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8. 7. 18. 선고 2008나33193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금전지급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당심에서 추가된 원고의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간의 2004. 4. 6.자 노사합의 및 피고의 2004. 5. 24.자 퇴직규정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생으로, D 주식회사(후에 E 주식회사에 합병되었다)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1997. 12. 31. 해고되었다가, 그후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2003. 10. 10. 피고(변경 전 상호: E 주식회사)에 복직하였으나, 2006. 2. 28. 정년인 55세에 달하였다는 이유로 퇴직처리되었다.

나.

피고의 퇴직규정 제2조 제2호, 제3조 제2항 제2, 3호는 당초 "정년퇴직 연령은 만 58세로 한다. 정년에 도달된 사원의 경우라도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1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 정년퇴직일은 정년에 도달한 해당 월 말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는데,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04. 4. 6.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의과정에서 정년을 55세로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04. 5. 24. "정년퇴직 연령은 만 55세로 한다. 정년에 도달된 사원의 경우라도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 정년퇴직일은 정년에 도달한 해당 월 말일로 한다"로 위 퇴직규정의 정년규정을 변경하여 정년퇴직 연령을 만 55세로 단축하였고, 같은 날 위 개정 전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피고의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68.8%)로 구성된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정년을 위와 같이 단축하고 유효기간을 2005. 12. 31.까지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위와 같이 정년퇴직 연령이 단축된 피고의 개정 퇴직규정은 그후 변동이 없고, 한편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위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06. 1. 26. 다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 제22조로 "종업원의 정년은 55세로 한다. 단 정년 도달일은 도달한 달의 말일로 하며, 정년 도달시는 당연면직하는 것으로 본다. 단, 정년에 도달한 사원의 경우라도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2004. 5. 24. 만 55세로 단축된 정년은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서도 변동되지 않았다.

라.

원고는, 피고가 정한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아 온 근로자인데, 다만 차장(10직급) 이상의 사원에 해당하여 위 2004. 5. 24.자 단체협약의 보충협약에 따라 피고의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었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7호증, 갑 제4호증의 1, 2, 을 제1, 7,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① 피고는 2004. 4. 6. 피고의 노동조합의 집행부와 사이에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는 합의를 하였으나, 그러한 합의는 위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부적법할 뿐만 아니라 원고와 같이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위 합의는 무효이고, 그에 터잡아 개정된 2004. 5. 24.자 정년단축 퇴직규정 역시 무효이며, ② 피고는 또한 노동조합과 사이에 위와 같은 합의를 할 당시, 예외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2006년에 이르러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하게 되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정년이 58세로 복귀되는 것으로 합의함으로써 위 개정 퇴직규정을 한시적으로 적용되게 함과 아울러 피고의 편의에 따라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을 연장하거나 연장하지 않거나 하는 방법에 의하여 정년을 근로자들별로 자의적,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실제로 원고와 같이 해고되었다가 복직한 근로자들에게만 정년을 연장하지 않고 위 개정 퇴직규정을 적용하여 퇴직처리하였는바, 개정 퇴직규정은 신의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2)

설령, 개정 퇴직규정이 유효라고 하더라도, 개정 퇴직규정상의 정년은 2004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2005. 12. 31. 이후에는 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2004. 4. 6. 정년단축에 합의하면서 2006. 1. 1. 이후에는 정년을 58세로 환원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그 이후인 2006. 2. 28. 원고에게 개정 퇴직규정을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

(3)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이 무효이거나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는 위 개정 퇴직규정을 적용하여 2006. 2. 28. 원고를 퇴직처리함으로써 사실상 해고하였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2004. 4. 6.자 정년단축 노사합의 및 2004. 5. 24.자 정년단축 퇴직규정은 각 무효임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6. 2. 28.자 해고는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고, 나아가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2006. 3.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6,782,953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가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퇴직규정을 변경한 것은 비록 원고 등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유효하고, 그러한 퇴직규정 변경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원고와 같은 복직자 등 특정인을 염두에 두어 그들과 사이의 근로관계를 소멸시킬 의도로 한 것이 아니며, 피고가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6년 단체협약 체결시에 위 개정 퇴직규정상의 정년을 58세로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여 2005. 12. 31. 이후에도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은 55세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정년 도달로 소멸하였고, 그것을 무효로 돌릴 만한 아무런 사유가 없다.

