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7. 3.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 C지사, F지역본부, AD지사, AE지사 등에서 근무하였고, 2015. 2. 27.부터 2016. 1. 3.까지는 참가인 AF지사 가입지원1부에서 가입지원 업무를, 2016. 1. 4.부터 2016. 7. 10.까지는 참가인 C지사 재활보상2부에서 재해상담 업무를, 2016. 7. 11.부터 2018. 7. 17.까지는 참가인 C지사 재활보상 1부에서 재해상담 업무를, 2018. 7. 18.부터는 참가인 C지사 가입지원1부에서 가입지원 업무를 각 담당하였다.
참가인 감사실은 이른바 '산재브로커'가 참가인 직원을 통하여 재해근로자의 정보를 취득한 개연성에 관한 첩보를 입수하고, 2018. 6. 26.부터 2018. 7. 6.까지 원고 및 관련자를 대상으로 D, E 등의 산재브로커와 연관된 업무 전반을 감사범위로 하여, 참가인 직원의 직무관련자와 친분관계 형성 및 금품․향응 수수 여부, 재해근로자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열람하였는지 여부, 직무관련자에게 내부 자료 및 재해 근로자의 개인정보 등을 유출하였는지 여부 등을 중점 감사사항으로 하는 특정감사(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참가인 감사실은 위 감사 결과 원고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 없는 45명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보험급여원부 등 정보와 자문의사 정보를 무단열람하고, 직무관련자인 D, E 및 성명불상자에게 정당한 수임 여부의 확인 없이 위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직무관련자인 D, E와 사적 접촉을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 참가인 감사실은 2018. 7.경 참가인 F지역본부장에게 원고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하라는 내용의 징계요구를 하였고, 이에 참가인 F지역본부장이 2018. 8. 16. 참가인 F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 위 보통인사위원회가 2018. 8. 24. 심의를 거쳐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다. 참가인 F지역본부장은 2018. 8. 27. 원고에게 '인사규정 제51조 제1호, 제4호 규정에 따라 해임으로 처분한다'는 내용의 처분통지를 하면서(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가 기재된 처분사유 설명서를 건네주었다.
원고는 2018. 11. 2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AG)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23. '원고가 본인의 직무와 무관한 재해근로자들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사실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업무 관련 정보를 직무관련자들에게 유출하였는지 여부나 그들과 사적으로 만난 목적이 향응을 함께 하기 위해서인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해임은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해 양정이 과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하다'라는 내용의 초심판정을 내렸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9. 3.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B)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5. 3. '원고가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재해근로자 45명의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이를 외부에 유출한 정황이 있으며 산재브로커로 추정되는 외부의 직무관련자들과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확인되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이 사건 해임이 징계사유에 비해 양정이 과하다고 보기 어려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해임 당시 참가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인사규정, 인사규정시행세칙, 개인정보 보호규정, 임직원행동강령 등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 F지역본부장이 참가인 F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한 2018. 8. 16.로부터 역산하여 2년 전인 2016. 8. 16.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대하여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2년의 징계시효 기간이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징계시효 기간이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사유를 징계사유로 확정하고 있으므로 위법하다.
