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제1원심판결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 대하여)
피고인은 모텔 리모델링 공사를 완성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하였다. 그런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J이 건축․설비공사를 추가로 요구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공사대금을 5억 원 증액하기로 구두로 합의한 후 건축 관련 추가 공사까지 진행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추가 대금을 받지 못하여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어떠한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제1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제1원심: 징역 3년 6월, 제2원심: 징역 6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모두 항소하였고, 이 법원은 위 두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제1, 2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들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는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살펴본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사건정보
서울고등법원
판결
사건
2021노2505,2022
판결선고
2022. 9. 30.
서울고등법원
제8형사부
판결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제2원심판결의 ‘범죄사실’란 모두에 ‘피고인은 2019. 8. 13. 춘천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1. 1. 2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추가하는 외에는, 각 원심판결의 각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피해자별로 포괄하여),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B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제1원심판결 판시 범죄사실 제2항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제1의 가.항 기재 항소이유 주장과 같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L 모텔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외부, 내부 인테리어 용역, 디스플레이 용역, 디자인 용역 등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공사대금 803,000,000원, 공사기간 2018. 10. 14.부터 2019. 1. 15.까지,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의 체결 및 대금 지급,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작성된 견적서 등 서류의 주요 내용, 피고인의 하도급계약 체결, 공사의 중단 및 피해자의 공사 재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대화 내역 등 관련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내용대로 공사를 정상적으로 이행하여 완공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기망의 고의로 만연히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받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사건 계약은 상당한 규모의 건축공사가 포함되어 있는 계약으로 피고인 주장과 같은 소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로는 볼 수 없고, 예정된 건축공사(이는 방수 설비 부분을 포함한다)까지 포함한 공사대금이 803,000,000원이었으며, 공사기한을 준수하는 것이 계약의 중요사항이었음이 인정된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의 공사범위, 공사대금,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이 사건 공사는 이 사건 계약의 특약사항으로 정한 바와 같이 노후한 L 모텔을 영업이 가능한 정도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로, 건물 내․외부의 인테리어 공사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설치 등 내부구조 변경 공사와 영업에 필요한 건물 보수 공사 등이 공사범위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당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를 총 공사대금 803,000,000원의 범위 내에서, 공사기한 2019. 1. 15.까지로 하여 완공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하였는데, 피고인이 인테리어 공사 비용과 나머지 공사에 대한 비용을 적절히 조절하여 총 공사대금 803,000,000원 내에서 완공하는 것이 가능하고, 공사기한 내에 완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피고인이 직접 L 모텔을 확인한 후 이보다 더 노후화된 모텔도 리모델링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하기에, 피고인의 말을 믿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그 내용 자체로 구체적이며 인정사실 및 견적서의 내용,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대화 내용 등에 부합하고 있어 충분히 신빙할 만하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리뉴얼 작업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제시한 2018. 10. 20.자 견적서에는 ‘철거 및 구조변형, 엘리베이터 설치, 1층 벽면 파쇄, 방수, 상하수도, 온수, 난방 등 건축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특약사항으로 ‘영업을 함에 지장이 없이 작업을 수행’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2018. 10. 23.자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화에서도 지하층 및 옥탑층 활용 방안까지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지하, 옥탑 부분 공사 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하였고, 실제로도 공사 초기부터 전기, 설비 등의 철거 및 재시공을 포함한 건축공사에 착수하였다.
