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5,825,000,000원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는 원고가, 95%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공사의 사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이고, 피고 공사는 집단에너지 사업법 제29조에 따라 설립된 공공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3항 제1호 가목의 시장형 공기업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이하 '이 사건 복지기금'이라 한다)은 1993. 9. 20. 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1>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와 피고는 2009. 9. 30.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단체협약 제65조는 '피고는 원고 조합원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매년 세전이익의 5%를 사내복지기금으로 적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약정 '이라고만 한다).
이 사건 복지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는 2010. 4. 6. 2010년도 복지기금 출연과 관련하여, 피고가 세전이익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선 출연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이후, 피고는 위 결의에 따라 이 사건 복지기금에 세전이익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하였다(한편 2011년도에 해당하는 복지기금 출연에 관하여도 2%에 해당하는 금액의 출연 결의 및 출연이 이루어졌다).
관련 법령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에게 5,8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1. 1.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원고를 요약자, 피고를 낙약자, 근로복지기금을 수익자로 한 제3자를 위한 계약인데, 요약자에 불과한 원고는 그 이행을 구할 당사자 적격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행의 소에서는 원고의 청구 자체로써 당사자적격이 판가름되고 그 판단은 청구의 당부에 관한 판단에 흡수되는 것인바(대법원 1992. 6. 12. 선고 92다11848 판결,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다카264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약정의 법률적 성격과 상관없이 원고가 이 사건 소를 통하여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복지기금에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금액의 출연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상 그 당사자적격을 부인할 수는 없다.
결국,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복지기금에 피고 공사의 2010년도 세전이익 중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출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복지기금에 나머지 3%에 해당하는 5,852,000,0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제3자를 위한 계약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정은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을 협의함에 있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이 사건 약정만으로 이 사건 복지기금에 직접 출연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는 이 사건 복지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에서 원고와 피고의 활동 지침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
단체협약이라는 노동법상 특수한 협약에서는 통상 근로자와 사용자가 아닌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아니한다.
근로복지기본법 관련 규정에 따른 근로복지기금 제도의 취지 및 그 출연방식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을 근로복지기금에 직접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세전이익 중 출연비율의 결정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같은 수의 대표자를 보낸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단체협약으로서 이와 같은 법적 절차를 배제하는 의도라고 볼 수 없다.
피고는 공기업으로서 예산편성 및 집행에 있어서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을 협의함에 있어서 임의로 근로복지기금의 확정적 지출을 결정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약정에서 '근로자복지기본법에 따라'라고 규정한 것은, 위 법 제61조 제1항에 따른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에 따른 금액 출연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협의 결정은 피고의 출연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원칙적·1차적인 피고의 출연 방식은 근로복지기본법 제61조 제1항이 정한 '세전 이익 중 일정 비율 출연' 방식이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용자 또는 제3자의 보충적·2차적인 출연 방식에 관한 규정에 불과한바, 이 사건 약정은 1차적인 출연에 관한 것이다.
원고와 피고가 현재까지 이 사건 복지기금을 운영함에 있어서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에 따른 출연비율 결정 방식을 택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을 위와 같은 보충적 2차적 출연방식에 관한 특별약정으로 볼 이유가 없다.
이 사건 약정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더라도, 복지기금협의회에서 피고의 세전이익 중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5%가 아닌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하기로 협의 결정하였을 뿐이고, 나머지 3% 해당 금액을 출연하기로 하는 협의 결정을 한 바 없는바, 이는 제3자인 이 사건 복지기금이 세전이익 3% 해당 금원에 대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거나, 수익의 의사표시를 거절한 경우에 해당하고, 나아가 수익의 의사표시를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이행의무는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사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의 이행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의무는 그 성격상 금전채무가 아니라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한 출연금을 적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작위의무이고, 제3자인 이 사건 복지기금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는 피고의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한 의무는 발생하지 않아 그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그에 대한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 채권이 발생할 법적 근거가 없다.
