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양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영안실을 임대하여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 L으로부터 7억 원을 편취하고, 자신이 운영한 병원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1,897,888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안이다. 그 중 사기 범행의 경우 편취액이 다액이고 현재까지 그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근로기준법 위반 범행의 경우 체불된 임금 등의 액수가 작지 않다. 그리고 피고인은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알리지 않은 채 2005. 10. 8. 경 미국으로 출국하여 9년이 넘도록 귀국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에 대한 형사적 책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역시 비중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는 사기 범행에 대하여 그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당심에 이르러서는 사기 범행을 포함한 이 사건 각 범행 모두를 자백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재산에 대한 경매절차를 통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의 경우 그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중 대부분이, 사기 범행의 경우 피해금액 7억 원 중 237,796,014원이 각 변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죄들은 판시 첫머리 기재 전과들과 모두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이들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만 81세의 고령이고 현재 구치소 수용생활 중에도 폭언 및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우거나 정상적인 배변 및 그 처리를 스스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인성 치매 등 정신질환으로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아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다.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2005. 10. 8. 경 미국으로 출국하여 9년이 넘도록 귀국하지 아니하다가 갑자기 2015. 1. 30. 미국에 같이 거주하는 가족에게는 알리지 아니한 채 국내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홀로 귀국하다가 체포된 것도 일부 그러한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본 여러 사정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등 여러 가지 양형 조건, 특히 현재 고령에다 노인성 치매질환으로 말미암아 수형생활의 의미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피고인에 대하여 10년 내지 15년 전의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추궁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형사 정책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종합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