원고는 직접 담당하고 있지 아니한 재해근로자에 대하여도 민원인의 전화나 방문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해당 관할지사, 담당부서, 담당자 등을 알려주거나 담당 사건 처리에 참고하기 위하여 그 보험급여원부 등을 열람한 사실이 있으나, 이를 소관업무 수행목적 이외의 무단열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
보험급여원부에 기재되어 있는 산재처리정보는 재해근로자의 신분이 확인될 경우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로서 산재브로커가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는 정보이므로, 원고가 보험급여원부의 정보를 무단열람하거나 유출할 이유가 전혀 없다. 또한 E, D이 산재브로커라는 사실이 증명되지 아니하였을 뿐더러, 설령 그들이 산재브로커라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며, 원고가 E, D과 사적으로 접촉한 사실은 있으나 청탁이나 향응을 수수한 사실은 없는 이상 단순한 사적 접촉 사실만으로 징계사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
나아가 2018. 4. 13. 개정된 임직원행동강령(이하 '개정 임직원행동강령'이라 한다)이 별도의 경과조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해임에는 처분 시 시행되고 있던 개정 임직원행동강령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개정 임직원행동강령 제11조 제2항은 단순히 직무관련자 등과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사적 접촉으로 보지 않고 있다. 설령 구 임직원행동강령(2018. 4. 13.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E와 커피숍에서 만나 차를 마신 행위는 구 임직원행동강령 제15조 제2항 제2호에서 '직무관련자와 함께 식사나 여행을 하는 것'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E, D과 접촉한 행위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에 대하여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8조의 규정내용 및 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인사위원회가 징계감경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는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8조 제3항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한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이사장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음에도 이를 징계감경사유로 삼지 않은 것은 현저히 균형을 잃은 불합리한 재량권 행사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는 불문경고를 포함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없이 성실히 근무해온 점, 원고의 행위로 인해 참가인이 입은 경제적 손실이나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고, 재해근로자들이 입은 피해도 전혀 확인되지 않은 점, 산재브로커로 인한 폐해도 이 사건과 관련하여 문제된 것이 아닌 점, 특히 참가인이 2016. 1. 1.부터 2019. 12. 31.까지 한 징계사례 중 단순한 개인정보 무단열람이나 유출을 처분사유로 해임 또는 파면처분을 한 사례는 전혀 없는 점에다가 원고의 근속기간과 과거 근무태도, 이 사건 해임으로 인해 원고와 원고 가족이 입을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이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의 확정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감사실은 원고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 없는 45명의 재해 근로자에 대한 보험급여원부 등 정보와 자문의사 정보를 무단열람하고, 직무관련자인 D, E 및 성명불상자에게 정당한 수임 여부의 확인 없이 위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직무 관련자인 D, E와 사적 접촉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러한 판단내용을 기초로 징계요구를 하였으며, 참가인 F지역본부장도 같은 내용으로 징계의결요구를 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통지한 이 사건 해임 이유는 그중 원고가 재해근로자 정보를 무단열람하여 D, E 및 성명불상자에게 유출하고, 직무관련자인 D, E과 사적 접촉을 하였다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징계사유는 원고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 없는 재해근로자 45명의 정보를 무단열람하여 직무관련자인 D, E 및 성명불상자에게 유출하고, D, E와 사적 접촉을 하였다는 것으로 한정되고, 원고가 자문의사 정보를 무단열람하여 이를 유출하였다는 점은 그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징계사유 인정 여부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2, 3, 5, 6호증, 을나 제5, 6, 8,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이 보험급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운용하는 노동보험시스템 안에는 재해근로자의 보험급여원부를 조회하는 프로그램과 민원카드내역을 조회하는 프로그램이 구분되어 있는데, 해당 재해근로자에게 지급할 보험급여의 내용이 결정되기 전에는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더라도 보험급여와 관련된 내용을 알 수 없고, 보험급여의 내용이 결정되어야 비로소 관련된 정보가 노출되며, 보험급여원부조회를 하지 않더라도 민원카드내역조회만으로 해당 재해근로자를 담당하는 참가인 지사 및 담당자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보험급여원부조회' 화면에서 주민번호 등을 입력하여 조회하면 '주민등록번호, 재해일자, 재해자명, 관리번호, 사업장명, 요양결정지사, 승인상태, 결재상태, 원부번호, 의료기관코드, 의료기관명'이 나타나고, 더블클릭할 경우 '급여원부 세부조회' 화면이 나타나는데, 위 '급여원부 세부조회' 화면에는 성명, 주소, 평균임금 등 재해근로자 정보와 사업장명, 사업장주소, 현적용임금, 장해등급, 주상병명, 요양결정일, 요양기간,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소송유무 등 기본정보, 휴업급여, 장해연금, 계좌번호 등 급여지급정보 등 재해근로자의 보험급여와 관련한 모든 정보가 나타난다.
