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2. 6. 선고 2023누36871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 한다)은 서울 송파구 F 소재 ‘G시장’ 내에서 하역과 배송작업 등에 종사하는 약 440명의 근로자들로 조직되어 직업안정법에 따른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G시장 내에서 K분회, I분회, J분회의 3개의 분회를 두고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다가 2020. 2. 15. 해산한 노동조합이고, 원고는 E노조의 조합원으로서 K 및 L의 사업장에서 하역과 배송작업을 수행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위 G시장 내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직업안정법에 따른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2019. 3.경 기준으로 서울ᆞ경기 지역 농수산물 도매시장 내 15개 분회를 두고 하역과 배송작업 등에 종사하는 약 1,125명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다.

다.

원고를 포함한 E노조 소속 조합원 19명(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2020. 7.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원고 등을 2020. 6. 2.부터 K의 하역 및 배송작업에서, 2020. 6. 10.부터 L의 하역 및 배송작업에서 각 배제시켰고, 2020. 7. 17.에는 원고 등의 노동조합 가입신청을 거부하였는데, 주위적으로는 위와 같은 위 각 작업 배제 행위가, 예비적으로는 위 노동조합 가입신청을 거부한 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23. ‘참가인은 원고 등의 사용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M).

라.

원고 등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22. ‘참가인은 원고 등의 사용자가 아니고, 참가인의 노동조합 가입 거부행위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위 재심판정 중 원고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E노조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고, E노조가 2020. 2.경 참가인에게 근로자공급사업을 양도함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와 E노조 간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자이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2020. 6. 2.과 2020. 6. 10. G시장 내 원고에 대한 작업 배제 행위를 함으로써 부당해고를 하였다. 설령 위 작업 배제 행위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2020. 7. 17.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신청을 거부함으로써 부당해고를 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참가인의 주장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는 노동조합인 E노조와 그 조합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E노조의 운영방식이나 조합원들의 업무수행 실질을 보더라도 그 조합원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근로자공급사업의 특성과 수행 업무의 내용, 조합 설립 또는 조합에의 가입 방식 등에 비추어 근로자공급사업은 영업양도의 대상이 되는 영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사실도 없다. 설령 영업양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별도로 T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받기도 하는 등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하게 지속적으로 표명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E노조와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령 등 별지 관련 법령 등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N노동조합의 특성 N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에 따른 노동조합으로서 ‘직업안정법 제33조에 따른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아 항만운송사업자 등에게 N노동조합원을 공급하는 조합’을 말한다(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 제2조 제2호). 항만운송사업자 등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이 금지되고(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2호), 직업안정법 제33조 제3항 제1호에 근거하여 국내에서는 N노동조합만이 항만운송사업자(하역업체)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항만운송사업자 등은 N노동조합을 통해서 하역작업에 필요한 근로자를 공급받을 수 있고, N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면 하역작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클로즈드 샵(closed shop)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

E노조의 규정

가)

E노조의 규약(갑 제25호증)에 의하면, 업무진행을 위한 조직 기구로서 산하에 분회를 둘 수 있고(규약 제6조), 조합의 조직 관리상 필요에 따라 구역별, 업종별 분회를 설립할 수 있으며(규약 제34조), 분회 운영은 운영세칙에 의한다(규약 제35조). 분회에는 분회장, 상무, 팀장의 직책을 두고(운영세칙 제10조 내지 제12조), 팀장은 분회장의 지시에 따라 당일 배치된 조합원을 인솔하여 하역작업 등의 업무에 임하여야 하며, 작업상의 질서유지와 능률향상 및 당일 작업량에 대한 하역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의 대조 확인 또는 사고 발생에 대한 사후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고, 조합의 취지 및 제반 규정 활동사항 또는 결의 지시사항을 준수하여야 하며, 당일 발생한 사고 및 조합원 동향에 대하여 빠짐없이 분회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운영세칙 제16조). 분회에는 업종별, 직업별 작업반을 설치할 수 있고(운영세칙 제18조), 분회장은 작업반을 증감한 경우나 조합원의 이동·편입 등이 있는 경우 이를 조합에 보고해야 한다(운영세칙 제19조).