3.

판단

가.

2004. 4. 6.자 정년단축 노사합의 및 2004. 5. 24.자 정년단축 퇴직규정의 각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

(1)

확인의 소의 대상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 그 확인의 이익은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

(2)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근로자의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고, 그 합의에 터잡아 피고의 퇴직규정이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됨으로써 원고에게 피고와 사이의 근로관계 존부에 대하여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와 같은 정년단축 노사합의나 퇴직규정의 무효확인을 받는 것이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에서 정년단축 노사합의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퇴직규정 변경의 유·무효를 따지는 요건이 되는 것이어서 따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고, 한편 원고가 정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퇴직규정이 무효라는 전제 아래 개정 퇴직규정에 따른 퇴직처리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가 사실상 해고임을 주장하면서 그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상, 이와 별도로 근로관계 종료의 원인이 된 개정 퇴직규정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근로관계 존부에 대하여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각 청구의 소는 모두 확인의 이익이 없다(설령 정년단축 퇴직규정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년단축 퇴직규정이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나.

해고무효의 확인 및 임금 상당액의 금전지급 청구 부분

(1)

개정 퇴직규정이 절차상 하자로 무효인지 여부

퇴직규정과 같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1항), 단체협약 체결에 대하여 반드시 조합원총회나 대의원대회의 의결 또는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

위 법리에 따라 피고의 정년단축 퇴직규정 변경이 적법·유효한지를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대상인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의 노동조합이 기존 퇴직규정의 정년을 단축하는 것에 동의하였음이 명백하므로, 피고의 2004. 5. 24. 자 개정 퇴직규정은 노동조합 가입대상에서 제외된 원고 등이 이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는지나 그 개정 내용과 같은 단체협약에 대하여 조합원총회나 대의원대회의 의결 또는 승인을 거쳤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적법·유효하다

(2)

개정 퇴직규정 또는 정년을 연장하지 않은 조치가 신의칙상 무효인지 여부

(가)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하여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그리고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위 법리에 비추어 개정 퇴직규정 또는 정년을 연장하지 않은 조치가 신의칙상 무효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본다.

(나)