참가인 직원이 위 노동보험시스템에 접속하면 '소관업무 수행목적 이외 무단 열람 및 내려받기 등을 금지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노동보험시스템 개인정보 전산자료 열람 안내'의 팝업창이 출력된다. 또한 참가인은 매년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교육을 실시하는데, 원고도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위 직원 개인정보보호교육을 각 수료하였다.
원고는 2016. 3. 15.부터 2017. 12. 20.까지 사이에 다음 표 기재와 같은 13명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보험급여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아니하여 그 보험급여원부 등 개인정보가 기재된 자료를 열람할 권한이 없으면서도 보험급여원부를 무단으로 열람하였다. 원고는 다음 표의 순번 1, 3 내지 13번 기재 재해근로자 12명에 대하여는 D, E 등과 통화하던 도중이나 통화 직전 또는 직후에 보험급여원부 등을 열람하였고, 순번 2번 기재 재해근로자 G에 대하여는 그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할 무렵 D 또는 E 등과 통화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G이 제출한 장해보상청구서상 G의 주소 및 전화번호가 E의 주소지 및 전화번호로 기재되어 있고, 위 청구서도 E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한 재해근로자 중 G, T, M 등이 제출한 장해보상청구서 등 보험급여청구서의 재해근로자 주소 또는 전화번호 란에 E의 주소[AH 다세대주택 V호(도로명 주소: U건물, V호)] 또는 전화번호(W, X)가 기재되어 있고, 그 밖에 Y, Z, AA 등 여러 재해근로자들이 제출한 보험급여청구서, 소장 등의 서류나 보험급여원부에서도 E의 주소와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감사 절차에서 재해근로자들의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체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면서, D 및 E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원고는 2017. 3. 15.경 E와 상호를 알 수 없는 커피숍에서 만나 그 무렵 보험급여 청구 사건이 처리 중이던 재해근로자 Y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2018. 1.경 참가인 직원인 AB 및 D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다.
한편, D과 E는 공인노무사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청구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한 적이 없다.
판단
먼저 원고의 징계시효 도과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F지역본부장은 2018. 8. 16. 참가인 F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는데, 원고가 재해근로자 R, G, S, T, Q에 관한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거나 그와 관련하여 D 또는 E와 통화한 시점은 위 징계의결 요구 시점으로부터 역산하여 2년 전인 2016. 3. 15.부터 2016. 5. 24.까지이다. 따라서 위 재해근로자들에 관하여 발생한 사유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2년의 징계시효 기간이 도과하였으므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다만,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10424 판결 등 참조), 위 재해근로자들에 대한 정보 무단열람 및 유출 행위는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할 수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평소 친분관계가 있는 D, E나 그 밖의 손해사정을 업으로 하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부탁을 받아 그들이 적법한 자격 없이 보험급여 사건에 관여한 8명의 재해근로자들에 관한 보험급여원부 등 개인정보가 기재된 자료를 열람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제공하여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51조 제1호, 개인정보 보호규정 제25조 제4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인 '권한이 없는 자에게 개인정보가 전달된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이 부탁을 받아 재해근로자 개인정보를 알려 준 상대방인 D, E와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사적으로 접촉한 행위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51조 제1호, 구 임직원행동강령 제15조 제1항, 제2항 제2호,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인 '직무관련자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것' 또는 '직무관련자와 회합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개정 임직원행동강령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원고의 위 행위는 적어도 개정 임직원행동강령 제11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각주1> 이에 어긋나는 갑 제8호증(녹취서)의 기재 및 제1심 증인 E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약 1년 4개월(2016. 8. 31.부터 2017. 12. 20.까지)에 걸쳐 그가 직접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8명의 재해근로자들의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였는데, 열람할 때마다 D, E 또는 P 수원지점의 성명불상자와 전화통화를 하였고, 통화시간이 수분에 이르는 등 짧지 않았으며, 전화가 한 번에 연결되지 않으면 여러 차례 다시 시도하기도 하였고, D, E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동일한 재해근로자의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는 일을 여러 날에 걸쳐 또는 같은 날에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하였다. 