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F교육청이 한국교원노동조합 E에 지급한 임차료 지원금 2억 원(이하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이라 한다)은 '임차목적'이라는 포괄적 용도로 지원된 것이고 반드시 '임차보증금'이라는 특정 용도로 지정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임차료지원금이 반드시 임차보증금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H과 보증금을 2억 원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계약 내용 중 보증금에 관한 부분을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90만 원으로 변경하였고, 그 후 새로운 건물 소유주인 K교회와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110만 원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H, K교회로부터 각각 보증금 차액을 돌려받은 다음 그 중 59,633,000원을 노조사무실의 월세, 부가가치세, 관리비로 사용하였는데, 위 비용은 보조금 용도에 따라 사용된 것이므로 업무상배임의 피해금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검사의 공소장 변경
검사는 당심에서 원심 판시 범죄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죄명으로 '업무상횡령', 적용법조로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을 예비적 추가하는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검사의 예비적 공소사실 추가를 허가함으로써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은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이하에서 주위적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한국교원노동조합은 교원을 조합원으로 하여, 조합원 상호 단결을 통하여 푸른 교육을 구현하고 교원으로서의 존업성을 유지하며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기함으로써 창조적이고 민주적인 교육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시·도에 산하기관으로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데, F를 관할하는 산하기관으로 한국교원노동조합 E를 두고 있다(한국교원노동조합 시·도 지역본부 그 자체가 개별 정관을 두는 등 비법인사단으로 활동한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으며, 피고인 역시 한국교원노동조합 E 그 자체로 비법인사단의 실질을 가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한국교원노동조합 E를 한국교원노동조합과 구별되는 별도의 비법인사단이 아닌 한국교원노동조합 산하기관으로 보되, '한국교원노동조합 E'로 부르기로 한다).
F교육청은 2003년 한국교원노동조합 E와 단체협약을 맺으면서 '한국교원노동조합 E에 최소한 규모의 사무실 및 비품을 제공하고 관리는 한국교원노동조합 E가 하도록 한다(제6조 제1항)'고 정하였다.
이에 따라 F교육청은 2004. 12. 30.경 한국교원노동조합 E에 노조사무실 임차료 지원금 명목으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 2억 원을 지급하였다. 당시 F교육청은 F교육비특별회계 예산에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지급하였다.
한국교원노동조합 E는 그 즈음 H과, I빌딩 4층 402호(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를 노조사무실로 사용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차보증금으로 위 임차료 지원금 2억 원을 지급하였다.
F교육청은, 한국교원노동조합 E가 이 사건 사무실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한국교원노동조합으로부터 해당 전세계약서 사본과 G으로부터 반납각서, 연대보증서 등을 징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료 지원금이 제대로 관리되는지를 감독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8. 9. 1.경부터 한국교원노동조합 G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2010. 12. 15.경 위 H과, 이 사건 사무실에 대하여 임차인을 피고인으로 하고 임차기간을 2014. 12. 14.까지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2011. 1. 24.경 F교육청에 사무실 임차보증금의 원인이 소멸될 경우 2억 원을 즉시 F교육청에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2011. 3. 7.경 위 E 사무실에서 위 H과, 이 사건 무실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내용 중 보증금을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변경하고 매월 90만 원의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차액 1억 원 중 4,740만 원은 피고인이 2008. 12. 31.경부터 2010. 12. 15.경까지 사이에 H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의 변제로 상계하고, 미납 월차임을 제외한 5,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J)로 입금받아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다시 피고인은 2014. 4. 30.경 위 E 사무실에서 이 사건 사무실의 새로운 소유자가 된 K교회와, 이 사건 사무실에 대한 임대차계약의 내용 중 보증금을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변경하고 매월 110만 원의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차액 5,000만 원 중 미납 월차임 합계 9,643,000원과 선수금으로 지급하는 월차임 합계 13,200,000원을 제외한 27,157,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L)로 입금받아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한국교원노동조합 E는 피해자 F교육청으로부터 국가 보조금을 일부 재원으로 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민간단체 지원금 명목으로 2억 원의 임차보증금을 지원받은 간접보조사업자이고, 피고인은 2008. 9. 1.경부터 한국교원노동조합 G으로 고등학교 교사이다.