피고가 세전이익 중 2% 해당 금액만을 출연한 것은 기획재정부의 2010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것이므로, 위 예산편성지침에서 정한 액수보다 많은 금액을 기금으로 출연할 수는 없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판단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약정은 단체협약으로서 성립한 원고를 요약자, 피고를 낙약자, 이 사건 복지기금을 제3자로 하여 체결된 이른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서, 해당 연도에 세전이익이 발생할 경우 피고는 (제3자인 이 사건 복지기금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 중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 사건복지기금에 출연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출연하였을 뿐이므로 나머지 3%에 상당한 5,825,000,000원을 이 사건 복지기금에 출연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약정의 문언 및 그 해석에 관하여 본다.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할 때에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1024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약정의 문언, 즉 '피고는 원고 조합원의 복지 증진을 위하여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매년 세전이익의 5%를 사내복지기금으로 적치한다'는 문언은 그 객관적인 의미 내용상 별다른 의미 있는 부가적인 요건을 전제하고 있지 않은 점, 원고는 그 구성원인 조합원인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들의 권익과 복지를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할 의무가 있는 점, 이 사건 복지기금에의 출연규모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 내지 근로자의 복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는 점, 위와 같은 명문의 규정을 원고 또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단순히 이 사건 복지기금의 운영과 관련된 내부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제한하여 해석할 충분한 근거도 없는 점, 더욱이 이 사건 복지기금은 그 조직, 운영 및 재정 등에 있어서 원·피고로부터 독립성 및 중립성을 보장받은 법인으로서, 원·피고는 복지기금협의회에 같은 수의 대표위원을 파견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운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을 뿐 이 사건 복지기금과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약정을 단순히 그 운영과 관련된 합의에 불과하다고 보게 되면 그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점, 원·피고는 이 사건 약정 당시 피고 공사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협약 체결일로부터 2년 동안 출연비율에 합의한 것이고, 다음 단체협약 체결 시에는 그 때의 사정을 반영하여 출연비율을 달리 합의할 수도 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의 직접적 확정적인 구속력을 인정하더라도 무슨 부당함이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의 당사자로서 매년 세전이익 5% 상당의 금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적치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 사건 약정을 단순히 피고에 대하여 복지기금협의회를 통한 출연비율 결정에 있어서 활동지침 내지 협력의무를 부과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약정의 문언 중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는 부분의 해석과 관련하여, 사용자는 근로자복지기본법 제61조 제1항에서 정한 복지기금협의회의 결의가 없더라도, 그 법 제61조 제2항 등에 따라 복지기금을 출연할 수 있는 것이므로, 위 문구를이 사건 약정에 따른 피고의 출연의무 발생·성립을 위한 전제 내지 정지조건으로서 위 제61조 제1항에서 정한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이 존재할 것을 부가한 것으로 축소하여 해석할 근거가 없다.
한편,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에서 제61조 제1항에서 정한 사용자 측과 근로자측의 같은 수의 대표위원으로 구성된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을 배제하고 있다고 볼 근거는 없으나, 그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약정이 반드시 위 협의 결정을 거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단정할 근거 역시 찾을 수 없다(만약 이 사건 약정에도 불구하고 위 협의 및 결의를 거쳐야만 한다면,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에 이 사건 약정을 포함시킨 취지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
오히려 이 사건 약정은 그 체결 주체, 달하고자 하는 목적, 이해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그 구속력 내지 작용 영역이라는 측면에서, ① 피고가 주장하는,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 절차에서 사용자인 피고 내지 피고측 대표위원들의 의사를 구속하거나 세전이익 5% 출연 협의 결정에 대한 협력의무를 부과한다는 성격은 물론이고, ② 위 협의 결정과 별개로, 또는 그에 대하여 보충적으로 피고 본인에 대하여 이 사건 복지기금에 적어도 세전이익 중 5% 상당 금액을 출연할 의무를 부담시킨다는 성격을 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복지기금협의회에서 피고 공사의 세전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하다고 결의하였다 하더라도, 피고는 그와 무관하게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금액을 이 사건 복지기금에 출연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본다.