원고와 D, E 등 사이의 위와 같은 통화내역에 비추어 보면 그들 사이의 통화가 일시적이거나 우연한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으로, 그 통화 내용과 원고의 보험급여원부 열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원고는 대부분의 경우 D, E와 통화를 계속하면서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수분 이내에 D, E와 통화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당시 우연히 D, E와 사적인 통화를 하였을 뿐이라거나 위 재해근로자들의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할 당시 다른 민원업무 등을 처리하려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원고가 P 수원지점의 성명불상자와 통화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보험급여원부(특히 급여원부 세부조회)를 조회․열람하지 않더라도 민원카드내역조회만으로 해당 재해근로자의 업무를 담당하는 참가인 지사 및 담당자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고가 위와 같이 D, E 등과 전화통화를 하고 그 무렵 자신이 직접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8명의 재해근로자들의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한 것은 담당 직원 이외에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하여서만 알 수 있는 정보로서 보험급여의 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D, E는 공인노무사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청구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한 바 없이 원고에게 재해근로자들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E는 여러 재해근로자들(G, T, M 등)이 제출한 서류에 자신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마치 해당 재해근로자의 주소와 전화번호인 것처럼 기재하기도 하였으므로, 이들은 적법한 자격 없이 재해근로자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청구 및 권리 구제 등의 행위를 하는 데에 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D, E로부터 재해근로자들에 관한 민원 처리 상황 등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에도 그들이 적법한 대리권 등을 수여받았는지에 관하여 확인하지 않았으며, E가 재해근로자들로부터 일정 수준의 사례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등 위와 같은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와 D, E 등 직무관련자와 사이에 직접적인 통화내역이 없는 AC 등 32명의 재해근로자들 중 23명은 제주지사, 대구지역본부 등 다른 지사에서 담당하고, 나머지는 C지사의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거나 동일 부서의 다른 담당자가 담당하므로, 원고가 위 32명의 재해근로자들에 대하여도 그 개인정보를 무단열람하고, 그 내용을 유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특히 을가 제5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6. 3.경부터 2018. 4.경까지 사이에 원고가 직접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아니하는 AC 등 32명의 재해근로자에 대한 보험급여원부를 각 열람한 사실, 그중 AC 등 30명의 재해근로자에 관하여는 보험급여원부 열람을 전후하여 원고와 D, E 등 직무관련자와 사이에 직접적인 통화내역이 없고, 재해근로자 AL, AM에 관하여는 원고가 성명불상자와 통화를 하던 중에 보험급여원부를 열람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방문자 상담, 관련사건 처리 등 업무상 목적으로 위 보험급여원부를 각 열람하였을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고, 원고가 재해근로자 AL, AM와 관련하여 통화한 상대방은 그 전화번호가 특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달리 원고가 직무관련자에게 위 보험급여원부에 포함된 재해근로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더욱이 2016. 5. 26.에 있었던 재해근로자 AM에 대한 보험급여원부 열람을 비롯하여 2016. 3.경부터 2016. 6.경까지 사이에 있었던 재해근로자 8명에 대한 보험급여원부 무단열람행위와 관련하여서는 징계시효가 도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징계양정 적정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참조).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판단
먼저 원고가 2005. 5. 1. 참가인 이사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참가인의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8조가 '인사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에게 제64조 제2호에 따른 이사장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는 경우 별표 9의 징계 양정 감경기준에 따라 그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을 뿐, 이를 필요적 감경사유로 정하지 아니하여 인사위원회에 그 징계감경 여부에 관한 재량권을 부여하였고, 이에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위 제78조에 따른 징계감경 여부를 심사한 다음, '원고가 산재노동자 정보를 무단열람하여 직무관련자 등에게 제공하고, 직무관련자와 사적 접촉한 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 사회통념상 노동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사료되어 임의조항인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8조(징계의 감경)에 따른 징계감경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라고 