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4. 7. 선고 2016나2060844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03. 7. 2.자 견책, 2004. 4. 16.자 정직, 2005. 10. 25.자 해고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1)

278,754,098원 및 그중 44,754,098원에 대하여 2013. 1. 1.부터, 78,000,000원에 대하여 2014. 1. 1.부터, 78,000,000원에 대하여 2015. 1. 1.부터, 78,000,000원에 대하여 2016. 1. 1.부터 각 2016. 8. 30.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2016.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6,5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의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3면 16행의 "2005. 10. 25.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2005. 10. 25. 해고(면직을 의미한다.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로 고치고, 5면 8행, 9행의 "대웅철강"을 "태웅철강"으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제1항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가.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적법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제2항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이 사건 견책·정직의 무효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제3항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19면 14행의 "피고 기업여신심사운영지침(을 제22호증의 1)"을 "피고 기업여신심사운영지침(을 제22호증의 15)"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제4항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라.

원고의 임금 청구에 대하여

1)

2015. 12. 31.까지의 임금 청구 부분

가)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는 견책 및 정직으로 감액된 임금과 해고된 기간에 얻을 수 있었던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민법 제538조 제1항),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5. 9. 19.부터 2015. 12. 31. 동안 감액 또는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

(1)

원고는 2015. 9.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의 항변과 같이 그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인 2012. 9. 17.까지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징계할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악의적으로 원고에 대해 수차례 표적감사를 하고, 징계, 계좌 동결, 손해배상 청구 등을 통해 원고를 괴롭혀왔고,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때까지는 원고가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의 무효를 입증할 증거를 수집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그 자체로 피고가 원고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원고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든가, 피고가 시효완성 후에도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이 아니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오히려 갑 제25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2. 8. 6.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 등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임금의 액수

(1)

피고는 원고에게 시효로 소멸된 부분을 제외한 2012. 9. 18.부터 2015. 12. 31.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우선 갑 제1, 5, 7, 28 내지 30호증, 을 제14, 5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액수인 156,000,000원을 원고의 2012. 6. 1. 직전 12개월분의 평균임금으로 인정한다. ① 원고는 무효인 이 사건 견책이 있을 당시 원고의 연 소득에서 피고 직원들의 매년 급여 상승률, 원고의 호봉 승급에 따른 급여 상승률 등을 곱하여 156,000,000원을 2011년 소득으로 주장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이나 계산에 오류는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원고와 유사한 지위에 있었던 피고 직원 AB의 소득과 비교하여 과대해 보이지 않는다. ② 임금피크제의 마케팅 직무 선택이라는 다툼이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원고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임금을 매년 78,000,000원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는 피고가 계산한 금액보다 오히려 적다(을 제54호증). ③ 원고는 이 사건 견책이 있기 전까지 상당 기간 높은 성과등급을 인정받았는데, 원고는 매년 중간의 성과등급을 받는 것을 전제로 임금 청구를 하고 있다.

(3)

그리고 갑 제7, 28 내지 30호증, 을 제14, 5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AA 생으로 만 55세에 도달하는 달의 다음 달 초일인 2012. 6. 1.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이 되어 일반직원에서 특정직원으로 전환된다(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제4조 제1항). ②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지침 제22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원고와 같이 만 55세에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특정직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12개월분 평균임금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수로 받게 된다(유동적인 변동성과급에 대해서는 성과등급으로 평균인 G등급을 받음을 전제로 한다).

(4)

