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설계,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다가 퇴사한 사무직 근로자들이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은 기본급,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 시간외근로수당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지는데, 피고는 그 중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통상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항목에서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하여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피고는 원고들 중 일부에게 퇴직금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지급하였는데, 앞서 제1의 나항에서 본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과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 총액에서 제외한 채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이를 기초로 위와 같이 퇴직금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 12,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내지 24, 30, 31, 36, 37, 5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시간외근로수당 차액분 청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해 온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은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0. 1.부터 2014. 2.까지의 기간 동안 위 항목들을 제외한 임금액을 기초로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여 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누락된 업적연봉, 조사연구수당 내지 조직관리수당을 가산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위 기간 동안의 시간외근로수당을 재산정한 후, 같은 기간 동안 이미 지급된 금액을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 중 일부의 퇴직금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금 차액분 청구
앞서 제2의 가항에서 본 것과 같이 재산정한 시간외근로수당 차액분과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되었던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를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 총액에 포함하여 원고들 중 일부의 평균임금을 다시 산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재산정하여 이미 지급한 금액을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희망퇴직을 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미지급 임금(퇴직금 포함) 관련 청구권을 포기하고, 향후 이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고 본안 전 항변을 한다.
살피건대, 을 제58, 5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은 각 “본인은 A 주식회사(이하 ‘회사’)를 사직하며 회사와의 고용관계에 따른 모든 임금과 정규 퇴직금 및 희망퇴직프로그램에 따른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게 됨에 따라, 회사와의 고용관계 및 사직으로 인하여 본인이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급여, 상여금, 제수당(시간외수당, 휴일 및 야근수당, 미사용 휴가보상 등), 퇴직금 및 기타 금품이 전부, 최종적으로 정산됨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회사와의 고용관계 및 사직과 관련하여 회사로부터 추가로 수령할 금품(학자금 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경우 학자금 지원금과 차량바우처 제외)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추가로 수령할 금품이 있는 경우라도 이를 포기합니다. 또한 본인은 회사와의 고용관계 및 사직과 관련하여 회사 및 그 임직원 및 기타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여하한 당사자에 대하여도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 등 여하한 항목에 대하여도 행정상 또는 민․형사상 어떠한 형태의 제소, 고소, 진정 등 이의제기 등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 본인은 본인이 본 서약서에서 포기한 여하한 권리도 사전에 제3자에게 양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 또는 위 서약서와 같은 내용이되 ‘기타 금품’ 부분이 “기타 금품(학자금 등)”이라고 달리 기재되거나 ‘추가로 수령할 금품’ 부분이 “추가로 수령할 금품(2015팀A 성과금과 차량바우처 제외)” 또는 “추가로 수령할 금품(차량바우처 제외)” 또는 “추가로 수령할 금품(차량바우처, 2017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금 제외)”으로 달리 기재된 희망퇴직원에 서명하여 제출한 사실, 피고는 그 무렵 원고들의 희망퇴직을 승인하고, 이들에게 해당 퇴직일에 위 서약서에 따른 정산금을 모두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퇴직을 하면서 향후 피고와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부제소 특약과 관련된 원고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측에서 제출한 위 서약서는 모두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사후에 작성된 것이므로 부제소 합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미 제기된 소의 권리 보호의 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부제소 합의는 원고들이 퇴직하면서 해당 퇴직일에 받은 임금, 퇴직금, 퇴직위로금으로 ‘이미 발생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및 퇴직금 청구권’이 모두 정산된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따라 ‘이미 발생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및 퇴직금 청구권’에 관하여 향후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는 결국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위 부제소 합의 당시에 계속 중이던 미지급 법정수당, 퇴직금 청구에 관한 이 사건 소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하는 소 취하 합의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합리적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들은 위 서약서가 부제소 합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합의 당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되는데, 원고들은 부제소 합의 당시 업적연봉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및 그로 인한 추가 법정수당 채권의 존재 등을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위 부제소 합의는 유효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2013. 1. 24.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송이 진행 되던 도중에 피고와 사이에 급여, 상여금, 제수당(시간외수당, 휴일 및 야근수당, 미사용 휴가보상 등), 퇴직금 및 기타 금품 전부가 정산되었음을 인정하고, 향후 민․형사상 어떠한 형태의 이의제기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에 이른 것이므로, 당연히 업적연봉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 및 그로 인한 추가 법정수당 채권의 존재에 관하여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부제소 합의에 이르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또한, 원고들은 위 부제소합의에 따를 경우 사실상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미지급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포기하는 결과가 되는바, 이는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희망 퇴직 당시 피고로부터 법정 퇴직금 이외에 상당한 액수의 퇴직위로금 및 차량바우처 등의 금품을 수령하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원고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포기하였다거나 원고들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위 부제소 합의에 이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들은 위 부제소합의가 기재된 서약서는 같은 시기에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마련된 형식에 원고들이 서명만 한 것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의 약관에 해당하는데, 그 내용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어 약관규제법 제6조 등에 따라 무효라고 주장한다.
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계약에서의 개별적 합의 등은 그 형태에 관계없이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다8353 판결 등 참조), 위 서약서는 원고들의 희망퇴직 과정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개별적 합의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부제소 합의가 이루어진 경위 등을 고려하면, 위 서약서에 기재된 부제소 합의 조항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부제소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희망퇴직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하며 사실상 근로를 강제하였는바, 위 부제소 합의는 강제근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부제소 합의를 빌미로 근로를 강제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부제소 합의가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마지막으로 원고들은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은 퇴사 후 14일 이내에 청산해야 할 금품으로서 퇴직금 채권과 유사한바, 퇴직 전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포기하는 합의는 사실상 퇴직금의 사전포기로서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 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52329 판결,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다33194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희망퇴직원을 작성․ 제출하며 이미 퇴직의사를 밝혔고, 그 무렵 피고가 희망퇴직을 승인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퇴직금,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할 것을 전제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및 퇴직금 등과 관련한 부제소 합의를 한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로 그 무렵 피고가 원고들의 희망퇴직을 승인하고 퇴직금,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두고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따라서 부제소 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모두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위 제1심판결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예슬 이재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