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나200895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3. 12. 12. 실시한 노동조합 조합장 선거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주식회사 C과 D 주식회사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의 조합원이다.

나.

피고의 노동조합운영규약(이하 '이 사건 노조규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2013. 11. 14. 개최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서 피고의 노동조합선거관리규정 제2조가 개정되었는데, 위 개정 전·후 피고의 노동조합선거관리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 조합장 E는 그 임기가 2014. 3. 25.경 만료할 예정인 상황에서 차기 조합장 선거를 위한 준비 등을 위하여, 2013. 11. 27. 조합장선출 선거기관 선정의 건, 선거관리위원 선출에 관한 사항, 기타 중요한 사항을 안건으로 하여 2013. 11. 29. 오전 11시에 상무집행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이에 따라 2013. 11. 29. 개최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서 피고 조합장 선출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 선거로 실시하기로 결의하였다.

마.

1) 피고의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F는 2013. 12. 3. 피고 조합장 선거의 투표일시 2013. 12. 12. 오전 11시, 입후보등록기간 2013. 12. 4. 오전 9시부터 2013. 12. 6. 오후 5시까지 등으로 하여 선거공고를 하였다.

2)

피고의 조합장 E는 2013. 12. 3. 임원(조합장) 선출에 관한 사항 및 기타 중요한 사안을 목적사항으로 하여 2013. 12. 12. 오전 11시에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한다는 내용을 공고하였다.

3)

2012. 12. 12. 소집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재적 대의원 2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만장일치로 E를 피고 조합장으로 선출한다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다(이하 위 선거를 '이 사건 선거'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7 내지 23호증, 을 제24호증의 1 내지 27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선거에 아래 1), 2) 기재와 같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고, 그 하자는 피고 조합원의 선거권과 선거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여 선거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선거는 무효이다.

1)

피고 노동조합은 종래 관행적으로 피고의 조합장을 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인 직선제로 선출하여 왔고, 조합장 선거방식을 직선제로 할 것인지, 대의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할 것인지는 조합원 선거권의 본질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조합장 선거방식의 변경은 피고 최고결의기관인 조합원총회에서 결정되어야 하고,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는 사무집행기관에 불과하여 그 결의는 민주적 정당성이 없어 조합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서 피고 조합장의 선거방식을 직선제에서 대의원회에 의한 간선제로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

2)

또한 피고는 상무집행위원회를 통해서 조합장 선거방식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서 그 변경내용을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피고 조합원들은 이 사건 선거 당일까지 이 사건 선거의 방식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다.

나.

판단

1)

절차상 하자 인정 여부

가)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규약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규약 및 선거관리규정은 조합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강행법규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는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43567 판결 등 참조). 또한 그 법적 성질을 자치법규로 보는 이상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50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조합장 E는 2013. 11. 29. 조합장 선출 선거기관 선정의 건, 선거관리위원 선출에 관한 건 등을 안건으로 하여 상무집행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조합장 선거방식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선거로 실시하기로 하는 안건이 가결된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노동조합의 자치규범인 이 사건 노조규약의 해석상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가 조합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노조규약(갑 제1호증) 제10조에 의하면 피고는 총회, 대의원대회, 상무집행위원회를 그 기관으로 두고 있는데, 위 규약 제13조 제4호는 총회의 기능 중 하나로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제20조는 대의원대회의 기능으로 제1항에서 "본 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7조 제1항의 규정에 의거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둔다.", 제2항 본문에서 "총회에 관한 규정은 대의원대회에 준용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에 관한 규정인 이 사건 노조규약 제22조에서는 위와 같은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이 직접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의 고유한 기능으로 해석된다.

②

이 사건 노조규약 제22조 제1항에서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로 '대의원대회 수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상무집행위원회는 의결기관인 총회나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사항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인 점, 조합원에 의하여 선출된 대의원대회는 조합장, 부조합장, 각 부서장과 사무장으로 구성되는 상무집행위원회에 비하여 소집 절차가 엄격하여 대의원대회의 권한사항 중 구체적 사항은 상무집행위원회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노조규약 제22조 제1항은 상무집행위원회가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될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의원대회로부터 수임받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따라서 위 규정을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가 조합장 선거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근거로 삼기 어렵다.

③

총회는 소속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고(이 사건 노조규약 제11조), 대의원대회는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반면(이 사건 노조규약 제14조), 상무집행위원회는 조합장, 부조합장, 각 부서장과 사무장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사건 노조규약 제21조)에서 각 구성원에게 부여되는 민주적 정당성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조합장 선거를 총회에서 조합원들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실시할 것인지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실시할 것인지와 같은 피고의 대표기관과 관련된 중요사항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이 사건 노조규약 제22조 제4항에서는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로 '선거관리규정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을 들어 상무집행위원회가 선거방식 자체의 변경, 즉 조합장 선거방식을 총회에 의한 직선제 방식에서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선제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이고, 위 규정은 다만 상무집행위원회로 하여금 조합장 등 선거에 있어 필요한 세부적인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봄이 자연스런 해석이다.