한편, 원고는 2015. 8.부터 2015. 12.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원고가 마케팅 직무를 선택함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보수의 300%를 수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중 200%에 해당하는 65,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부분은 다른 기간과 다를 바 없이 100%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12. 6. 1.부터 156,000,000원의 50%인 78,000,000원을 연보수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총 278,754,098원(= 44,754,098원 + 78,000,000원 + 78,000,000원 + 78,000,000원) 및 그중 ① 2012년도의 연 보수 중 시효로 소멸한 부분을 제외한 2012. 9. 18.부터 2012. 12. 31.까지 총 105일에 해당하는 보수인 44,754,098원(= 156,000,000원 × 105일/366일, 원 미만 버림)에 대하여 2013. 1. 1.부터, ② 2013년도 보수인 78,000,000원에 대하여 2014. 1. 1.부터, ③ 2014년도 보수인 78,000,000원에 대하여 2015. 1. 1.부터, ④ 2015년도 보수인 78,000,000원에 대하여 2016. 1.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6. 8. 3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2016. 1. 1.부터의 임금 청구 부분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특정직원은 일반 직무와 마케팅 직무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종사함으로써 기본급과 성과급의 비중을 달리할 수 있다. 마케팅 직무를 선택하게 될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보수의 300%(임금피크제 적용 전 급여수준의 150%)를 수령할 수 있고 원고가 마케팅 직무를 선택하게 되면 최소한 원고는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보수의 200%(임금피크제 적용 전 급여 수준의 100%)를 수령할 수 있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2016. 1. 1.부터는 마케팅 직무를 선택함을 전제로 2016.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임금피크제 적용 보수의 200%인 월 13,000,000원(= 156,000,000원/1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갑 제31호증, 을 제14, 55 내지 5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특정직원은 우선 일반 직무를 수행하게 되고, 예외적으로 특정직원이 마케팅 직무를 지원할 경우 피고가 심사하여 승인하는 직원에 한하여 마케팅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② 2015. 7. 14.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게 된 피고의 직원 중 55명이 마케팅 직무에 응모하였으나 그 중 단지 3명만이 마케팅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을 뿐이다. ③ 마케팅 직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보수 중 기본급여의 비중은 약 50% 축소되고 성과급의 비중이 확대된다. 성과에 따라서는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보수의 최대 300%(기본급여 포함)까지 임금으로 수령하게 되지만, 성과급은 평가기간 중의 수익 실적에 비례한다.

(2)

이처럼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특정직원은 원칙적으로 일반 직무를 수행하게 되고 마케팅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므로, 피고가 2016. 1. 1.부터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은 원고가 일반 직무에 종사하고 중간의 성과등급을 받는 것을 전제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6.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월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보수의 100%(임금피크제 적용 전 급여 수준의 50%)인 6,500,000원(= 78,000,000원/1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피고의 실효의 원칙 주장에 대하여

1)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해고 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소는 그때부터 이미 10여 년이 경과한 뒤 제기된 점, 이의를 유보하지 않고 퇴직금을 수령하고 다른 직장에 취업하는 등 이 사건 해고 이후에 이루어진 원고의 일련의 행위, 관련 소송에서 원고가 근로관계의 유효한 종료를 주장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에는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의 실효의 원칙 주장은 시기에 늦은 것이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해고나 징계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퇴직금과 해고수당을 아무런 조건의 유보 없이 수령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상당한 이유 없이 그로부터 장기간이 경과한 뒤에야 해고무효의 확인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1. 10. 25. 선고 90다20428 판결 등 참조). 다만 이와 같은 경우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하에서 이를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이나 해고수당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고(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다1806 판결 등 참조), 해고무효의 확인청구소송의 제기가 늦어진 경우에도 먼저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느라고 늦어졌다거나 사용자와의 복귀교섭 결과를 기다리거나 사용자의 복귀약속을 믿고 기다리다가 늦어졌다는 등 상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1728 판결 참조).

한편, 법원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이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고, 이는 독립된 결정의 형식으로뿐만 아니라, 판결이유 중에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할 수도 있으나,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그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각하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55808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5. 9. 18. 이래 2016. 8. 30.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실효의 원칙에 관해 아무런 주장도 하지 않았다. 피고는 항소 후 2016. 9. 23.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준비서면과 필요한 증거를 2016. 10. 14.까지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받고 2016. 10. 13.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의 연장을 신청한 뒤 2017. 1. 10. 준비서면을 제출하면서 비로소 실효의 원칙을 주장하였다. 결국 피고의 방어방법은 시기에 늦은 것임이 명백하다. 다만, 피고가 주장하는 실효의 원칙의 상당 부분이 별도의 증거조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어 그 때문에 소송이 지연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면은 있지만 각하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

갑 제3, 49, 50, 64, 66호증의 각 1, 2, 갑 제7, 33, 34, 45, 46, 65, 68, 69, 70호증, 갑 제8, 44호증의 각 1, 2, 3, 갑 제20호증의 4, 갑 제21, 67호증의 각 1, 갑 제22호증의 1 내지 8, 갑 제24, 47, 48호증의 각 1 내지 4, 갑 제26호증의 1 내지 5, 갑 제63호증의 2, 3, 4, 을 제40, 4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이후 오랜 기간이 경과한 뒤 이 사건 소가 제기되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은 있지만,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실효의 원칙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①

이 사건 해고 무렵 피고는 원고가 관여한 여신 등과 관련하여 원고의 책임을 물어 359,046,380원의 변상금(부책 대상 금액 2,515,848,373원, 최종 변상기한 2006. 9 8.)을 산정하고 2005. 11. 1. 원고가 피고에 개설한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통제' 조치를 시작한 뒤 2005. 11. 4. 원고의 예금계좌에 22,282,900원을 퇴직금으로 입금하였다.

