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7. 12. 선고 2023나205181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6,938,529원 및 그중 121,938,529원에 대하여는 2020. 1. 20.부터 2024. 7. 12.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55,000,000원에 대하여는 2020. 1. 20.부터 2023. 10. 17.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4면 제1~2행의 “C가 이 사건 사고의 공동불법행위자임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부분을 삭제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그대로 인용한다(약어 포함).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제한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 현장관리감독자인 H가 이 사건 벽체 구멍에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거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난간 등을 설치하거나 안전표시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H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며, 가해자의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위와 같이 정하여진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3다24147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사고의 공동불법행위자인 C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에서 ‘C는 원고에게 50,000,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이상 C와 피고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의 범위는 50,000,000원으로 확정되었고, 그에 따라 C가 원고에게 50,00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C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물론 이와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는 피고의 손해배상채무 역시 전부 면책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갑 제13호증, 을 제5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C를 상대로 제기한 선행소송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될 당시 그 청구원인은 불법행위책임이 아니라 근로계약에 기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화해권고결정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C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자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내려졌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때에도 C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채무와 피고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한쪽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다른 쪽의 채무도 소멸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경우까지 과실상계를 할 때 반드시 채권자의 과실을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16747, 1675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범위가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금액으로 이미 확정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에 있어서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발생하지만 그 밖의 사유는 상대적 효력을 발생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채무자 중의 1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채무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C에 대한 선행소송에서 ‘50,000,000원을 초과한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더라도 그러한 채권의 포기 또는 면제의 효력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인 피고에게는 미치지 않으므로, 위 50,000,000원을 초과하는 손해배상채무에 관한 피고의 면책 주장은 이러한 점에서도 이유가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앞서 본 현장관리감독자인 H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H로서는 작업이 종료된 야간에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누군가 출입하는 것을 예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이는 점, 망 G은 이 사건 빌딩의 기술 부분 관리 직원으로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사건 벽체 구멍이 드라이에어리어(Dry Area, 환기 등을 위한 공기통로) 부분에 연결되어 있어 그곳에 들어가는 경우 추락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60%로 제한한다(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망 G이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전유 부분인 이 사건 공사현장에 진입하여 특이 사항이 없었음에도 이 사건 벽체 구멍에 스스로 들어간 망 G의 전적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망 G은 이 사건 건물의 방재 담당으로서 당직 순찰 중 안전점검을 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어가 이 사건 벽체 구멍을 발견하고 살펴보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것이고, 피고가 공사 진행 시 매일 관리사무소에 작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사고 전까지 이 사건 벽체 구멍을 뚫는 작업에 관하여 관리사무소에 알리지 아니하여 망 G을 비롯한 관리 직원들이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이 사건 벽체 구멍이 뚫려 있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하 계산의 편의상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12분의 5%의 비율로 계산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2호증의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1)

망 G의 인적사항: I생, 남자, 사망 당시 43세 4개월 9일.

2)

소득 및 가동기간: 도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월 가동일수 20일<1>) 상당의 수입을 망인이 만 65세가 되는 날인 2041. 9. 10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

생계비 공제: 수입의 3분의 1을 공제

4)

계산: 아래 표와 같이 378,006,567원

5)

유족보상금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복지공단에서 망 G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유족보상연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보상연금을 산정하면서 적용한 망 G의 평균임금은 1일당 70,340.27원이다. 수급권자가 유족보상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경우 산재보험법 제62조 제2항 [별표3]에서 정하여진 유족보상일시금을 수급권자에게 배상할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하는데, 위 별표에서 유족보상일시금을 평균임금의 1,300일분으로 산정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받게 되는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액인 91,442,351원(= 70,340.27원 × 1,300일)은 공제되어야 한다. 공제 결과 일실수입 상당 손해액은 286,564,216원(= 378,006,567원 - 91,442,351원)이다.

6)

책임의 제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책임 제한 후의 손해액은 171,938,529원(= 286,564,216원 × 0.6)이다.

7)

C의 일부 변제금 공제

앞서 본 바와 같이 C가 원고에게 지급한 50,000,000원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한 것이므로 이를 공제한다. 공제 결과 일실수입 상당 재산상 손해액은 121,938,529원(= 171,938,529원 - 50,000,000원)이다.

나.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사망 당시 망 G의 나이와 과실 정도, 원고와 망 G의 인적 관계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위자료의 액수를 망 G은 50,000,000원, 원고는 5,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76,938,529원(= 일실수입 121,938,529원 + 위자료 합계 55,000,000원) 및 그중 일실수입 121,938,529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1.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7. 1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위자료 55,000,000원에 대하여는 위 2020. 1.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10.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선준(재판장) 진현민 왕정옥

각주1) 원고는 가동일수를 월 22일로 주장하나,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 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진 점,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따라서 가동일수는 월 20일을 적용한다.

각주2)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피고가 권리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지 여부는 소송물별로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다32446 판결,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다200768 판결 등 참조). 일실수입 상당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와 위자료 청구는 별개의 소송물이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지연손해금 이율 적용 기산일을 따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