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인천,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에 소재한 육상운수업 또는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C를 비롯한 34개의 지부를 두고, 약 5,000명의 조합원이 가입된 지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D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각 2011. 11. 17. 및 2015. 1. 14. C에 버스 기사로 입사하여 유니온 샵(union shop) 협정에 따라 원고에 가입하였는데, D은 2014. 10. 27., 참가인은 2017. 2.경 각 탈퇴하였다. D과 참가인의 노동조합 가입이력은 아래와 같다.
D은 2021. 11. 22.경 원고의 C 지부장에게 원고에의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원고로부터 원고의 조합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 제12조 제4항(다른 노조에 가입 및 탈퇴를 반복한 자)에 따라 재가입이 제한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참가인은 2022. 5. 2. 원고의 C 지부장에게 원고에의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원고 지부 운영위원회는 2022. 5. 12. 참가인이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에 해당한다며 재가입을 거부하는 결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참가인과 D은 2022. 5. 20. 원고의 가입 거부(이하 ‘이 사건 가입 거부’라 한다)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민원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2. 6. 9.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1조에 따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조합가입 거부와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 재가입조건 규정이 노동관계법령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의결을 요청하였다. 위 위원회는 2022. 8. 2.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 거부는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였고,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은 헌법 제33조 제1항 및 노동조합법 제5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결을 하였다.
피고는 2022. 9. 1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노동조합 규약 변경과 노조가입을 승인하라는 ‘노동조합 규약 및 결의·처분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가입 거부 당시 시행되던 이 사건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15호증, 을가 제2, 3, 4,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노조가입을 제한하는 규약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복수노조 체제에서 단결권 및 조직력 강화, 확대를 위해 ‘다른 노조에 가입 및 탈퇴를 반복한 자’를 가입 제한 대상으로 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은 유효하다.
D은 원고에의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원고 산하 지부 관계자의 말을 듣고 가입원서를 제출하지 않아 원고는 D에 대하여 가입 거부 결의 자체를 하지 않았고, 심지어 D은 위 가입 건과 관련한 시정명령 신청을 취하한바, 이 사건 처분 중 D에 대한 부분은 존재하지도 않는 결의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참가인과 D은 다른 노조에 가입 및 탈퇴를 반복하였고, 다른 노조에 가입한 상태에서 원고에게 가입 신청을 하거나 가입 의사를 밝혔으며, 원고 및 집행부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있어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 5, 6항의 재가입 제한 대상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규약 제101조에 따른 제명 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규약 제10조 제1항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가입 거부는 정당하다.
원고는 고용노동부의 질의회시에 따라 이중 가입을 금지·제한할 수 있다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가입 거부의 시정을 명하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이 적법한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규약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을 정한 자치법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과 조합원의 권리 보호에 관한 조합규약의 내용은 본래 노동조합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지만, 우리의 입법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에 대응하여 민주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5조는, 근로자가 자신들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자주적으로 조직된 단체인 노동조합에 자유롭게 가입한 다음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민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라는 점에서, 근로자의 단결권을 보장한 헌법 제33조에 근거하여 조합규약의 입법적 한계를 설정한 강행규정 중 하나로 이해된다. 노동조합에의 가입 거부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본다. 노동조합의 조직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자치에 관한 사항이고, 노동조합 또한 단체로서의 통제권도 갖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에의 가입을 제한할 수는 있다고 볼 것이지만, 위 법률조항에 관한 앞서의 이해에 따르건대, 노동조합의 단결 목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유를 기준으로 조직범위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에의 가입 거부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가령 가입하려는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이나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그 지위의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의 본래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등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889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이 조합 및 지부를 탈퇴한 자가 ‘다른 노조에 가입 및 탈퇴를 반복한 자’에 해당하는 경우 지부운영위원회 또는 상집위원회의 의결로 가입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은 근로자로 하여금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제5조 및 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규약을 시정할 것을 명한 것은 적법하다.