나)

또한 E노조의 규약에는, E노조의 조합원이 규약, 운영세칙 기타 제반 규정 및 각 기관의 결의 사항을 준수·이행할 의무, 하역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의 지시에 따라 하역작업을 수행할 의무 등을 부담하고(규약 제11조), 조합 각급 기관의 결의사항과 지시 명령사항에 대한 복종 의무, 작업질서 유지 의무 등을 부담하며(운영세칙 제26조), 규약 위반의 경우, 하역 작업을 수행할 의무 등 조합원의 의무 위반의 경우, 조합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조합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경우, 지시 사항에 불복한 경우 등에 대하여 징계를 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규약 제41조, 운영세칙 28조). E노조의 징계규정 제9조 내지 제11조에 의하면, 징계의 종류는 경고(경위서를 받고 구두 또는 서면 경고), 정직(조합에서 일정기간 동안의 작업 배제), 무기정직(조합에서 최대 2년 범위 내에서 작업 배제) 및 제명으로 구분되어 있고, 징계의 사유가 총 27가지로 상세히 정해져 있다.

3)

E노조의 운영 방식

가)

E노조는 K, L와 사이에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고 K, L의 요청에 따라 그때마다 소속 조합원으로 하여금 위 각 하역업체에서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여 왔다. E노조 내에는 I분회, J분회, K분회가 구성되어 있다.

나)

E노조 운영세칙 제20조에서는, 노임의 분배는 분회 단위로 당일 출근한 조합원에 한하여 균등분배하고, 분회총회 또는 집행위원회 결의에 의해 장비대 및 수선비를 총 수입금에서 일괄 공제하여 관리자의 감독하에 운영한다고 정하였다. 이에 따라 E노조는 하역업체로부터 하역근로자들의 노무 제공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뒤 조합원에게 하역과 배송수입을 더한 금액에서 각종 경비와 조합비(3%) 등을 공제한 금액을 주급의 형태로 나누어 주었다. E노조 내 각 분회는 조합원들의 출결을 관리하고 임금을 지급하며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세에 관한 원천징수업무를 하고, 하역·배송작업에 사용되는 장비를 관리하였다.

다)

E노조가 G시장 내에서 사용하는 조합사무실과 휴게실 등의 시설은 서울시의 소유이고, K와 L가 이에 관한 사용료를 납부하여 E노조에 무상 사용하도록 제공하였다. 지게차, 전동차 등의 장비는 국고지원 또는 법인 자부담에 의한 하역업체의 소유이고, 하역업체가 이를 E노조에 무상 사용하도록 제공하였다.

4)

E노조의 해산 경위

가)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일부 조합원들은 그 노조위원장의 선출방식을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변경하기 위하여 2019. 8. 20. ‘E노조 Q를 위한 모임’(이하 ‘Q 모임’이라 한다)을 결성하였다.

나)

Q 모임과 E노조 집행부는, 직선제 규약 개정 및 위원장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하자는 Q 모임의 요구를 E노조 위원장 R이 거부하자, Q 모임이 2020. 1. 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동부지청(이하 ‘이 사건 노동청’이라 한다)에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요청을 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다)

그러던 중 Q 모임과 E노조 위원장 R 사이에서 2020. 1. 30. ’R이 2020. 3. 31.까지 위원장에서 사임하고 2020. 2. 15. 임시총회를 소집·개최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이행확약서’(이하 ’2020. 1. 30. 자 합의이행서‘라 한다)가 작성되기도 하였으나, E노조는 2020. 2. 11.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2020. 2. 15. 12:00부로 해산한다.’는 내용의 노동조합 해산결의(이하 ‘이 사건 해산결의’라 한다)를 하였고, 2020. 2. 12. 근로자공급사업 폐업신고를 하는 한편, K와 L에 ‘노동조합 해산으로 인해 근로자 공급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5)

참가인의 신규 분회 추가 등

가)

K 및 L는 E노조로부터 위와 같은 통보를 받고 2020. 2. 12. E노조에 ‘2020. 2. 15. 12:00를 기점으로 근로자공급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을 통보하고, 참가인에게 하역 업무를 요청하였다. 또한 K는 2020. 2. 12. K 임직원과 출하주 등에게 ‘E노조의 갑작스런 해산 통보에 따라 향후 하역 및 배송을 위해 외부 용역을 포함한 방안을 검토한 결과, 현재 G시장 내에서 하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N노조를 통한 하역업무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고 참가인에게 하역 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문의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는 취지를 알리는 공고를 하였다.

