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8. 17. 선고 2011누1172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이유는 타당하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 판결의 이유로 인용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항소심에서도, 교통사고의 빈번한 발생은 택시회사인 원고회사에게 단순한 사고처리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회사 자체의 존폐에 직결되고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고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따라서 원고는 교통사고를 자주 발생시키는 참가인에게 교통사고 재발방지를 위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대기발령을 할 수 있는 인사재량권이 있는 점, 대기발령이 장기화된 것은 참가인이 교통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협력도 거부하는 무책임하고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므로 그 책임이 전적으로 참가인에게 있고 대기발령 전에 참가인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인사재량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점, 참가인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상 징계처분의 일종으로 규정되지 않은 대기발령으로 금전적 불이익을 입었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을 실질적 징계처분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 또는 인사권 납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대기발령은 본래 근로자에게 일시적으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여 본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뿐만 아니라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대기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대기발령과정에서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합리적인 기간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자신의 귀책사유로 근로제공을 할 수 없거나 근로제공을 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를 보건대, 제1심 판결에서 적절히 판시한 바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이 다수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사유로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으므로 다시 동일한 사유로 제재적 처분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내세운 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다시 무기한 대기발령을 한다고 하여 참가인이 향후 교통사고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 사건 대기발령의 필요성을 쉽사리 인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는 참가인이 향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자신의 귀책사유로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3개월의 정직기간을 마치고 출근하자마자 아무런 사전 통지나 협의 없이 무기한 대기발령을 하면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최소한의 적정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점,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기본급 이외에 사납금을 공제하고 남은 추가수입 기회를 잃게 되는 경제적 불이익뿐만 아니라, 출근을 하여도 본래 근로제공을 못하게 되어 근로자로서 인격적 침해를 받을 수 있는 점, 특히 원고도 현재까지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과 같이 무기한 대기발령을 한 전례가 없다고 자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그러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임종헌(재판장) 노경필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