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1. 31. 선고 2017나204104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과 이에대하여 '퇴사일'란 기재 해당 날짜의 다음 날부터 2018. 1. 31.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돈 지급을 명하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1)

주식회사 나이스홀딩스(변경 전 상호 한국신용정보 주식회사)에서 분할된 피고 회사(변경 전 상호 한신정신용정보 주식회사, 분할 또는 상호 변경을 묻지 않고 '피고 회사'라 한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채권추심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 날짜부터 '퇴직일'란 기재 해당 날짜까지 피고 회사에서 내근직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나.

이 사건 위임계약의 체결

1)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2014. 3.경부터 2014. 7.경까지 사용된 위임계약서(갑 제1호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은 위 계약서를 기초로 판단한다).

2)

① 피고 회사는 2010. 8.경 다른 양식의 위임계약서를 사용하였다. 당시 사용된 위임계약서에는 제2조와 같은 내용이 없었다. 시설사용료와 관련해서는 "이 시설 등의 제공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부터 그 사용료를 지급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갑 제18호증). ② 피고 회사는 2014. 8.경부터 위임업무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계약서 양식을 사용하였다. 위임계약 체결과 동시에 체결된 수수료 지급기준에는 '개인별 또는 그룹별 추심순위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갑 제14호증).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 18, 2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붙은 서증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비록 위임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근로관계를 맺었지만,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피고 회사는 퇴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인지 여부(인정)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자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⑥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⑦ 근로제공자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 여부에 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위임계약의 형식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피고 회사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던 점 등

가)

인정 사실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2 내지 12호증, 갑 제15, 16, 19, 20, 22, 26호증, 을 제7, 14, 15, 19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들의 업무 내용과 피고 회사의 조직 체계

(가)

내근직인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배정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사무실에서 채무자와 전화상담을 하거나 우편물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연체채권을 추심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부여받은 ID를 이용하여 전산시스템(NCS)에 접속한 다음 채무자의 인적사항, 신용정보 등을 열람하고 채권추심과정을 전산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하였다. 원고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방법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회사의 계약직 근로자와 함께 근무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지역별 센터(김해센터, 대구센터, 부산센터, 포항센터, 원주센터, 대전센터, 수원센터, 홍성센터, 묵동센터, 성남센터, 마포센터, 부천센터, 안산센터등) 또는 본사에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이하에서 '채권추심원'이라고 표현된 부 분은 원고들에게도 해당한다)을 배치한 다음 파트별로 나누어 관리하였다. 채권추심원을 관리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는 파트장과 센터장을 두었다.

(2)

업무지시

(가)

피고 회사는 채권추심원에게 채권을 배분하면서 "회수가 안 된다고 고객과 싸우지 않도록 주의할 것", "(채무자가) 부재중이거나, (전화번호가) 결번인 경우에도 상담 이력을 남길 것", "당월에 사용한 등기 영수증을 익월 2일까지 본사에 반드시 도착하도록 할 것(기한 엄수)" 등과 같이 주의사항을 전달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월별로 일정표를 만들어 채권추심원에게 배부하였다. 여기에는 채권추심원 또는 피고 회사가 날짜별로 해야 할 업무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다. 특히 채권추심원이 개별적으로 메시지(이하 '개별 DM'이라 한다)를 발송해야 하는 날짜와 건수, 채권추심원의 연장근무일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다.

(다)

피고 회사 소속 파트장이나 센터장(이하에서 '파트장 등'이라 한다)은 위와 같은 일정에 따라 전산시스템의 '쪽지 및 공지사항' 또는 '네이트온'을 통해 채권추심원에게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하였다.

①

파트장 등은 채권추심원에게 개별 DM을 발송해야 한다는 사실과 의무적으로 발송해야 하는 건수를 알렸고, 경우에 따라 발송 시간까지 지정하기도 하였다. 피고 회사는 채권추심원에게 피고 회사의 DM 양식을 사용하도록 지시하였다. 채권추심원이 개별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관련하여, 파트장 등은 '긴급 공지' 형태로 '법적으로 조치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②

파트장 등은 채권추심원에게 수시로 채무자와 전화통화('콜'이라 부른다)를 시도할 것을 지시하였다. 파트장 등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콜수를 구체적으로 지정하면서 목표 콜수의 달성 여부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갑 제8호증 제14쪽에는 '전수 모니터링하겠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었다). 실제로 파트장 등은 전산시스템이나 네이트온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권추심원을 거명하면서 목표 달성을 독촉하였다. 파트장 등은 전화통화 내용도 구체적으로 남길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채권추심원은 전산시스템에 채무자와의 전화통화 여부와 내용을 남겼다(갑 제10호증의 배경화면).

이를 바탕으로 피고 회사는 날짜별로 채권추심원의 총통화시도, 성공률, 평균 통화시간 등을 확인하여 게시하였다(갑 제4호증). 여기에는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와 이에 미치지 못한 채권추심원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다.

