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각기각한다.
항소비용과 당심에서 청구의 확장으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 산하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이하 '일제위원회'라 한다)는 2004. 11. 10. 구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2010. 3. 22. 법률 제10143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일제특별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국무총리 소속 과거사 관련 위원회이고, 태평양전쟁전후국외강제동원희생자지원위원회(이하 '태평양위원회'라 한다)는 2008. 6. 18. 구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2. 법률 제10143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태평양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국무총리 소속 과거사 관련 위원회이며,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자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이하 '대일위원회'라 한다)는 2010. 3. 22.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일특별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국무총리 소속 과거사 관련 위원회이다.
원고는 2005. 2. 1. 일제위원회와 나등급 조사관 채용계약(이하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원회의 조사관으로 근무를 시작하여 2005. 8. 1. 가등급으로 승급된 이래매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는데, 채용기간(이하 '계약기간'이라 한다)을 2007. 1. 1.부터 2007. 12.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계약기간을 2008. 1. 1.부터 2008. 12.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에서는 위 제7조가 제10조로, 위 제8조가 제11조로 변경되었고, 계약기간을 2009. 1. 1.부터 2009. 12.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이하 '2009년 근로계약'이라 한다)에서는 제4조, 제11조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일제위원회와 태평양위원회(태평양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에 따라 태평양위원회 설치 무렵부터 태평양위원회와 일제위원회의 사무국은 통합되어 운영되었다)는 2009년도에는 70명분의 조사관 인건비 예산을 배정받아 운영되었으나, 2010년도에는 조사관 인건비 예산이 50명분(가등급 17명 + 나등급 22명 + 다등급 11명) 1,324,268,000원만 배정되었는데, 이는 2009년도 예산 중 조사관 인건비 배정액인 1,824,275,000원보다 500,007,000원이 감축된 금액이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일제위원회 스스로 2010년도 예산을 2009년도의 1/4만을 신청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따라 일제위원회는 2010년도 조사관 인력운영계획을 논의하고서 2009. 11. 23. 모든 조사관에게 일제위원회의 조사기간이 2010. 3. 24.자로 종료되고, 조사관 인건비 예산이 축소편성되어 2009. 12. 31.을 기준으로 ① 조사관 전체에 대하여 1등급 하향(마등급은 제외)하여 재계약을 하고, ② 근무평가결과 하위 약 10% 범위 내인 경우 1등급 추가 하향하여 재계약(개별통보 예정)하며, ③ 인력운영 상 2010년도 재계약 미희망자는 2009. 11. 30.까지 행정과로 통보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바. 일제위원회는 2009. 11. 하순경 2009년 하반기 가등급 조사관에 대한 근무평정결과 11명 중 10위였던 원고에게 가등급에서 2단계 하향된 다등급으로 재계약을 체결할 것임을 개별적으로 통지하였고, 원고는 내부통신망을 통하여 재계약 포기의사를 표시하였다.
원고가 재계약 포기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일제위원회는 2009. 12. 16. 원고를 포함한 조사관 79명 전원에 대하여 2009. 12. 28.까지 2010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2010년 근로계약서를 작성,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당시 일제위원회가 조사관들에게 제시한 2010년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13, 22, 24호증, 을 제1, 내지 5, 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소 중 강등처분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일제위원회가 2009. 11. 하순경 예산이 축소 배정되었음을 이유로 2009년 하반기 근무평정결과 하위 10% 범위 내인 원고에게 가등급에서 2단계 하향된 다등급으로 재계약을 체결할 것임을 통지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0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며 피고가 2009. 12. 16. 근로계약서 작성을 통지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러한 강등된 등급으로 재계약체결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자 계약기간이 종료하였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은 무효로서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은 계속해서 존속한다는 취지로 해고 무효의 확인을 구하면서 피고에게 2009년 근로계약(가등급)에 의한 평균임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고 있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2009. 11. 하순경 강등처분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해고무효와 함께 가등급에 의한 평균임금을 구하고 있는 이상 이와 별도로 이 부분에 관해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해고무효확인의 승소판결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강등처분이 무효로 되거나 취소된 적이 없으므로 근무성적평정서(을 제13호증의 1)에 따라 2단계 강등된 다등급에 따라 급여를 받게 될 것이어서 이 부분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2009. 11. 하순경 강등처분이 있었다고 할 수 없는 점, 평정으로 말미암아 이후 등급이 강등될 염려가 있다는 것은 사실상 이익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강등처분의 무효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일제위원회의 업무가 완성될 때까지 종료하지 않음에도 적법한 근거 없이 부당하게 강등된 조건을 수용할 것을 조건으로 재계약체결을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① 일제위원회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정한 이른바 '한시적 사업장'인데, 한시적 사업의 경우 근로계약의 기간은 그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 시까지라고 보아야 하고, 일제위원회의 사업은 2009. 12. 31.까지도 완료되지 아니하였으므로 2009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인 2009. 