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업무란 일정한 기준에 따라 구분된 일의 단위이므로 광협(廣狹)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의 특성에 따라 구분될 뿐 이를 담당하는 근로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일정한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업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기능, 역할 등을 토대로 판단되어야 하고, 근로자가 당해 업무에 종사하는 정도나 그와 함께 담당하고 있는 다른 업무의 내용과 종사하는 정도 등은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수준 또는 그에 따른 필요인원을 결정함에 고려되어야 할 요소일 뿐 그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되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
일정한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업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기능, 역할 등을 토대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안전운행요원의 평상시 주된 업무가 역사 내에서의 승객안내, 시설점검, 질서유지 등의 역무 업무로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과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첫 열차 수동운전과 비상운전 업무에서 필수유지업무로서의 성격이 없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안전운행요원의 위와 같은 운전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된다고 하여 함께 담당하는 역무 업무까지 필수유지업무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쟁의행위시 안전운행요원이 비상운전업무에 대비하여 역사 등에서 대기하는 동안에 역무 업무에 투입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결론에 의하여 필수유지업무의 제도적 취지가 몰각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운행요원의 첫 열차 수동운전업무와 비상운전업무를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2누17409 필수유지업무재심결정취소
* 원고, 항소인 : 부산◯◯공사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2.5.24. 선고 2011구합35682 판결
* 변론종결 : 2012.10.25.
* 판결선고 : 2012.11.15.
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1.10.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1필수1, 2(병합) 필수유지업무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근로자 3,674명을 고용하여 부산.양산지역의 지하철 운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지방공기업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원고 소속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1988.2.16. 설립되어 현재 3,487명의 조합원이 가입된 기업별노동조합이다.
원고는 2011.3.30. 부산 미남역에서 안평역까지 총연장 12.7km, 14개 역을 운행하는 신규 노선인 4호선을 전국에서 최초로 무인운전(無人運轉) 방식으로 운행되는 경전철로 개통하였다(이하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이라 한다).
참가인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무인 경전철에 대한 필수유지업무협정이 체결되지 아니하자, 2011.7.2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등의 결정을 신청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1.8.26. 별지 ‘무인경전철 구간 유지.운영수준, 대상직무, 필요인원’ 기재와 같이 필수유지업무의 필요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등을 결정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10.6.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평상시에 별도의 운전원 없이 무인으로 운행된다. 그러나 주행로 점검 등을 위하여 매일 첫차는 운전원이 탑승하여 수동으로 운전하여야 하고 급작스러운 열차 장애, 화재 및 사고 등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도 운전원이 수동으로 열차를 운전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은 비상운전업무 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22조의2 [별표 1] 제1호의 가목(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서 규정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 업무’로서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위 비상운전업무 등을 필수유지업무에서 제외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생략>
판단
필수유지업무의 판단 방법
업무란 일정한 기준에 따라 구분된 일의 단위이므로 광협(廣狹)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의 특성에 따라 구분될 뿐 이를 담당하는 근로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일정한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업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기능, 역할 등을 토대로 판단되어야 하고, 근로자가 당해 업무에 종사하는 정도나 그와 함께 담당하고 있는 다른 업무의 내용과 종사하는 정도 등은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수준 또는 그에 따른 필요인원을 결정함에 고려되어야 할 요소일 뿐 그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되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
인정사실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완전자동 무인운전 방식으로 설계되어 기관사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열차 안에 운전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종합관제실에서의 원격조종에 따라 열차가 자동적으로 운행되나, 운행에 이례 상황이 발생한 경우 수동운전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무인운전에 따른 안전을 위하여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열차의 정차위치, 출입문 상태 및 열차신호가 모두 정상일 때만 출발할 수 있는 출발안전장치, 열차 양 측면에 안내레일이 설치되어 탈선할 수 없도록 한 탈선방지장치, 열차 전방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운행이 정지되는 비상제동장치, 출입문이 잘못 열릴 경우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전력차단장치, 비상시에는 예비장치로 정상운행이 가능하도록 한 이중장치 등 5중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안전운행요원의 주요 업무는 ① 주행로의 이상 유무, 각 역 정차 위치의 이상유무, 출입문 개폐 상태, 고객 안내방송 및 냉.난방 상태 등의 확인을 위하여 매일 처음 운행되는 열차에 탑승하여 수동으로 운전하는 업무(이하 ‘첫 열차 수동운전업무’라 한다), ② 운행열차 장애 발생시 장애조치, 열차 수동 또는 자동운전 등의 업무(이하 ‘비상운전업무’라 한다), ③ 평상시 역사 내에서의 승객안내, 시설점검, 질서유지 등 역무(驛務) 업무이다.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은 2011.3.30. 개통한 이래 2012.9.30.까지 108회 비상사고가 발생하였고, 그 중 수동운전 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30회였다. 원고의 내부규정인 4호선 열차운행내규 제54조에 의하면, 열차 운전면허 자격을 갖춘 자만이 열차 내의 간이운전대를 개방한 다음 열차종합제어장치(TCMS)를 통하여 열차의 고장.장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원고의 직원 중 안전운행요원 외에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의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는 자격자는 차량부 소속 검수직원 6명이 있고(3개조에 2명씩 편제), 차량부의 업무중 무인 경전철의 운전에 관계된 것은 검수를 위한 입출고, 시운전 등 구내운전 업무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7, 10, 13~15, 18~21, 24~29, 32, 33, 36호증, 을 제2, 4, 6,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첫 열차 수동운전업무, 비상운전업무의 필수유지업무 해당 여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안전운행요원이 수행하는 첫 열차 수동운전과 비상운전업무는 이 사건 조항이 규정하는 ‘운전 업무’로서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수동운전 및 비상운전도 매일 첫차 또는 비상상황이라는 한정된 경우이기는 하지만, 승객의 수송을 목적으로 열차를 조종하는 점에서는 평상시의 운전과 다를 바 없고, 관제에 따른 무인운전과 결합하여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의 운행을 구성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무인운전이 불가능한 장애 열차에 대하여 수동운전이 가능함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위 열차의 운행 중단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이 무인운전 방식으로 설계되고 각종 안전장치를 갖추었다고는 하나,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수동운전으로 열차를 운행하여야 할 경우가 있고, 상황에 따라 그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안전운행요원에 의한 수동운전이 필요할 수 있다. 실제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이 개통된 후 18개월 동안 비상사고가 108회 발생하였고, 그 중 수동운전까지 필요하였던 경우는 30회였다.
