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2. 6. 9. 선고 2021노1847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와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에 대한 차용금 사기의 점에 관하여 무죄, D 등 3인에 대한 임금 등과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기각을 각 선고하되, 나머지 피해자 J 등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사기) 또는 사기 등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이 유죄부분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사가 무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으므로, 양쪽 당사자가 항소하지 아니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 확정되고,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원심이 정한 징역 7년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B와 C(이하 ‘B 등’이라 한다)에 대한 각 차용금 사기의 점에 관하여, BA뿐 아니라 B 등의 대표자 BB와 BE도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B 등이 피고인에 대한 금전대여의 주체라고 일관하여 진술하고 그들이 BA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진술한 특별한 이유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BA을 이용하여 BB 등을 기망하여 금전을 편취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B 등이 아닌 BA이 피해자라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 사기죄의 피해자에 관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3.

공소장 변경에 따른 직권파기사유의 존재

가.

검사가 이 법원에서 공소사실 중 원심이 주문에서 선고한 B 등에 대한 각 사기의 점에 관하여, 이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죄명에 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 적용법조에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공소사실에 아래와 같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나.

이 법원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주위적 공소사실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이 법원이 유죄로 인정하는 예비적 공소사실과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므로, 아래 제4항에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이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4.

검사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이 정당한지 여부(소극)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해자 B에 대한 사기

피고인은 2018. 5. 중순경 서울 강남구 BD에 있는 V 사무실에서, BA에게 “드라마를 제작할 자금을 빌려 주면 L에 결산 보고를 하여 월말에 받게 될 드라마 제작비로 갚을 테니 돈을 빌려줄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BA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상호 불상의 커피숍에서 B 대표 BB에게 “드라마를 제작하는 지인이 회사에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돈을 빌려주면 월말에 드라마 제작비를 받아 갚겠다고 하니 돈을 빌려 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돌려막기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으므로 B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회사 운영자금, 개인 채무 변제 등의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드라마를 정상적으로 제작하여 받을 제작비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BB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B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8. 5. 15. 피고인 명의의 BC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3,000만원을 송금 받고, 2018. 8. 28. 주식회사 I(이하 ‘I’라고 한다)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7,000만원을, 피고인 명의의 N은행 계좌(계좌번호 5 생략)로 2,000만원을 각 송금받아 합계 1억 2,000만원을 교부받았다.

2)

피해자 C에 대한 사기

피고인은 1)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BA에게 1)항과 같은 말을 하였고, 이에 BA이 같은 달 31일경 C 대표인 BE에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지인이 있는데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월말에 갚겠다고 하니 돈을 빌려 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돌려막기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으므로 C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회사 운영자금, 개인 채무 변제 등의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드라마를 정상적으로 제작하여 받을 제작비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BE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C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I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018. 5. 31. 2억 7,000만원, 같은 해 8. 17. 1억 6,640만원을 각 송금받아 합계 4억 3,640만원을 교부받았다.

나.

원심판결이유의 요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BA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 합계 556,400,000원을 차용하였다고 볼 수 있을 뿐, B 등으로부터 이를 직접 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차용금에 관하여 BB와 BE을 기망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이 드라마의 제작비용으로 금전을 차용하면서 B 등 또는 BA과 서면이나 말로 투자계약에 관한 주요내용을 정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BA은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송금된 돈이 B 등의 피고인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진술하는데, 피고인은 그중 506,400,000원이 BA으로부터 지급받은 투자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투자원금을 드라마 제작 후 3개월 내에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진술하는 점, 피고인이 BA을 상대로 작성한 드라마 공동제작 및 투자 계약서 초안에 따르더라도 투자자에 대하여 투자원금의 반환을 보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 등 명의의 계좌로부터 송금받은 돈은 모두 차용금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②

그러나 BA은 피고인이 BA의 친척인 BF 배우를 드라마에 섭외하는 조건으로 그 제작비용을 마련해주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P2P 금융서비스 업체인 BG에 대한 상환금 지급일마다 BA에게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인 카카오톡 메시지로 그에 상당한 돈을 송금해줄 것을 요청하였던 점, 피고인과 BA 사이에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보면 피고인이 상환자금 외에도 드라마 제작비용을 빌려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하고 BA이 2018. 8. 4. 점점 잦아지는 피고인의 금전대여 요청에 “앞으로 약속한 것 외에는 진행을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인이 금전을 차용할 때 B 등의 대표자들과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B가 장기간 거래한 BA을 믿고 그의 부탁에 따라 피고인에게 이자 등에 관한 약정 없이 돈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 점, BB가 송금 당시 BA으로부터 피고인에게 드라마 제작비용을 지원하는 경위나 그에 따른 금전대차 관계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은 바 없어 이에 관하여 잘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점, BA이 송금 당시 BB와 BE에게 “내가 책임을 진다.”라고 말하였는데, 그 이유에 관하여 ‘드라마에 섭외된 BF 배우가 자신의 친척동생이므로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BB가 B가 지급한 1억 2천만원의 회수 방안에 관하여 “이 사건을 보고 어떻게 할지 판단할 것이다”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사이의 금전대차관계의 대주는 B 등이 아니라 BA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원심이 설시한 이유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BA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 돈을 차용하였다고 본 원심의 이 부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가)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법원까지 BA이 B 등의 운영자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B에서 송금된 1억 2,000만원 중 5,000만원이 BA으로부터 빌린 돈임을 인정하였고, 그 나머지 7,000만원과 C에서 송금된 4억 3,640만원은 BA이 피고인의 드라마 제작에 투자한 돈이라고 변소한다. 즉, 피고인은 금전거래의 상대방이 BA임을 분명히진술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인이 검찰과 원심에서 한 진술을 보면 피고인이 어떠한 조건 없이 BA에게 그 돈을 전액 상환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는 취지이지,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드라마가 정상적으로 제작이 완료되면 BA이 투자원금 정도를 회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새겨지지 아니한다.