다)

따라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는 조합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총회 등의 적법한 결의 없이 오로지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로 조합장 선거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변경한 것은 피고의 자치규범인 이 사건 노조규약에 반하여 위법하므로, 이에 근거하여 실시된 이 사건 선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이 사건 선거의 무효 여부

가)

노동조합과 같은 자주적 임의단체 내부의 선거에 법령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 그 사정만으로 당해 선거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은 법령의 위배사유로 인하여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 등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선거가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8, 12호증, 갑 제15호증의 1 내지 136, 갑 제16호증의 2, 3,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하자는 피고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들의 투표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중대한 하자로서 이로 인하여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장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선거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가 그 무효임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①

피고의 조합장 E는 2004. 10. 27., 2007. 12. 1., 2010. 12. 18. 각 총회에서 3회에 걸쳐 조합장으로 선출되었다가, 조합장 본인을 비롯하여 부조합장, 각 부서장과 사무장 등 대부분이 조합장측 사람들로 구성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이 사건 선거 직전에 이루어진 조합장 선거방식의 간선제 결의에 따라 개최된 임시대의원대회에서의 조합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하여 조합장으로 선출되었다.

②

피고의 대의원 선출의 경우 1번부터 25번까지는 조합장측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26번부터 50번까지는 조합장측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입후보하여 이루어지는데 이 사건 선거 당시에는 대의원들이 모두 친조합장측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실제로 이 사건 선거에서 재적 대의원 25명의 만장일치로 당시 조합장이던 E가 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되었다.

③

이 사건 선거가 있은 임시대의원대회는 '임원(조합장)선출의 건'과 '기타 중요한 사항'을 그 안건으로 하였을 뿐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서 한 직선제에서 간선제로의 선거방식 변경결의에 대하여 따로 논의를 하거나 결의를 하지는 않았고, 조합장 선거만을 하고 기타 중요한 사항 건은 의견이 없다는 대의원의 의견을 듣고 바로 폐회하였다.

④

한편, 피고의 조합원 G은 이 사건 선거 전인 2013. 12. 9. 피고의 조합장과 선거관리위원장 앞으로 내용증명우편을 보내어, 상무집행위원회의 선거방식 변경결의 등과 관련하여 이는 종래의 직선제 방식하에서의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준비 중이던 자신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이 사건 선거의 중지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⑤

이 사건 노조규약은 제13조 제4호에서 총회의 기능 중 하나로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1항에서 대의원대회가 총회를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 본문에서 총회에 관한 규정을 대의원대회에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 노동조합은 1980. 10. 4.경 조합 설립 이후 이 사건 선거 전까지 30여 년 동안 계속하여 총회에서 조합장을 선출하여 왔다.

⑥

이 사건에서와 같이 조합장을 총회에서 선출할 것인지 아니면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할 것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에 그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2호에서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노조규약 제7조 제1항 제1호에서 조합원의 권리로 결의권, 선거권 등을 규정하고 있고, 제11조에서 총회를 피고 노동조합의 최고결의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노동조합이 그 설립 이후 이 사건 선거 전까지 계속하여 직선제로 조합장을 선출하여 온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노조규약 제20조의 규정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피고 노동조합의 총회가 그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대의원대회의 선거에 의한 하자의 치유 여부

피고는 피고의 대의원대회에서 피고의 상무집행위원회의 선거방식 변경결의에 따라 별다른 이의 없이 이 사건 선거를 실시하였으므로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이 사건 노조규약의 내용, 대의원 구성 방식, 피고의 종래의 조합장 선거방식, 이 사건 선거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황, 이 사건 선거 당시 조합장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들의 선출시 피고의 조합원들이 피고의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장이 선출될 것까지 염두에 두어 대의원을 선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조합장을 총회에서 선출할 것인지 아니면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할 것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이 사건에서 최고결의기관인 총회의 결의 없이 대의원대회의 선거 자체만으로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의원을 통한 선거가 있으면 총회와 대의원대회의 권한 귀속 여부에 관한 분쟁이 있더라도 대의원대회의 행위가 있기만 하면 그 하자를 문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대의원대회를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는 총회의 우위에 두는 것이 되어 이 사건 노조규약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선거의 무효임을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애(재판장) 김종우 홍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