2018. 10. 20.자 견적서에 방수, 상하수도, 온수, 난방 부분에 대하여 ‘정밀조사 후 산출’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계약서 작성 3일 전에 작성된 견적서였던 점, 게다가 위 견적서에는 총 비용이 833,57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되어 있으나 결국 상호 협의를 거쳐 이 사건 공사 대금을 803,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특히 이 사건 계약 제8조에서 상호 협의한 바와 같이 별도의 추가 금액 발생 없이 진행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2018. 10. 23.자 대화에서도 피고인과 피해자가 공사대금 액수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일치를 본 바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인테리어 부분의 액수를 조정하여 위 계약금액으로 건축 부분까지 공사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은 상업시설인 모텔에 대한 공사로 공사기한을 준수하여 모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점, 이 사건 계약 특약사항에서 2018년 성탄절 이전 가오픈을 언급한 점, 그에 따라 피해자는 모텔을 제3자에게 임대하여 2019. 1. 15.까지 인도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피고인이 완공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자 2019. 2. 18. 피해자에게 2019. 3. 15.까지는 공사를 완공하여 모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확약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에 있어 공사기한을 준수하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중요한 약정사항이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피고인의 경력, 능력, 2018. 10. 20.자 견적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당시 건축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약정한 리뉴얼 작업에 필요한 건축공사의 범위, 그러한 건축공사에 소요되는 기한과 비용을 가늠하거나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건축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경력이나 자격증이 없음을 인정하였고, 실제 이 사건 공사의 건축 부분 중 대부분을 Q(주식회사 V)에게 하도급하였다.
피고인이 건축설비 관련자의 도움 없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2018. 10. 20.자 견적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건축공사 부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에도 건축공사 견적에 필수적인 건축설계비 부분, 소방 부분, 전기 부분, 창호 부분 등의 공정이 누락되어 있다. 또 L 모텔 건물의 연식이 오래되었고, 지하층에 누수가 확인되었음에도 위 견적서에는 보수가 시급한 방수, 난방 등의 내용조차 계상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엘리베이터 설치, 1층 벽면 철거, 외벽 부분의 철거 등으로 인해 다액의 구조 보강, 변형 비용, 철거비용이 소요될 것이 당연히 예상됨에도 피고인은 위 견적서에서 그에 대한 비용으로 2,000만 원만을 책정하였고, 이 사건 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건축공사 부분에 대한 비용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시공 면적, 필요 자재의 종류 및 수량, 그리고 공사 수행에 필요한 인건비 등을 구체적으로 산출한 바도 없다.
심지어 피고인은 위와 같은 대규모 건축 부분 공사로 인해 공사 전에 대수선, 용도변경 관련 허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함에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건물의 건축연도나 건물 도면의 존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전후 시점에 이 사건 공사를 2019. 1. 15.까지 완공하기 위한 세부적인 공정이나 그 일정에 관한 계획표나 공정표를 작성․제시한 바도 없다.
이 사건 공사 시작 후 19일이 경과한 2018. 11. 11.자 변동품목서류(1차 견적보고)에는 2018. 10. 20.자 견적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설계, 도면, 인허가, 지하층 방수, 기계실 설비, 전기 설비 등 건축 부분에 해당하는 비용이 대폭 추가되어 있다. 그리고 위 변동품목서류 작성일로부터 다시 49일이 경과한 2018. 12. 29.자 예산 비교서류에는 위 변동품목서류에서조차 있지 않았던 실내외 방수, 상․하수도, 냉․온수, 난방, 지하 등 건축 부분에 해당하는 비용이 또다시 대폭 들어가 있다. 더구나 위 서류에는 주차장 진입로 비용이 40,000,000원으로 추가되었는데 이는 Q과 체결한 건축 관련 공사 하도급 계약의 내용(L 모텔 전체에 대한 조적공사, 미장공사에 대하여 15,700,000원 상당으로 견적을 잡았다)과도 일치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관련 건축설계, 허가 등을 2018. 11. 13.경에서야 주식회사 AA에 맡겼는데, 피고인이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보이는 2019. 3. 30.경까지도 공사 완공에 필요한 허가를 모두 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Q은 원심 법정에서 본인이 공사를 중단할 때까지 엘리베이터에 관한 허가가 나오지 않아 관련 구조 보강 등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