우선 갑 제7, 8, 9, 10, 13, 14호증의 각 기재(갑 제7호증은 을 제3호증의 10의 일부이다), 을 제3호증의 2, 4의 각 일부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 외 17명은 1997.경 D 주식회사에서 해고되었다가, 위 회사가 합병된 E 주식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대법원으로부터 원고 등 승소의 확정판결(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6229 판결)을 받음으로써 그 중 원고를 포함한 13명이 피고에 복직하게 된 사실, ② 그런데 원고 등은 피고에 복직하여 2004. 1. 12.부터 2004. 2. 27.까지 직무교육을 받으면서 피고와 사이에 2004년 연봉협상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복직자들의 근무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실적 평가등급을 C등급으로 하여 3년간 연봉의 인상이 없는 내용의 연봉계약을 체결하게 된 사실, ③ 이에 대하여 원고 등이 피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으로 인하여 복직자들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피고의 노동조합에서는 복직자 직무교육을 받는 원고 등을 '인력구조개선에 역행하는 모습'이라는 등으로 표현하며 전체 조합원의 이익에 반하는 소수의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한 사실, ④ 피고의 F 팀장은 2004. 2. 4. 단체협약을 위한 제1차 회의에서 "정리해고는 합리적 기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바, 복직자를 타겟(Target)으로 하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겠는가?"라는 내용으로 발언하였고, 피고의 G 상무는 2004. 2. 19. 단체협약을 위한 제3차 회의에서 "회사가 안고 있는 군더더기를 빨리 제거하는 것이 다수의 본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런 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중략-- 정년 55세, 지급 교육받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나온 것이다. 솔직히 임금삭감제, 매년 3% 정도의 C 평가자 - 실제 정해진 5%까지 C 평가를 하진 않는다"라는 내용으로 발언한 사실, ⑤ 피고의 H 상무는 2004. 4. 6. 단체협약을 위한 제8차 회의에서 "정년을 현행 58세에서 55세로 조정하는 것은 급박한 경영위기의식을 전제로 한 것으로써 본 단협 유효기간 중 정년 조정으로 인한 정년 도래자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여 그 정년을 58세까지 연장시키고, 현 단협 만료 후 2006년 단체협약에서는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정년을 58세로 회귀한다"는 내용으로 발언하고, 이에 노동조합측 참석자 [이 "동의합니다"라고 발언한 사실, ⑥ 2004. 5. 24. 퇴직규정의 변경 후 2006. 2.에 이르기까지 피고의 근로자들 중에서 만 55세에 이르러 정년으로 퇴직처리된 원고와 J, K은 모두 복직자들이고, 복직자들이 아닌 L, M, N은 만 55세에 이르렀으나 정년으로 퇴직처리되지 않았으며, M, N은 2004년 업적평가에서 시(C)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년을 연장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3호증의 1 내지 10의 각 기재, 을 제4, 5, 9, 11호증, 을 제18호증의 6, 을 제19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환송 전 당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로 인수되어 2005. 6. 27. 상호가 변경되기 전의 E 주식회사는 O 주식회사의 계열사였는데, 2000 년 P 주식회사와 D 주식회사를 합병하여 하나의 회사가 됨으로써 영업조직이나 관리조직 등이 중첩되어 인력의 재배치나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상존하고 있었던 사실, 합병 당시 P 주식회사나 D 주식회사의 정년은 55세였으나 E 주식회사의 정년은 58세이었던 이유로 가장 긴 정년인 58세가 합병회사의 정년으로 정해졌던 사실, ② E 주식회사는 O 주식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매각될 수밖에 없었는데, 매각 과정에서 사용자측은 불필요한 사람은 정리해서라도 구조조정을 하려고 하였으나 피고의 노동조합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반대하고 오히려 고용안정협약체결을 요청하는 등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의 협상이 쉽지 않았는데, 장기간의 협상 과정에서 결국 회사에 의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는 대신 정년을 55세로 감축하기로 합의된 사실, ③ F, G의 위 각 일부 발언은 위와 같은 협상과정에서 인력 과잉으로 인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측면에서 나온 것으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뿐 오로지 원고 등 해고 후 복직자들만을 염두에 두어 정년 단축을 주장한 것은 아닌 사실, ④ 2004. 4. 6. 단체협약을 위한 제8차 회의에서 2006년도 단체협약에서 정년을 58세로 회귀한다는 내용의 협의는 있었으나 이는 2004년도 단체협약에 확정적으로 반영된 것은 아니므로, 재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었던 것인데, 2006. 1. 19. 2006년도 단체협약을 위한 제19차 회의에서 피고의 노동조합의 Q 사무국장은 "정년(55세) 양보할 의사 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2006. 1. 26.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도 정년은 만 55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된 사실, ⑤ M, N은 2004년 업적평가에서 시(C) 등급을 받기는 하였으나 2001년부터 2003년의 업적평가에서는 모두 에이(A)나 비(B) 등급을 받는 등 그간의 업적 평가가 전체적으로 우수하여 정년이 연장되었을 뿐인 사실, ⑥ 원고와 같은 해고 후 복직자 13 명 중 개정 퇴직규정에 의하여 정년으로 퇴직처리된 사람은 원고와 K, J뿐이고, 나머지 10명 중 4명은 2005년에 희망퇴직하였을 뿐이며, 6명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정년에 이르지도 않는 사람들로서, 협상과정에서 정년단축이 한시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겨 둔 2005. 12. 31. 까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때까지 정년인 55세에 이르는 복직자는 2명(K, J)에 지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 등 복직자들을 선별적으로 일찍 정년퇴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2004. 5. 24. 퇴직규정을 개정하였다거나 원고 등 복직자들에 대하여서만 선별적으로 개정 퇴직규정을 적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나아가 개정 퇴직규정의 형식 및 내용 등에 비추어볼 때 그 제3조 제2항 제2호의 정년연장 가능 규정은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의 경우라도 피고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일정한 범위 내에서 그 정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권한규정(권한규정) 내지 재량규정(재량규정)에 해당할 뿐, 이를 근거로 하여 정년에 도달한 해당 근로자가 피고에 대하여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개별적으로 정년연장을 약속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퇴직규정에 명시된 정년인 만 55세에 도달한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의 법익에 어떠한 제한이나 침해가 가해진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설령 2004. 5. 24. 자 퇴직규정의 개정에 동의한 피고의 노동조합이 그 가입대상이 아닌 원고 등 해고 후 복직자들에 대하여 비우호적이었다거나 혹은 피고가 원고 등 해고 후 복직자들 일부에 대해서만 정년연장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지 않은 피고의 조치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라)

