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63,705,758원과 이에 대하여 2021. 9. 25.부터 2022. 10. 1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30%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로부터 K회사 평택공장의 배관공사를 수급한 다음, 피고에게 배관의 설치와 철거 작업을 하도급하였고, 피고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에게 재하도급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는 재하도급인으로서 ‘도급 사업에 대한 임금 지급’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재하수급인인 E 내지 F(이하 통틀어 ‘E 등’이라 한다)과 연대하여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한편 원고는 하도급인으로서 ‘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재하수급인인 E 등과 연대하여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1. 6. 25. 및 2021. 6. 28. ① E를 통하여 E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180,000,000원(= 125,000,000원 + 55,000,000원)을 대위변제하였고, ② F의 대표자인 I를 통하여 F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160,000,000원(= 125,000,000원 + 35,000,000원)을 대위변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연대채무자의 출재로 인한 구상금, 예비적으로 부당이득금 또는 사무관리비용상환금 340,000,000원(= ① 180,000,000원 + ② 160,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원고는 하도급인으로서 ‘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하수급인인 피고와 연대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1. 6. 26.부터 2021. 7. 3.까지 사이에 G을 통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210,949,993원을 대위변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연대채무자의 출재로 인한 구상금, 예비적으로 부당이득금 또는 사무관리비용상환금 210,949,993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대위변제 관련
주위적 청구 부분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따라 E 등과 연대하여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어서, 원고, 피고 및 E 등 사이에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책임은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09다95769 판결 등 참조).
한편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는 복수의 책임주체 사이의 내부관계에서 형평의 원칙상 일정한 부담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본래 재하수급인인 E 등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서 근로를 제공받음에 따라 그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채무를 부담하는 것이고, 하도급인인 원고와 재하도급인인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근로를 제공받은 바 없는데도 근로자의 임금 채권에 대한 보장을 입법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하여 부진정연대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이므로,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 피고 및 E 등 사이의 내부관계에서 E 등이 전부를 부담하는 것이 맞고, 원고와 피고의 부담 부분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원고가 E 등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대위변제하였더라도, 원고로서는 E 등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내부적 부담 부분이 없는 피고를 상대로 연대채무자의 출재로 인한 구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E 등의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 역시 약정에 따른 임금 채무를 부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10호증, 갑16, 1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주식회사 L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예비적 청구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이 본래 E 등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서 근로를 제공받음에 따라 그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채무를 부담하는 것인 이상, 원고가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위변제하였더라도, ① 위 대위변제로 인한 이익을 E 등이 아닌 피고가 얻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금 채무는 발생하지 않고, ② 원고가 위 대위변제를 통하여 관리한 것이 E 등이 아닌 피고의 사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사무관리비용상환금 채무도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가 ① E 등과 직접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서 그에 따른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였거나, ② E 등에게 대여금을 지급하고서 E 등을 상대로 대여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2가단50357 사건 및 2022가단50364 사건)을 제기하였을 뿐, E 등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위변제한 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임금을 대위변제한 경우에도 원고의 이 부분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원고와 E 등 사이의 하도급관계 또는 대여관계에 관하여는 살펴볼 필요가 없다.]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의 대위변제 관련
주위적 청구 부분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은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공사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업등록 등을 한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때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21. 2. 1.경 C로부터 K회사 평택공장의 배관공사를 수급한 다음, 2021. 3. 19.경 피고에게 그중 배관의 설치와 철거 작업을 하도급하였는데(갑5호증, 을15호증), 원고는 업종을 기계설비공사업으로 하여 건설업등록을 마친 건설사업자이지만, 피고는 건설업등록을 하지 않은 채 배관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건설사업자가 아니므로(갑9호증, 을1호증의 1, 2, 을16호증), 하수급인인 피고의 직상수급인인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피고와 연대하여 피고가 지급하지 못한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1. 6. 25., 2021. 6. 28. 및 2021. 7. 2. G(H) 명의의 계좌에 합계 210,949,993원(= 50,000,000원 + 50,000,000원 + 110,949,993원)을 송금하고서(갑2호증의 3~5), G으로 하여금 2021. 6. 26.부터 2021. 7. 3.까지 사이에 별지 ‘임금 대위 변제 내역 표’ 기재와 같이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합계 163,705,758원을 송금하게 함으로써(G이 2021. 7. 3. 피고의 근로자인 M에게 송금하였다가 불과 몇 시간 뒤에 반환받은 1,629,395원이 제외된 금액이다),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위변제하였다[갑22호증, G으로부터 송금을 받은 사람들은 종전에도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바 있는 피고의 근로자들이다(갑10호증, 제1심법원의 주식회사 L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대위변제한 금액이 원고가 G에게 송금한 금액인 210,949,993원이거나 적어도 203,094,200원에 이른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2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G을 통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위 163,705,758원을 초과하는 돈을 대위변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금 163,705,758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한편 원고는 2021. 6. 25. 및 2021. 6. 28. G에게 각 50,000,000원을 송금하면서, G으로부터 대여금액을 각 50,000,000원으로 하고 대여원금을 피고로부터 급여가 입금될 때에 상환받기로 하는 내용의 대여금 계약서를 교부받았다(갑11호증의 5, 6).
그러나 G은 원고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원고가 그 임금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연대책임을 부담하고 있었을 뿐, G은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위 대여금 계약서는 G이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직접 송금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추후 피고로부터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게 될 경우 원고에게 이를 상환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고가 G으로부터 위 대여금 계약서를 교부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G을 통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위변제하였다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또한 G이 피고의 하수급인이 아니라고 해서 원고가 G을 통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대위변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예비적 청구 부분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대위변제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주위적으로 구하는 구상금 중 163,705,758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가 위 금액을 초과하는 대위변제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예비적 청구 중 위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이상에서 살핀 바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구상금 163,705,758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인 2021. 9.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0. 1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신의칙상 의무의 위반 또는 기망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2022. 10. 7.자 참고준비서면을 제출하였으나, 원고는 이 법원의 변론이 종결된 후에 새로이 청구원인을 추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위 참고준비서면을 제출하면서도 변론재개를 신청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원의 변론재개의무가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법원은 이 사건 변론을 재개하여 손해배상에 관한 심리를 진행하지 않음을 밝혀 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의 위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한편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최현종(재판장) 방웅환 정윤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