나)

이에 참가인은 2020. 2. 12. K와 L의 요청에 응하겠다고 답변을 보내는 한편, 같은 날 이 사건 노동청에 K분회, I분회, J분회를 신규 분회로 추가하는 내용의 근로자 공급사업 변경신청을 하였고, 2020. 2. 14. K와 사이에 농수산물 하역업무 관련 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참가인의 위원장 S은 2020. 2. 17. E노조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 동지들께 인사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공고문에서 ‘조합원 여러분들께서 지난 수개월 동안 많은 혼란 속에서 겪어야 했을 마음의 상처에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이제는 저희 B노동조합(참가인)으로 하나 되어 뭉쳐주신 여러분들의 용기에 찬사를 드립니다. (생략) 아직 B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내지 않은 동지들께서는 2020. 2. 19.까지는 조합 가입원서를 내주시어 모두 함께하는 노동가족을 이룹시다.’는 내용으로 참가인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것을 독려하는 글을 게시하였다.

6)

원고의 가처분 신청 및 Z노동조합 설립 등

가)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산결의 당일인 2020. 2. 11. ‘이 사건 해산결의가 1 위법하게 선출된 대의원과 위원장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2 2020. 1. 30. 자 합의이행서의 내용에 위반되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해산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울동부지방법원 2020카합10048호, 이하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이어 원고는 2020. 2. 20. 원고를 대표자로 하는 Z노동조합을 설립하였고, 그 무렵 Q 모임의 명칭을 ‘E노동조합 사수대책위원회’(이하 ‘사수대책위원회’라 한다)로 변경하였다.

7)

참가인과 사수대책위원회 사이의 합의서 작성

가)

참가인의 위원장이 위와 같이 2020. 2. 17. 공고문을 게시한 이후 E노조의 조합원들 일부는 참가인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여 참가인으로부터 가입 승인을 받아 K에 대하여 하역ᆞ배송 근로제공을 하였으며, E노조의 조합원들 일부는 L에 직접 고용되어 하역ᆞ배송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0. 2. 27. ‘참가인이 K와 하역 및 배송작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2020. 3. 6. 정오부터는 참가인의 조합원 외에는 K의 하역 및 배송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다)

이에 사수대책위원회는 이 사건 노동청에 참가인의 작업 배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였고, 이에 이 사건 노동청, 참가인, 사수대책위원회, 송파구청, 서울농수산식품공사로 이루어진 5자협의체가 구성되었다. 참가인과 사수대책위원회는 2020. 3. 10. 송파구청, 이 사건 노동청, 서울농수산식품공사를 입회인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생략> 8) 그 이후의 경과 가) 참가인은 2020. 5. 29. ‘2020. 6. 2.부터 참가인의 조합원들만 K의 하역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1> 나)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0. 6. 1. 이 사건 해산결의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대의원 선출방식의 위법 여부는 판단하지 않고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다)

이 사건 노동청은 위와 같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2020. 6. 3. 참가인의 신규 분회로 K분회, I분회, J분회를 추가하는 취지의 근로자공급사업 변경 신청을 허가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0. 6. 4. L와 사이에 2020. 6. 10. 반입분부터 농수산물 하역작업에 근로자공급을 수행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2020. 6. 10.부터 L의 하역 및 배송작업에 참가인 소속 조합원들이 근로제공을 시작하였다.<2> 마) 그 후 원고를 비롯한 16명은 2020. 7. 8. 참가인에게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은 2020. 7. 17. 다음과 같은 통보서를 보내면서 가입신청을 거부하였다. <생략> 바) T노동조합은 2020. 7. 22. 이 사건 노동청에 G시장 내 농산물 상차, 하차, 이적 직종에 대한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신청하여 2020. 8. 5. 이 사건 노동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나, 2022. 11. 17. 폐업신고를 하였다.

