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본인 소유의 오토바이로 출근하던 중 회사에서 관리하는 진입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2004.09.24, 서울고법 2004누628)
[요 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골프장 진입도로는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사업장 시설 일부에 속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일 뿐만 아니라 평소 소외 회사 직원들의 출퇴근용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사업주가 수행하던 골프장 관리업무의 작업장 범위 내에 포함된다 할 것이고,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경우라도, 일단 사업장 시설에 도착하여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작업장 범위 내로 들어온 경우에는 그 이후의 통근행위는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위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출근과정 중 발생한 재해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사 건 / 2004.9.24 선고, 서울고법 2004누628 판결 유족보상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피항소인) / 최○○ 외 5명
* 피고(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행법 2003.12.9. 선고 2003구합14277 판결
[주 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6, 갑 제6호증의 1, 2,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소외 최○○는 1996.6.18. 주식회사 ○○○(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화성시 정남면 ○○리에 있는 소외 회사 내 ○○○ 리조트 골프장에서 코스관리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였는데, 2002.10.14. 07:30경 그 소유의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중 골프장 정문을 통과한 후 골프장 내에 설치된 골프장 진입도로를 이용하여 정문쪽에서 골프장 클럽하우스 사무실 방향으로 약 400m 진행하다가 진입이 금지된 반대 차로로 진입하여 마침 손님 차를 주차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마주 오고 있던 소외 문○○이 운전하는 경기 ○○모○○63호 소나타 승용차의 좌측 앞부분과 충돌하였고, 그 충격으로 도로에 넘어져 그 날 17:55경 ○○대학교병원에서 급성경막하출혈등으로 인한 뇌간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망 최○○(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형제자매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부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위 사고 지점이 소외 회사의 사업장 내의 사내도로라고 하더라도 망인의 출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위 사고는 사업장 시설물의 결함 또는 소외 회사의 시설물에 대한 관리소홀로 인한 것이 아니라 위 도로상에 설치된 역주행을 금지한 안전표지를 위반하여 운전한 망인의 일방적인 과실, 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제35조 제2항이 정한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사고는 망인이 출근 중에 소외 회사의 정문을 통과하여 소외 회사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사업장 내 사내도로상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7호증, 을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다만, 갑 제7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및 제1심 증인 남○○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7호증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위 인정을 좌우할 증거가 없다.
위 교통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골프장 정문에서 시작하여 골프장 클럽하우스 사무실까지 이어지는 사내도로인데, 정문에서 클럽하우스 방면으로 400m 정도 진행한 지점부터 잔디와 가로수가 식재된 중앙분리대에 의하여 클럽하우스로 진입하는 차로(진입차로)와 정문쪽으로 나가는 차로(진출차로)로 나뉘어진다. 한편, 중앙분리대가 시작되기 전에 진입차량은 진출차로로 진입하지 말라는 취지로 진출차로 방면의 도로 바닥에 세 개의 화살표 위에 가위표가 표시진 그림이 흰 색으로 큼직하게 그려져 있고, 진입차로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진입차로 쪽으로 그려져 있으며, 중앙분리대의 진출차로쪽 입구에 진입금지라고 쓰인 나무 푯말이 세워져 있다.
중앙분리대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클럽하우스 방면으로 약간 진행하면 차로 오른쪽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고, 다시 약 200m~300m 더 진행하면 두 차로가 다시 만나게 되며, 그 전방 100m~200m에 클럽하우스가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분리대를 사이에 두고 갈라진 차로 중 진출차로가 진입차로에 비하여 오르막 경사가 완만하였고, 오토바이로 출근하고 있는 망인을 비롯한 소외 회사 근로자 4, 5명은 그와 같은 이유로 평소 출근길에 중앙분리대 좌측 진출차로를 이용하여 왔으나, 소외 회사측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근로자들 또한 소외 회사로부터 진출차로를 이용하여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나 안전교육을 받은 사실은 없었다.
위 사고 당일 도로 주변에는 시야가 3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고, 망인은 진출차로의 2차로중 1차로로 진입하여 중앙분리대쪽 가장자리로 약간 진행하다가 위와 같은 문○○이 운전하던 승용차와 충돌하였다.
문○○은 소외 회사와 주차관리 및 시운전관리업무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와 같은 사고를 야기하였으며, 2003.2.24.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교통사고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되었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을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근로자의 출ㆍ퇴근시에 발생한 재해는, 비록 출ㆍ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ㆍ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출ㆍ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ㆍ퇴근과정이 사업자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12.24. 선고 99두902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ㆍ퇴근하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나, 이러한 경우라도 근로자의 그 통근과정이 사용자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통근 중의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이 사고를 당한 지점은 소외 회사의 사업장 내에 설치된 골프장 진입도로로서 소외 회사가 관리하고 있는 사업장 시설 일부에 속하여 사업주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일 뿐만 아니라 망인을 비롯한 승용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소외 회사 직원들의 출ㆍ퇴근용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사업주인 소외회사가 수행하던 골프장 관리업무의 작업장 범위 내에 포함된다 할 것이고, 한편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ㆍ퇴근을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그 통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지 아니하여 그 도중의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사업장 시설에 도착하여 사용자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작업장 범위 내로 들어온 경우에는 그 이후의 통근행위는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그 통근과정에 대하여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망인의 위 사고는 사업주인 소외 회사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출근과정 중에 발생한 재해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법시행규칙 제35조 제2항에서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차량ㆍ장비 등을 포함한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재해가 작업시간 외에 시간 중에 발생한 때에도 당해 근로자의 자해행위 또는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망인의 위 사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장 시설의 결함 또는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안전표지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망인의 위 사고가 사업장의 시설결함 또는 관리소홀로 발생한 재해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송진현(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