이 사건 약정은 노동조합인 원고와 사용자인 피고 사이에 성립한 단체협약에 포함되어 그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바, 단체협약에 포함된 사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그 체결 당사자 사이에서) 구속력 있는 합의로서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위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같은 조 제2항은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항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각 규정하여, 노동조합이 당사자로서 체결한 단체협약의 내용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 부분은 협약 체결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노동조합 구성원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고, 그것도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우선 하여 강행적 보충적으로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단체협약에 고유하게 인정되는 특수한 법적 효력을 이른바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라 하고, 그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단체협약의 내용 부분을 '규범적 부분'이라 하며, 단체협약 중 위와 같이 규범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나머지 부분('채무적 부분'이라 한다)은 협약체결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적용될 권리의무관계를 정하고 있는 내용으로서 계약 일반의 효력과 다름이 없는바, 이를 단체협약의 '채무적 효력'이라 한다.
그런데 위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이라 함은, 조합원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적용될 임금·근로시간·인사·복지 기타 대우 등 이른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의 내용'을 이루는 사항으로서, 그들 사이의 구체적 권리의 무관계를 정하는 사항이어야 하고, 규범적 효력에 의한 권리의무의 주체, 즉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은 협약체결 당사자인 노동조합 자체가 아니라 그 구성원인 조합원과 그 상대 당사자인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에서의 권리의무관계를 규율하는 데에 미치므로, 사용자가 규범적 부분을 위반하면 개별 조합원이 직접 사용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그 이행을 구하는 등의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다(한편 조합원 이외의 노동조합의 경우는 협약 당사자는 단체협약의 내용 중 규범적 부분과 채무적 부분을 막론하고 이를 준수할 협약준수의무를 부담하므로 규범적 부분을 위반한 사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비록 근로복지기금제도는 사업주로 하여금 사업 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치하여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 사건 약정에 의하여 피고가 지는 출연의무가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기금 확충을 위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이 사건 약정에 기한 피고의 출연금은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한 법인격을 갖는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근로자들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은 이 사건 복지기금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달성되는 것이지 조합원들 또는 근로자들과 사용자 사이의 개별적 근로관계에서의 권리의 무관계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약정은 이른바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으로 볼 수는 없고, 단지 협약체결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적용될 권리의무관계를 정하고 이는 부분, 즉 채무적 부분으로서 체결 당사자 사이에서 계약 일반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단체협약의 채무적 부분이라는 것은 개별적 근로관계에 관하여 효력을 미치는 규범적 부분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지칭하는 잔여적 개념으로서, 주로 노동조합 자체의 존속 유지 활동과 관련한 사항에 관련되는 것인바, 그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계약법리가 적용되는 이상 그 당사자인 노동조합이나 사용자 사이에서는 구속력이 있는 것이고, 또한 채무적 부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들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제3자인 이 사건 복지기금의 직접적인 권리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의 체결이 배제된다거나 복지기금협의회에서의 활동지침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제3자을 위한 계약과 관련하여 본다.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함은 통상의 계약이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는 것과는 달리 계약 당사자가 자기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바,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 해석의 문제로서, 이는 계약 체결의 목적, 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 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계약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를 해석함으로써 판별할 수 있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54481 판결 등 참조).
한편, 제3자를 위한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요약자와 낙약자 사이의 기본 관계에서 그 사이에 제3자로 하여금 낙약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함으로써 즉시 성립하여 그 효력을 발하는 요약자와 낙약자 사이의 법률행위로서, 제3자의 수익의 의사표시는 제3자가 낙약자를 상대로 권리를 취득하거나 이행을 청구하는 데에 필요한 요건일 뿐 제3자를 위한 계약 자체의 성립 내지 유효 요건은 아니다.