사)

한편 원고는 2020. 6. 9. 이 사건 해산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합107061호),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3. 3. 3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원고가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2023. 4. 20.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6, 25 내지 27, 34, 35호증, 을가 제1, 2, 8 내지 14, 17, 18, 20, 25, 28, 29호증, 을나 제2, 3, 4, 7, 10, 11, 18, 19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증인 Y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가 E노조의 근로자인지 여부 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E노조의 조합원으로서 E노조의 지시·감독 아래 각 하역업체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E노조의 조합원들은 분회장, 상무, 팀장 등의 조직체계로 구성된 분회에 소속되어 E노조의 작업 지시에 따라 하역업체인 K와 L의 작업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팀장들은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하역 및 작업에 대한 지휘를 하거나(작업팀장), 중·도매인들에 대한 수금 또는 장비의 정비 업무를 담당하며, 그중 특히 작업팀장의 경우 G시장 내에 농산물이 도착하면 현장의 상황에 맞게 조합원을 배치하고 조합원들에 의한 하역 및 배송작업이 적정하게 진행되는지 관리·감독을 하였다. 2 E노조의 조합원은 위 노조의 강령, 규약, 제 규정 및 지시명령을 준수·이행할 의무가 있었고, 만일 위 노조의 작업 지시에 불복하여 작업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무단결근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정직, 해고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하는 정직, 제명을 비롯한 징계의 불이익을 받게 되어 있었다. 3 E노조는 각 하역업체로부터 정기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조합원들에 대한 임금을 일괄 지급받은 다음 그중에서 조합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각 조합원들에게 분배하여 왔다.

나)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아래와 같이 주장하므로, 차례로 본다.

(1)

먼저 참가인은, ‘E노조 규약에서 조합원은 하역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의 작업 지시에 따라 하역 작업을 수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하역사용자인 K와 L에서 E노조의 조합원을 지휘·감독하였으므로, 하역업체인 K와 L를 원고의 사용자라고 보아야 하는데, E노조의 조합원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면 위 하역업체들과 E노조가 모두 사용자에 해당하고 이는 현행법이 채택하지 않는 “공동사용자” 개념을 인정하는 것이 되어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와 을나 제13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1 K와 L는 E노조에 근로자공급을 요청하여 그 조합원들로부터 노무 제공을 받았을 뿐, 근로자들에 대한 채용, 인사이동, 해고 및 퇴직 등에 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거나 그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2 하역업체의 작업현장에서, N노조 조합원들이 상품 등급별로 구분하거나 경매 단위에 맞춘 하역 업무, 경매 낙찰자를 상품에 표시하는 업무 등을 하역업체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고 그 작업 내용을 하역업체에 보고하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하역업체로부터 작업 대상과 작업 내용을 지시받을 수밖에 없는 하역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3 E노조 조합원이 K와 L의 작업 현장에서 하역작업을 하면서 이들 하역업체의 작업 지시를 받는 것은, E노조 규약 제11조 제2항이 ‘조합원은 하역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의 작업 지시에 따라 하역작업을 수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였듯이 E노조가 그 조합원들로 하여금 하역업체의 작업 지시를 따르도록 의무를 부과함에 따른 것이므로, 위 규정을 참가인 주장처럼 하역업체를 조합원들에 대한 사용자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규정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K와 L가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조합원의 작업 수행과정에서 일부 작업 지시를 하였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원고와 E노조 사이의 근로관계 인정에 방해가 된다거나, E노조와 위 하역업체 모두를 ‘공동사용자’로 판단하여야 할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다.

