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9. 18. 선고 2015나201902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원고가 당심에서 거듭하는 주장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서 이유 기재와 같다.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선거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고, 그 하자는 조합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이므로 피고가 2013. 12. 14. 임시대의원대회에서 C을 지부장으로 선출한 결의는 무효이다.

가.

피고의 지부장 선출 방식을 총회에 의한 직선제에서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선제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총회나 대의원대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사무집행기관에 불과한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로 지부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변경하였고, 2003. 12. 14.자 임시대의원대회에서의 간접선거로 C이 피고의 지부장으로 선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에는 중대·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나.

또한, 피고는 임원 선출을 안건으로 한 2003. 12. 14.자 임시대의원대회를 공고하면서 지부장후보 입후보 등록기간을 3일로 한정하였고,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41명 이상의 조합원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는 제한을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는 조합원들의 입후보 기회를 실질적으로 박탈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선거에는 중대·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선거는 피고 상무집행위원회의 위법한 결의에 근거하여 실시되었으므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1)

피고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방식을 간선제로 변경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

가)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 운영에 있어서 조합 규약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되므로,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규약 및 선거관리규정은 조합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강행법규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는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43567 판결 등 참조). 또한 그 법적 성질을 자치법규로 보는 이상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50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지부장 C은 2013. 12. 4. 지부장 선출 선거기관 선정의 건, 선거관리위원 선출에 관한 건 등을 안건으로 하여 상무집행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지부장 선출 방식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선거로 실시하기로 하는 안건이 가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노동조합의 자치규범인 지부운영규약의 해석상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지부운영규약(갑 제2호증) 제9조에 의하면 피고는 총회, 대의원대회, 상무집행위원회를 그 기관으로 두고 있는데, 동 규약 제12조 제3호 및 제19조 제3호는 총회와 대의원대회의 기능 중 하나로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각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에 관한 규정인 동 규약 제21조에는 위와 같은 임원 선출과 관련된 사항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의 고유한 기능으로 보인다.

②

지부운영규약 제21조 제1호는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 중 하나로 '대의원대회 수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상무집행위원회는 의결기관인 총회나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사항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이라는 점, 대의원대회는 상무집행위원회에 비하여 소집 절차가 까다로워서 대의원대회의 권한 사항 중 구체적 사항은 상무집행위원회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부운영규약 제21조 제1호는 상무집행위원회가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될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의원대회로부터 수임받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위 규정으로부터 피고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

③

총회는 소속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되고(지부운영규약 제10조), 대의원대회는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되는 것에 반하여(지부운영규약 제13조), 상무집행위원회는 지부장, 부지부장, 사무장과 지부장이 임명하는 각 부서장으로 구성된다는 점(지부운영규약 제21조, 제27조)에서 각 구성원에게 부여되는 민주적 정당성에는 차이가 있다(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2013. 12. 4.자 피고 상무집행위원회에 참석한 총 인원 11명 중 지부장이 임명한 부서장은 총 인원의 과반수 이상인 8명이다)(을 제3호증). 따라서 지부장 선거를 총회에 의한 직선제로 실시할 것인지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선제로 실시할 것인지와 같은 피고의 대표기관과 관련된 중요사항은 민주적 정당성의 정도가 큰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에 그 결정 권한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갑 제9호증의 1, 2, 을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4. 1. 15. 개최된 대의원대회에서 지부운영규약 일부를 개정하였고, 이에 따라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에 관한 규정인 제21조에 '지부장 선거기관(총회 및 대의원대회) 건의에 관한 사항'을 추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지부운영규약에 위와 같은 내용이 명시적으로 규율된 이후에는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 방식을 변경하는 결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 방식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선제로 변경한 2013. 12. 4 당시에는 지부운영규약에 위와 같은 규정이 없었으므로 상무집행위원회에 그러한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상무집행위원회가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로부터 지부장 선거 방식 변경에 관하여 구체적 위임을 받은 경우라면, 상무집행위원회가 지부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상무집행위원회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로부터 위 사항을 위임받은 사정이 기록상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다)

