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 11. 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5부해449호 부 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 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 회사는 1988. 8. 8. 설립되어 세무, 회계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설립 당시 상호는 C 주식회사이었으나 1995. 6. 16. D 주식회사, 2000. 1. 26. E 주식회사로 각 상호가 변경되었고, 2005. 2. 15. A 주식회사(등록번호 : F)를 흡수합병한 후 같은 달 16.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공인회계사로서 2003. 12.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총서팀에서 회계총서 집필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다.
원고 회사는 2004. 7. 31.경 회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총서팀을 폐지하였고, 이에 따라 잉여인력이 발생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04. 12. 31. 참가인을 2005. 1. 31.자로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2005. 2.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5부해 177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5. 5. 3.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발령하였다.
이에 원고 회사는 2005. 6. 3. 중앙노동위원회에 2005부해44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11. 10.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회사의 주장
원고 회사는 총서팀의 실적저하로 인한 경영악화를 타개하기 위하여 총서팀을 폐지하는 대신 그 업무를 외주용역으로 처리하게 되었고, 당시 총서팀에서 근무하던 7명의 직원 중 원고를 제외한 6명은 외주용역사로 전직하였다.
그 후 원고 회사는 참가인과 수 차례 면담을 통하여 다른 부서로의 배치전환을 모색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원하지 아니하자 참가인과의 합의하에 2004. 8. 1.부터 2004. 12. 31.까지 5개월간 참가인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서 전직 혹은 개업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기로 하고, 참가인은 위 기간이 끝나면 자진하여 사직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2004. 12. 31. 스스로 사직하기로 한 위 합의를 번복하고 퇴직을 거부하였고, 이에 원고 회사는 불가피하게 이 사건 해고 통지를 하게 되었는바,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는 위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만일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어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법령
[구 근로기준법(2007.01.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31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 · 인수 · 합병은 긴박한 경영 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 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 별하여서는 아니된다.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 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 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4호증(을 제10호증의 1, 2와 같다), 갑 제5, 6호증, 갑 제7호증(을 제14호증과 같다), 갑 제8호증(을 제18호증과 같다),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증인 G, H, I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 회사는 2004. 7.경 원고 회사 내에서 회계총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총서팀이 총서내용의 질 저하와 이용고객의 감소로 실적이 악화되자 총서팀을 폐지하는 대신 종전에 총서팀이 담당하고 있던 업무는 현업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는 J회계법인에 용역을 주기로 결정하였다.
원고 회사는 2004. 8. 1. J회계법인과 사이에, ① J회계법인은 2004. 8. 1.부터 같은 달 31.까지 원고 회사가 2004. 7. 31. 이전에 수행하던 자료 입수 및 분류업무, 회원에 대한 회계 및 세무 상담, K의 유지 · 보수와 관련한 지원 업무, 조세총서의 유지 · 보수와 관련한 지원 업무, 속보 L총서 유지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고, ② 원고 회사는 위 용역대가로 J회계법인에 금 5,500만원을 지급하며, ③ J회계법인은 위 업무수행에 참가할 사람을 선발하여 원고 회사에 통보하고, 원고 회사는 필요시 용역참여요원을 보충하거나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④ J회계법인이 수행한 용역업무 결과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원고 회사에 귀속하고, ⑤ J회계법인은 계약에 따른 권리 · 의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외주용역계약'이라 한다).
한편,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외주용역계약 체결 당시 J회계법인에 대하여 당시 총서팀에서 근무하던 참가인을 포함한 7명의 직원에 대한 전직을 요청하였고, J회계법인은 참가인을 제외한 6명의 전직은 수용하였으나, 참가인은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고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전직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당시 원고 회사 대표이사 G은 참가인과 면담하면서 참가인과 사이에,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취업 혹은 개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2004. 8. 1.부터 2004. 12. 31.까지 종전과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되, 참가인은 그 기간에 취업 혹은 개업하지 못할 경우 2004. 12. 31.자로 회사를 자진 퇴사하기로 합의하였다.
N은 2004. 10. 18. 원고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04. 11.경 회사 인사담당 부서장인 M와 함께 참가인을 면담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은 취업 혹은 개업을 하기 위하여 여러 준비를 하고 있는데 회사가 필요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느냐고 문의하였고, N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해 주기로 약속하였다.
그 후 N은 2004. 12. 중순경 참가인을 다시 면담하면서 종전에 합의한 바에 따라 회사를 퇴사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이른 시일 안에 개업할 예정이니 퇴사일자를 2005년 중으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N은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 회사는 2005. 11. 11.경 주식회사 O와 원고 회사 내 정보제공사업 부분에 관하여 영업 양 · 수도계약을 체결한 후, 2005. 12. 27.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 같은 달 31. 주식회사 O에게 정보제공사업 부분 일체를 양도하였다.
주식회사 O는 2005. 12. 27.경 회사 상호를 E 주식회사로 변경하고(법인등기부에는 2006. 1. 10. 등기), 2006. 1. 1.부터 L총서, E 조세총서 등의 유지 · 보수, 인터넷을 통한 세무 · 회계 관련 정보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 회사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지 않았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에는 원고 회사가 2004. 8. 1.부터 2004. 12. 31.까지 참가인에게 종전과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면서 개업 내지 취업 준비기간을 부여하면 참가인은 위 기간 종료시에 자진 퇴사하기로 하는 조건부 합의가 성립되었고, 2004. 12. 31.까지 원고 회사가 위 조건을 준수한 이상 참가인은 2005. 1. 1. 위 합의해지에 의하여 당연퇴직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2004. 12. 31.자로 참가인에 대하여 한 해고 통지는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실을 확인하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볼 수 없다.
만일 위 조건부 합의를 합의 조건의 성취시 참가인이 당연 퇴직하는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고, 조건 성취 후 해고처분이나 사직원의 제출 등의 절차를 밟아야만 비로소 원고 회사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총서팀 폐지의 경위, 참가인이 위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위 합의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해고에는 구법 제30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 또한 이 사건 해고를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고용조정에 의한 해고라고 한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되어야 정당한 해고라고 할 수 있는바, 우선 이 사건 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살펴보면, 원고 회사가 회계 총서집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총서팀이 총서내용의 질 저하와 이용고객의 감소로 인하여 영업실적이 악화되자, 업무 합리화의 일환으로 총서팀을 폐지하고 그 업무를 회계전문법인에 외주용역 하기로 결정한 것은 기업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고 회사로서는 총서팀의 폐지로 인하여 발생한 잉여인력을 처리하여야 할 경영상의 필요는 있었다고 보이고, 다음으로 해고 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한 해고대상자의 선정,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측과의 성실한 협의 등의 요건을 충족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참가인이 스스로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위 합의에 이르렀고, 원고 회사로서는 위 합의에 따라 5개월간 종전과 동일한 급여를 주며 취업·개업준비기간을 부여한 이상 위 요건들은 충족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구법 제31조 소정의 정리해고 요건도 갖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만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고 하더라도 구법 제30조, 제31조 소정의 해고 요건을 모두 갖춘 적법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구법 제31조 소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해고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형(재판장) 김종문 김용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