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배달 전문 식당 “C 자양점(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20. 8. 12.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직원 채용과 관련하여 근로조건, 원고의 배달 경력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고는 그 다음 날인 2020. 8. 13.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 오후 10시경 원고에게 그날 원고가 수행한 배달 개수가 너무 적은 사실을 지적하며 원고와 사이에 ’배달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원고에게 ’오늘까지만 하고 그만 하세요‘라고 말하였고(이하 ’2020. 8. 13.자 통지‘라 한다), 원고가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0. 8. 13. 배달 업무를 수행한 부분에 관하여 11만 원을 지급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8. 13.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0. 8. 1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7, 18호증, 을 제1, 11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파일 재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2020. 8. 13.부터 매일 10시부터 22시까지 12시간 동안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매주 평일에 한하여 1일 휴무로 하며, 매월 급여 300만 원을 받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식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첫 근무를 한 날에 2020. 8. 13.자 통지를 하였는바,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위 해고는 서면통지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규정한 해고의 정당한 사유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 날인 2020. 8. 14.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시용계약은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자가 시용근로관계에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려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그 사유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구두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2020. 8. 13.자 통지를 하였고, 그 사유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시용계약이 체결된 경우라 하더라도 2020. 8. 13.자 통지는 본 근로계약 체결 거절로서 해고인데, 그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므로 무효이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 1)항 기재와 같이 미지급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직원을 채용할 때 항상 배달 업무 수행능력 등을 검증한 후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피고가 2020. 8. 12. 원고에게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 것은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에 대하여 ‘청약’을 한 것인데, 원고의 배달 업무 수행능력이 미흡하여 피고가 2020. 8. 13.자 통보를 하였는바 이는 ‘청약에 대한 거절’이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은 물론 시용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이나 시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계약은 ① 피고의 일방적인 해고가 아니라 상호 합의해지로 종료되었거나, ② 배달 숙련도에 관하여 원고에 의해 유발된 착오에 따른 의사표시의 결과로서 착오를 이유로 한 피고의 취소 의사표시로써 종료되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점포에서 일용직으로서 단 하루를 근무하였을 뿐임에도 2020. 8. 13.자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후 복직을 요구하며 복직하는 날까지 월 300만 원의 급여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판 단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4호증, 을 제5, 6, 8, 10, 1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이나 시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교섭 과정을 거치다가 계약 체결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점포는 배달 전문 식당이므로, 원활한 영업을 위해서 배달 직원의 배달 업무 수행능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래 이 사건 점포에서 배달 업무를 하였던 배달 직원들 중에는 단 1~2일만에 자의적으로 근무를 종료하거나 배달 업무 수행능력이 미흡한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경우에 음식 배달에 차질이 생기거나 다른 배달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직원 채용 시 하루 정도 능력을 점검한 다음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 직원의 실제 배달 업무 수행능력 수준은 이를 직접 수행하도록 하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피고는 2020. 8. 12. 원고와 사이에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하루에 평균 40건 정도의 배달을 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는데, 이에 대해 원고는 자신이 경력자임을 이야기하며 ‘이전 직장에서 배달 일을 할 때 하루에 40건 정도의 배달을 간 적이 있다’며 피고가 요구하는 정도의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의 주된 주장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의 배달 업무 수행능력 등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은 채 원고의 이러한 말을 믿고 곧바로 배달 직원으로 채용하는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데,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2020. 8. 12. 원고와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면서 ‘하시는 걸보고서 4대 보험을 넣어야 되잖아요’라고 말하였다. 이는 원고의 배달 업무 수행능력을 살펴본 이후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서, 위 발언의 내용과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0. 8. 12. 원고에게 한 제안은 근로계약에 관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1일간 배달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배달 업무 수행능력 점검 절차에 동의한 것으로서 근로계약에 관한 청약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직원들은 통상적으로 1일에 40~50건 정도의 배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에 반하여 원고는 2020. 8. 13. 약 25건의 배달 업무만을 수행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배달 건수가 부족하다는 피고의 지적에 대하여 배달 건수를 늘리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지도 않았다. 이에 피고가 2020. 8. 13.자 통지를 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청약을 거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점포의 배달 직원을 채용할 때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와 사이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아니하였다.
시용계약은 ‘시용기간’ 만료 시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이고(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시용기간은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으로 한정되어야 하며, 원칙적으로 그 연장이나 갱신이 허용되지 않는다. 시용계약의 이러한 법적 성격이나 특질에 비추어 보면, 시용계약은 그 개념상 시용기간에 관한 정함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가 시용기간에 관하여 명확히 약정을 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시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이나 시용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양시훈 정현경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2나2015395
판결선고
2022. 10. 28.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