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5. 5. 19. 선고 2005노24 판결

주문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과 피해자 주식회사 B, C에 대한 각 사기의 점,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피해자 E에 대한 2001. 5. 10.부터 2002. 8. 5.까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각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원심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73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원심 판결 중 피해자 F, G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I. 항소이유의 요지

1.

피고인

가.

사실오인

원심 판결의 유죄 부분 중 피해자 E에 대한 2002. 9. 23.부터 2002. 12. 11.까지의 사기죄, 피해자 H 주식회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피해자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 주식회사 K, 주식회사 L, M 주식회사, N 주식회사,O, 주식회사 P, Q 주식회사, 주식회사 R, S 주식회사(이하에서 H 주식회사를 비롯한 위 11개 회사 및 O을 한꺼번에 가리킬 때는 '공사업체들'이라 한다), T, D(2003. 3. 31.자), U에 대한 각 사기죄, 피해자 V에 대한 사기죄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관하여, 원심 판결은 피고인이 위 각 범행 시기(2002. 8. 6. 이후)에 피해자 E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피해자 공사업체들에게 공사를 도급주더라도 그 차용금을 변제하거나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하였으나, 피고인은 당시 차용금과 공사대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데 다만 피고인이 추진하던 W 아파트 건축사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였던 차질이 발생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던 X 주식회사(이하 'X'이라 함)가 부도를내는 바람에 피해자들에게 차용금과 공사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이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의 여러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무겁다.

2.

검사 (원심 판결의 각 무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가.

피해자 F, G에 대한 각 사기죄와 피해자 E에 대한 2001. 5. 10.부터 2002. 8.5.까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원심 판결은 피고인이 위 각 범행 시기(2002. 8. 5. 이전)에 피해자 E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피해자 F, G 명의로 대출을 받은 후 위 차용금이나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와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위 각 범행 시기에 이미 건축사업에 필요한 자기자본 조달능력을 상실한 상태였고 당시 진행중이던 Y 주상복합건물 건축사업을 통하여 얻을 것으로 예상되던 수익도 기부담채무와 계속 부담하여야 할 고율의 사채이자비용에 미치지 못할 상태였으므로 피고인 스스로 위 차용금 및 대출금 채무의 변제가 불투명함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위 차용금 및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나.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에 대한 사기죄

원심 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고 수표할인금을 받았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제공한 담보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제시한 과장된 예상사업수익 전망에 현혹되어 수표할인금을 교부한 것이다.

다.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와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죄

원심 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Z 토지(W 아파트 사업부지) 및 사업권의 매각을 의뢰하면서 총 970,000,000원을 계약금조로 받을 당시 위 토지에 추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을 한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말하지 않았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당시 Z 토지의 매도가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할 의사로 Z 토지에 추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을 한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묵비한 채 970,000,000원을 받은 것이다.