2019. 2. 8.자 작업현황회의서류의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은 결국 원래 공사기한인 2019. 1. 15.로부터 20일이 더 경과한 2019. 2. 8.경에도 외장공사조차 마무리하지 못했고, 내장공사는 사실상 착수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피고인을 도와 이 사건 모텔의 건축 부분 관련 일을 하였던 O도 원심 법정에서 ‘엘리베이터 설치, 1층 용도 변경 등의 건축 공사가 다수 있는 이 사건 공사를 계약기간인 84일 만에 하는 것은 많이 어렵고, 피고인이 건축 부분이 문제될 것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전 모텔 리모델링 공사 등 여러 공사를 시공한 경력이 있었다고 하면서 여러 자료들을 제출하였으나, 그러한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모텔에 관한 공사 부분은 외부나 내부 객실, 복도, 계단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정도에 불과하고, 그 외에 피고인이 수행한 공사 경험은 무대, 의상 등에 대한 디자인 관련 일을 한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사대금 803,000,000원을 모두 수령하였음에도 공사를 중단할 때까지 그중 일부만 공사 비용으로 활용하고, 공사대금 중 상당 부분을 개인 채무 변제 등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데 급급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제하지 못한 채무액이 상당하였는바,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수령하더라도 당해 공사대금 또는 그 외의 돈을 활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할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이 공사 비용과 관련하여 제출한 자료들과 공사에 관여한 Q, O, P의 진술, 피해자가 추가로 지급한 공사대금 내역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9. 4. 30.까지 아래와 같이 공사 비용으로 370,983,000원만 사용하였음이 인정된다.
주식회사 V에 대한 하도급대금 166,700,000원(Q에게 이체된 20,000,000원 포함), O에게 지급된 보수 10,000,000원(건축감리인건비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 대금 9,900,000원, 설계 관련 AA에 대한 대금 12,000,000원, 에어컨 대금 25,534,000원, 비계 임차대금 4,000,000원, Q 공사 전 P의 철거대금 10,251,000원, 디자인 관련 비용 20,000,000원, 목공(목재 포함) 45,098,000원 등 합계 303,483,000원은 이 사건 공사 비용으로 투입되었음이 인정된다.
소개수수료 40,000,000원은 피고인의 이윤에서 지급해야할 부분이므로 공사 비용으로 보기는 어렵고, 그 외에 폐기물 비용도 Q이 공사한 부분에 다 포함되어 있어 이 사건 공사 비용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현장경비, 간접비를 모두 인정하더라도 67,500,000원 상당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대금 803,000,000원 중 공사 비용으로 실제 지출한 부분은 370,983,000원 상당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 2018. 10. 24.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182,5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공사와 관련 없이 같은 날 P에게 50,000,000원, AD에게 1,672,570원, AE(AF)에게 26,500,000원을 지급하는 등으로 사용하여, 실제 위 공사대금에서 이 사건 공사 비용 또는 소개비로 이용된 부분은 55,251,000원 상당에 불과하고, ㉡ 2018. 11. 13.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182,5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공사와 관련 없이 같은 날 AI에게 100,000,000원, AJ(AK)에게 6,200,000원, ㈜AL에게 4,350,000원, AM에게 3,000,000원, AN에게 1,000,000원, AO에게 20,000,000원을 지급하는 등 지급 당일 총 134,550,000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 2018. 12. 31.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182,5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같은 날 W에게 30,000,000원, AN에게 2,000,000원, AP에게 1,000,000원, AQ에게 9,300,000원, AR에게 56,000,000원을 지급하는 등 지급 당일 총 98,300,000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고, 실제 위 공사대금에서 이 사건 공사 비용으로 이용된 부분은 61,000,000원 상당에 불과하며, ㉣ 2019. 1. 14.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109,5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같은 날 W에게 10,000,000원, AS에게 3,980,000원, AT에게 8,620,000원, AU에게 4,500,000원, AJ에게 4,500,000원, AV에게 3,565,000원, AW에게 4,500,000원, AX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는 등 지급 당일 총 49,665,000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고, 실제 위 공사대금에서 이 사건 공사 비용으로 이용된 부분은 23,000,000원에 불과하며, ㉤ 2019. 1. 23.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73,0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다음 날 이 사건 공사 에어컨 비용 10,534,000원을 지급한 것 외에는 모두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고, ㉥ 2019. 1. 28.