③

파트장 등은 채권추심원에게 협조전(채무자의 채무를 일부 면제할지에 관하여, 채권추심원이 추심위임 회사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다) 작성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정하면서 채권추심원으로 하여금 자신의 결재를 받고 협조전을 보내도록 지시하였다.

④

파트장 등은 채권추심원에게 '채무자 동의 없이 계좌이체를 하지 말 것'을 지시하면서 '적발 시 징계조치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3)

채권 배분과 채권추심 관련 지시

(가)

피고 회사는 매월 초 자체 기준에 따라 채권추심원에게 채권을 배분하였다. 채권 배분 과정에 채권추심원이 관여할 수는 없었다(채권 배분과 관련하여 '센터 우선순위 선정은 기존대로'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채권 배분 또는 추심 순서에 관한 별도의 기준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나)

파트장 등은 매일 전산시스템 또는 네이트온을 통하여 채권추심원에게 채권추심실적을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

(다)

파트장 등은 전산시스템 또는 네이트온을 통하여 채권추심원에게 매일 또는 월별 목표금액을 제시하면서 채권추심을 독촉하였다. 파트장 등은 "본사에서 꼭 야근해서라도 실적을 올려달라고 당부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목표금액은 꼭 해야 됩니다. 신경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장기 파트 실적 저조로 인하여 금일부터 마감일까지 업무중단은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한 채권추심원을 거명하기도 하였다.

(라)

목표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파트장 등은 해당 채권추심원 또는 전체 채권추심원에게 연장근무를 하도록 지시하였다. 파트장 등은 목표금액을 달성하지 못한 채권추심원에 대해서만 출근을 지시하면서 해당 채권추심원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출근 여부를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

(마)

피고 회사는 매일 채권추심원의 실적을 확인한 다음 순위를 붙여 공지하였다. 피고 회사는 월별로도 실적과 순위를 공지하면서 채권추심원의 서명을 받았다.

(바)

피고 회사는 캠페인에서 정한 목표금액을 달성하였던 채권추심원에게 캠페인포상금을 지급하였고, 추심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게는 순위 수당 또는 포상휴가를 주었다.

(4)

근태관리

(가)

파트장 등은 지역센터에서 근무하는 채권추심원에게 출근 보고를 하도록 지시하였다. 파트장 등은 채권추심원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전산시스템이나 네이트온에 "첫 콜 찍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파트장 등이 근무 중 수시로 또는 시간을 정하여 실적 보고를 요청하였기 때문에, 채권추심원이 마음대로 퇴근하거나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나)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피고 회사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접속기록이나 전화통화 기록을 통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출·퇴근 여부를 파악·관리할 수 있었다.

(다)

파트장 등은 전산시스템이나 네이트온에 '근무기강 확립' 등의 제목으로 '채권추심원이 일정 시간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 파트장에게 보고할 것, 일정 수 이상 콜을 시도할 것'을 지시하였다. 파트장 등은 '보고하지 않고 자리를 이탈하는 경우 해당 날짜의 실적을 제외하겠다'는 내용도 기재하였다. 파트장 등은 '연휴 기간 중 근무기강 확립 차원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근무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내용도 남겼다.

(라)

채권추심원이 휴가를 가기 위해서는 미리 피고 회사에 '업무중단 예정통보서'를 제출해야 했다.

(5)

교육 및 피고 회사의 행사 참여

(가)

피고 회사는 채권추심원을 상대로 채권추심 방법 또는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교육을 시행하였다. 피고 회사의 교육 자료에는 전화응대 요령이나 내용, 상황별 대처 방법 등이 자세히 기재되었다. 평가를 전제로 하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상황별 대처 내용이 점수로 표시되었다.

(나)

채권추심원은 피고 회사의 회식, 체육대회, 각종 워크숍 등에도 참여하였다.

나)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상당한 방법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1)

피고 회사가 전적으로 추심할 채권을 선정한 뒤 배분하였고, 그 과정에 원고들의 의사가 반영될 여지는 없었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내부규정에 따라 채권을 추심해야 했고, 이를 위반할 때는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 당할 수 있었다(이 사건 위임계약 제7조, 제9조). 특히 이 사건 위임계약에 '원고들이 가이드라인, 윤리규범, 피고 회사의 제반규정과 절차에 따라 추심업무를 처리할 것'이 열거되었던 점이나 피고 회사가 채권추심 관련 교육을 시행하였던 점, 교육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했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위임계약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정한다(이 사건 위임계약 제2조). 그러나 이 사건 위임계약에는 취업규칙에서 정했을 법한 각종 준수사항, 징계해고사유에 상당하는 계약해지사유 등이 자세히 기재되었다.

(3)

다음과 같이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업무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가)

피고 회사는 전산시스템이나 네이트온 등을 통하여 목표설정부터 추심업무의 완결에 이르기까지 원고들의 모든 업무처리 과정을 수시로 확인하였고, 파트장 등을 통하여 원고들을 관리하였다. 피고 회사가 콜수나 추심실적의 목표치를 설정한 다음 여기에 미치지 못한 채권추심원을 다그치거나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방법 등으로 실적을 관리하였다. 원고들의 업무처리 방법이 계약직 근로자인 피고 회사의 채권추심원과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것도 아니었다.

