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철강제품 제조업체 생산직 근로자에 “홍반성 루프스, 간질성 폐렴”이 발병 치료 중 사망한 경우 작업환경에서 발생되는 망간 등 유해물질에 폭로되어 발병하거나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2000.10.05, 서울고법 2000누1692)
[요 지]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는 병적인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에 의해 조직이나 세포가 파괴되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자외선, 약물, 중금속, 성호르몬, 바이러스 및 세균, 실리카 폭로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었을 경우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간질성 폐렴은 홍반성 루프스에 동반되어 발병할 수도 있지만,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티타늄, 베릴륨 등의 금속분진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망간 등의 금속분진에 노출될 경우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한편, 망간에 의해 면역기능이 손상되거나 홍반성 루프스와 같은 자가면역기능질환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망간이 호흡기 질환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적어도 망간 노출이 홍반성 루프스에 의한 간질성 폐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 사 건 / 2000.10.5 선고, 서울고법 2000누1692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피항소인) / 이○○
* 피고(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주 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인 망 김○○는 1992.1.27.부터 ○○제강 주식회사 인천공장에서 근무하다가, 1998.7.28. “홍반성 루프스 의증, 유육종증 의증, 지루 피부염 의증” 진단을 받고 치료 도중, 1999.1.2. 선행사인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중간선행사인 “망간 폐렴 의증”, 직접사인 “급성 호흡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1999.4.13.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1999.4.14. 이 사건 부지급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된 사실관계
⑴ 망인의 업무내용, 근무환경 등
㈎ 망인은 1992.1.27.부터 철강제품 제조업체인 ○○제강 주식회사 인천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위 회사에서 철근 등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대체적인 작업공정은 ① 자동투입장치인 ‘호퍼’에 선철을 투입, ② 용해로로 이송하여 용강을 생성, ③ 용강을 ‘턴디쉬(turndish)’로 이송, ④ 턴디쉬에서 노즐을 통하여 주형에 주입, ⑤ 냉각수에 의한 냉각, ⑥ 반제품인 빌레트 생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망인은 입사 이후 4년여간 30톤 연속주조반(용해되어 나온 용강을 주형에 주입하여 열을 식힌 뒤 반제품인 빌레트를 생산하는 부서)의 연주공으로 근무하면서 ‘턴디쉬’에서 나온 용강이 주형으로 주입된 후 주입구 주위에 있는 용강을 제거하는 일을 하였고, 1996. 12.경부터 1998. 8.경까지는 기계 조작실의 조작공으로 근무하면서 위 각 공정을 통제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 망인이 근무하였던 연속주조반의 바로 옆에 위치한 용해반(선철을 용해시켜 용강을 생성하는 부서)에서는 전철을 용해시켜 용강을 만들기 위해 망간을 사용하였다.
⑵ 망인의 건강상태 및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 망인은 1965.12.15.생으로 사망 당시 만 33세였다. 망인은 당초 위 회사의 연주공으로 채용될 때나 그 이후에 별다른 질병이 없었는데, 1998.7.28.경 상체에 피부 발진이 발생하자 ○○대학교 병원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은 결가 “홍반성 루프스 의증, 유육종증 의증, 지푸 피부염 의증”으로 진단받고 1998. 8. 14.부터 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면역억제요법 등의 치료를 통해 피부 병변이 다소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자 1998.9.11. 퇴원하였다. 이후 망인은 간헐적인 통원치료를 받아오다가 1998.10.26.경 그 증상이 다시 악화되자 위 병원에 재입원하여 “간질성 폐렴,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의증), 망간에 의한 폐렴(의증)”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간질성 폐렴이 급격히 악화되어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는 바람에 1999.1.2. 사망하고 말았다.
㈏ 위 병원에서 실시한 망인의 폐 조직검사 결과 망인의 폐 조직내 망간 농도는 4644.44ng/g으로 측정되어 정상치(416~791ng/g)의 10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⑶ 홍반성 루프스 등
㈎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는 병적인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에 의해 조직이나 세포가 파괴되어 전신에 거쳐 다양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사람이 자외선, 약물, 중금속, 성호르몬, 바이러스 및 세균, 실리카 폭로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었을 경우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인하대학교 병원 소속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간질성 폐렴은 홍반성 루프스에 동반되어 발병할 수도 있지만,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티타늄, 베릴륨 등의 금속 분진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망인의 사인은 간질성 폐렴인 것이 분명하지만, 간질성 폐렴이 홍반성 루프스에 의해 발병한 것인지 망간에 의해 발병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망인의 폐 조직에서 정상인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망간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망간에 의하여 폐렴이 유발되었거나 망간 폭로로 인해 홍반성 루프스에 의한 간질성 폐렴이 악화되었을 가능성은 있다.
망간 등의 금속분진에 노출될 경우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망간에 의해 면역기능이 손상되거나 홍반성 루프스와 같은 자가면역기능질환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망간이 호흡기 질환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적어도 망간 노출이 홍반성 루프스에 의한 간질성 폐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관계 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별표 1]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인정기준 11. 나.에 의하면, “망간 또는 그 화합물에 다량으로 폭로되어 나타나는 급성장해로 폐렴의 증상 또는 소견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판단
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의 입증정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다.
⑵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제강 주식회사 인천공장은 선철을 용해하기 위해 망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그 소속 근로자들이 망간에 폭로될 가능성이 있는 점, 망인이 직접 망간을 다루는 용해반에 근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 인접한 연속주조반에 상당 기간 근무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망간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폐 조직에서 정상치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망간이 검출된 점(망인이 근무한 연속주조반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 결과 망간 발생량은 노출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망인의 작업 환경, 폐 조직검사 결과 등에 비추어 업무 이외의 다른 요인으로 인해 망인의 폐 조직에 망간이 축적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망간 등 금속 분진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간질성 폐렴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위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망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간질성 폐렴이 발병하였거나 적어도 홍반성 루프스에 의해 병발된 간질성 폐렴이 폐 조직 내에 축적된 망간 분진으로 인해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사망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⑶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의형(재판장), 이강원, 김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