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개정보를 10년간 공개한다(다만, 성범죄의 요지는 판시 제2의 죄에 한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별지 기재와 같은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사건 부분
사실오인
원심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 한다)의 피해자 B에 대한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이 흉기인 '날카로운 물건'을 들이댔다고 판시하였으나 위 물건은 플래스틱 재질의 작은 비녀(머리핀)에 불과하여 흉기가 아니고, 또한 피고인은 탁자 위에 있던 지갑에서 재물을 절취한 다음 자고 있던 피해자를 깨워 강간을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특수강도강간죄가 아닌 절도강간죄로 의율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 각 강간범행은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성충동을 억누르지 못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인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는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량은 과중하다.
부착명령사건 부분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재범위험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부착기간 역시 과다하다.
판단
피고사건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이하 이 항에서 '피해자'라고만 한다)에 대한 특수강도강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0. 12. 2. 10:00경 피해자의 집안으로 침입하여 미리 준비한 흉기인 휴대용 칼(칼날길이 10cm)을 들이대며 '조용히 하라'고 위협하여 피해자의 돈을 빼앗아 강취한 다음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피고인이 휴대한흉기를 휴대용 칼이 아닌 불상의 날카로운 물건으로 달리 인정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라고 판단하였다.
강도강간죄의 성립 여부
강간범이 강간행위 후에 강도의 범의를 일으켜 그 부녀의 재물을 강취하는 경우에는 강도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죄와 강도죄의 경합범이 성립될 수 있을 뿐이지만, 강간행위의 종료 전 즉 그 실행행위의 계속 중에 강도의 행위를 할 경우에는 이때에 바로 강도의 신분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이후에 그 자리에서 강간행위를 계속하는 때에는 강도가 부녀를 강간한 때에 해당하여 형법 제339조에 정한 강도강간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9630 판결).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피해자는 경찰에서 "손을 뒤로 돌려 신발끈 같은 걸로 양 손목을 묶은 다음돈 어디 있냐고 해서 지갑에 있다고 하자 지갑에 있는 돈을 꺼내면서 저에게 임신했냐는 말을 했어요"라고 하고(수사기록 11면), '성폭행을 하기 전에 먼저 지갑에 있던 돈 5만 원 정도를 가져갔다'는 취지로 진술함과 아울러 '피고인이 왜 임신했냐는 말을 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갑 안에 제가 애기였을 때 초음파 사진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거예요'라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14면), ㈏ 당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먼저 지갑에서 돈을 꺼낸 다음 피해자를 깨운 것이 아닌지에 대하여 '자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상황이나 피고인이 나중에 "지갑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봤었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간 다음에 임신했냐고도 물었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진술이 일관되어 있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인이 이미 재물을 절취한 후였다면 굳이 피해자에게 지갑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볼 이유도 없어 보이는 점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강도강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단, 특수강도강간죄의 성립 여부는 뒤에서 판단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흉기 휴대 여부에 대한 판단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형법 제334조에 의하면 흉기를 휴대하여 특수강도의 죄를 범한 자가 강간죄를 범한 경우를 특수강도강간죄로 처벌하게 되어 있는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흉기를 휴대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의 경찰 및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피해자는 경찰에서 '칼을 정확하게 보지는 못했는데 느낌상 과도는 아니고 휴대용 칼인 것 같았다. 칼날은 10센티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정확하게 보지 못해서 다른 건 모르겠다'고 진술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앞서 본 공소사실과 같이 공소가 제기되었으나, 피해자는 다른 한편으로 "저의 등 뒤쪽에서 제 얼굴.. 입 쪽으로 칼을 대고는 조용히 하라고 했어요"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11면), 당심에서도 '느낌도 모서리쪽이 머리핀이 아닌 칼이었기 때문에 칼이라고 진술한 것이다'라고 하면서"전혀 보지는 못하고 닿는 느낌만 있었습니다", "칼을 전혀 보지 못하였고, 피고인의 인상착의도 솔직히 잘 보지 못하였습니다. 증인이 깊이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느낌상으로 칼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라고 진술한 점, ㈏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일관되게 당시 피해자의 집안에 있던 '끝이 날카로운 비녀 같은 도구'(수사기록 421면), '끝이 뾰족한 머리핀'(수사기록 552면), '비녀처럼 뾰족하게 생긴 머리핀'(공판기록 31면)을 칼인 것처럼 피해자에게 들이댄 것이지 실제 칼로 위협한 것이 아니라고 변소하였고 당심 법정에서는 직접 머리핀의 모양을 그려 보이기도 하였는데(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의 일이다), 피해자는 당심에서 피고인이 그린 것을 보고 그와 같은 머리핀이 범행 당시 피해자의 방안(수납장 안의 엑세서리함)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진술한 점, ㈐ 이와 같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범행도구가 실제 범행장소에 존재하였고 피해자가 범행도구를 직접 보지 못한 이상 피고인이 흉기를 사용했다는 점에 관하여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충분한 증명이 필요한데, 피해자의 진술은 피해자의 몸에 닿은 느낌을 바탕으로 한 것일 뿐인 점, ㈑ 비록 피해자가 당심에서 위 머리핀에 대해'평소 사용하던 물건이므로 그 느낌을 잘 알고 있는데 몸에 닿는 느낌이 분명히 칼로 느껴졌고 머리핀의 느낌이 아니었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는 당시 잠을 자다가 깬 상태에서 위협을 당하여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는 상황에서 잘못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 피해자는 당심에서 칼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로 '피해를 입고 난 후입과 목에 상처가 있었다', '당시에는 목에 칼자국처럼 상처가 남아 있었다'라고도 진술하였는데, 범행 당일 촬영된 피해자의 사진(수사기록 64면)상으로는 이 점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점, ㈓ 피고인은 범행 후 피해자의 방안에 있던 부엌칼로 양손을 결박하였던 끈을 끊어주었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피해자는 피고인이 위 부엌칼과 다른 휴대용 칼을 가져와 협박하였다고 주장하는바, 만약 피고인이 칼을 미리 준비하여 왔다면 굳이 결박을 끊는데 부엌칼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형법 제334조 소정의 '흉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머리핀을 사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휴대용 칼을 사용하여 협박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가 부족하고, 또한 기록상 원심이 판시한 불상의 '날카로운 물건'이 흉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형법 제334조에는 '흉기'라고만 되어 있고 '위험한 물건'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결국 이 부분 특수강도강간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강도강간죄만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검사는 피고인이 주간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여 흉기를 휴대하고 재물을 강취한 다음 피해자를 강간한 행위에 대하여 죄명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로, 적용법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형법 제334조, 제297조로 각 의율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주간에 주거에 침입하는 것은 특수강도강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주거침입죄와 흉기휴대에 의한 특수강도강간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의율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공소장의 죄명과 적용법조에 주거침입죄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어 주거침입죄가 따로 공소제기되지 않았음이 분명한 이 사건에 있어, 공소장변경 없이 주거침입죄를 유죄로 인정, 처단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보기 어려워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흉기를 휴대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소장 변경 없이 나머지 부분을 강도강간죄로 인정, 처단하는 이상, 주거침입죄를 유죄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부착명령사건 부분에 관한 주장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5항에 의하여 부착명령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고, 부착명령이 특정범죄사건을 전제로 하여 그와 함께 심리 · 판단이 이루어지는 부수적 절차의 성격을 가지는 점에 비추어, 특정범죄사건의 범죄사실과 부착명령사건의 원인사실은 일치하여야 하고 이를 달리 인정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1626, 2010전도3 판결), 앞서 본 바와 같이 흉기 휴대 여부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어 일부 범죄사실을 달리 인정해야 하는 이상 이 사건 부착명령사건의 심판대상 역시달라졌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 중 부착명령사건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범위험성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강도강간 등 부분)은 혼자 사는 여성의 주거에 들어가 흉기 등을 사용하여 피해자들을 강간한 것 으로서,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범행내용, 범행수단 · 방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된 것으로 보이는 점, (2) 피고인에 대한 청구전조사서에 의하면 한국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SORAS)에 의한 검사결과 평가점수 12점으로서 재범위험성이 '중간' 수준(7 ~12점)에서도 비교적 높게 평가되었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에 의한 평가점수도 16점으로서 재범위험성이 중간으로 평가된 점 및 (3)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가정환경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되고 성폭력범죄의 재범 위험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에 대한 사실오인을 주장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는데, 이 부분과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다른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이상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 전부가 파기되어야 하고, 한편 부착명령사건 부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직권파기사유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의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부착명령 원인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에서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부착명령 원인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 중 제2항을 아래 [범죄사실 중 고치는 부분]과 같이 고치고, 증거의 요지 중 "피고인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을 "피고인의 원심 법정 진술" 및 "피고인의 일부 원심 법정진술"로 고치며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다음에 "1. B의 당심 법정 진술"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모두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해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범죄사실 중 고치는 부분]
피고인은 2010. 12. 2. 10:00경 인천 부평구 C에서 피해자 B(여, 18세)의 금품을 강취하고 그녀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출입문을 열고 집안으로 침입하였다.
피고인은 방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누르고, 이에 피해자가 "누구냐"고 소리 지르며 피고인의 얼굴을 밀자, 피해자의 몸을 잡아 돌려 그녀의 등 뒤에서 불상의 물건을 들이대며 '조용히 하라"고 위협한 다음, 피해자의 머리카락으로 피해자의 눈을 가리고 그곳에 있던 수건으로 피해자의 입안에넣고 얼굴을 덮은 후, 신발 끈으로 피해자의 양손을 뒤로 돌려 묶어 그녀를 반항하지 못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갑이 있는 곳을 물어 그곳에 있던 피해자의 지갑에서 현금 50,000원을 빼앗아 이를 강취하고, 계속하여 피해자의 하의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엉덩이와 음부 등을 만지다가 하의를 벗긴 후 음부를 만지고, 이에 피해자가 반항하려 하자, 다시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약 2회 때리고 그녀를 1회 간음하여 피해자를 강간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