나)

BA은 검찰과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친척인 BF의 드라마 출연 등을 조건으로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돈을 지원하기로 한 뒤, 피고인이 필요한 돈의 액수를 특정하면 B의 대표자 BB와 C의 대표자 BE에게 연락하여 피고인에게 해당 금액을 송금하도록 하였고, 피고인에게 송금된 돈의 출처에 관하여 상세히 말하지 않아서 피고인이 BA으로부터 돈을 빌린다고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리고 B 등이 피고인에게 돈을 송금한 경위에 관하여 자신의 회사와 B 등 모두 유통업을 하면서 상당히 오랜 기간 거래한 사이이기 때문에 그 정도 액수의 송금을 충분히 부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은 BA의 진술 중 금전거래의 상대방이 자신이라는 부분은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한다. 그리고 BB와 BE이 그 이전에 피고인과 어떠한 인적 관계나 거래관계가 없었던 상황에서 직접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고 이자나 변제기 등도 정함이 없이 고액의 금전을 송금하였는데, 이는 BB의 진술대로 적어도 ‘BA을 믿고’ 그와 같은 금전거래를 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게 하는 정황이다. 한편, 당초 B 등이 피고인을 차주라고 진술하면서 사기죄로 고소한 점이나 B 등이 대주라는 취지의 BA의 진술 등도 있으나, 이는 피고인, BA과 B 등으로 이루어진 삼자간 금전거래에 관한 사실관계를 두고 법률적인 평가를 그르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다)

피고인의 투자금 관련 변소 요지는, 당초 BA으로부터 BF의 드라마 출연을 조건으로 드라마 제작비를 투자받기로 하였는데, BA의 사정으로 일단 그가 실질사주인 육류담보 대부업체인 BG로부터 금전을 대출받고 그 원리금 상환을 위하여 BA에 요청하여 B 등으로부터 해당 금액을 송금받았으므로, 그 합계 5억 640만원(= B에서 2018. 8. 28. 송금된 7,000만원 + C에서 송금된 4억 3,640만원)이 투자금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변소에 따르더라도 적어도 BA의 도움으로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돈을 대출받았고 그 원리금 상환을 위하여 송금받은 돈을 BA에게 상환하여야 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 전인 2017년 말에 BA의 P2P펀딩 업체로부터 드라마를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아 이를 변제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는 점, 피고인이 BA과 차용금의 이자나 변제기 등에 관하여 정한 바 없지만, 투자금임을 전제로 그 수익의 배분이나 손실위험의 분담 등에 관하여 정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 또한 없는 점,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진술 외에 BA이 드라마 제작의 성공 여부를 조건으로 수억원에 이르는 금전을 투자하기로 하였다는 변소에 부합하는 자료는 없는 반면, BA이 검찰부터 원심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돈을 빌려줄’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말하였고 이 부분 금전이 대여금에 해당함을 분명히 하면서, 피고인이 드라마 제작 후 제작비를 받으면 이를 변제받기로 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피고인과 BA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의 문언과 내용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BA에게 직접 수시로 드라마 제작을 위한 자금의 송금과 기존에 받은 금전의 상환 연장을 요청하고, BA이 그 요청에 일부 응하기도 한 점 등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A과 사이에 금전을 이자 등의 정함이 없이 차용하기로 약정하고 B 등으로부터 이를 송금받았다고 봄이 옳다.

2)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으나,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에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항소이유인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하는 판결의 이유]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 증거의 요지는, 원심 2021고합13호 범죄사실 제1, 2항을 제2, 3항으로 고침과 아울러, 제1항에 앞서 본 제3의 가항의 예비적 공소사실본문을 추가하고, 그 증거의 요지로 “1. 피고인이 원심 법정에서 한 일부 진술, 1. 원심증인 BA, BB의 진술, 1.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대질)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와 BA의 진술기재, 1. 수사보고(피의자의 진술내용에 대해 확인), 변호인의견서 중 카톡 대화 내용의 기재”를 추가하는 것 외에,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원심판결의 해당부분을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