(나)

메시지의 내용이나 발송 주기, 원고들과 파트장 등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의 공지사항과 메신저 내용은 단순히 피고 회사의 내부 사정이나 추심 관련 정보를 알리는 정도를 넘어, 채권추심원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다)

피고 회사가 주기적으로 원고들의 근태관리를 하였기 때문에, 원고들이 재량껏 출근 여부 등을 결정할 수는 없었다.

(라)

피고 회사는 실적 미달 또는 규정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채권추심원은 '배정받은 채권의 추심, 새로 배정될 채권의 감 소, 피고 회사의 재계약 거부, 각종 제재'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피고 회사의 지침이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장근무 지시 등 피고 회사가 일정한 불이익을 주기도 하였다.

2)

피고 회사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정하였던 점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내근직 채권추심원인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사무실 내에서 고정적으로 근무하였던 사실, ②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 9시, 퇴근 시간을 오후 6시로 정하였던 사실, ③ 피고 회사는 점심시간을 변경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쉬는 시간 및 퇴근 시간도 정확하게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지시하였던 사실, ④ 파트장 등은 수시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권추심원에게 연장근무를 지시하였고, 채권추심원의 퇴근 시간을 별도로 지정하기도 하였으며, 토요일 근무 여부도 지정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과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근태관리 내용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였고, 원고들이 여기에 구속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원고들의 시간적·장소적 구속은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인정하는 중요한 징표이기도 하다.

3)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던 점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채권추심업무에 드는 비용도 상당 부분 부담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르면, 피고 회사는 채권추심원한테서 시설사용료 등을 받을 수 있었다(이 사건 위임계약 제8조). 그러나 ① 위와 같은 내용이 종전 위임계약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점. ②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내용을 위임계약에 포함시킨 경위, ③ 원고들이 시설사용료 등을 부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위임계약 제8조만으로는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다.

다)

신용정보법 제27조 제3항은 "채권추심회사가 그 소속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되려는 자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4항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소속 채권추심회사 외의 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다."라고 정한다. 이에 따르면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실제로 원고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들이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지 않았던 점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원고들의 보수는 기본급 없이 추심된 채권액에 기초해서 정해졌던 사실, ②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의 수주 등의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았던 사실, ③ 피고 회사가 수주한 채권의 규모나 액수, 피고 회사의 손실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들의 추심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등 위험을 스스로 안았다고 보기 어렵다.

5)

보수의 성격

가)

앞서 본 것처럼, 원고들은 추심실적에 따라 책정된 보수를 받았고, 채권 배분 역시 피고 회사에 의해 이루어졌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노동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로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

나)

① 피고 회사가 원고들한테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던 사실, ② 원고들이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사업소득세를 냈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원고들이 사업자등록을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사정은 근로자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로 보기 어렵다.

6)

근로제공의 계속성,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

가)

근로제공의 계속성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위임계약의 기간이 1년 이내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① 원고들이 계약갱신 형태로 약 4년 또는 11년 동안 피고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② 종전 위임계약서에는 위임계약의 자동연장 조항이 있었던 점(갑 제18호증)에 비추어 보면, 근로제공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 및 제5항에 따르면, 원고들이 다른 신용정보회사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들의 출·퇴근시간이 엄격히 정해졌고, 피고 회사가 수시로 근태관리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다른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거나 영리 활동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

7)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위하여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들과 피고 회사의 관계, 원고들의 근무형태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였다'는 점을 뒤집기 부족하다.

다.

소결론

①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추심업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이므로,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들과 같이 채권추심을 담당하는 인력이 항상 필요하였다. 원고들의 추심실적은 피고 회사의 매출과도 직결된다. ②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은엄격하게 보호·관리되어야 할 채무자의 신용 또는 금융거래정보를 취급하고, 채권추심 과정에서 채무자의 사생활 또는 인격이나 명예를 침해할 가능성도 많다. 이에 따라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과 신용정보법에서는 채권추심원의 업무처리 방식 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이를 어긴 채권추심원과 그 사용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규정한다. ③ 원고들은 채무자의 연체채권 또는 추심된 돈 등을 관리 또는 취급한다. 이 사건 위임계약에서는 위와 같은 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원고들에게 엄격한 주의의무와 이에 따른 책임을 부여한다.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들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들의 업무처리 내용이나 과정을 엄격히 관리·통제할 필요를 느꼈을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채권추심업무의 성격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로서는 적정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하여 앞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피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의무

가.

퇴직금 액수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한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이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과 같다는 점에 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들의 재직 기간이나 평균임금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으로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과 이에 대하여 '퇴사일'란 기재 해당 날짜의 다음 날부터 피고 회사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18. 1. 31.까지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위임관계를 전제로 높은 수수료를 받는 등 이익을 누렸던 점이나 피고 회사의 경제 상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①

피고 회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청구로 피고 회사의 존립이 어렵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청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야 한다.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부분은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피고 회사에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