한편, 위와 같은 사고 수치에 비추어 볼 때 사고 빈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는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수준에 따라 필요한 인원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사정일 뿐이지, 안전운행요원의 비상운전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특히 비상사고시 승객보호의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조속한 비상운전 조치는 낮은 사고 빈도에 근거하여 무시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은 원격제어 등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주행로의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그 밖에 각 역 정차 위치의 이상 유무, 출입문 개폐 상태, 고객 안내방송 및 냉.난방 상태 등의 확인 업무도 열차의 정상적인 무인운전을 위한 부수적 업무로 볼 수 있다(유인운전 열차인 1~3호선의 경우도 승무사업소 운전업무절차에 따라 첫 운행 기관사의 임무에 위와 같은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매일 첫 열차의 수동운전에 안전운행요원의 차량운전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수동운전의 주된 목적은 안전운행을 위한 주행로 점검에 있고 운전기량 향상은 부차적인 목적으로 보이며, 유인운전 열차의 경우 지속적.반복적 열차 운전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기관사의 운전기량 유지 또는 숙달이 보장되는데 비하여, 무인운전 열차의 경우에는 드물게 발생하는 비상시 수동운전만으로는 안전운행요원의 운전기량을 유지.숙달하기 어려워 보이는바, 운전기량 숙달의 정도가 안전 운전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첫 열차 수동운전업무에 기량 향상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위 업무를 운전 업무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차량부 소속 직원 중 6명이 이 사건 무인 경전철의 운전면허 자격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직원들의 면허보유는 차량 검수를 위한 검수고 입출고, 시운전 등의 업무를 위한 것으로서 본선구간에서의 승객 수송을 위한 것이 아닐 뿐더러, 필수유지업무로서 차량정비 업무가 부여된 차량부 소속 직원에게 쟁의행위시 운전업무(수리를 위한 차량기지까지의 복귀 운전, 수리 후 시운전 등은 제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해석된다. 가사 대체 투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비상시 열차 수동운전업무에 투입하기에 차량부 소속 운전면허 보유자의 수가 현저히 부족해 보이고[경우에 따라 운행 중인 전 열차(최소 8편성, 최대 12편성)에 안전운행요원이 투입되어야 할 상황도 상정해 볼 수 있고, 한편 차량정비 업무의 대상인원이 32명이고 위 업무의 유지.운영수준 78%에 따른 필요인원이 25명이며 차량부 소속 직원 중 운전면허 보유자는 6명인 점에 비추어, 극단적인 경우 근무자로 지정된 원고의 차량부 소속 직원 중 운전면허보유자가 1명도 없는 상황도 가능하다], 근무 장소 또한 열차 노선 끝의 차량기지 내에 있어 사고 장소까지 신속한 투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업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기능, 역할 등을 토대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안전운행요원의 평상시 주된 업무가 역사 내에서의 승객안내, 시설점검, 질서유지 등의 역무 업무로서 도시철도 차량의 운전과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첫 열차 수동운전과 비상운전 업무에서 필수유지업무로서의 성격이 없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안전운행요원의 위와 같은 운전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된다고 하여 함께 담당하는 역무 업무까지 필수유지업무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쟁의행위시 안전운행요원이 비상운전업무에 대비하여 역사 등에서 대기하는 동안에 역무 업무에 투입될 수는 없으므로, 위와 같은 결론에 의하여 필수유지업무의 제도적 취지가 몰각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운행요원의 첫 열차 수동운전업무와 비상운전업무를 이 사건 조항이 규정하는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결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조용호
판사 이원신
판사 신동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