(2)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E노조의 조합원들은 출근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하였고, E노조에서는 출근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으므로, E노조 조합원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E노조의 규약 등에서는 조합원이 하역업무에 종사하여야 할 의무 등 조합원의 의무를 규정하면서 위반 시에는 징계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규약 제11조, 운영세칙 제28조), 특히 3일 이상 작업장에 무단결석하는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는데(징계규정 제11조 제2항), 조합원이 징계를 받아 제명될 경우에는 사실상 하역업체에서의 근로기회가 박탈되는바, E노조의 조합원 규약 등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으로 기능하면서 하역업체 내 작업 현장으로 조합원들의 출근을 강제하고 복무질서를 확립하는 규범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또한 참가인은, ‘E노조 조합원들이 동등한 발언권, 선거권, 피선거권을 가지고, 규약의 제ᆞ개정, 임원 선출 등 조합운영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정하는 등 E노조의 운영방식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비롯한 조합원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특성은 E노조가 근로자들이 설립을 주도하고 그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자치조직인 노동조합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것일 뿐이고, 그것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를 받은 사업자의 지위도 갖는 E노조와 그 조합원 사이의 근로관계를 부인할 만한 사정이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2)

E노조와 참가인 사이의 사업양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가)

N노동조합의 근로자공급사업이 영업양도의 대상이 되는지

(1)

영업양도에 있어서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말하고,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08. 4. 11. 선고 2007다8972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들에 의하면, E노조가 G시장 내 K 및 L와의 근로자공급계약에 따라 위 하역업체의 하역ᆞ배송 업무 수행을 위해 조합원들을 계속적으로 공급해왔고, 위와 같은 근로자공급사업을 위해서는 조합 사무실, 집기, 전동차, 지게차 등의 유형자산이 필요하며, 하역업체로부터 일괄 지급되는 하역비와 배송비 등의 수입에서 근로자들의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는 외에 조합비 3%에 해당하는 금액이 공제되어 조합에 귀속되는 등 E노조가 영위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업양도의 대상이 되는 ‘영업’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N노동조합의 특성을 비롯하여 앞서 본 사실들과 을가 제30 내지 32호증, 을나 제23,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E노조가 영위하였던 근로자공급사업은 영업양도의 대상이 되는 ‘영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1 N노동조합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직업안정법 제33조가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만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정한 데 따른 것으로, 직업안정법 제33조 제2항, 제4항에 의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은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에 대하여는 노동조합의 업무범위와 해당 지역별ᆞ직종별 인력수급상황 및 고용관계 안정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하되,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하고, 유효기간이 끝난 후 계속하여 근로자공급사업을 하려는 경우에는 연장허가를 받아야 한다. 2 E노조와 같은 N노동조합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통상의 사업체와는 달리 근로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으로 조직된 결사체이다.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에 의한 노동조합만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노동조합이 항만물류업체와 직접 대등한 지위에서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협상하여 구성원인 근로자들로 하여금 근로를 제공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직업안정과 경제적ᆞ사회적 지위 향상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게끔 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E노조와 같은 N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자주적 결사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하역업체로부터 지급된 하역비 등에서 조합비 3%에 해당하는 금액이 공제되어 조합에 귀속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들의 자주적 결사체로서의 노동조합이 유지ᆞ기능하는 데 필요한 최소비용의 확보라고 볼 것이지, 이를 노동조합의 영업활동을 통한 매출과 매입의 차액으로서 이익의 원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과세당국도 N노동조합이 하역업체에 근로자를 공급하는 행위는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에 해당하지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3 N노동조합이 하역업체에 근로자를 공급하는 데 있어서, 그 공급원이 되는 조합원은 통상의 노동조합의 경우처럼 원칙적으로 그 의사에 따라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것으로 보이고, E노조의 조합사무실 등의 시설은 서울시의 소유이며, 전동차나 지게차와 같은 장비, 작업도구 등은 하역업체가 무상 사용하도록 권한을 부여해준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한 E노조에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거래의 객체가 될 만한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존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가정적 판단)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영업양도가 있었는지 여부

(1)

원고는, ‘2020. 2. 4. E노조의 위원장 R이 참가인의 위원장 S을 만나 E노조의 근로자공급사업을 참가인에게 양도한다는 합의를 하였고, E노조가 해산된 후에도 기존 분회가 그대로 참가인 분회 조직으로 승계되었으며, 분회가 보관하고 있던 하역ᆞ배송비 수령을 위한 분회 통장 등 재정도 그대로 승계되었으니,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관한 명시적ᆞ묵시적 영업양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지만,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업재산의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지만, 반면에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로 볼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2680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3826 판결 등 참조). 또한 위와 같은 영업양도가 인정되려면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계약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 6. 24. 선고 96다2644 판결 등 참조).