②

퇴직금은 물론 기존에 입금된 금원도 인출할 수 없게 된 원고는 악화된 건강 속에 별다른 직업 없이 각종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하는 등 궁핍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오랜 기간 실업 상태에 있다가 2012. 7. 1.부터 2012. 12. 1.까지 주식회사 AC에 근무하여 9,500,000원의 소득을 받았을 뿐이다.

③

원고는 2012. 5. 2.경 금융감독원에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그럼에도 피고가 자신의 예금 등을 부당하게 지급통제하고 있다는 내용 등의 민원(분쟁조정)을 신청하였다.

④

원고의 민원에 따라 피고는 2012. 7. 27.경 원고의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통제를 해제하면서도 원고의 퇴직금 중 1/2을 변상금과 상계 처리하였다. 원고는 2012. 7. 30. 퇴직금 중 11,272,000원을 인출하면서 나머지 퇴직금에 대한 피고의 상계 처리에 항의하였다.

⑤

그에 따라 피고는 상계 처리를 취소하면서도 변상금 359,046,380원을 청구채권으로 한 가압류를 신청하여, 2012. 8. 2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카단3307호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에 가압류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피고는 2012. 8. 29.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견책 사유, 이 사건 정직 사유의 일부와 관련하여 원고가 담당한 여신 등에 대해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미회수 금액 중 400,000,000원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⑥

그러나 2014. 10. 24. 수원지방법원 2012가합17908호로 원고가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 판결 이후인 2014. 10.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카단20248호 가압류이의 사건에서 원고의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결정이 취소됨에 따라, 원고는 2014. 11. 7. 퇴직금 잔액 11,000,000원을 인출하였다. 그리고 수원지방법원 판결에 대해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15. 9. 4. 서울고등법원 2014나56593호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2015. 10. 1. 확정되었다.

⑦

원고는 서울고등법원의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2015. 9.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14. 10. 31.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의 예금계좌를 지급 통제한 것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퇴직금 등의 지급 지연으로 인한 82,867,018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16. 2. 24.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단227780호로 피고에게 35,853,933원의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다.

⑧

결국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 것은 이 사건 해고 이후 어려운 경제적 형편 속에서 피고의 부당한 변상금 부과 조치 및 지급 통제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한 것이다.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부당하게 변상금을 부과하고 자신의 예금을 지급 통제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근로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한 일부 주장을 하였을 뿐이다. 또한 이 사건 소제기가 늦어진 것도 관련 사건의 소송 진행 및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거나 그에 부합하는 언동을 하였거나 그로 인해 피고가 원고의 권리 불행사를 신뢰한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3.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가.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는 집요한 표적감사를 통해 근거 없이 실시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예비적으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을 구하고 있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 등 참조).

근로자는 부당해고가 무효임을 이유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아울러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고, 그중 어느 쪽의 청구권이라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참조). 다만, 주위적 청구원인과 예비적 청구원인이 양립 가능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로 불가분적으로 결합시켜 제소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 참조).

다.

판단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 자체에 대한 남아 있는 자료가 많지 않고 징계절차나 징계의 근거에 대한 피고의 해명이 부족하며, 원고가 피고가 제시하는 자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치열하게 반박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원고의 주장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로부터 10년 이상이라는 오랜 기간이 경과한 탓에 관련 자료가 미비한 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원은 상대방의 그 문서에 관한 주장, 즉 문서의 성질, 내용, 성립의 진정 등에 관한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그 문서에 의하여 입증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주장사실까지 반드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닌 점(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6036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는 원고에 대한 표적감사가 아니라 피고의 정기적인 감사나 외부의 민원, 금융감독원의 종합감사 및 징계 요구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원고가 관여한 여신 등에 의혹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 점,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격화된 것은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진행된 변상금 부과와 관련 소송을 통해서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견책·정직·해고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이 사건은 제1심 판결에 대해 원고와 피고가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 후 원고가 청구를 변경하였다. 그에 따라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일부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각주1) 2012년은 총 366일이다.

각주2) 임금 지급일에 관한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대해 다툼이 없다.

각주3) 피고의 소송대리인은 2017. 3. 10. 변론기일에서 원고가 구하는 금전 지급 청구의 방법, 근거, 산정 결과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하지만 같은 날 진술한 2017. 3. 8.자 준비서면에서 임금피크제의 마케팅 직무 선발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명백히 반박하였다(12면, 13면). 피고 소송대리인의 진술은 원고의 주장이 맞는 경우 원고가 주장하는 계산 방법과 결과를 다투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