그러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개정 퇴직규정상의 정년을 적용하고 정년을 연장하지 않은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2005. 12. 31. 이후 개정 퇴직규정상의 정년이 적용될 수 없거나 정년을 만 58세로 복귀하기로 합의하였는지 여부

피고의 노동조합이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하는 퇴직규정의 변경에 동의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005. 12. 31.로 하였다고 하여 사용자에게 작성, 변경권이 있는 퇴직규정까지 당연히 그와 같이 유효기간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정년을 58세에서 55세로 단축한 개정 퇴직규정이 2004. 5. 24. 이래 변경되지 않았고, 한편 2004. 4. 6. 단체협약을 위한 제8차 회의에서 2006년도 단체협약에서 정년을 58세로 회귀한다는 내용의 협의는 있었으나 이는 2004년도 단체협약에 확정적으로 반영된 것은 아니므로 재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서, 2006. 1. 19. 2006년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제19차 회의에서 피고의 노동조합의 Q 사무국장은 "정년(55세) 양보할 의사 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2006. 1. 26. 실제 체결된 단체협약에서도 정년은 만 55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2005. 12. 31. 이후에도 개정 퇴직규정의 정년 규정은 계속 유효하게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고, 한편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2005. 12. 31. 이후 정년을 만 58세로 복귀하기로 하는 내용의 법적 기속력 있는 합의 또는 이면합의를 하였다거나 그것이 유효하게 존속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4)

소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의 2004. 5. 24.자 정년단축 퇴직규정 변경이 적법·유효하고 그 이후에 정년이 변경되지도 않은 이상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는 개정 퇴직규정만이 적용되는 것으로서, 개정 퇴직규칙에 정년퇴직을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구분하여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자동소멸하는 사유로 정하고 있으므로, 개정 퇴직규정의 적용대상인 피고 소속의 모든 근로자들은 만 55세가 됨으로써 당연히 퇴직하게 되는 것이고, 한편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므로, 결국 원고는 2006. 2. 28. 정년인 55세에 도달하여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서, 이에 대한 피고의 퇴직처리를 사실상의 해고처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퇴직처리가 사실상의 해고처분임을 전제로 그 무효확인 및 복직시까지의 임금 상당액의 금전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금전지급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위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이 사건 소 중 당심에서 추가된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2004. 4. 6.자 노사합의 및 피고의 2004. 5. 24.자 퇴직규정의 각 무효확인을 구하는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철(재판장) 진철 김도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