12. 31.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은 종료되지 않았다. ② 일제위원회의 존속기간이 2010. 3. 24.에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대일특별법이 2010. 3. 22. 시행됨으로써 위 법률 부칙 제2조, 제3조, 제4조가 정한 데에 따라 대일위원회가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을 승계하였으므로 원고는 대일위원회 조사관의 신분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① 일제특별법 제9조에 의하면, 일제위원회의 직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위원회의 규정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퇴직·휴직·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일제위원회는 2009. 12. 16. 원고에게 아무런 근거 없이 2단계 하향된 다등급으로 재계약을 체결할 것을 통지하였는데, 위 강등은 실질적으로 강임, 감봉에 해당하여 일제특별법 제9조, 근로기준법 제95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② 예산이 부족하거나, 2단계 하향된 다등급으로 재계약 하여야 할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닌데도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고, ③ 위 재계약을 요구하면서 원고에게 제시한 2010년 근로계약서의 제4조(채용기간), 제11조(채용계약의 해지)는 일제특별법 제16조, 제19조에 위반되고, 취업규칙에서 정하지 않은 사유를 근로계약의 해지 사유로 삼고 있어 부당하고 이러한 내용의 근로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
구 일제위원회 및 태평양위원회 조사관의 채용규정(2009. 12. 22.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위원회 채용규정'이라 한다) 제6조에 의하면 채용계약을 해제할 경우 인사위원회를 거쳐 해지해야 한다고 하고 있음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
판단
원고와 일제위원회 또는 대일위원회와의 근로관계가 존속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 5, 13, 24호증, 을 제3 내지 6, 12,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 일제위원회는 2004. 11. 10. 설치 당시 일제특별법(2007. 3. 23. 법률 제83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에 따라 최초의 진상조사개시결정일 이후 2년 이내에 조사업무를 완료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으나, 그 기간 내에 조사업무를 완료하지 못하여 조사기간이 최종적으로 2010. 3. 24.까지 연장됨으로써 2010. 3. 24. 그 업무를 종료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 일제특별법 제10조는 "이 법에 규정된 것 외에 위원회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일제특별법 시행령 제14조는 "일제위원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전문위원과 보조인력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 위와 같이 조사업무 완료에 필요한 기간이 예정되어 있었고 예산 범위 내에서 운영되던 관계로 위원회 채용규정 제5조도 계약기간은 원칙적으로 회계연도 단위로 하되 위원회 활동기간 또는 업무특성 등을 감안하여 계약기간을 결정 또는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 일제위원회는 매년 근로계약 제4조에서 계약기간을 정하면서도 제8조 제6호 또는 제11조 제6호에서 계약기간에 일제위원회가 청산되거나 존속기간이 도래하여 폐지되었을 경우에는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원고와의 협의 없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며, ㉤ 일제위원회는 2009. 12.경 원고에게 조사업무가 2010. 3. 24. 종료됨을 통보하였고, 2010년 근로계약서 제4조에서 종전과 같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지 않고 일제위원회의 조사기간 만료 예정일인 2010. 3. 24.까지로 명시하는 한편, 계약기간에 정부방침에 따라 위원회 통합 등 새로운 조직 정비 또는 조직 개편 시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내용을 추가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일제위원회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이하 '특례규정'이라 한다)가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는 이른바 '한시적 사업장'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만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면서 그 예외 중 하나로 제1호에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점, ㉡ 기간제법 제2조 제1호는 "'기간제 근로자'라 함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특례규정은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에 비추어 보면 한시적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용자는 기간을 정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그 근로의 기간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계약에 따라 정해져야 할 것인 점, ㉢ 한시적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로서도 업무가 한시적인 성격인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 기간제 근로자 사용이 악용될 소지가 적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시적 사업장에서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이 사건과 같이 사전에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음에도 실제로 사업이 완료되거나 특정한 업무가 완성될 때까지 계속하여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로까지 확대하여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2010. 3. 24.까지 존속하는 한시적 사업장인 일제위원회와 원고의 2009년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인 2009. 12. 31.이 경과함으로써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계약기간의 경과에도 근로계약이 계속 존속하고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일제위원회 직원이 대일위원회 직원으로 자동 승계되는지에 대하여 보건대, 일제위원회와 원고의 2009년 근로계약이 그 계약기간인 2009. 12. 31.