이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은 단체협약의 채무적 부분으로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일반 계약으로서의 효력을 갖는 점, 단체협약에 포함되어 있는 채무적 부분에서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체결이 금지되어 있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 및 복지증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 복지기금의 재원 조달 내지 증액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인 점(이 사건 복지기금은 독립한 법인격을 갖고 있고, 그 설치 목적, 운영 및 재정상 독립성 등에 비추어 기금 액수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근로자들 전체의 복지증진에 기여할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자신의 권리 확보가 아니라(이 사건 약정의 성격상 여하한 경우에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상의 금원의 직접 지급을 구할 수 없다) 구성원인 조합원들 내지 근로자들의 복지증진을 위하여 이 사건 약정 체결에 이른 점, 이 사건복지기금이 이 사건 약정을 통하여 피고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한다고 보는 데에 장애가 될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우회적인 구속력 외에 이 사건 복지기금이 피고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굳이 단체협약의 형식으로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한 당사자가 의사 내지 목적에 부합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약정은 일응 이 사건 복지기금을 제3자 내지 수익자로 하여 체결된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있어서, 요약자는 제3자의 권리 취득을 촉진한다는 의미에서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제3자를 위한 계약 자체의 효력으로서 (제3자가 그 수익을 거절하지 않는 한, 그 수익의 의사표시의 존재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낙약자에 대하여 제3자에게 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다만, 요약자의 이행청구의 대상 또는 그에 대응하는 낙약자의 의무의 성격과 내용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본다), 한편, 제3자가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여 낙약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낙약자로부터 급부를 수령하는 것이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에서 배제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그와 같은 급부수령행위를 묵시적인 수익의 의사표시로 볼 수도 있다), 요약자의 낙약자에 대한 이행청구에 있어서 3자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법적 성격과 그 기능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요약자가 낙약자에 대하여 제3자에게 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청구함에 있어서 제3자의 수익의 의사표시를 요건으로 한다고 보게 되면 (이 사건과 같이 제3자가 현실적으로 낙약자에 대하여 수익의 의사표시나 이행청구를 하기 어려운 경우에 있어서 요약자의 이행 청구권을 부인하면 이 사건 약정의 이행을 확보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제3자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에는 통상 제3자의 이행청구로 충분하고, 낙약자의 제3자에 대한 이행지체로 인하여 제3자 외에 요약자에게 고유한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제3자와 별개로 요약자의 이행 청구를 인정할 현실적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제3자를 위한 계약을 둔 목적의 달성이 어렵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복지기금의 복지기금협의회가 근로복지기금법 제61조 제1항에 의하여 세전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출연하기로 결의하였으므로, 나머지 세전이익 3% 부분의 출연에 관한 이 사건 복지기금의 수익의 의사표시가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행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복지기금협의회가 세전이익 중 2%에 해당하는 금액의 출연을 결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복지기금이 나머지 3% 부분에 관한 수익을 거절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그와 같은 취지의 피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약정을 이 사건 복지기금이 직접 피고에 대하여 세전이익 5% 금액의 출연 청구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즉 이른바 '부진정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의 관계에서 피고가 이 사건 복지기금에 세전이익 5% 상당액을 출연할 의무를 부담함을 부인할 수 없는 이상,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복지기금에게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채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그 결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과 관련하여 본다.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3항 제1호 가목에서 정한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으며 독립한 법인으로서 사법상의 계약을 체결한 권한을 가지므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단에너지 사업법에 따라 피고 공사에 대하여 예산 편성, 사용 및 결산과 관련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다 하더라도,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지침이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단체협약 또는 일반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관계에 대하여 어떠한 일반적인 구속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약정 이전까지 상당 기간 동안 원고와 피고는 단체협약을 통하여 제3자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세전이익 5% 상당액을 출연하기로 합의하여 복지기금협의회의 협의 결정 절차를 통하여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한 출연이 이루어지던 상황에서, 이 사건 약정 체결 이후 뒤늦게 출연비율 