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들은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로서 각 피고 대표자 교육감 또는 교육장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전국 공립학교에 설치된 학교상담실인 위(Wee) 클래스에서 ‘전문상담사’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이다.
피고들은 원고들의 사용자인 지방자치단체이다. 각 원고별 사용자인 피고는 다음 표와 같다.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 요지
원고들은 전국 공립학교에서 교육공무원인 ‘전문상담교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원고들은 전문상담교사가 지급받는 ① 정근수당 및 정근수당 가산금, ② 명절휴가비, ③ 맞춤형 복지포인트, ④ 성과상여금 최소지급분, ⑤ 정액급식비(이하 이를 ‘이 사건 각 수당’으로 통칭한다)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전문상담교사보다 적게 지급받고 있다. 이 사건 각 수당은 업무의 종류, 질과 양, 직급, 책임과 권한에 관계없이 ‘전문상담교사’라면 누구나 일률적·보편적으로 받는 복지후생적 성격의 수당이다.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전문상담교사와 달리 이 사건 각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이거나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불법행위에 기초한 손해배상으로 자신의 사용자인 피고들에게 청구취지와 같이 각 1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100만 원은 2017. 11.분부터 2020. 10.분까지 이 사건 각 수당의 항목에 관하여 발생한 손해 중 일부를 별지 3 일부청구 표 기재와 같이 산정하여 구하는 것이다(명시적 일부청구).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ㆍ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균등한 처우 원칙’ 또는 ‘차별적 처우 금지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제114조 제1호에서 그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복수의 근로자들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등 처우를 금지하여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을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구현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차별적 처우는 복수의 근로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하는 것을 전제로, 그럼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서로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할 수 있다.
쟁점과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보기 위해서는 차별의 사유가 되는 원고들의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지목하는 비교대상자인 공무원(전문상담교사)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된다거나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은 그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워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도 없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 공무원은 노무의 대가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한다는 점에서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가지지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성, 공정성, 성실성, 중립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특별한 근무관계에 있다(헌법재판소 2017. 8. 31. 선고 2016헌마404 결정 참조). 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근무관계는 사법상 근로계약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라 임용주체의 행정처분인 임명행위로 인하여 설정되는 공법상 신분관계이다.
일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이 정한 복무규율에 따라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 등을 부담하는 것과 달리,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를 비롯하여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 청렴의 의무, 종교중립의 의무 등 헌법과 법령이 정한 다양한 의무를 부담하고, 근무시간 외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치운동이 금지되고 집단행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국가공무원법 제56조 내지 제66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 내지 제58조). 이처럼 공무원은 업무 내ㆍ외적으로 일반 근로자보다 무거운 책임과 높은 윤리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다.
근무조건의 결정방식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이른바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국가공무원법 제46조 제5항,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4항). 이는 공무원이 헌법 제7조에 정한 직업공무원 제도에 기하여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특수한 지위를 가지므로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그 근무조건을 결정하도록 함이 타당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보수 등은 국가예산에서 지급되는 것이므로 헌법 제54조에 따라 예산안 심의ㆍ확정 권한을 가진 국회로 하여금 예산상의 고려가 함께 반영된 법률로써 공무원의 근무조건을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3두14610 판결,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4606 판결 등 참조).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의 자주적인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으면서도, 공무원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그 직무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직업공무원 제도를 보장하고 이와 관련한 주권자의 권익을 공공복리의 목적 아래 통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법률로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5헌마971 등 결정 참조). 이에 따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은 법령ㆍ조례ㆍ예산 및 하위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체결되는 단체협약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제10조 제1항), 공무원에 대하여 일체의 쟁의행위도 금지하고 있다(제11조). 이러한 규정들로 인하여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행사를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이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와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이 강행규정을 통해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그 근로계약 및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처우가 결정되므로, 노동3권의 행사에 있어서 특별한 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공무원 보수의 성격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직업공무원 제도의 유지를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각 수당 중 성과상여금은 실적과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공무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켜 업무수행능력의 지속적 향상을 유도하고 공직사회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것이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3다205778 판결 참조).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 수당은 공무원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하거나 공무원의 생활 보장 등 정책적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다.
업무의 변경가능성과 보수체계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다는 제한을 받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이를 벗어난 전직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동의가 요구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반면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법령의 제한 내에서 인사권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인사권자가 한 전보인사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하여 인사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공무원의 봉급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종류(일반직, 연구직, 경찰ㆍ소방직 등), 계급 또는 직무등급, 호봉 등에 따라 결정되고, 공무원이 특정 시기에 담당하는 보직이나 업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다. 원고들이 문제 삼는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하여 공무원수당규정이 정한 수당 중 대부분은 국가공무원 일반에게 공통적으로 지급되는 것이지, 전문상담교사나 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공무원의 보수체계는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기초로 설정된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한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의 업무내용에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지위 및 근로조건 결정 방법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무원과 같은 처우가 보장되어야 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한편 원고들은 근로계약 기간 중 언제든지 공무원 채용 절차를 거쳐 공무원으로 임용됨으로써 업무 및 보수에서 공무원과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고, 거기에 어떠한 법률적, 제도적 장애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결
원고들의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의 사회적 신분 해당성 및 공무원의 비교대상성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경우 헌법이 정한 직업공무원 제도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법상 신분관계를 형성하고 각종 법률상 의무를 부담하는 점, 공무원의 근무조건은 법령의 규율에 따라 정해지고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점, 전보인사에 따른 공무원 보직 및 업무의 변경가능성과 보수체계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의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의 판단
위와 같이 원고들의 고용상 지위가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거나 전문상담교사들이 원고들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이상, 불리한 처우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근로조건에 관한 차별적 처우를 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