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73,000,000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주식회사 V에 30,000,000원을 지급한 것 외에는 모두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공사에 투입할 수 있는 자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피해자 B에게 1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으며, 강화 AY 모텔 운영자 AD에 대하여도 매매대금 12억 3천만 원을 분할하여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 증인 J(피해자), O, P, Q의 각 법정진술, 브랜드리뉴얼작업계약서, 공사비 관련 계좌내역 확인, 녹취록, 입출금거래내역서 등을 비롯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은 디자인에 주안점을 둔 인테리어 리뉴얼 공사이고 엘리베이터 공사 이외에 구조 변경 및 설비 교체 등을 포함한 대규모 수선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며, 이후 공사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건축 부분 공사를 추가로 요구하며 상호 협의 끝에 비로소 이를 공사범위에 포함시키고 추가 공사대금 5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는데, 피해자가 위 돈을 지급하지 않아서 공사가 완공되지 못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계약서의 특약사항에 ‘현 상태의 건물을 대상으로 리뉴얼작업을 하며...... Z브랜드에 준하는 품질 상태로 리뉴얼작업을 완료키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계약 체결에 앞서 피고인이 작성한 2018. 10. 20.자 견적서(예산 계획서)에도 ‘철거 및 구조변형, 엘리베이터 토목작업/시공설치 작업, 방수, 상하수도, 온수, 난방’ 등 건축 관련 공사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다만 방수, 상하수도, 온수, 난방 부분에 대하여 ‘정밀조사 후 산출’이라고 기재함으로써 그 금액적인 부분에 있어서만 추후 협상할 소지를 남긴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로부터 3일 뒤인 2018. 10. 23. 피고인이 피해자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면서 ‘이 사건 공사는 시간․금액상 힘든 공사이지만 디자인적 요소 등 리모델링 부분에서 견적을 낮추어 가격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하여 공사대금 803,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정한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점,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화 과정에서도 지하층 및 옥탑층 활용 방안이 언급된 점 등 구체적인 계약 체결의 과정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부터 구조 변경 및 설비 교체 등을 포함한 대규모 수선이 공사 내용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순한 인테리어 리뉴얼 공사에 불과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추가 공사대금 5억 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당초 약정한 공사 완공기한 2019. 1. 15.을 넘긴 이후 2019. 2. 18.경 이 사건 계약서 하단에 ‘본 공사를 2019. 3. 15.까지 완료하여 영업할 수 있게 마감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제반사항의 책임을 집니다.’라고 기재하고 기명날인하였다. 이미 공사 공정 및 관련 협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보이는 2019. 2. 18.경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공사기간 2개월 연장의 양해만 받은 것으로 보이고, 공사대금 증액에 관한 특약이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변경 내용을 담은 추가 공사계약서 등이 작성된 바가 없다.
5억 원이라는 다액의 추가공사비 지급에 관하여 서면 약정 없이 구두로만 합의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원심 증인 O, P, Q의 각 법정 진술 등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해자는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과 사이에 추가공사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졌다거나 자신이 추가공사비를 부담하기로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이 사건 공사의 건축 부분을 수행한 Q이 공사현장에서 피해자의 요구를 받아 옥상 콘크리트 타설, 옥상 화장실 설치 등을 시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앞서 본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과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이 피고인의 주장처럼 당초 이 사건 계약의 공사범위를 벗어나는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Q은 이러한 작업에 따른 비용 관련하여 하도급자인 피고인과 상의하여 정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당시 해당 시공 부분 관련하여 추가견적에 대한 합의 등 추가공사 협의나 정산이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는바, 계약 당사자 사이에 추가공사에 관한 합의나 변경계약 등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당시 시공능력과 견적산출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도 주장한다.