따라서 지부운영규약에 의하면, 지부장을 포함한 임원의 선출에 관한 사항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의 결의사항이고, 상무집행위원회는 지부장 선거방식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총회나 대의원대회의 결의 없이 오로지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로 지부장 선거방식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변경한 것은 피고의 자치규범인 지부운영규약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에 근거하여 실시된 이 사건 선거는 일응 그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위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선거가 무효로 되는지 여부

가)

노동조합과 같은 자주적 임의단체 내부의 선거에 법령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 그 사정만으로 당해 선거에 의한 당선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법령의 위배사유로 인하여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만 그 선거가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선거에 지부장 선거방식 결정 권한이 없는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에 근거하여 실시되었다는 하자가 존재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을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그 하자는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볼 수 없으며,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선거를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①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은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17조 제4항에서 대의원회를 둔 때에는 총회에 관한 규정은 대의원회에 이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지부운영규약 제12조 제3호는 총회의 기능으로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제19조 제3호는 대의원대회의 기능으로 임원 선출에 관한 사항을 각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선거관리규정 제2조는 본 규정을 지부 임원을 조합원이 직접 선거할 경우만 적용하되 대의원대회에서 간선제로 임원을 선출할 경우 필요조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여 대의원대회에서 임원을 선출하는 경우를 예상하고 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피고의 지부장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한 것은 노동조합법, 지부운영규약 및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한다.

②

또한, 총회에 의한 직접선거가 아니라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선거로 지부장을 선출한다고 하더라도, 선거권자인 대의원들은 조합원들에 의하여 선출된 자들이라는 점에서 대의원대회를 통한 간접선거도 민주적 정당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지부장을 종래와 달리 총회에 갈음하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하기로 한 것이 피고 조합원의 선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지부장 선거에 관한 피고 지부운영규약의 변경을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선거가 선거방식 결정 권한이 없는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에 근거하여 실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거가 대의원들의 자유로운 판단으로 이루어진 이상, 위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거나 이 사건 선거가 조합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더욱이,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임원 선출방법의 결정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의원회대회가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그 결의에 터잡아 지부장을 선출하였음이 인정되는데, 이에 의하면 대의원대회는 지부장 선출방법 변경에 관한 상무집행위원회의 결의를 추인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로써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다 할 것이다.

④

피고가 이 사건 선거 후인 2014. 1. 15. 대의원대회에서 지부운영규약 중 상무집행위원회의 기능에 관한 규정인 제21조에 '지부장 선거기관(총회 및 대의원대회) 건의에 관한 사항'을 추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절차적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선거를 무효로 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위 규정을 근거로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지부장 선거방식을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선제로 변경하고, 이에 근거하여 대의원대회에서 이 사건 선거와 동일한 내용의 선거가 다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⑤

을 제4호증 1 내지 4 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05년 무렵 대의원대회에 의한 간접선거를 통하여 E를 지부장으로 선출한 바 있으므로, 2008년, 2011년 두 차례의 지부장 선출을 총회에 의한 직접선거 방식으로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의 지부장 선거를 조합원 총회에서 하는 관행이 확립되었다고 하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선거는 피고 상무집행위원회의 위법한 결의에 근거하여 실시되었으므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선거는 조합원들의 지부장 입후보를 제한하였으므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1)

피고는 조합원들에게 입후보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2항에서 입후보등록 기간 내에 2일 이상의 공고기간을 두도록 하는 한편, 조합원들의 신임 여부 및 지부장으로서의 자질 등을 파악하고 입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선거관리규정 제16조 제1항 및 제17조에서 지부장 입후보자에게 조합원 1/5 이상의 추천을 얻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선거관리 규정 제16조 제2항에 따라 2013. 12. 4. '2013. 12. 14.자로 선거를 개최하며, 입후보등록 기간은 2013. 12. 5. 9시부터 2013. 12. 7. 12시까지'라는 내용을 공고하고, 위 규정 제16조 제1항 및 제17조에 따라 총 조합원 수의 1/5에 해당하는 40명(= 총 조합원 수 200명 × 1/5) 이상의 추천서를 갖추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위 선거관리규정에서 정하여진 절차에 따라 선거를 개최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달리 피고가 지부장 선거의 입후보 자격을 실질적으로 제한한 하자가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선거는 조합원들의 지부장 입후보를 제한하였으므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노태악(재판장) 구자헌 홍승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