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는데, 단체협약 중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이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이 사건 운용준칙이나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여 총 근로기간과 관계없이 근무성적평점에 의하여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는 재계약 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실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거나 개별적인 근로자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고, 나아가 이 사건 운용준칙,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내용 중 계속 근로기간을 5년으로 한정함으로써 재계약 체결을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 사 건 : 2011누26482 부당해고및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최○○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항소인 : ○○○○농업협동조합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8.6.26. 선고 2007구합43426 판결
* 환송전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9.2.4. 선고 2008누21005 판결
* 환송판결 : 대법원 2009.3.3. 선고 2009두4180 판결
* 변론종결 : 2011.12.07.
* 판결선고 : 2011.12.14.
주문
피고보조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모두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1.2.14.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한 이래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다가 근로관계가 2007.2.14. 근로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종료되자, 2007.3.22.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근로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하면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7.5.18. 위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10.23.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2007부해563호 사건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정당한 기대권의 인정
단체협약의 실효 및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관한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4.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그리고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는데, 단체협약 중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이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7.12.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은 2006.2.14. 원고와 아래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계약서
제2조(계약기간 및 재계약) ① 계약기간은 2006.2.1.부터 2007.2.13.까지로 한다.
‘을’(근로자)이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이하 동 준칙이라 한다)의 근로계약 해지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갑’(사용자)은 계약기간에 불구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한다.
근로기간은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채용된 시점부터 통산하여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갑’이 ‘을’의 고과성적을 평가하여 70점 이상인 자에 대하여 동 준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참가인과 원고가 위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참가인의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이하 ‘이 사건 운용준칙’이라 한다)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
제1조 (목적) 이 준칙은 본 조합의 시간제 업무보조원의 근로조건 및 운용에 관한 제반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2조(근로계약기간) ① 시간제 업무보조원의 근로계약기간은 1년 이내로 한다.
제1항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시 사무소장은 필요한 경우에는 다시 1년 이내에서 반복하여 재계약을 할 수 있다. 다만 영업지원직과 사무지원직의 경우 본 조합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은 최장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제13조(재계약) ② 근로계약기간 중 2회 실시한 고과평점 점수 평균이 70점 미만인 자와 감봉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새로이 재계약을 할 수 없다.
제15조(근무성적평정) ① 시간제업무보조원에 대하여는 계약일로부터 6월이 되는 날과 계약만료일 30일 전일까지 근무성적평정표에 따라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한다.
근무성적평정은 3차 평정을 원칙으로 하며, 1차 평정자는 해당업무 담당 책임자, 2차 평정자는 차상위 책임자, 3차 평정자는 조합장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평정자를 5명까지 할 수 있다.
참가인은 2006년 9월경까지 2003.7.31. 체결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24조에 따라 5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직원들과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 단체협약
제24조 (계약직, 시간제 업무 보조원의 채용과 운영) 비정규직 재계약은 시간제 업무보조원의 준칙과 계약직규정에 의하되 본인이 계속 근무를 원할 시에는 근무성적평점에 의하여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계속 근무하게 할 수 있되, 계약직의 T/O가 있으면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3년을 초과 근무한 자를 우선 채용한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이 2006.9.10. 유효기간 도과로 효력이 상실되었는데, 그 무렵 참가인의 직원 수는 총 126명으로 그 중 정규직 직원이 91명, 비정규직 직원이 35명이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단체협약이 실효된 이후에는 6명을 제외하고는 5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직원들과 근로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있고(위 6명에 대하여도 참가인은 이미 마지막으로 갱신되는 근로계약임을 통보한 바 있다), 그에 따라 원고에게도 계속 근로기간이 5년을 초과하였음을 이유로 한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계약 거절’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24, 25, 26, 31호증, 을 제49호증, 을 제62호증의 1, 2, 을 제63호증, 을 제64호증의 1, 2, 을 제6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앞서 본 법리에 위 인정사실을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이 사건 운용준칙이나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여 총 근로기간과 관계없이 근무성적평점에 의하여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는 재계약 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실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거나 개별적인 근로자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고, 나아가 이 사건 운용준칙,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내용 중 계속 근로기간을 5년으로 한정함으로써 재계약 체결을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의 적용을 받는 원고에게는 이 사건 운용준칙과 근로계약 상의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과 관계없이 근무성적평점 결과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으면 재계약될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러므로 이에 관한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운용준칙과 단체협약 제24조 등은 근무성적평점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운용준칙은 근무성적평정의 시기,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운용준칙은 재계약기준이 되는 평점을 70점으로 명시하고 있고, 참가인은 근무성적평점이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근로자들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단체협약이 실효되기 전에는 5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근로자들과도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인력관리 유연성의 제고, 생산성 향상 등의 이유로 계약직 직원, 시간제 업무보조원 등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전체 직원 중 기간제 근로자의 구성 비율을 일정 정도로 유지하여 왔는데, 이 사건 재계약 거절 당시 특별히 그 인원을 감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정당한 기대권의 침해
인정사실
참가인이 2006.3.31.부터 2006.12.31.까지 “1년에 4차례 직원에 대한 평가항목을 책임감(담당업무에 대한 충실한 수행 노력, 업무수행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세), 업무지식과 판단력(업무처리의 신속, 정확도, 직무수행에 필요한 업무지식의 정도), 인화단결과 협조성(조직의 일원으로서 동료, 상사에 협조하는 정도, 직원상호간 인화단결 및 화합분위기 조성), 봉사자세(고객에 대한 봉사자세, 친절, 공정한 업무처리), 복무태도 및 품행(복무규정 준수 여부, 예의범절 및 언행, 근태상황) 등으로 나누고, 항목별로 탁월(20~17), 우수(16~14), 보통(13~8), 미흡(7~5), 불량(4~1)으로 부여한 점수의 총점을 평균하여 근무평정을 한다”는 평정기준을 토대로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근무성적 평정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표 생략>
[인정 근거] 갑 제29호증, 갑 제3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위 인정사실과 이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근무성적평정은 공정성 내지 합리성을 현저하게 결여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와 같이 공정성 내지 합리성이 결여된 심사과정을 거쳐 재계약기준 점수 미달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재계약 거절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계약 거절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도 이유 있다.
이 사건 재계약 거절 직전에 이루어진 2006년도 4분기 근무성적평정(이하 ‘이 사건 근무성적평정’이라고 한다)에서 원고는 평균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는데, 그 근무 성적평정 과정에서 원고와 접근도가 높은 1, 2차 평정자들은 70점 이상의 점수를 부여한 반면, 접근도가 낮은 3, 4차 평정자들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부여하였고, 특히 4차 평정자인 조합장의 점수는 1, 2차 평정자들의 점수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전체 평균이 하락하는 요인이 되었다. 그런데 평정자들 간의 점수에 이러한 큰 폭의 편차가 발생할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원고가 2005.12.31.까지 근무성적평점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근로관계를 유지하여 왔는데 이 사건 근무성적평정에서 재계약기준 점수인 70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을 만큼 업무수행능력이나 업무수행태도가 저하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소 결
이 사건 재계약 거절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참가인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임종헌
판사 노경필
판사 정재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