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신탁업, 투자일임업, 투자자문업 등 금융투자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년 8월경 피고에 입사하여 상무보, 상무를 거쳐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전무)으로 근무하다가 2018. 12. 31. 퇴직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연봉계약 체결
원고는 2012년 3월경 피고의 임원(상무급)으로 승진하면서, 2012. 3. 1.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2. 3. 1.부터 2012. 3. 31.까지로 정하여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4. 1. 다시 계약기간을 1년(2012. 4. 1.부터 2013. 3. 31.까지)으로 정하여 연봉계약을 체결한 후,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왔다(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연봉계약은 기준연봉 및 성과급의 지급 등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피고의 연봉제규정 등
피고의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은 “성과연봉은 계약 시에 제시된 성과연봉 기준금액을 평가기간과 평가등급을 감안하여 차등 지급한다. 다만, 성과연봉은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22조 제2항은 “성과연봉의 경우,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 외 급여규정, 보상위원회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1 관련규정의 기재와 같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성과급 지급 등
피고 보상위원회는 매년 3월경 직전 회계연도의 경영실적, 평가점수와 연동된 지급률 등에 따라 성과급의 전체 규모를 산정한 후, 그중 40%는 그 해에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향후 3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연하여 지급될 성과급 중 60%의 연도별 지급비율은 이연 지급 1년차 30%, 2년차 30%, 3년차 40%이다(이하 성과급이 이연 지급되는 기간을 ‘이연지급기간’이라 한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8년에 원고에게 2014 회계연도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 600,000,000원, 2015 회계연도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 549,000,000원, 2016 회계연도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 198,000,000원, 2017 회계연도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중 당해 지급분 800,000,000원, 합계 2,147,000,000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2018. 12. 31. 퇴직한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6 내지 18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의 피고에 대한 성과급 지급청구권은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으로 피고가 그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퇴사 여부와 관계없이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그 일부로서 2015 내지 2017 회계연도의 성과에 따른 성과급 중 이연 지급분(이하 ‘이 사건 이연성 과급’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별지2 청구금액표 기재와 같이 지급을 구한다.
연봉제규정, 급여규정의 지급일 재직요건은 이연성과급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에 이를 예정하지 않고 규정된 것으로서, 아직 성과가 평가되지 않아 성과급이 산정되지 않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 해석하여야 하고, 사전에 정해진 방식에 따라 성과의 평가가 완료되어 성과급이 확정된 다음 일부 지급이 이연되었을 뿐인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경우에는 지급일 재직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의 성과급은 이연성과급제도에서의 변동보상을 전제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이연성과급에 대하여 지급일 재직요건을 두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는 위 조항을 근거로 원고에게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지급기준 등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고 근로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하는데, 이미 발생한 후불임금인 이 사건 이연성과급에 지급일 재직요건을 두어 그 지급을 제한하는 것은 ㉠ 임금전액 지급 등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3조 및 제36조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근로제공의 대가로 지급받아야 할 임금을 사전에 포기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 퇴직을 하려는 근로자로 하여금 당해 임금 지급일까지는 근로를 하도록 사실상 강제함으로써 강제 근로 금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7조를 위반하고,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여 무효이며, ㉣ 이연성과급제의 모법인「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사지배구조법’이라 한다)의 취지에도 반하여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이연성과급에 지급일 재직요건이 유효하게 설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당연퇴직하였으므로, 이연성과급 미지급 사유인 자발적 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어서 임금이 아니며,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연봉계약 제5조 제3항은 ‘성과급은 원고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경우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의 연봉제규정 제12조, 제22조, 급여규정 제26조 역시 성과급에 대하여 지급일에 재직 중인 경우에 한하여 이를 지급한다고 일관되게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2018. 12. 31. 퇴직하여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지급일에 피고에 재직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퇴직 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이 사건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이연성과급에 대한 지급일 재직요건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7다17603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이 사건 연봉계약의 내용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에서 거시한 증거들, 갑 제6, 7호증, 을 제28, 29, 41, 4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연봉계약 제5조의 ‘성과급’에 이 사건 이연성과급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이연성과급에 대해서도 원고가 지급일에 재직 중인 경우에 한하여 이를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이하 ‘이 사건 지급일 재직요건 합의’라 한다).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 제3항은 ”성과급은 원고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경우에 한하여 지급하되, 계약기간 만료 후 피고의 의사로 인해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퇴직 후에도 지급할 수 있다.