근로자에게는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탈퇴할 수 있는 헌법상, 법률상 권리가 부여된 점에 비추어 다른 노동조합에의 가입과 탈퇴는 근로자로서의 권리 실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는 위 대법원 96다28899 판결이 복수노조 설립 허용 이전의 판례인데, 복수노조 설립 허용 이후 고용노동부나 대법원의 단결권에 대한 해석 등에 비추어 이 사건의 경우는 재가입을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탈퇴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상, 법률상 보장된 근로자 단결권의 실현이라 할 수 있으므로, 노조가입 거부의 정당성은 복수노조 허용 이후에도 위 대법원판결의 취지와 마찬가지로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른 노조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한 사정이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등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할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당해 노조가 아닌 다른 노조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한 것이 당해 노조 재가입을 제한할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은 노동조합에의 가입 거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로서 다른 노조에의 가입 또는 탈퇴의 반복 횟수나 기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그 적용 범위가 불분명하여 자의적 적용의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3. 11. 22.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을 일부 변경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D에 대한 이 사건 가입 거부 사실이 인정되는지 여부
D의 재가입 신청에 대하여 이를 거부하는 결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이 사건에 관한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보통 다른 노동조합 간부들은 원고에의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구두로 설명하고 가입원서를 따로 교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구두로 가입 의사를 밝히는 것도 가입 신청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던바, D이 2021. 11. 22. 원고에게 가입을 신청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원고는 소장에서 D이 2021. 11. 22. 원고에게 가입을 신청하였으나 거부되었다고 주장하여 D의 가입 신청을 거부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D의 가입 신청을 거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가입 거부에 대한 것이지 원고가 주장하는 결의에 대한 것이 아니고, D이 이 사건 가입 거부에 대한 시정명령 신청을 취하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부분에 관한 시정명령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가입 거부가 정당한지 여부 – 노조 이중 가입 등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이 유효하지 않다고 보는 이상, 이에 기초한 이 사건 가입 거부는 정당하지 않으므로, 이하에서는 나머지 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11, 15호증, 을가 제18호증, 을나 제8, 9, 11,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중 가입 또는 제명 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가입 거부는 정당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노동조합에의 가입 거부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가령 가입하려는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이나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그 지위의 향상을 위한 노동조합의 본래 목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등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단순히 다른 노조에 가입한 상태라는 사유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가입하는 것은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노동조합들 사이에서의 건전한 경쟁을 바탕으로 민주적 조합 활동이 활성화되어 경쟁과 책임의 성숙한 노사관계로 진일보하기 위하여 마련된 복수노조 허용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가 2개 이상의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도 단결선택의 자유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복수노조의 시행과 노동조합 내부의 이중 가입금지 규율 관계는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의 자유를 보장한 노동조합법 제5조의 취지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복수노조 허용의 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근로자가 가입한 복수의 노동조합이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 이해가 상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노동조합 자체의 내부적 통제로써 위와 같은 관계에 있는 다른 노동조합에의 이중 가입 제한이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고, 다른 노동조합에 중복하여 가입하는 것 자체를 일률적이고 절대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과 D이 가입한 각 노동조합과 원고가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 이중가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2022. 11. 16. 당시 원고 조합의 조합원 수는 99명인데 반해, 참가인이 속한 G노동조합은 조합원이 참가인 1인이고, D이 속한 J노동조합은 조합원 수가 4인에 불과하여 G노동조합과 J노동조합은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가 견제할만한 수준의 교섭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는 1988. 9. 9. 설립된 이래 대표노조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바 없고 원고의 조합원 수가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된 점, 원고와 위 조합들이 속한 사업장은 인천시청의 재정지원 관리하에 동일한 임금과 고용형태의 적용을 받으므로 대표노조인 원고의 근로조건 향상 등의 이익 실현은 그 사업장 전체에 미쳐 소수노조의 이익 실현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 조합들과 실질적인 경쟁관계에 있어 이해가 상충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 내 전체 조합원 수가 K노조의 조합원 수 71명을 포함한 196명임을 전제로, 원고가 대표노조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98명 이상의 조합원 수가 필요하므로 위 G노동조합 등과 원고 사이에 대표노조의 지위를 둘러싼 경쟁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은 광역버스 노선을 운행하던 회사로 2022. 