징계의결이유서에 명시하기까지 한 이상 인사위원회가 원고의 위 공적을 징계감경사유로 삼지 않은 것이 현저히 균형을 잃은 불합리한 재량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자료로 할 수 있는바, 재해근로자 R, G, S, T, Q에 대한 정보 무단열람 및 유출행위는 그 징계시효가 도과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으나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작할 수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1호증, 을나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사회통념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약 1년 4개월 동안 적어도 8명의 재해근로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하고 이를 D, E 등에게 유출하였다. 징계시효가 도과된 5명의 재해근로자들에 관한 행위까지 참작하여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E가 재해근로자들로부터 일정 수준의 사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노동보험시스템이 소관업무 수행목적 이외 무단 열람 등을 금지하고 있음을 안내하고 있는 데다가 원고가 매년 직원 개인정보보호교육을 수료하였던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적어도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참가인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6조 제1항 [별표 8]에 의할 때 개인정보보호를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무단유출한 경우로서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인 경우는 '해임'의 징계 기준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보험가입자와 수급권자에 관한 기록의 관리․유지, 보험급여의 결정과 지급, 보험급여 결정 등에 관한 심사 청구의 심리․결정,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 등의 진료․요양 및 재활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조 참조),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관련하여 보험가입자와 수급권자에 관한 기록, 특히 재해근로자의 인적사항과 건강, 질병 등에 관한 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으므로, 다른 어떤 공공기관보다 개인정보를 주의 깊게 취급할 것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원고가 여러 재해근로자들의 개인정보를 반복적으로 무단열람하고 유출함에 따라 참가인의 적정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가 유출된 재해근로자들의 사생활의 비밀도 보호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른바 산재브로커와 같이 참가인의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따르지 않는 방법으로 재해근로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사람이 이를 활용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그 대가를 수수하는 경우, 개인정보 처리 영역을 넘어 참가인의 보험급여 업무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재해근로자들이 불필요한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공인노무사법 등 관련 법령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청구 및 권리 구제 등을 대행 또는 대리할 자격을 제한하는 것도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려는 취지이다. 원고의 행위는 이처럼 참가인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재해근로자들이 잘못된 판단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위험으로까지 연결되는 만큼 무거운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이는 원고의 행위로 인해 참가인이나 재해근로자들이 입은 경제적 손실이나 재산상 피해 등이 직접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참가인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개인정보 무단열람 및 유출과 관련하여 한 징계사례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해임이 현저히 균형을 잃은 불합리한 재량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는 적어도 2016. 8.경부터 2017. 12.경까지 8명의 재해근로자들에 대한 개인정보를 무단열람한 후 이를 적법한 권한 없이 보험급여 청구 사건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이는 직무관련자 D, E 등에게 유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D, E와 사적으로 접촉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하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한소영 성언주
[별지]
각주1) 제1심판결은 원고가 D, E와 사적으로 접촉한 행위가 구 임직원행동강령 제15조 제1항, 제2항 제2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참가인 F지역본부장이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할 당시 원고의 위 사적 접촉 관련 징계사유에 관한 근거규정으로 개정 임직원행동강령 제11조라고만 기재하였고, 참가인 F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 이유서 및 참가인의 처분사유설명서에도 개정 임직원행동강령 제11조라고만 기재되었으며, 이 사건 재심판정도 원고의 위 사적 접촉 행위가 구 임직원행동강령 제15조 제1항, 제2항 제2호, 제3호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이상 원고의 위 사적 접촉 행위가 구 임직원행동강령 제15조 제1항, 제2항 제2호에 한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