“라고 정하여, 성과급에 대해 지급일 재직요건을 두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연봉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기준연봉’(제4조)과 ‘성과급’(제5조)이 있다. 기준연봉은 기본연봉, 중식비, 직책수당, 퇴직금으로 구성되는데, 이 사건 이연성과급이 기준연봉의 이러한 구성항목에 해당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원고는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의 성과급은 경영성과급, 연말 특별상여에 대한 것이고,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피고의 보상위원회규정에 따라 ‘변동보상’의 일부를 이연하여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의 ‘성과급’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은 2010. 1. 19.경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하고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보상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을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0. 3. 26.경 보상위원회규정을 제정하고 변동보상 이연지급 제도를 도입·시행하였다. 보상위원회규정 제2조 제3호는 ‘변동보상’에 대해 ”정기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기본급 및 성과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성격의 금원(수당, 실비 등 그 명목을 불문함) 외에 지급되는 성과급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고,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 제2항에서 성과급의 지급금액, 지급방법 및 지급시기 등은 보상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보상위원회규정의 ‘변동보상’은 기본급 외에 성과와 관련하여 지급되는 금원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성과급과 구별되는 별도의 보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 제1항은 피고가 ‘회사의 경영실적 및 임원평가 기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피고 보상위원회에서 승인된 경영진 성과급제도에 의하여 산정된 재원과 금융지주회사의 증권 경영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금융지주회사 보상위원회에서 산정된 재원을 바탕으로 평가점수와 연동된 지급률에 의하여“ 산정된 각 회계연도의 성과급 중 일부가 이연된 것인데, 경영실적 등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산정된다는 점에서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산정방식이 이 사건 연봉계약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성과급 산정방식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세부적인 산정방식은 매년 해당 부서와 피고 사이의 성과급 합의서(MOU)를 통해 결정되어 왔다. 원고도 투자공학부 본부장으로서 피고의 기획조정실과 사이에 매년 ‘성과급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성과급 합의서에서는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책임자 이상 직원 및 대표이사가 승인한 사원을 그 지급 대상으로 하고, 성과대상손익과 지급률 등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산정하되 지급률 및 성과급 규모는 보상위원회 승인 후 최종 확정하기로 하며, 이연지급 대상 직원의 퇴사 등에 따른 잔여 이연 성과급은 퇴직유형에 따라 별도 처리한다고 정하였다. 매년 작성된 성과급 합의서에서도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지급일 재직요건을 붙여 지급하기로 명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이와 같이 피고에 변동보상 이연지급 제도가 도입된 이후인 2012. 3. 1. 피고와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반복·갱신하였고, 투자공학부 본부장으로서 피고와 매년 성과급 합의서를 작성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연봉계약 체결 당시 성과급의 일부가 이연 지급되고, 이는 지급일에 재직하는 것을 요건으로 지급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일 재직요건 적용대상이 되는 성과급에서 이연성과급을 배제하려 하였다면 이 사건 연봉계약에 이를 분명하게 명시하였을 것임에도, 이 사건 연봉계약을 비롯한 관련 처분문서에서 그러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이 사건 지급일 재직요건 합의의 효력에 관한 판단
임금청구권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성과급에 대하여 단체협약 등에 지급일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 성과급을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이 아니라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성과급의 현실적 지급기일에 구체적인 청구권을 취득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다76328 판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다22986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다가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갑 제6, 7, 16호증, 을 제19, 28 내지 34, 41, 4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경우 대상기간에 대한 성과급 총액이 산정되었더라도 금융투자회사의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제도의 취지에 따라 성과급의 일부만을 일시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3년간에 걸쳐 나누어 지급하므로, 이연되는 성과급에 대한 구체적인 청구권은 약정한 지급기일이 도래하여야 발생하게 되는 점, 피고의 보상위원회 규정 역시 변동보상을 장기성과에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지급확정 기간 중 회사 및 사업부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경우 지급 미확정 부분은 실현된 부정적 성과에 따라 환수할 수 있도록 하며, 보장된 상여금은 건전한 리스크관리 또는 성과보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신규 임직원을 제외하고는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소속되었던 투자공학부의 성과급 합의서에서도 지급 확정기간 중 발생한 부정적 영향에 따라 환수될 수 있다고 정하였고, 실제로 피고의 보상위원회는 지급 확정기간 중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부서에 대해서는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결정을 한 점, 피고의 임직원이 이연성과급의 지급기일 전에 퇴직한 경우 이연성과급의 확정에 필요한 장기적인 리스크관리에 기여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기본급 또는 기본급에 준하는 임금으로서의 실질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연성과급의 지급기일 전에 퇴직한 임직원에 대해 이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이 사건 지급일 재직요건이 허용될 수 없는 임금청구권의 사전포기로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강제 근로 금지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개인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6. 3. 31. 선고 2013헌마585 등 결정, 헌법재판소 2021. 7. 15. 선고 2018헌마279 등 결정 등 참조). 