II. 판단

1.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W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Z 토지를 매입한 2002. 8. 6.을 기준으로 그 때부터는 피고인 A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피고인은 AA 주식회사(이하 'AA'이라 한다) 및 X의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대표이사로서 자신의 재력으로는 위 W아파트 신축사업을 도저히 계속 추진할 수 없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2002. 8. 6.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공사업자들에게 공사를 시키더라도 그 차용금 채무와 공사대금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원심은 2002. 8. 6.을 기준으로 그 당시 피고인이 Y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통한 수익을 거의 기대할 수 없었던 상태라고 판단하였으나, 그러한 판단은 원심이 피고인의 총 부담 채무에 대한 계산을 잘못하여 내린 것이고 피고인은 당시 Y아파트 신축·분양사업에서 약 4,000,000,000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서, 피고인이 2002. 8. 6. 이후 W아파트 건축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변제능력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의 변제능력 유무를 판단하면서 Y아파트 신축·분양사업으로 인한 예상 총수익이 총 분양대금인 27,063,483,000원으로부터 총 공사대금 18,800,000,000원, 총 부담 채무 5,542,000,000원과 등록세·취득세 예정액 1,700,000,000원을 공제한 1,021,483,000원이라고 하였는바, 위 총 부담 채무 5,542,000,000원 중 Y아파트 부지의 매입대금(AB은행에 대한 채무 중 700,000,000원)으로 사용되었거나 AC아파트 공사대금(AD에 대한 채무 중 1,000,000,000원, AE에 대한 채무 700,000,000원, AF에 대한 채무 100,000,000원, F, C 명의의 AC아파트 중도금 대출금 120,000,000원 등)으로 사용된 것 및 X과 AA 두 회사의 운영비나 사채의 이자로 사용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Y아파트 공사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바, 그 부분만큼은 중복 계산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의 계산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한편Y아파트의 분양대금으로 수금된 돈 중에도 X과 AA 두 회사의 운영비와 사채 이자 또는 AC아파트의 공사대금 등으로 사용된 부분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계산상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2002. 8. 6. 당시 피고인이 Y아파트 사업을 통하여 기대할 수 있는 순수익은 거의 없었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설사 2002. 8. 6. 당시 Y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통하여 기대되는 순수익이 다소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그 때부터 Y아파트 분양대금 외에는 다른 아무런 재력이 없는 상태임에도 무리하게 Z 토지를 매입하여 W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였고, W아파트 신축사업에서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Z 토지 매입에 투입한 1,500,000,000원(Y아파트 분양대금으로 지급) 외에도 추가로 9,000,000,00원(설계비, 모델하우스 섣치비, 토목공사비 등 4,000,000,000원과 Z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말소하여 분양승인을 받기 위해 필요한 변제자금 5,000,000,000원)이 필요하였는데, Y아파트 분양대금 외의 다른 여유 자금이 전혀 없던 피고인으로서는 이를 모두 대출금이나 고리의 사채로 조달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어느 정도의 기대 순수익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채무 변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검사의 피해자 F, G에 대한 각 사기의 점, 피해자 E에 대한2001. 5. 10.부터 2002. 8. 5.까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2. 8. 6. Z 토지를 매입하기 전까지는 원심의 판단과 같이 차용금이나 공사대금을 변제할 능력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검사의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X과 AA의 각 대표이사인바, 2000. 1.경 자본금 850,000,000원에 불과한 위 AA을 경영하였으나 자본금이 잠식되었고, 당시 Y아파트 부지를 구입하면서 빌린 사채 2,600,000,000원 및 AD으로부터 빌린 1,000,000,000원 상당을 갚지 못하고 있었으며, 2001. 2.경부터 X이 건축하여 분양하였던 서울 종로구 AC아파트 공사도2,000,000,000원 상당 적자를 본 상태에서, 다시 2001. 10.경부터 Y아파트를 분양하였으나 분양율이 저조하였음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여 자금압박을 받자 타인의 명의를 빌려 위 Y아파트가 분양된 것처럼 조작한 다음 금융기관으로부터 각 세대당70,000,000원 상당을 대출받아 운영자금으로 충당하고, 나아가 이중 분양을 하여 사채를 조달하기에 이른 상태였으며, 특히 2002. 8. 초순경부터 Y아파트가 준공되어 분양계약자들로부터 잔금을 받기 전까지는 위 아파트, 상가의 미분양분에 대한 계약금 및 그때까지 대출받지 못한 중도금 등 합계 약 1,400,000,000원 내지 1,500,000,000원 가량 이외에는 달리 수입원이 없었는데, 위 금액은 그 기간 중에 지출되어야 하는 Y아파트 신축공사 대금 및 운영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이므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음에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금과 Y아파트의 분양대금만으로 2002. 8 6. 양주시 Z 등 3필지를 매입한 다음 그 지상에 W아파트를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자금부족으로 위 사업으로 인한 수익은 기대할 수 없었고 위 사업에 소요된 자금은 사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 고율의 이자부담으로 인한 자금압박이 예상되었으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수표를 할인받더라도 이를 결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AG과 공모하여,

2003. 2. 21.경 서울 중구 AH빌딩 AI호에 있는 피해자 B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직원인 AJ에게 "안양에 지하 6층, 지상 19층의 주상복합건물을 건축중에 있는데 아파트167세대가 100% 분양이 끝났고 상가도 거의 대부분 분양되어 6,000,000,000원에서 7,000,000,000원 정도 수익금이 예상된다. 중도금, 잔금을 받기 전에 먼저 공사대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회사에 자금이 없다. 그러니 X 주식회사 명의의 액면 100,000,000원, 지급일자 2003. 5. 23.인 당좌수표 4장을 할인하여 주면 지급일자에 틀림없이 결제하여 주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AJ으로부터 즉석에서 당좌수표 할인금 명목으로360,8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과 원심 및 당심 증인 AK의 각 증언, AK의 경찰에서의 진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2003. 2. 21. 대부 전문업체인 피해자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직원 AJ에게 신축중인 Y아파트 신축·분양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이 예상되는데 중도금이나 잔금의 수령이 늦어져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니 X 명의의 액면 100,000,000원인 당좌수표 4매 총 400,000,000원을 할인하여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대표이사 AK 명의로 Y아파트 부지에 채권최고액 780,000,000원으로 된 3순위 근저당권을 섣정받고 따로 Y아파트 상가 2세대(AL, AM호)에 대한 분양계약서를 담보로 교부받고 수표할인금 360,800,000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

(나)

그 때까지 Y아파트 부지에는 채권자 AB은행, 채권최고액 2,170,000,000원, 피담보채무 1,400,000,000원인 2002. 5. 3.자 1순위 근저당권과, 채권자 AN, 채권최고액 1,350,000,000원, 채권자 AO, 채권최고액 600,000,000원, 채권자 AP, 채권최고액 300,000,000원인 2002. 12. 23.자 각 2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위 AN, AO, AP에 대한 피담보채무의 합계는 약 1,500,000,000원이었다.