5. 1. C의 시내버스 노선 일부를 인수함에 따라 원고 등 조합이 L에 승계되었고, K노조는 광역버스 운행에 종사하는 조합원들로 구성된 반면, 원고 등 조합은 시내버스 운행에 종사하는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K노조와 원고 등 조합은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이 달라 별도의 교섭단계를 거치는바, 원고가 대표노조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98명 이상의 조합원 수가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실제로 원고는 C가 L에 인수된 이후 시내버스 운행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의 대표노조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온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2022. 11. 16. 당시 원고 조합원 수(99명)는 L 내 시내버스 운행에 종사하는 조합원 수(125명)의 약 79%에 해당하는 반면, G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1인(참가인)이고 J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4명에 불과할 뿐 아니라 D과 참가인이 가입하지 않은 K노조의 조합원 수를 근거로 G노동조합 및 J노동조합과 원고 사이에 경쟁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위 G노동조합 등 사이에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조합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어서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므로(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21750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이 ‘제명 사유에 해당하는 사정을 들어 조합가입을 거부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위와 같은 제명처분의 엄격성에 비추어 제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명의 근거로 든 이 사건 규약 제12조 제4항이 상위법령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참가인의 이중 가입 등의 사유만으로는 제명에 해당하는 정도의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과 D의 성향이나 그간의 행동 등을 볼 때 원고 소속 조합원들과 갈 등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실제로 원고 조합원들이 탈퇴 의사를 내비치고 있으며, 참가인과 D은 원고의 내분을 일으키거나 질서를 파괴할 목적으로 형식적인 가입을 희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의 일부 조합원이 참가인과 D의 가입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과 D의 가입을 거부할 수는 없고, 나머지 주장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 가입 거부의 정당성 여부 – 명예훼손 등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3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원고 및 집행부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가입 거부는 정당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이 2018. 12. 16.경 ‘체불임금 되찾기 프로젝트’ 공고문을 작성하며 원고 C 지부장 H와 관련하여 “흉흉하게도 C 자본의 똘마니! I 양아치의 심복! 남이 차린 밥상 키워 주워 먹는 하이에나! 이런 온갖 감언이설의 흑색선전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우리 노동자의 대표께서 당연 그럴 리 만무하시지요!”, “지금처럼 미동조차 없으시다면 대표노조 지부장으로 영향 부족이므로 자진 사퇴까지 고려하셔야 합니다. 어용임을 스스로 인정하시는 격이니 말입니다” 등의 내용을 기재한 사실, 2021. 3. 18.경 C의 운전직 근로자들에게 배포한 문서에는 “당사 대표노조는 근로자들의 권리수호에 수수방관하고 짜인 각본 마냥 근로조건 향상이라 기대할 수 없는 수준에서 생색내기에 급급합니다”, “소수노조인 F노동조합도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노동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역부족입니다. 올바른 생각으로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의 목적을 다하는 노동조합으로 바꿔야 할 때입니다”, “퇴직 시 목돈 마련해 준다는 허울 좋은 목적으로 의도는 조합원 탈퇴를 막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전별금 제도의 운영은 투명한지! 특정 사업장 노조에 한하여 공정한 배분 없는 푼돈의 장학금으로 노동자를 포섭, 매수하며 본질을 잃어버린 썩은 숲을 바꾸지 않는다면⋯” 등의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공고문과 문서의 내용, 표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직접적으로 H 지부장을 “똘마니, 양아치의 심복, 하이에나” 등으로, 원고 C 지부를 “어용노조”로 지칭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주된 내용은 체불임금, 휴업수당 및 연차휴가권 문제에 대한 원고 관계자의 대응 등을 비판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과격한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들어 원고 및 집행부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위 공고문을 게시하고 문서를 작성·배포한 행위가 이 사건 규약상 제명에 해당하는 정도의 징계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 조합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위 공고문과 문서의 내용만으로는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며, 설령 그렇게 본다고 하더라도 공고문과 문서의 해당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등 노동조합의 본질적 기능 내지 존재 의의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등 참조). 을가 제8,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고용노동부의 질의회시는 헌법상․법률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노동조합의 단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그 범위 내에서 노조 이중 가입 제한이나 금지를 조합규약으로 정하는 등 노동조 합의 내부적 통제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따라서 위 질의회시에서 그러한 의미로 대법원 2014다43793 판결을 인용하면서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다른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할 수 없도록 의무를 지우고 이를 위반한 ‘조합원들’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경우 그것이 근로자들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예시를 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질의회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중 가입을 이유로 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항석(재판장) 백승엽 황의동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