(3)

제1심증인 Y의 증언에 의하면, E노조 K분회 수금담당팀장이던 Y와 J분회 분회장이던 AA은 2020. 1. 24. 참가인의 위원장 S을 만나 당시 E노조의 내분 상황에 대하여 대화를 하였고, 2020. 2. 4.에는 Y와 E노조 위원장 R이 참가인의 위원장 S을 만나 ‘E노조의 해산 및 참가인 조합 가입‘ 문제를 이야기<3>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E노조가 2020. 2. 11.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산결의를 하였고, 그다음날인 2020. 2. 12. 참가인이 K분회, I분회, J분회를 신규 분회로 추가하는 내용의 근로자공급사업 변경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나 제2, 3, 4, 18,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산결의 이후 참가인 및 E노조 소속 임원들의 독려 등에 따라 2020. 3.경 E노조의 조합원 약 440명 중 50여 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참가인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고, E노조의 조합원들 중 일부는 K의 작업장에서 종전처럼 계속 하역·배송 업무 등을 수행하였으며, 일부는 L에 일용직의 형태로 직접 고용되었다가 2020. 6.경 L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자공급계약이 체결된 후로는 대부분 참가인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L의 작업장에서 하역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다.

(4)

그러나 앞서 본 사실들과 갑 제19호증, 을나 제1, 2, 25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Y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E노조와 사이에서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그 영업상 인적ᆞ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포괄적으로 이전받는, 영업양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영업양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합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E노조는 약 440명의 근로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위와 같은 규모의 인적 조직 등을 그대로 이전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영업양도에 관한 합의를 하면서 그 효력 발생 시기나 범위 등을 명시한 문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 제1심증인 Y의 증언에 의하면, 2020. 2. 4. E노조 위원장 R과 참가인 위원장 S이 만나 ‘E노조를 해산하면 참가인이 조합원을 받아주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이나, 위 증인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종전 E노조의 조합원들이 참가인에게 가입하기 위해서는 심사를 하는 절차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E노조는 해산결의에 따라 그 인적 조직이 완전히 해체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E노조 조합원이었다가 참가인 소속이 된 조합원들은 참가인에게 조합가입신청서를 제출하여 가입 승인을 받아 참가인 소속의 조합원이 되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조합원들의 개별적인 가입신청행위에 따라 새로이 참가인의 조합원이 된 것이며, 그와 같은 절차로 참가인의 조합원이 되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2020. 2. 26.경 참가인에게 가입취소 신청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참가인과 같은 N노동조합은 클로즈드 샵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이처럼 조합원 가입행위가 전제되어야 비로소 하역업무에 투입되기 위한 근로관계가 설정된다. 이에 비추어 볼 때, E노조 위원장과 참가인 위원장이 위 2020. 2. 4. 만남에서 논의한 내용을 가지고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종전 “근로관계”의 당연승계를 전제로 한 영업양도의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는 L와 K의 작업장에서 하역업무를 하는 근로자들을 조직 범위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참가인의 규약 개정이 이루어진 시점이, 원고 주장과 같이 위 2020. 2. 4. 대화 이후 E노조가 조합 해산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 2020. 2. 11.과 같은 날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3 참가인은 2020. 2. 14.과 2020. 6. 4. 각각 K 및 L와 사이에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들 업체는 E노조의 해산 이전에 E노조로부터 근로자공급을 받던 업체이기는 하나, 참가인으로서는 E노조의 해산에 따라 근로자공급을 받을 수 없게 된 K와 L가 참가인에게 근로자공급을 의뢰함에 따라 이들과 새롭게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E노조와 K 및 L 사이의 각 근로자공급계약상의 지위를 이전받은 것이 아니다. 만일 E노조의 인적

