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1. 인정사실" 부분 기재와 동일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설립 초기부터 임원에 대하여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퇴직금 지급기준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 상당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정하고 그러한 사실을 공시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매년 앞서 본 기준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퇴직금추계액을 산정한 다음, 이를 퇴직급여부채 계정에 계상한 재무제표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해왔다.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1항은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 제2항은 '이사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비록 피고의 정관에 명문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이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2항에서 정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실질적으로 수립되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퇴직금추계액이 부채로 계상된 재무제표가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승인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에서는 상법 제388조 및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1항이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 또는 보수금(이하 '퇴직금'으로 통칭한다)을 지급하기로 하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는 주주총회에서 위와 같은 재무제표를 매년 승인해왔고, 그에 따라 전임 대표이사 F과 G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임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관행이 존재해왔다고 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피고의 M&A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피고의 주식을 인수한 새로운 경영진들은 퇴직급여부채가 계상된 재무제표에 대한 실사 등을 통해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를 인식하였고, 이를 승인한다는 전제에서 M&A에 나아갔으며, M&A 이후에도 임직원의 처우 수준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협약서까지 작성하였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의 정관에서 정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이나, 상법 제388조에 따라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종전의 관행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부여하였으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가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원고의 정당한 신뢰를 저버리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항에서 본 기준에 따라 산출한 퇴직금 627,083,333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상법 제388조 및 피고의 정관 제36조에 따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또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한다는 주장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의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제4, 6, 7,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가 매년 임 직원 전체에 대한 퇴직금추계액을 산정하여 재무제표에 퇴직급여부채로 계상하고 있는 사실, ② 피고의 2017년도 재무제표에는 당기 퇴직급여부채로 2,508,204,159원이 계상된 사실, ③ 위 퇴직급여부채를 산정하는 데에 기초가 되는 피고 내부 자료에는 2017. 12. 31.을 기준으로 원고의 퇴직금추계액이 627,083,333원으로 산정되어 있는 사실, ④ 피고가 2018. 3. 30. 정기주주총회에서 위 2017년도 재무제표를 승인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3,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 상법 제388조 및 피고의 정관 제36조에 따라 실질적으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이 수립되어 주주총회 결의로써 승인되었다거나, 원고에게 퇴직금추계액 상당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재무제표상의 퇴직급여충당부채는, 기업의 자산과 부채 및 손익을 적정하게평가하고 계산하고자 하는 회계적 목적에서, 추후 임직원이 퇴직할 경우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금 상당액을 그 지급에 앞서 장부상으로 적립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의 재무제표에 계상된 퇴직급여충당부채는 원고를 포함하여 임직원 전체에 대한 퇴직금추계액을 당해 연도의 현재가치로 할인하여 계상된 것으로서, 그 기재 자체만으로 임원 개인에 대한 퇴직금 채무의 존부 및 실제 지급될 퇴직금 액수가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임직원에 대한 퇴직급여충당부채가 계상된 재무제표를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구체적으로 원고 등 임원 개인에게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 지급방법과 시기 등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의 2004년도 감사보고서에 '피고는 1년 이상 근속한 임직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2010년도 감사보고서에는 '피고는 1년 이상 근속한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에 지급하여야 할 총 퇴직금추계액을 퇴직급여충당부채로 계상하고 있다'는 취지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그밖에 달리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사실이 공시되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부분에서 드는 사정만으로 실질적으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이 존재해왔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의 지급 거부가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주장
살피건대, 갑 제5, 22,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부분에서 드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정당하고도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우선,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관행이 존재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주장과 같이 2017. 2. 28.자로 사임한 전임 대표이사 G에게 퇴직금으로 73,196,170원이 지급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는 전임 대표이사 F의 경우, 피고가 위 F이 퇴사한 2020. 4. 10.경 50,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위 금원은 그 지급명목이 '특별상여금'으로 되어 있고, 지급 사유 또한 '회사 설립부터 20여년간 회사의 발전과 위기극복을 위해 헌신한 공로와 업적을 치하하고자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주장과 같이 위 F이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원고와 같은 일자로 사임한 임원들 중 이사 H, 감사 I, 2018. 12. 4.자로 사임한 대표이사 J, 2019. 3. 29.자로 사임한 이사 K, L, M, N, 감사 O 에게는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밖에 다른 전직 임원들에 대하여도 퇴직금이 지급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전임 대표이사 G 1인에게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관행이 피고에게 존재해왔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으로, M&A 경과를 근거로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에 관한 신뢰가 부여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원고로부터 주식을 매수한 피고의 새로운 주주들이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채무를 인식하고 주식매수계약 체결에 나아갔고, 그와 같은 취지의 임직원 처우에 관한 협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주주들이 주식매수 과정에서 원고와 논의하였던 내용만으로 법인인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협약서에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에 관한 부분이 명시되어 있지도 않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에 관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형원(재판장) 조광국 하태헌
각주1) 원고는 2019. 7. 2.자 준비서면에서 퇴직금청구권과 이사의 보수청구권을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주식회사의 이사에게 지급되는 퇴직금은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므로, 이를 별도로 나누어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