이 경과함으로써 종료되었음은 앞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대일특별법 부칙 제4조는 법 시행 당시 일제위원회와 태평양위원회의 직원은 대일위원회의 직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13, 30호증, 을 제3 내지 5, 12,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 일제위원회는 설치 당시부터 그 존속기간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러한 사실은 원고와 일제위원회가 체결한 근로계약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도 자신의 계약기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 대일위원회는 2010년에 신설된 조직인 관계로 예비비 배정과 행정안전부 인건비 전용 승인을 받은 것이고, 당시 예산 상황, 효율성 등을 감안하여 조사관의 등급을 일제위원회나 태평양위원회보다 1등급 낮추어 채용함으로써 112명의 조사관으로 조사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 일제위원회는 원고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근로계약 제4조에서 계약기간을 정하면서도 제8조 제6호 또는 제11조 제6호에서 계약 기간 중 일제위원회가 청산되거나 존속기간이 도래하여 폐지되었을 경우에는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원고와 협의 없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 원고에게 제시한 2010년 근로계약서에는 그 제4조에서 종전과 같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지 않고 일제위원회의 조사기간 만료 예정일인 2010. 3. 24.까지로 명시하는 한편, 계약기간에 정부방침에 따라 위원회 통합 등 새로운 조직 정비 또는 조직 개편 시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된다는 내용을 추가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대일특별법 부칙 제4조가 법 시행 당시 양 위원회의 직원은 대일위원회의 직원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고 하여 그 취지가 이미 계약기간이 종료되었거나 계약기간의 종료가 예정된 일제위원회 직원들까지도 그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기간의 약정이 없는 상태로 대일위원회의 직원이 된다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원고는 일제위원회가 부당하게 강등된 조건을 수용할 것을 전제로 재계약체결을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은 원고가 갱신을 거절함으로써 계약기간이 경과하여 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것과 같을 뿐 아니라, 위 기초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제위원회가 원고에게 제시한 재계약 체결 요구가 부당하여 사실상 해고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즉, ㉠ 일제위원회와 태평양위원회는 2010년도 조사관 인건비가 감축 배정되어 그 예산의 범위 내에서 모든 조사관의 인건비를 지급하기 위하여 강등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2010년도에 배정받은 예산은 대일위원회로 통합되기 전까지 3개월의 예산에 불과함에도 이를 1년 치 예산이라고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3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대일위원회가 대일특별법에 따라 신설된 후 신청한 예비비와 전용을 신청한 인건비는 대일위원회의 활동을 위하여 배정되거나 승인된 것임을 알 수 있을 뿐이어서, 일제위원회와 태평양위원회가 받은 2010년도 예산이 3개월분의 예산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예산은 태평양위원회와 일제위원회가 대일위원회로 통합될 것을 예상하여 예산도 통합되어 배정된 점, 2010년도 조사관 대상자 인원(상임위원 및 간사)은 태평양위원회와 일제위원회 합하여 70명임에도 50명의 12개월분의 인건비만 배정된 점, 대일위원회로 통합된다 하더라도 조사관 인건비가 추가확보 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1단계 강등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 일제특별법 제9조는, 일제위원회의 직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위원회의 규정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퇴직·휴직·강임을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한편 일제특별법 시행령 제14조는, 일제위원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전문위원과 보조인력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원회 채용규정 제2조 제1항은 일제위원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예산의 감축에 따른 강등은 위 각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 위원회 채용규정 제8조는, 근무성적 평정결과를 조사관 재계약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와 일제위원회가 체결한 근로계약 제8조 제7호 또는 제11조 제7호는, 근무성적을 평정한 결과 일제위원회가 요구하는 수준 이하의 등급을 조사관이 받은 경우에는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2009년 하반기 근무평정결과는 하위 10% 이내에 속하였으므로, 그러한 근무평정결과가 재계약에 반영된 것을 두고 정당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 근로기준법 제95조가 정하고 있는 근로자에 대한 제재로서의 '감급'이란 종전과 동일한 근로를 제공함에도 그에 대응하여 산정된 임금액에서 일정액을 삭감하는 것을 의미하고, 근로자가 인사처분을 받아 종전과 동일하지 않은 근로를 제공한 결과 임금이 감소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5조에서 정한 '감급'에 해당하지 않는바, 이 사건에서의 1단계 강등은 예산감축으로 조사관 전원에게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것인 점, 추가 1단계 강등은 위원회 채용규정 제8조에 따른 것으로 가등급에서 다등급으로 강등됨에 따라 책임 및 권한이 줄어들게 되어 더는 종전과 동일한 질의 근로를 제공하지 않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2단계 강등으로 종전에 비하여 임금이 줄어들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강등이 근로기준법 제95조에서 정한 '감급'에 해당한다고 하기도 어렵다.
위원회 채용규정 제6조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해고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원회 채용규정 제6조는 채용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원고와 일제위원회의 근로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자동 종료되었고, 강등된 내용의 재계약 체결 요구가 사실상 해고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고용계약 중에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이 아니므로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임금지급과 위자료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일제위원회와 원고의 2009년 근로계약은 그 계약이 정한 기간인 2009. 12. 31.이 경과함에 따라 종료되었고, 일제위원회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와 일제위원회 또는 대일위원회의 근로계약이 존속함을 전제로 한 2010. 1. 1.부터의 임금과 해고로 말미암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강등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