근로자들을 조직 범위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참가인의 규약 개정이 이루어진 시점이, 원고 주장과 같이 위 2020. 2. 4. 대화 이후 E노조가 조합 해산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 2020. 2. 11.과 같은 날짜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3 참가인은 2020. 2. 14.과 2020. 6. 4. 각각 K 및 L와 사이에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들 업체는 E노조의 해산 이전에 E노조로부터 근로자공급을 받던 업체이기는 하나, 참가인으로서는 E노조의 해산에 따라 근로자공급을 받을 수 없게 된 K와 L가 참가인에게 근로자공급을 의뢰함에 따라 이들과 새롭게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E노조와 K 및 L 사이의 각 근로자공급계약상의 지위를 이전받은 것이 아니다. 만일 E노조의 인적 조직을 그대로 참가인이 승계한다는 데에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의견 합치가 있었다고 한다면, 갑자기 E노조로부터 근로자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하역업체의 사정을 고려해서라도 E노조로서는 그와 같은 취지를 하역업체에 알렸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그러나 조합 해산으로 더 이상 근로자공급을 할 수 없다는 E노조의 통보를 받은 K가 2020. 2. 12. 그 임직원과 출하주 등에게 ‘E노조의 갑작스런 해산 통보로 향후 하역 및 배송업무를 맡길 업체를 알아보다가 적합한 업체로 참가인을 정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알린 공고문을 보더라도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인적 조직의 승계에 관한 합의의 존재가 있었음을 추단할 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4 E노조의 해산 직후 K의 하역업무는 E노조 소속이었다가 참가인에 가입한 조합원들에 의하여 수행되기도 하였으나, K는 이들 외에도 별도로 AB이라는 업체에도 하역업무를 부여하였고, L는 2020. 6. 4. 참가인과 위와 같이 근로자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직접 E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그 소속으로 고용하여 하역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5 한편 위와 같이 E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참가인 소속 조합원이 되거나 그에 가입하였다가 탈퇴한 상태 또는 L에 고용되기도 한 상태에서, 2020. 6. 2. 이전까지는 대체로 종전과 같은 분회 소속의 형태가 유지된 채로 하역·배송 업무 등이 수행되었고 노임 분배 등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이는 E 노조의 해산에 반대하는 사수대책위원회와 참가인이 2020. 3. 10. 송파구청, 이 사건 노동청, 서울농수산식품공사를 입회인으로 하여, 이 사건 해산결의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 및 참가인이 이 사건 노동청에 신청한 근로자공급사업 변경신청에 대한 결정 시까지 현상을 유지하기로 하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참가인은 E노조 K분회의 분회장이던 AC, 팀장 AD을 면직시키고 새로운 사람을 임명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E노조의 인적 조직이 그대로 참가인에 이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6 앞서 본 것처럼 E노조의 조합사무실 등의 시설은 서울시의 소유이고, 전동차나 지게차와 같은 장비, 작업도구 등은 하역업체가 무상 사용하도록 권한을 부여해준 것일 뿐만 아니라, E노조가 사용하던 조합사무실이나 집기를 참가인이 사용하거나, 조합의 조직 유지 및 운영을 위하여 E노조 조합원들에게 지급될 노임에서 공제하였던 조합비 3%에 해당하는 금액이 참가인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E노조가 전동차와 지게차를 구매하여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갑 제28호증(2018년 제34년차 정기대의원대회 회의자료)을 제출하였으나, 그 주장과 같은 전동차와 지게차를 참가인이 이전받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E노조의 물적 조직이 그대로 참가인에 이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소결 이상과 같이, E노조가 영위하던 근로자공급사업은 영업양도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이와 달리 영업양도의 대상이 된다고 보더라도 E노조와 참가인 사이에 영업양도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이 2020. 6. 2.과 2020. 6. 10. 참가인 소속 조합원들만 K 및 L의 하역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원고를 작업에서 배제하거나 2020. 7. 17. 조합원 가입신청을 거부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영업양도를 원인으로 E노조와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에게 승계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위와 같이 영업양도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과적으로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김유진 하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