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시와 징계절차 요구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그 변경하려는 취업규칙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둔 후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족하고, 그에 따른 법적 효과까지 주지시킬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4누545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교통안전공단
* 피고, 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A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0.4.11. 선고 2012구합35153 판결
* 환송전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1.2.13. 선고 2010누14773 판결
* 환송판결 : 대법원 2013.6.12. 선고 2014두5040 판결
* 변론종결 : 2014.08.22.
* 판결선고 : 2014.09.26.
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하는 부분
피고 및 참가인은 당심에서도, 징계시효의 실체적 성격상 단순절차 규정과 달리 그 도과 여부는 위반행위시 인사규정에 따라야 하고,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법률불소급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며, 소급입법과 달리 소급적용은 엄격히 보아야 하는데 원고나 노동조합의 소급적용 의사가 없었고, 인사규정의 개정배경 및 내용, 원고의 과거 경과규정 사례, 명확성의 원칙 등을 고려하면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는 것은 규정불비에 해당하며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보아야 하고, 징계의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참가인에게 징계시효 도과에 관한 귀책사유도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취업규칙은 노사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존중하는 해석을 하여야 하고, 객관적 의미를 넘는 해석을 할 때에는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3.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참조). 그리고 사업자가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시행일을 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업규칙은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징계사유의 발생시와 징계절차 요구시 사이에 취업규칙이 개정된 경우에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징계절차 요구 당시 시행되는 개정 취업규칙과 그에 정한 바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개정 취업규칙이 기존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는 등으로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가 개정 취업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완성 또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를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과 관련하여서는 개정 전 취업규칙의 존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가 개정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근로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신의칙상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을 뿐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9호증, 제11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보면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은 2008.4.경 금품수수 비위행위를 저질렀다.
2008.12.31. 법률 제9296호로 개정된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은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기획재정부는 2009.4.15. 감사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려워 징계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위 국가공무원법 조항의 개정에 맞추어 공공기관도 자체 인사규정을 개정하도록 하는 감사원의 처분 요구가 있었음을 이유로, 각 정부 부처에 대하여 산하 공공기관들이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한편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부칙 제1조에 “이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면서도, 위 개정규정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부칙 제5조에 “이 법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제83조의 2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는 경과규정을 두었는데,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부칙에 “이 규정은 2009.7.31.부터 시행한다”라고만 규정하였을 뿐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 원고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 개정 인사규정에 대한 동의를 받았고, 그 당시에 종전에 발생된 징계사유에 대한 소급적용에 관하여 명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2010.12.21.부터 2011.3.25.까지 2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한 감사를 하고, 그 후 수사기관이 위 감사결과를 기초로 참가인을 포함한 원고의 인사 관련 금품수수 비리혐의 의심자 등에 대하여 수사를 진행한 결과 참가인의 위 금품수수 비위행위가 발견되었고, 원고는 참가인의 위 금품수수 비위행위에 대하여 2011.11.20.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징계위원회 의결 등을 거친 후 2011.11.25. 해임처분을 받았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금품수수 비위행위는 2008.4.에 있었고, 원고는 2009.7.31.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에 대한 징계시효 3년을 5년으로 연장하면서, 위 징계시효 연장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고 개정일 당일부터 시행하기로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는바, 2009.7.31.자 개정 인사규정이 근로자에 대한 징계시효를 연장하여 불리한 법률효과를 규정하고 있더라도 위 개정 인사규정의 시행 전에 참가인의 금품수수 비위행위에 대한 개정 전 징계시효인 3년이 완성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규정에 의한 참가인의 권리침해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참가인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볼 사정도 없다. 따라서 2009.7.31.자 개정 인사규정은 그 부칙에 정해진 시행일인 2009.7.31.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시행일 이전 발생한 사안에 대하여도 인사규정을 소급하여 적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경과규정을 두어 왔는데, 2009.7.31. 개정된 인사규정의 경우는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소급적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였으므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법리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면서 정해진 시행일부터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2011.11.20.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당시에 징계시효는 개정된 위 인사규정에 따른 5년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당시 5년의 징계시효가 지나지 않았음은 명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참가인의 금품수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가 개정 전의 인사규정에 따른 3년이라는 취지의 피고 및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및 참가인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요하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그 근로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주지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원고는 2009.7.31. 인사규정을 개정함에 있어서 노동조합에 징계시효 연장이 개정 이전 비위행위에도 소급적용됨을 주지시키지 않은 채 동의를 구했으므로 위 인사규정 개정은 노동조합의 동의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인사규정 개정으로 징계시효 연장이 개정 전 비위행위에도 소급적용된다는 점은 위 인사규정의 문언 및 체계 자체에서 예정된 법적 효과일 뿐 징계시효연장과는 별개의 측면에서의 불이익변경 요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그 변경하려는 취업규칙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둔 후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족하고, 그에 따른 법적 효과까지 주지시킬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 및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여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명수
판사 여운국
판사 권순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