(다)

피해자는 수표할인 당시 Y아파트 부지의 시가를 5,000,000,000원 정도로 파악하였고, 그후 2003. 7.경부터 진행된 Y아파트 부지에 대한 임의경매 과정에서 2003. 8. 6.을 기준으로 평가된 위 부지의 감정평가액은 4,219,160,000원이었으며, 위 부지는 2004. 7. 6. 3,671,500,000원에 낙찰허가결정되어 1, 2순위 근저당권자들은 모두100%의 배당비율로 위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배당받았으나 피해자는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

(라)

피고인이 따로 담보로 제공한 상가 2세대(AL호, AM호)는 당시 이미 다른 사람에게 분양되었던 상태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2)

경매절차에서 저당목적물이 시가나 감정평가액으로 낙찰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후순위 근저당권자는 그 지위가 불안하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고, 실제로 이 사건에서 위 부지가 낙찰된 가격은 수표할인 당시 예상하였다는 시가의 70%, 경매절차에서의 감정평가액의 80%를 넘는 가격인바, 그것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수표할인 당시 피해자에게 Y아파트 부지에 피해자 대표이사 AK 명의로 3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전문적 대부업체이므로 위와 같이 후순위 근저당권의 배당가능성이 일반적으로 불투명하다는 점을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해자는 위와 같은 3순위인 근저당권 설정만을 신뢰하였다기보다는 피고인이 제시한 Y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의 수익 전망과 아울러 상가 2세대의 분양계약서를 담보로 제공한 것에 기망당하여 수표할인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AK의 경찰,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도 위와 같은 3순위 근저당권설정만을 믿고서는 돈을 대여할 수 없는 것이고, 피해자는 수표할인 당시 Y아파트의 분양율이 높다는 점과 상가 2세대 분양계약서를 담보로 제공한 점을 신뢰하였다는 것이며, 이는 일반적인 상식에도 부합한다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변제의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4.

검사의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W아파트 신축사업 부지인 Z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5,000,000,000원을 대출받은 상태에서 2003. 6. 중순경 사채업자들로부터 3,500,000,000원 상당을 빌리면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하여 준 상태여서 위 부지의 매도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03. 6. 30. 의정부시 AQ 부근에 있는 W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피해자 C, D에게 추가 근저당권설정계약 사실을 숨긴 채, "W아파트 신축 부지인 위 Z 토지를 11,000,000,000원에 매도하여 10,000,000,000원을 주고 나머지 1,000,000,000원을 가지되, 우선 계약금으로 1,000,000,000원을 달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위 C로부터300,000,000원, 위 D로부터 670,00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각 편취하였다.

나.

판단

(1)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과 당심 증인 C의 증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은 2003. 6. 29. 의정부시 AQ 부근 W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피해자 C, D에게, 다음 날 결제하여야 하는 당좌수표를 막지 못하면 부도가 날 수 있으니 1,000,000,000원을 구해달라고 하면서, Z 토지와 W아파트 사업권을 매각할 권리를 위임할 테니 2개월 내에 Z 토지를 매각해 주면 그 대금으로 1,000,000,000원을 변제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피해자들은 2003. 6. 30. AR을 내세워 피고인에게 2개월 내에 Z 토지를 10,000,000,000원 이상에 처분해 주기로 하고 C가 300,000,000원, D가670,000,000원을 각 조달하여 총 970,000,000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고, 피고인으로부터Z 토지 및 사업권의 매각처분 권한을 위임받았다.

(나)

위 2003. 6. 30.의 매각권한 위임 당시 Z 토지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이를 매입할 때 매입자금으로 금융기관에서 차용한 5,000,000,000원의 담보를 위한 채권최고액 합계 7,000,000,000원인 2건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외에 다른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지는 않았다.

(다)

한편 피고인은 AG으로부터 소개받은 AS로부터 2003. 2. 28.500,000,000원을 차용(선이자 60,000,000원을 공제하여 440,000,000원을 받음)하고 2003.5. 1. 추가로 100,000,000원을 차용(선이자 5,000,000원을 공제하여 95,000,000원을 받음)하면서 담보로 Z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라)

또한 피고인은 AG과 함께 V로부터 2003. 6. 2. 200,000,000원, 2003. 6. 27. 620,000,000원을 각 차용하면서 담보로 Y아파트의 아파트 8세대, 상가 2세대에 대한 분양계약서와 피고인 소유의 주택 및 위 Z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필요 서류를 교부해 주었다. 당시 피고인과 AG은 V에게 W아파트 신축사업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신청하여 현재 은행에서 대출심사 중이므로 한 달간 기다렸다가 대출이 되지 않을 경우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라고 부탁하여 V는 한 달간 위 근저당권설정 필요 서류를 보관하기로 하였다.

