가사를 지정하고(제19조), 지사장은 지사의 업무를 통할하고(제20조),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직원을 두되 직원의 직제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운영위원회에서 따로 정하고(제24조), 원고의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책임에 대하여는 전 사원이 균등부담함을 원칙으로 하고, 원고의 성립후 새로이 가입한 사원은 그 가입전에 생긴 원고의 채무에 대하여 다른 사원과 동일한 책임을 지며, 사원은 퇴사후에도 퇴사전에 행한 업무에 법률상의 책임을 진다(제30조)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 회사 설립 이후 대표사원은 연장자 순으로 1년씩 역임하여 왔고, 실제 감정평가업무의 배당과 처리에 관하여는 당직근무제를 실시하여, 사전협의에 의하여 정하여진 순번에 따라 사전에 지정된 그날의 당직근무자인 사원이 감정평가의뢰서를 접수한 후 일정한 순서대로 사원들에게 평가업무를 배정하고, 감정평가서를 심사· 회보하고 있으며, 법원의 감정평가명령에 의한 시가감정, 건설교통부의 의뢰에 의한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 및 시 · 군 · 구의 의뢰에 의한 개별공시지가 검증 등은 업무의 의뢰 당시 감정평가사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업무집행에 관하여 대표사원이나 당직근무자가 관여할 여지가 없다. 또한 사원들은 사원보수규약에 의하여 매년 1월부터 11월까지 기준보수금 및 상여금 명목으로 균등한 금원을 수령한 후 당해 연도의 경영실적 및 자금상황에 따라 매년 12월에는 다른 분기보다 많은 액수의 상여금을 수령하여 왔는데, 원고는 대표사원을 포함한 사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와 상여금에 대하여 갑종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 납부하고 있다.
고용보험법의 시행(1995. 7. 1.)을 앞두고 노동부가 1995. 6.경 발행 · 배포한 '사업체 고용보험업무 처리요령'에 의하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인 근로자 여부는 근로기준법상의 정의에 따른다고 하면서, 원칙적으로 회사의 임원, 감사, 무한책임사원, 기타 법인 · 단체 · 조합 등의 대표자 또는 집행기관의 지위에 있는 자는 근로자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 원고는 감정평가사인 사원들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만을 피보험자로 하여 1996년 하반기 고용보험료를 보고 · 납부하였다.
원고는 1997. 12. 31. 피고로부터 무한책임사원인 감정평가사들에 대한 1994년부터 1998년분까지의 산재보험료 합계 48,022,640원의 부과처분을 받고 이를 납부한 후, 감정평가사들은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 환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1998. 5. 18. 원고 회사의 정관 규정에 의하면 감정평가사들이 대내외적으로 균등한 권리행사와 무한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기 보다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위 산재보험료를 전액 환급하였다.
[증거] 갑 제4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갑 제19호증의 1 내지 20, 제1심 증인 B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판단
고용보험법은 근로자의 정의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14조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고용보험법의 목적, 실업급여의 종류 등에 비추어 보면 고용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8두200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참조).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사원은 대표권 또는 업무집행권의 유무에 관계없이 회사재산으로 회사의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고 가입과 탈퇴의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달리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는 점, 대표사원은 관례적으로 사원들 중 연장자 순으로 선출되어 왔고 그 임기가 종료된 후에는 다시 일반 사원으로 돌아가 감정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회사의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은 사원총회나 운영위원회의 결의에 의하고 있는 점, 원고의 사원인 감정평가사들은 지가공시법 제14조 소정의 자격을 갖추고 타인의 의뢰에 의하여 토지 등을 감정평가함을 그 직무로 하는 자들로서 지가공시법 제18조 소정의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한 후 언제든지 감정평가사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성실의무와 함께 허위 또는 부실한 감정평가에 대하여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있는 점(지가공시법 제26조, 제27조), 감정평가업무의 실제에 있어서도 당직제에 의한 감정평가업무의 배당 또는 외부에서 의뢰받은 감정평가업무 중 일부는 그 의뢰 당시에 이미 감정평가사가 지정되어 있어 대표사원이 사원들의 감정평가업무에 관여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할 지위에 있지 아니한 점, 원고의 사원들이 사원보수규약에 따라 매월 지급받아 온 금품은 감정평가사로서 감정평가업무의 수행에 대한 대가 또는 당해 연도의 사업실적에 따른 상여금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가 피고로부터 사원들에 대하여 부과 · 납부된 산재보험료를 모두 환급받은 점 및 고용보험법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부 및 그 산하 지방노동청에서 발행 ·배포한 '사업체 고용보험업무 처리요령'에서도 원칙적으로 합명회사의 사원을 근로자로 보지 아니하여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사원들은 원고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원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고, 따라서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사원들이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인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12. 28.
판사 우의형(재판장) 이강원 김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