근로자 1인당 기금누적액에 따라 제한하라는 취지의 위 예산편성지침이 통보된 결과, 피고가 기획재정부와의 내부관계 내지 그에 대한 책임문제로 인하여 이 사건 약정을 불이행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약정 당시 피고에게 그에 대하여 확정적인 구속력을 부여하려는 의사가 결여되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약정상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의무의 성격 등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복지기금에 피고 공사의 세전이익 3%에 상당한 금원을 출연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갖는 위 이행청구권 내지 그에 대응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이행의무의 성격 및 내용은, 제3자인 이 사건 복지기금이 피고에 대하여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비로소 취득하게 될 금원의 지급청구권 내지 그 지급의무 자체로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복지기금에 위 금원 상당을 출연할 것을 구할 권리 내지 위 금원 상당을 출연할 의무, 즉 작위급부 청구권 내지 의무로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복지기금에게 세전이익 중 3%에 해당하는 5,82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나아가 원고는 위 금원에 대하여 2011.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민법 또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채무를 종국적으로 이행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복지기금에게 위 금원을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가 승소판결을 받은 경우 강제집행에 있어서는 금전채권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여지도 있으나(이행인수에 관한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8다75072 판결 참조),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정에 기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갖는 권리는 기본적으로 금전지급 청구권이 아니라 작위급부 청구권, 즉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하는 채무'에 관한 이행 청구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② 이 사건 약정에서 피고의 의무이행 기한이 명시적으로 정해진 바 없는 점, ③ 당초 원·피고 사이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복지기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원고 본인에게 출연 또는 지급할 것을 요구할 권리 내지 지위라는 것은 성질상 전혀 상정할 수 없고, 단지 이 사건 약정을 통하여 비로소이 사건 복지기금에게 피고에 대하여 일정한 금원을 기금으로 출연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내지 지위가 발생하였을 뿐이며, 원고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부수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이행청구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피고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는, 이 사건 복지기금의 피고에 대한 수익의 의사표시 내지 지급청구가 있다면 그 때부터의 지연손해금 청구가 가능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수익의 의사표시가 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위 수익의 의사표시를 갈음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원고의 이 사건 지연손해금 청구를 피고의 의무불이행으로 원고가 입게 된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취지로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 하므로 위 인정범위를 넘어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마은혁 김호춘
각주1) 구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은 2010. 12. 9. 폐지되었고, 현재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관련된 내용은 근로자복지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각주2) 원고는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이행청구권의 성격을 앞서 본 작위급부청구권이 아니라 금전지급 청구권임을 전제로 청구취지와 같은 판결을 구하고 있다고 보이는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록 일정한 금원의 출연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하는 채무에 관한 이행청구와 일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주는 채무에 관한 이행청구의 법적 성격이 관념상 상이하기는 하나,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갖는 이 사건 이행청구권의 궁극적인 만족은 피고의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한 세전이익 3% 상당 금원의 지급(출연)으로써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 점, 원고 승소판결이 확정될 경우 그 강제집행에 대하여는 간접강제가 아니라 금전채권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될 수도 있는 점, 실제적으로 일정한 액수의 금원에 대한 출연(작위)의무와 같은 액수 상당의 금원의 지급의무 사이의 구분이 어려운 측면도 있는 점, 피고의 이 사건 복지기금에 대한 출연금 지급은 수익의 의사표시 존부와 상관 없이 복지기금협의회에 대한 통보 후 지급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피고 역시 이 사건 이행청구권의 성격과 관련하여 지연손해금의 발생 여부에 관하여만 다투고 있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이 사건 청구에는 '주는 채무'만이 아니라 '하는 채무'에 대한 청구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 선해함이 타당하다. 또한 주문 표시에 있어서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지는 작위의무란 것은 '일정한 금전의 출연행위'로서 실제상 '일정한 금전의 지급행위'와 구분이 곤란한 점, 이 사건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금전채권에 관한 강제집행이 준용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피고에 대하여 '출연'이 아닌 '지급'을 명하기로 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12나97286
판결선고
2013. 8. 28.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