피해자는 2004. 12. 30.경 E와의 단체협약 중 '교원노조에게 최소한 규모의 사무실 및 비품을 제공하고 관리는 교원노조가 하도록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E에 노조사무실 임차료 지원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지급하였고, E는 그 즈음 H과 이 사건 사무실을 노조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임차하면서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위 지원금 2억 원을 지급하였으며, 피고인은 2010. 12. 15.경 위 H과, 이 임차인을 피고인으로 하고 임차기간을 2014. 12. 14.까지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였고, 2011. 1. 24.경 피해자에게 사무실 임차보증금의 원인이 소멸될 경우 2억 원을 즉시 피해자에게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E의 대표자로서 피해자가 지원하는 보조금을 피고인 명의의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으로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관련 법령 및 위 단체협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성실히 그 사업을 수행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할 업무상 임무가 있고, 간접보조사업자는 법령과 간접보조금의 교부 목적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간접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간접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인은 2011. 3. 7.경 위 E 사무실에서 위 빌딩의 소유자인 H과 사이에 위 임대차계약의 내용 중 보증금을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변경하고 매월 90만 원의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 차액 1억원 중 4,740만 원은 피고인이 2008. 12. 31.경부터 2010. 12. 15.경까지 사이에 H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의 변제로 상계하고, 미납 월차임을 제외한 5,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J)로 입금받아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9,740만 원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함과 동시에 간접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14. 4. 30.경 위 E 사무실에서, 위 건물의 소유자가 된 K교회와 사이에 위 임대차계약의 내용 중 보증금을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변경하고 매월 110만 원의 월세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금 차액 5,000만 원 중 미납 월차임 합계 9,643,000원과 선수금으로 지급하는 월차임 합계 13,200,000원을 제외한 27,157,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L)로 입금받아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40,357,000(선수금 월차임 13,200,000원+계좌입금분 27,157,000원)원에 해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함과 동시에 간접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
판단
직권으로 ①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이「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이라 한다)의 적용 대상이 되는 간접보조금인지 여부 및 ② 피고인이 F교육청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먼저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이 보조금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보조금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법리
보조금법 제2조는 제1호에서 위 법에 규정된 보조금이라 함은 '국가 외의 자가 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보조금(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것과 기타 법인 또는 개인의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에 대한 것에 한한다)·부담금(국제조약에 의한 부담금은 제외한다) 기타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호에서 간접보조금이라 함은 국가 외의 자가 보조금을 재원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그 보조금의 교부목적에 따라 다시 교부하는 급부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보조금법의 적용을 받는 보조금은 국가가 교부하는 보조금이거나 그 보조금을 재원의 일부 또는 전부로 하는 간접보조금에 한정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도56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살펴 보더라도, F교육청이 지급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이 국가가 교부한 보조금이나 국가보조금을 재원의 일부 또는 전부로 한 간접보조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지방자치단체인 F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편성한 특별회계예산에서 교부한 것이어서 국가가 교부한 보조금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보조금을 재원의 일부 또는 전부로 한 간접보조금도 아님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임차료 원금을 정하여진 용도 외의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보조금법 제41조, 제22조 제2항 위반죄는 성립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보조금법 제41조, 제2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보조금법의 적용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F교육청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법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다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그들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하고,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라면 그 사무의 처리가 타인에게 이익이 되어 타인에 대하여 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라도 그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F교육청이 한국교원노동조합 E에 지급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구「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81조 제4항에 따른 F교육청과 한국교원노동조합 E와의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지급한 것으로 이는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29조 제5항,「F교육비특별회계 보조금 관리조례」(이하 '이 사건 보조금 조례'라 한다)의 적용대상이 되는 보조금인 사실, 이 사건 보조금 조례는 '보조사업자는 법령·조례의 규정 및 교부결정의 내용과 조건 또는 법령·조례에 따른 교육감의 처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성실히 그 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0조)', '보조사업자는 사정의 변경으로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보조사업에 소요되는 경비의 배분을 변경하고자 할 때는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제11조)', '보조사업자는 보조금을 교부받은 때에는 별도의 계정을 설정하고 자체 수입 및 지출을 명백히 구분하여 관리하여야 한다(제14조)',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가 법령·조례 또는 보조조건에 위반하거나 보고사항을 거짓으로 보고한 경우에는 이미 교부한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토록 명할 수 있다(제17조)'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또한 이 사건 보조금 조례는 '교육감은 보조금의 교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보조금의 교부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제6조 제1항)'고 규정하는데, F교육감은 2004. 12. 30.