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7. 27. 선고 2020나201598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 4항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부분(14쪽 12행부터 17쪽 4행까지) 및 7항 ‘대체수당 차액 청구’ 부분(19쪽 11행부터 20행 5행까지)을 각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4.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되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ᅠ2020. 6. 25.ᅠ선고ᅠ2015다8803ᅠ판결ᅠ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위에서 든 각 증거들, 갑 제12, 23호증,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를 비롯한 항만하역근로자의 업무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로부터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월 급여액(보장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며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①

항만하역근로자는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의 접안시간에 맞추어 부두에서 하역작업을 수행하는데,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의 수, 크기, 화물의 종류 및 양, 기상조건이나 항구의 가동률 등에 따라 작업시간이나 작업량은 매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야간이나 휴일에도 수시로 선박이 입항하므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나 이 또한 불규칙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②

2007년 당시 피고 소속 항만하역근로자의 실 근무일수는 월 15일 남짓, 실 근로시간은 월 80시간 남짓이었고, E 소속 항만하역근로자의 실 근무일수는 월 15일 남짓, 실 근로시간은 월 130시간 내외였다. 원고 역시 2016년과 2017년의 실 근무일수는 월 10일~22일, 근로시간은 월 65~182시간의 범위 내에서 매월 변동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고를 포함한 항만하역근로자의 실 근로시간은 상당히 유동적이고 불규칙하며, 일반 근로자의 월 평균 소정근로시간수인 209시간보다 적은 수준이다.

③

원고를 비롯한 항만하역근로자들은 작업이 없는 날이나 작업이 없는 시간에는 대체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이지만, 위 시간 동안 작업을 준비하거나 대기하는 시간 또한 분명 존재하므로 휴게시간과 대기시간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④

한편,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소속 항만하역근로자의 연장근로시간 등을 포함한 전체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해온 점에 비추어 보면, 근로시간 산출이 기술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오늘날 통신기술과 영상장비가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CCTV나 위치추적시스템 등이 고도화된 점을 고려하면 근로시간의 산정이 불가능한 영역이란 사실상 거의 상정하기 어렵다. 이는 포괄임금제가 허용되는 전형적인 업무인 감시·단속적 업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포괄임금제가 허용되는 업무를 엄격하게 제한하여야 한다는 입장에 서더라도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를 근로시간의 산정이 물리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로 한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항만하역근로자와 피고가 일반적인 근로계약처럼 소정근로시간을 미리 약정하고, 실제 근로시간을 측정한 후 그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할 때 그 초과분에 대해서 법정수당을 계산,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한다면, 앞서 본 항만하역근로자의 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에 비추어 사전에 임금 산정의 단위에 해당하는 소정근로시간 및 기본임금의 적정한 기준을 세우기가 상당히 곤란하고, 근로자들이 매월 받는 임금액 간에 격차도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항만하역근로자들의 업무는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원고는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317시간의 장시간 근로를 가능하게 하고, 이 사건 세부협약에서 상용화 이전의 임금수준(월 514만 원가량)보다 훨씬 후퇴한 금액인 372만 원을 보장임금으로 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과 항만인력법의 취지에 반하여 근로조건을 저하시켰으므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위 317시간은 예상 가능한 월 최장 근로시간을 설정한 것이고, 원고의 실 근로시간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월 317시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점,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 후 원고의 실근로시간이 그 이전에 비하여 현저히 늘어났다거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 전에는 상정가능한 월 최장 근로시간의 한도가 317시간보다 현격히 적은 수준이었다고 볼 자료는 없는 점,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최초로 체결된 이후 매년 노사간 임금협정을 새로이 체결함으로써 월 지급총액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추가 노사 합의를 통하여 매월 상당한 액수의 대체수당도 지급된 점,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매월 일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피고로서는 실제 근로시간 계산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 등을 줄일 수 있고, 원고를 비롯한 항만하역근로자들로서도 근무시간이 적은 달에도 일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점,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세부협약 체결 이후 원고는 피고 소속 상용직 근로자의 지위를 획득하여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고 정년을 보장받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 내지 항만인력법을 위반하였다거나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

⑥

한편, 이 사건 세부협약에 첨부된 급여책정안과 원고의 급여명세서 및 피고 취업규칙과 급여규정에 의하면 급여 지급항목이 기본급, 연장·휴일근로수당, 상여금, 기타수당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와 근로자 사이에서 기본임금 또는 통상임금을 먼저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근로시간에 따라 가산한 법정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서 정한 월 지급총액을 형식적으로 정한 각 근로시간으로 나누어 기본급 및 제 수당 액수를 도출한 뒤 이를 이 사건 세부협약 등에 기재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실제로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항만하역근로자들은 실제의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이 아닌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이 사건 세부협약 등에 기본급이나 제 수당의 액수가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은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⑦

설령 이와 달리 보아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가정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연장근로수당 등 차액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7. 대체수당 차액 청구

가.

관련 법리

노사의 합의로 그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약정수당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법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없으므로,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과 개념이나 범위가 다른 1일 기본급을 그 산정의 기초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유효하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26537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6다81523 판결 참조).

나.

판단

앞서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는 별도의 노사 합의에 따라 항만하역 근로자들이 현장의 작업인원 부족 시 이를 보충하는 근로를 하는 경우 임금협정에 따라 정해진 시급에 대체근로시간 및 할증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한 대체수당을 지급해 왔다.

원고는 위와 같은 보충 근로는 실제로는 항만하역근로자들이 휴무 중인 비번일에 추가로 근무를 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서 정한 근로시간 외의 근로에 해당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상 시급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그 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대체수당 산정의 기초가 된 대체근로시간은 모두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을 포함하여 산정된 항만하역근로자의 전체 작업시간과 중첩되고 있는 점,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따르면 피고는 월 317시간의 범위 내에서는 항만하역근로자들에게 별도의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원고를 비롯한 항만하역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월 317시간을 초과하지 않았음에도 위와 같이 별도의 노사 합의에 따라 추가로 수당을 지급하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대체수당은 노사의 합의로 그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약정수당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대체수당의 액수는 임금협정에 따라 정해진 시급의 최저 1.5배에서 최대 5.5배에 이르므로 항만하역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산정·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보충 근로 시 일용직 근로자들도 투입되었으나 이는 원고와 같은 상용직 항만하역근로자들의 업무를 감경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일당이 대체수당 액수를 상회한다 하여 피고가 인건비를 부당하게 절감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약정수당에 해당하는 대체수당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과 다른 금액을 기초로 산정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더라도 그러한 노사간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통상임금을 기초로 대체수당을 재산정하여 그 차액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갑석(재판장) 김민기 이호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