또 근로기준법 제7조는 “사용자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 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강제 근로를 금지하고, 제107조는 강제 근로 금지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그 밖에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라고 하려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정신적 또는 신체적 제한을 가하여 근로자의 자유의사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지급일 재직요건은 지급 대상자가 이를 수령하기 위해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결정을 꺼리거나 미루게 됨으로써 지급 대상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지급 대상자로 하여금 피고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할지 여부,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두어 퇴직자에 대해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제한할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점, 이에 따라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것을 임금 지급의 조건으로 부가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금지되지는 않는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금융투자회사의 임직원들이 단기성과만을 추구하는 것을 억제하고 장기성과에 연동되는 보상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목적 달성에 합리적인 수단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성과에 따라 산정된 일응의 성과급 중에서 4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60%에 대해서만 3년간 순차적으로 이연하여 지급하는데, 그 지급 시기, 지급 비율 및 이연기간에 비추어 대상자의 퇴직 의사에 대한 제한이 과도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는 손익 흑자가 확실한 경우에는 이연성과급을 조기 지급함으로써 이연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절하는 제도 또한 마련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지급일 재직요건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또는 신체적 제한을 가하여 지급 대상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그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으로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이연성과급의 지급일과 무관하게 설정되어 있어 원고가 이연성과급의 지급일까지 재직하지 않는 것이 근로계약의 불이행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점진적으로 그 지급이 확정되는 것으로 지급일이 도래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가 지급일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 마땅히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반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추가적인 위약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앞서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지급일 재직요건이 그 지급 대상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강제 근로 금지를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지급일 재직요건이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금융사지배구조법 제22조 제3항은 금융회사는 임직원에 대하여 보수의 일정비율 이상을 성과에 연동하여 미리 정해진 산정방식에 따른 보수로 일정기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하도록 하며,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3항은 성과보수의 비율은 직무의 특성, 업무책임의 정도 및 해당 업무의 투자성 등을 고려하여 달리 정하고,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담당자에 대해서는 해당 업무의 투자성 및 그 존속 기간 등을 고려하여 성과보수의 100분의 40 이상에 대하여 이연 기간을 3년 이상으로 두도록 하는 등으로 정하고 있다.
금융사지배구조법령의 관련 규정에서 이연성과급에 대하여 지급일 재직요건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별다른 규정이 없기는 하다. 그러나 금융사지배구조법이 정한 이연성과급의 이연지급기간은 투자성의 존속 기간을 고려하여 설정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연성과급은 과거의 단기성과만을 고려한 보상이 아니라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 및 잠재적 위험성까지 고려한 보상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와 같은 금융회사가 지급일 재직요건을 부가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일 전에 퇴직하여 이연지급기간 동안 위험 관리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 임직원에 대한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금융사지배구조법상 이연성과급 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한편,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피고를 퇴사하였으므로, 이는 자발적 퇴직이 아니라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연봉계약 및 성과급 합의서에서 원고가 자발적으로 피고에서 퇴직한 경우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계약해지 등 비자발적 퇴직 시에는 잔여 이연성과급을 예외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0호증, 을 제7, 9, 12, 13, 35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2018년 11월경 피고의 경쟁사인 D 주식회사로 이직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사직의사를 밝힌 사실, 피고는 금융투자회사공시 시스템에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한 임원의 퇴임사유를 ‘임기 만료’로 기재한 반면, 원고의 퇴임사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기재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사한 직후인 2019. 1. 1. D 주식회사와 사이에 3년간 매년 1,050,000,000원을 사이닝 보너스로 지급받되 피고로부터 이연성과급을 수취한 경우 위 사이닝 보너스에서 차감하기로 하는 사이닝 보너스 지급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D 주식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피고와의 근로계약기간 중 사직의사를 밝힌 다음 추가적인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경쟁사인 D 주식회사와 계약 조건을 협의하면서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만 피고에서 근무한 것이므로, 이는 원고가 자발적으로 피고를 퇴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원고에게는 이 사건 이연성과급 재직일 지급요건의 예외 사유인 비자발적 퇴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이연성과급의 재직일 지급요건은 유효하고, 달리 재직일 지급요건의 예외 또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퇴직 후 지급일이 도래한 이 사건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지원(재판장) 이재찬 김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