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교부하면서 '상기지원액은 사무실 임차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사무실 임차원인이 소멸될 경우 즉시 F교육청에 반환하여야 한다.'고 조건을 붙인 사실(증거기록 11쪽)이 인정되고, 나아가 피고인이 2011. 1. 24.경 F교육청에 사무실 임차보증금의 원인이 소멸될 경우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 2억 원을 즉시 F교육청에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먼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F교육청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은 보조사업자인 한국교원노동조합 E의 경우,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그 보조사업의 목적에 맞게 노조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할 의무가 있고, 또한 사무실 임차원인이 소멸하는 등 보조사업이 종료한 경우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한국교원노동조합 E가 이와 같이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노조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하여야 하는 것이나 사무실 임차원인이 소멸하는 경우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반환하여야 하는 것은 모두 이 사건 보조금 조례에 따라 보조사업자로서 부담하는 의무로서, 이는 한국교원노동조합 E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고 이를 가리켜 F교육청(또는 F교육감)의 사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피고인은 한국교원노동조합 G의 지위에서 2011. 1. 24.경 F교육청에 사무실 임차보증금의 원인이 소멸될 경우 2억 원을 즉시 F교육청에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한국교원노동조합 G의 지위에서 한 위 각서의 내용에 따라 이행을 하여야 할 채무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국교원노동조합 G 자신의 사무에 해당할 뿐이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한국교원노동조합 E의 G으로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그 보조사업의 목적에 맞게 노조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한 다음 나중에 보조사업이 종료(사무실 임차원인이 소멸되는 것을 말한다)되거나 보조금 교부결정이 취소될 경우 F교육청이 보조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된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을 그 보조사업의 목적에 맞게 노조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하는 사무가 배임죄에서 말하는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F교육청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여야 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피고인은 F교육청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업무상배임의 공소사실 역시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F교육청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주위적 공소사실 부분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366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의 범죄사실란 기재와 같은바,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① 원래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그 용도가 '노조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엄격히 제한된 자금으로 그 용도가 변경되는 경우에는 한국교원노동조합 E는 이를 F교육청에 반환하여야 하므로, ② 피고인은 한국교원노동조합 G으로서 임대인으로부터 임차보증금 일부를 반환받았으면 이를 F교육청에 반환할 때까지 한국교원노동조합을 위하여 보관해야 하는 업부상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③ 피고인이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있다.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이 사건 보조금 조례상의 보조금에 해당한다. 이 사건 보조금 조례는 '보조사업자는 법령·조례의 규정 및 교부결정의 내용과 조건 또는 법령·조례에 따른 교육감의 처분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로서 성실히 그 보조사업을 수행하여야 하며, 그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0조)', '보조사업자는 사정의 변경으로 보조사업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보조사업에 소요되는 경비의 배분을 변경하고자 할 때는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제11조)', '보조사업자는 보조금을 교부받은 때에는 별도의 계정을 설정하고 자체 수입 및 지출을 명백히 구분하여 관리하여야 한다(제14조)', '보조금을 교부받은 자가 법령·조례 또는 보조조건에 위반하거나 보고사항을 거짓으로 보고한 경우에는 이미 교부한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토록 명할 수 있다(제17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이다.
나아가 그 용도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은 한국교원노동조합 E의 사무실 임차보증금조로 사용될 것으로 정하여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① F교육청은 한국교원노동조합 E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2004. 12. 30. 이 사건 임차료 지원금 2억 원을 지급하였다. ② 당시 F교육청은 사무실 임차료 지원의 대상으로 'I빌딩 4층 163.8㎡(이 사건 사무실이다)', '건물주 H', '임차인 한국교원노동조합 G AI', '지원금액 2억 원'으로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유의사항으로 '상기지원액은 사무실 임차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며, 사무실 임차원인이 소멸될 경우 즉시 F교육청으로 반환하여야 함. 집행완료 후 계약서 사본(확정일자 받은 것)과 등기부 등본 제출(전세권등기설정후)'을 조건으로 하였다. ③ 이에 따라 한국교원노동조합 E는 H과 이 사건 사무실에 대하여 보증금을 2억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그 계약서사본을 F교육청에 제출하였다. ④ 피고인 이전 G을 맡았던 P은 2007. 2. 26.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지원한 사무실 임차비용을 사무실 임차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사무실 임차보증금 원인이 소멸될 경우 2억 원 전액을 즉시 피해자에게 반환할 것을 각서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한 다음 공증하여 주었고, 피고인 또한 '임차보증금 2억 원의 회수가 지체될 경우 임차보증금 전액을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연대보증서를 작성한 다음 공증하여 주었다. ⑤ 이후 피고인이 한국교원노동조합 G으로 취임한 이후, 피고인은 H과 이 사건 사무실에 관하여 2011년도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면서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F교육청에 제출하였다. ⑥ 또한 피고인은 2011. 1. 24.경 '한국교원노동조합 E는 사무실 임차보증금의 원인 소멸될 경우 2억 원을 즉시 F교육청으로 반환할 것을 각서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F교육청에 교부하였다.
결국 이러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차료지원금은 그 용도가 한국교원노동조합 E의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엄격히 제한된 것이고, 사무실 임차보증금 원인이 소멸될 경우 피고인은 이를 임대인으로부터 반환받은 다음 F교육청에 반환할 때까지 한국교원노동조합 E를 위하여 보관할 업무상 의무가 있으며, 피고인 역시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은 2011. 3. 7. 임대인 H으로부터 보증금 1억 원을, 2014. 4. 30. 임대인 K교회로부터 보증금 5,000만 원을 각 반환받았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한국교원노동조합 E를 위하여 이를 업무상 보관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H으로부터 받환받은 보증금 중 9,740만 원을, K교회로부터 반환받은 보증금 중 27,157,000원을 개인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 및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