피고인이 과거 지자체 및 행정기관 디자인 내지 인테리어 활동, 모텔 인테리어 분야 활동, ㈜CA와 모텔 리모델링 업무에 관한 MOU 체결 및 수차례 모텔 리모델링 공사 견적 산출 경험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계약에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은 피고인도 자인하고 있는바, 원심 증인 O의 법정 진술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데만해도 2~3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어서, 공사기간으로 정한 84일은 엘리베이터 설치를 포함하여 전체 공사를 완공하기에 무리한 수준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스스로 이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한 점, ② 피고인이 당심에서 강화 AC 여관 리모델링 공사에 관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였으나, 이것만으로는 당시 위 여관의 노후 정도나 피고인이 전기, 설비 등의 철거 및 재시공 등의 건축 부분 작업까지 실제 진행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그 공사대금도 비교적 소액에 불과하다고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과거 수행하였다는 리모델링 공사들은 주로 디자인과 관련된 것이고 건축 부분을 포함한 대규모 수선 작업에 관한 경험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대수선 건축 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필요한 시공능력과 견적산출능력을 모두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수할 때까지 70% 이상 공사를 진척한 상황이어서 피해자가 추가공사비용 5억 원을 지급하였다면 충분히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피고인이 2019. 3. 30.경 공사를 중단한 시점까지 건축설계, 철거, 설비, 방수, 전기 등 건축 부분에 관한 공사를 상당부분 진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공사 중단 시점까지 건물 외벽과 엘리베이터 공사 등에 필요한 인허가조차 받지 못하였던 점, ② 난방 공사를 비롯한 일부 외장공사와 실내 인테리어 공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9. 1. 28.까지 당초 공사대금 803,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전액을 수령하였음에도, 실제로 이 사건 공사에 투입한 금액으로 확인되는 내역은 원심에서 상세히 설시한 바와 같이 합계 370,983,000원 정도이고, 소개수수료 등 지출과 간접비 등을 합하더라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이 2019. 3. 9.경 작성한 작업 현황 회의자료(증 제13호증)에는 그 때까지 진행 공사에 742,500,000원이 소요되었고 향후 542,600,000원이 추가 지출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나, 위 내용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빙자료가 없고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여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⑤ 피해자는 피고인의 공사 중단 이후 2019. 4. 3.경 ㈜CB와 사이에 잔여 리모델링 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 66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60일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 별다른 분쟁 없이 공사가 완공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전체 공사의 70% 이상을 완료하였다고 보이지는 않고, 추가공사비 지급에 관한 약정이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B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10억 원, 피해자 J으로부터 리모델링 공사대금 명목으로 803,000,000원을 각 편취하고, 모텔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근로자 8인에게 합계 43,000,000원에 이르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해자 B가 2020. 1. 22. 피고인으로부터 800,0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그 중 일부인 90,000,000원을 지급받은 상태에서 피고인에 대한 고소취하서 및 처벌불원서를 작성하였으나, 피고인은 나머지 돈에 대한 분할변제 약속을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해자 B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J과 합의하지 못하였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일부 공사를 수행한 외에 추가로 피해회복이 이루어진 바는 없고, 피해 근로자들과 사이에서도 합의 등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범행의 내용, 피해자의 수, 전체 피해 규모 및 현재까지 회복되지 못한 손해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 J에 대한 사기 부분을 다투고 있을 뿐, 피해자 B에 대한 사기 및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근로기준법위반으로도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 B에게 합계 540,000,000원[= 450,000,000원(2018. 2.경부터 2019. 1.경까지 이자 명목으로 이체) + 90,000,000원(위에서 본 합의금 일부)]을 지급하여 일부 피해를 변제하였다(피고인은 그 밖에 50,000,000원을 2020. 9. 16.경 위 피해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 대납 방식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변제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한편 피고인은 디자인 및 인테리어 부분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경험과 시공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J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의 절반 가량을 실제 공사에 투입하여 약 5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하였으며, 이와 관련된 하도급대금 등 민사상 채무도 부담하고 있다.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도 리모델링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과정에서 함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판시 범행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그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도 고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배형원(재판장) 이의영 배상원
각주1) 관련하여 CC가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의 공급받는 자가 ‘주식회사 CD’로 기재되어 있고, 위 대금 채무가 실제로는 피해자 B의 채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제출된 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