(마)

피고인과 AG은 2003. 7. 16. X이 다음날 결제하여야 할 수표의 부도가 예상되자 AS에게 Z 토지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2,000,000,000원인 3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바)

피해자들은 Z 토지 매수자를 물색하여 2003. 7. 16.경 피고인과 만나 계약을 체결시키려고 하였으나, 전산조회로 Z 토지에 대한 등기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S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의 기입 작업 중인 사실이 나타나 매매계약 체결이 무산되었다. 결국 X은 2003. 7. 17. 거래정지처분을 당하여 부도를 냈다.

(2)

부동산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담보제공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피담보채무를 변제하고 담보제공에 관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단순히 담보제공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매수인을 기망하였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나(대법원 1983. 6. 28. 선고 82도1684 판결, 1984. 5. 9. 선고 83도19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위 인정사실에 의할 때 피고인이 200. 6. 30. 위 매각권한 위임 당시 피해자들에게 위 토지를 AS, V에게 담보제공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단지 소극적으로 고지하지 않은 데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① 당시 피고인은 무리한 W아파트 건축사업의 추진으로 인하여 차용금이나 공사대금에 대한 변제능력을 상실하였을 뿐 아니라 2003. 6. 30. 및 2003. 7. 17.의 당좌수표·어음의 결제일을 앞두고 부도를 면하기 위하여 고리의 사채를 무분별하게 끌어들이고 있던 상황이었고, ② 피고인은 2003. 6. 29. 피해자들에게 Z 토지의 매각권한을 주겠다면서 그 다음 날 지급하여야 할 당좌수표의 결제를 위하여 하루만에 1,000,000,000원을 마련해 달라고 하였을 정도로 다급한 처지였던 점, ③ 피고인은 당시 10여 일 후에 다시 도래할 2003. 7. 17.의 당좌수표 결제기일을 넘길 별다른 방책을 갖지 못하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추진하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져 가고 있었던 점, ④ 또한 피고인은 이미 AS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Z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 약속하였고, V로부터 2003. 6.에 두 차례 돈을 차용하면서 1개월만 기다렸다가 등기하는 조건으로 Z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설정 필요 서류를 미리 교부하여 두었던 상태였으나,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2003. 6. 30. 피해자들에게는 Z 토지를 2개월 내에 매각하여 달라면서 피고인들로부터 970,000,000원을 받았던 점, ⑤ 설령 피고인에게 Z 토지와 W아파트 사업권을 매각할 진정한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과 10여 일만에 10,000,000,000원에 매수할 원매자를 물색하여 회사의 부도 전에 매각을 성사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Z 토지의 매각권한 위임 당시 X은 극심한 자금난으로 인하여 부도를 피할 수 있을지가 의문시되었고, 따라서 부도가 날 경우 Z 토지에 대하여 이미 약속한 AS, V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는 물론 여타 채권자들의 보전처분 등 권리행사가 예상되어 그 매각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큰 상태였는데,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일단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을 받기 위하여 AS, V 등에 대한 근저당권설정의 약속을 숨겼을 뿐만 아니라, 2003. 6. 30.의 당좌수표 결제기일만 넘기면 Z 토지의 매각에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처럼 2개월 내에 매각하여 달라는 등의 말을 하는 등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970,000,000원을 받은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당심 증인 C의 증언도 피고인이 2003. 7. 17.의 당좌수표·어음 지급기일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음을 2003. 6. 30.의 매각권한 위임 당시 피해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2개월 이내에 매각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며, 매각권한 위임은 당연히 그 때까지 목적물에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 등 제한 물권 외에 새로운 제한물권이나 보전처분 등이 없을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3)

그렇다면, 원심이 2003. 6. 30. 당시 Z 토지의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인정하여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III. 결론

따라서, 원심 판결 중 피해자 F, G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피해자 B, C에 대한 각 사기의 점, 피해자 D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각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 판결 중 위 각 무죄 부분과 아울러 그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 및 유죄 부분에 포함된 피해자 E에 대한 사기의 점과 포괄 일죄 관계에 있는 같은 피해자에 대한 2001. 5. 10.부터 2002. 8. 5.까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괴피해자 E에 대한 2001. 5. 10.부터 2002. 8. 5.까지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일죄의 일부분만 독립하여 확정될 수 없으므로 유죄 부분과 함께 파기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